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수당연의(隋唐演義)》는 청대(淸代)의 문인 저인획(褚人獲)이 기존의 수당 역사에 관련된 작품들과 민간고사를 수집해 20권 100회로 집대성한 역사연의 소설이다. 내용은 수나라 개황(開皇) 8년(588)에서 당나라 대종(代宗) 광덕(廣德) 2년(764)까지 170년간의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2. 저자
(1) 성명:저인획(褚人獲) (1635~1682)
(2) 자(字)·별호(別號):자는 가헌(稼軒) 또는 학헌(學軒), 호는 석농(石農) 또는 몰세농부(沒世農夫).
(3) 출생지역:강소(江蘇) 장주(長洲)(현 중국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
(4) 주요활동과 생애
저인획은 평생을 과거에 응시하거나 벼슬을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부분에 재능이 뛰어났다. 시문(詩文)이 뛰어나고 패사(稗史)에도 밝았다. 소주(蘇州)에서 이름을 날렸으며 많은 문인들과 교유하였다. 한림원공목(翰林院孔目)을 지낸 장조(張潮), 문학가이자 서예가이며 사학자인 우동(尤侗)(1618~1704), 시인 서가(徐柯)(1627~1700), 사인(詞人) 고정관(顧貞觀)(1637~1714) 극작가 홍승(洪昇)(1645~1704), 강희(康熙) 연간(1662~1722) 때의 문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모종강(毛宗崗) 등과 왕래하였다.
(5) 주요저작:저작으로는 《수당연의(隋唐演義)》 외에 《독사수필(讀史隨筆)》, 《퇴가쇄록(退佳瑣錄)》, 《속해보(續蟹譜)》, 《정갑고(鼎甲考)》, 《성현군보록(聖賢群輔錄)》, 《견호집(堅瓠集)》 등이 있다.
3. 서지사항
《수당연의》는 전체 20권 100회본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존의 수당(隋唐)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 잡전(雜傳) 및 각종 민간전설들을 수집하고 집대성하여 완성한 책이다. 《수당지전(隋唐志傳)》, 《대당진왕사화(大唐秦王詞話)》, 《수사유문(隋史遺文)》, 《수양제염사(隋煬帝艶史)》, 《해산기(海山記)》, 《미루기(迷樓記)》, 《개하기(開河記)》,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 《태진외전(太眞外傳)》 등과 같은 소설, 당송 전기, 희곡, 민간전설 등에서 관련 제재를 수합하였다. 저인획은 서문에서 《수당연의》 내용의 상당 부분을 《수양제염사(隋煬帝艶史)》, 《수사유문(隋史遺文)》, 《수당지전(隋唐志傳)》을 토대로 하였다고 밝히고 있는데, 《수당지전》의 22회~26회가 《수당연의》의 48회~50회, 《수사유문》의 1~2회가 《수당연의》의 1~19회로 개편되었고, 수(隋) 양제(煬帝)와 선화부인(宣華夫人)의 이야기, 진숙보(秦叔寶)에 대한 묘사 부분도 《수양제염사》와 《수사유문》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판본은 사설초당간본(四雪草堂刊本)이 있다. 강희(康熙) 34년 을해년(1695)의 〈자서(自序)〉와 〈발범(發凡)〉, 삽화(揷畫)가 수록되어 있다. 본문 첫 면에는 “검소각제동야인등원본(劍嘯閣齊東野人等原本), 장주후진몰세농부휘편(長洲後進沒世農夫彙編), 오학시산인학초자참정(吳鶴市散人鶴焦子參訂)”이라고 쓰여 있다.
4. 내용
《수당연의》의 내용은 수(隋) 문제(文帝)가 즉위하여 진(陳)나라를 멸망시키는 데서 시작해서 당(唐) 현종(玄宗)이 사천(四川)에서 장안(長安)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170년간의 역사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 1회부터 66회까지는 수 양제와 관련된 이야기이며 후반부 67회에서 100회까지는 당 태종이 즉위한 이후 현종이 양귀비(楊貴妃)에 현혹되어 정사를 돌보지 않다가 안록산(安祿山)의 난으로 인해 왕위를 숙종(肅宗)에게 선양하기까지이다. 수양제의 황음무도한 궁정생활 이야기, 수나라 말기 영웅호걸들이 의병을 일으킨 이야기, 이세민(李世民)이 천하를 통일한 이야기, 무측천(武則天)의 이야기, 당 현종과 양귀비의 이야기, 안록산의 반란에 관한 이야기 등을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 양제와 당 현종의 이야기, 진숙보, 정교금(程咬金), 단웅신(單雄信), 나성(羅成) 등 영웅호걸들의 의협과 무용에 관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5. 가치와 영향
《수당연의》는 수당(隋唐)을 제재로 한 소설발전사의 시각에서 볼 때, 수당(隋唐) 제재소설의 집대성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용적으로는 수 양제와 당 현종을 통해 제왕의 사치스럽고 황음무도한 궁정 생활을 폭로하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탐관오리의 악행을 고발하는 등 민간 영웅들의 의협과 무용을 예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문장이 유려하며 진숙보, 단웅신, 서무공(徐懋功) 등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고 생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수당지전》, 《수사유문》, 《수양제염사》, 《수당연의》 등 많은 수당(隋唐) 관련 소설들이 유입되었으며 원전뿐만 아니라 한글번역본도 유통되었다.
《수당연의》는 영조(英祖) 38년(1762)에 사도세자(思悼世子)(1735~1762)가 기록한 《중국소설회모본(中國小說繪模本)》의 서문에 서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 무렵에는 이미 우리나라에 유통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1920년에 조사, 작성된 연경당(演慶堂) 《언문책목록(諺文冊目錄)》에 ‘隋唐演義 三冊’이라는 기록이 있어 궁중에서 수당연의 번역본을 읽었던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구활자본은 2종이 전한다. 1918년 신구서림에서 간행한 《슈양뎨ᄒᆡᆼ락긔》는 《수당연의》의 1회, 2회,19회~20회, 27회~30회를 축약, 번역한 것이고, 1926년 경성서적에서 간행한 《양귀비》는 《수당연의》의 79회~91회까지의 당 현종과 양귀비의 애정고사 부분을 발췌, 번안한 것이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옛 사람들이 ≪통감(通鑑)≫을 고금(古今)의 대서적으로 여긴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총기(總記) 같은 대서적이 있지만 또 잡기(雜記) 같은 소서적도 있어야 하니, 이것이 역대의 전지(傳志)와 연의(演義) 등과 같은 여러 책들이 세상에서 없어지지 않는 까닭이다.[昔人以通鑑爲古今大帳簿 斯固然矣 第既有總記之大帳簿 又當有雜記之小帳簿 此歷朝傳志演義諸書所以不廢於世也]” 〈수당연의서(隋唐演義序)〉
‧ “사람은 그 마음을 숨기고 있어 헤아려 알 수가 없으니 스스로 단심(丹心)이라 말하지만 마음의 검기는 먹과 같구나! [人藏其心 不可測識 自謂赤心 心黑如墨]” ≪수당연의(隋唐演義)≫ 제83회
(2) 색인어:수당연의(隋唐演義), 저인획(褚人獲), 역사소설(歷史小說), 수양제(隋煬帝), 당태종(唐太宗), 당현종(唐玄宗)
(3) 참고문헌
‧ 隋唐演義(古本小說集成, 上海古籍出版社)
‧ 隋唐演義(排印四雪草堂刊本, 上海古籍出版社)
‧ 隋唐演義(瘦吟山石交點, 春風文藝出版社)
‧ 隋唐演義(侯忠義主編, 巴蜀書社)
‧ 슈양의ᄉᆞㆍ슈양외ᄉᆞ(김장환ㆍ박재연ㆍ김영 교주, 학고방)
‧ 〈수당연의 번역본의 연구〉(박재연, 중국학연구 제3집)
‧ 〈수당연의 계열 구활자본 고소설 연구〉(김정은, 어문론집 제55집)
【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