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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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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유림외사(儒林外史)》는 청(淸) 중엽인 건륭(乾隆) 14년(1749) 무렵 오경재(吳敬梓)가 쓴 56회의 장편 백화소설(白話小說)로, 《요재지이(聊齋志異)》, 《홍루몽(紅樓夢)》과 함께 청대(淸代)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자 중국 소설사상 최고의 풍자소설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작품은 일종의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과거제도와 부귀공명의 욕망에 노예화된 명청(明淸)시대 지식인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면서, 이 같은 현실의 대안으로 원시(原始) 유가적(儒家的) 이상과 더불어 근대적 사고의 단초를 드러내고 있다.

2. 저자

(1) 성명:오경재(吳敬梓)(1701~1754)
(2) 자(字)·별호(別號):자(字)는 민헌(敏軒), 호는 입민(粒民), 별호는 문목노인(文木老人), 진회우객(秦淮寓客)
(3) 출생지역:안휘(安徽) 전초(全椒)(현 안휘성(安徽省) 전초현(全椒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오경재는 몇 대에 걸쳐 과거에 급제한 고관들을 배출해낸 권문세가에서 태어나 전통 유가적 교육을 받으며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런 환경 속에서 18세에 이미 수재(秀才)가 되지만, 이후 몇 차례의 시험에서 줄곧 낙방을 겪게 된다. 29세 때는 향시(鄕試) 예비시험에 합격하기도 하나, 뒤이은 향시에서는 또다시 낙제하고 만다. 계속되는 실패는 결국 그의 실력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의심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험과 회재불우(懷才不遇)한 처지는 그 자신에게 매우 치욕스러운 것이었고, 출사(出仕)의 꿈을 좌절시키는 과거제도에 대해서도 불만과 비판적 시각을 갖게 하였다. 한편, 23세 때 양부(養父)가 세상을 떠난 후 집안에서는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여러 해 동안 심각한 불화가 계속되는데, 가족들의 이러한 모습은 젊은 시절 오경재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일들로 방황하던 그는 결국 33세 되던 해 고향을 등지고 대도시 남경(南京)으로 이주하여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다양한 계층의 진보적인 명사(名士)들과 교류하며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인생 역정은 과거제도와 부귀공명의 욕망을 현실 모순의 근원으로 보는 강한 비판정신을 낳았고, 작가가 만년에 이 같은 경험과 사고를 응축시켜 오랜 세월에 걸쳐 창작한 작품이 바로 《유림외사》이다.
(5) 주요저작:시문집(詩文集) 《문목산방집(文木山房集)》(잔권(殘卷) 4권), 《문목산방시설(文木山房詩說)》, 《사한기의(史漢紀疑)》(실전(失傳)), 《유림외사》.

3. 서지사항

《유림외사》는 초기에는 필사본으로만 전해지다가, 대략 1768~1779년 사이에 처음으로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나 실물은 전하지 않는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은 가경(嘉慶) 8년(1803)에 간행된 와한초당본(臥閑草堂本)이며 총 16책 56회로 이루어져 있다. 현전하는 다른 판본들은 기본적으로 이 와한초당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유림외사는 50회본과 55회본도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지나, 원작이 본래 몇 회였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로 인해 가장 오래된 판본인 와한초당본을 근거로 56회였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작품의 제목은 정사(正史)의 ‘유림전(儒林傳)’에 상대되는 명칭으로, 일종의 ‘주변의 역사’라 할 풍자적인 소설로 명청시대 지식인 사회의 이면을 그려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4. 내용

《유림외사》는 형식면에서 중심인물이나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스토리의 맥락 없이 단편 고사를 연결시켜 나가는 독특한 서술체계를 보인다. 내용면에서 전편(全篇)을 통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틀에 박힌 팔고문(八股文) 중심의 과거제도의 폐해와 부귀공명의 추구에 대한 작가의 강한 비판정신이다. 이러한 비판정신은 봉건 예교의 폐해나 사회 지배층의 부패 등 전통시기 지배 체제 전체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맞물려, 당시 현실 사회의 각종 문제들까지도 두루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문제적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서 유가적 이상사회의 지향, 그리고 부귀공명을 멀리하며 구속됨 없이 자유롭게 사는 삶이 몇몇 긍정적 인물을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림외사》는 문제적 현실을 꾸밈없이 객관적으로 묘사해내는 가운데 풍자적 우의를 드러내는 이른바 백묘식(白描式) 풍자, 그리고 희극과 비극의 결합이 예술적 특징으로 손꼽힌다. 아울러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전통 시기 서면구어인 백화(白話)의 한 전범(典範)으로 일컬어진다는 점도 지적할 만하다.

5. 가치와 영향

《유림외사》의 현실비판 정신과 풍자, 그리고 독특한 서술 체계는 청말(淸末) 이백원(李伯元)의 《관장현형기(官場現形記)》를 비롯해서 오견인(吳趼人)의 《이십년목도지괴현상(二十年目睹之怪現狀)》, 유악(劉鶚)의 《노잔유기(老殘游記)》 등 이른바 견책소설(譴責小說)의 흥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더 나아가 노신(魯迅) 소설 등 현대소설의 창작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유림외사》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소개되었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풍자소설의 반열에 올라있다. 한국의 경우 근대 이전에 이미 전래된 것으로 보이나 의아하게도 20세기 초까지는 그 구체적인 수용 양상을 확인하기가 어렵고,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번역 소개되면서 차츰 독자가 늘고 관련 연구들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일본의 경우 늦어도 메이지 유신 시기에는 전래되어 읽힌 것으로 확인되며, 1930년대에 이미 신문 연재번역이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1960년대에는 개작 소설이 출현하기도 하는 등 한국보다 더 적극적인 수용 양상을 보여 왔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오경재의 《유림외사》가 나오고 나서야 공정성을 견지하면서 당시의 폐단을 지적하게 되었으며……그 문장은 또한 개탄하는 가운데 해학이 있고, 완곡하면서도 풍자가 많이 담겨 있다. 이에 소설 가운데 비로소 풍자소설이라 할 만한 작품이 있게 되었다.[迨吳敬梓儒林外史出 乃秉持公心指摘時弊……其文又戚而能諧 婉而多諷 於是說部中乃始有足稱諷刺之書]” 노신(魯迅),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
• “‘부귀공명(富貴功名)’이라는 네 글자는 이 책 전체의 착안점이다.[功名富貴四字是全書第一著眼處]” 〈설설자부진대의(說楔子敷陳大義) 차명류은괄전문(借名流隱括全文)〉
(2) 색인어:유림외사(儒林外史), 오경재(吳敬梓), 풍자소설(諷刺小說), 명청(明淸)시대 지식인, 과거제도(科擧制度), 부귀공명(富貴功名), 장회소설(章回小說)
(3) 참고문헌
• 儒林外史(人民文學出版社)
• 儒林外史(中華書局)
• 勉行堂文集(程晉芳, 上海古籍出版社)
• The Scholars(楊憲益, 戴乃迭 譯, 外文出版社)
• 吳敬梓評傳(陳美林, 南京大學出版社)
• 儒林外史辭典(陳美林, 南京大學出版社)
• 儒林外史人物本事考略(何澤翰, 古典文學出版社)
• 儒林外史會校會評本(李漢秋, 上海古籍出版社)
• 유림외사(진기환 역, 명문당)
• 유림외사(최승일 외 역, 여강출판사)
• 유림외사(홍상훈 외 역, 을유문화사)
• 儒林外史(稻田孝 역, 平凡社)

【김효민】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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