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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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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곧 《삼국연의(三國演義)》는 동한(東漢) 말부터 서진(西晉) 건국까지 위(魏)·촉(蜀)·오(吳) 삼국의 흥망성쇠와 유비(劉備), 조조(曹操), 제갈량(諸葛亮) 등 역사 인물들의 활약을 다룬 장회체(章回體) 소설이다. 원말(元末)의 나관중(羅貫中)에 의해 최종 편집되고 청대(淸代)의 모종강(毛宗崗)에 의해 개정된 《삼국연의》는 ‘사대기서(四大奇書)’의 하나로 중국의 대표적 역사소설이다. 중국소설 중 가장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권에서도 널리 읽혔다. 오늘날의 대중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고전이다.

2. 저자

(1)성명:나관중(羅貫中)(1315~1385로 추정). 나본(羅本)이라는 설도 있음.
(2)자(字)·별호(別號):나본(羅本)이 이름이라면 ‘관중(貫中)’은 자(字)일 가능성이 있다. 별호는 호해산인(湖海散人).
(3)출생지역:산서성(山西省) 태원(太原)
(4)주요 활동과 생애
저자 나관중의 생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원말명초(元末明初)의 문인 가중명(賈仲明)의 《속녹귀부(續錄鬼簿)》에 따르면 나관중은 태원(太原) 사람으로 별호를 호해산인(湖海散人)이라 하였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기록에 의하면 나관중은 원말 농민반란의 우두머리인 장사성(張士誠)과 교분을 맺기도 하는 등 정치적 야심을 지닌 인물이었다는 설도 있다. 따라서 몽고족 치하 한족 지식인의 울분과 정치의식이 《삼국연의》의 역사관, 인물론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그는 다방면으로 예술적 재능을 지닌 작가로 시가(詩歌)에도 능하여 벗 가중명에 의해 청신(淸新)하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의 작가이기도 하였다. 대작 《삼국연의》는 이전의 《삼국지평화(三國志平話)》를 토대로 진수(陳壽)의 정사 《삼국지》와 배송지(裴松之) 주(注)의 역사 자료를 충분히 활용하고 민간전설 중의 흥미 있는 소재를 널리 취한 후 그의 뛰어난 문필로 이 모두를 종합해 완성한 것이다.
(5)주요 저작
소설로는 《삼국연의》 이외에 《수당양조지전(隋唐兩朝志傳)》, 《잔당오대사연의전(殘唐五代史演義傳)》, 《평요전(平妖傳)》 등이 있고, 희곡으로는 잡극 《송태조용호풍운회(宋太祖龍虎風雲會)》 등이 남아있다.

3. 서지사항

《삼국연의》의 초기 형태로는 원 지치(至治) 연간(1321~1323)에 신안(新安) 우씨(虞氏)가 간행한 《전상삼국지평화(全相三國志平話)》가 현존하는데 책 전체가 위는 그림, 아래는 글로 되어 있으며 상·중·하 3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현행 《삼국연의》 판본의 가장 이른 것은 명(明) 가정(嘉靖) 임오년(壬午年)(1522)에 간행한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이다. 전체가 24권인데 매권 10칙(則), 총 240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관중이 편집했다는 언급이 있다. 이후 《삼국연의》의 판본은 갈수록 많아져 명말(明末)에 이미 20여종이나 되었다. 그러던 중 청(淸) 강희(康熙) 연간에 모륜(毛綸), 모종강(毛宗崗) 부자가 가정본(嘉靖本), 곧 나본(羅本)을 수정하고 논평한 120회본 《모종강평삼국지연의(毛宗崗評三國志演義)》가 출현하여 크게 유행하였다. 국내 번역서는 대부분 이 모종강본을 저본으로 하고 있다.

4. 내용

《삼국연의》는 《삼국지통속연의》의 준말로 원말명초(元末明初)에 성립된 중국 최초의 장편 장회소설(章回小說)이다. 아울러 고대 역사소설 중 가장 수준 높고 영향력이 큰 작품이다. 이 소설은 후한(後漢) 말기와 위(魏)·촉(蜀)·오(吳) 삼국의 흥망성쇠를 배경으로 광활한 지면에 이 시기의 첨예하고 복잡한 정치 현실과 전쟁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였다. 소설은 후한 영제(靈帝) 중평(中平) 원년(184) 황건적(黃巾賊)의 봉기부터 진 무제(晉武帝) 태강(太康) 원년(280) 천하가 통일될 때까지 약 백년간에 걸친 유비(劉備), 조조(曹操), 손권(孫權) 등 영웅들의 패권 다툼과 관우(關羽), 장비(張飛), 제갈량(諸葛亮) 등 호걸과 재사(才士)들의 활약을 다루었다. 소설의 전반부는 유비와 조조의 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나관중은 남송 이후 주희(朱熹) 등 이학가(理學家)들에 의해 주장된 ‘촉한정통론(蜀漢正統論)’의 입장을 좇아 유비를 이상적인 군주로, 조조를 한실(漢室) 찬탈의 간웅(奸雄)으로 묘사하였다. 후반부는 제갈량과 사마의(司馬懿)의 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제갈량을 천재적인 지략을 지닌 재사이자 진충보국(盡忠報國)의 명신으로 그려 독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소설에서 파란만장하게 펼쳐진 삼국시대의 역사 이야기는 결국 서장(序章)에서 제시된 “나뉘어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진다.[分久必合]”라는 순환론적 사관에 따라 진 무제 사마염(司馬炎)의 통일로 대미(大尾)를 맺는다.

5. 가치와 영향

《삼국연의(三國演義)》에는 허다한 신화가 뒤따른다. 가령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는 말은 《삼국연의》가 가장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고전소설임을 의미하며, “〈출사표(出師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남아가 아니다.”라는 말은 《삼국연의》의 문학성이 뛰어남을 웅변한 것이다. “삼국지 세 번 읽은 사람과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라는 말은 《삼국연의》에 담긴 풍부한 삶의 지혜와 지식을 강조한 것이며, “어린아이에게 삼국지를 읽혀서는 안 된다.”라는 말은 《삼국연의》에서 발휘된 권모술수를 경계한 것이다. 이러한 언급들은 《삼국연의》의 가치와 영향을 충분히 방증한다. 문학사적으로 볼 때 《삼국연의》는 중국 장편 백화소설 곧 장회소설의 길을 연 중요한 작품일 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소설 창작의 전범이며 나아가 예술, 사회, 종교 각 방면에 대해 거대한 영향을 미친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것이다. 《삼국연의》는 특히 후대의 장편 역사소설, 즉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수당연의(隋唐演義)》 등의 창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신마소설(神魔小說), 협의소설(俠義小說), 세정소설(世情小說) 등에 대해서도 사상, 인물형상, 예술수법 등의 측면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삼국연의》의 등장인물로서 충의의 화신인 관우(關羽)는 후일 민중의 숭배 대상이 되어 관제(關帝)로 신격화되었고 심지어 장헌충(張獻忠), 이자성(李自成), 홍수전(洪秀全) 등 반란군의 주모자들이 《삼국연의》 중의 전략을 많이 참고하였을 정도로 이 책은 사회, 종교 방면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연의》의 전신인 《삼국지평화(三國志平話)》가 고려 말에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그 후 《조선왕조실록》 선조 2년(1569)의 기사(記事)로 미루어 최소한 16세기 이전에 《삼국연의》가 전입, 출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 참고사항

(1)명언
• “천하의 대세는 나뉘어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나뉘어진다.[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제1회〉
(2)색인어:나관중(羅貫中), 삼국연의(三國演義), 유비(劉備), 조조(曹操), 손권(孫權), 제갈량(諸葛亮), 정통론(正統論)
(3)참고문헌
• 三國演義(人民文學出版社)
• 三國演義(三民書局)
• 삼국지(김구용 역, 솔 출판사)
• 삼국지(이문열 평역, 민음사)
• 삼국지(황석영 역, 창작과비평사)

【정재서】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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