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유림외사(儒林外史)》는 청(淸) 중엽인 건륭(乾隆) 14년(1749) 무렵 오경재(吳敬梓)가 쓴 56회의 장편 백화소설(白話小說)로, 《요재지이(聊齋志異)》, 《홍루몽(紅樓夢)》과 함께 청대(淸代)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자 중국 소설사상 최고의 풍자소설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작품은 일종의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과거제도와 부귀공명의 욕망에 노예화된 명청(明淸)시대 지식인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면서, 이 같은 현실의 대안으로 원시(原始) 유가적(儒家的) 이상과 더불어 근대적 사고의 단초를 드러내고 있다.2. 저자
(1) 성명:오경재(吳敬梓)(1701~1754)3. 서지사항
《유림외사》는 초기에는 필사본으로만 전해지다가, 대략 1768~1779년 사이에 처음으로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나 실물은 전하지 않는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은 가경(嘉慶) 8년(1803)에 간행된 와한초당본(臥閑草堂本)이며 총 16책 56회로 이루어져 있다. 현전하는 다른 판본들은 기본적으로 이 와한초당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유림외사는 50회본과 55회본도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지나, 원작이 본래 몇 회였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로 인해 가장 오래된 판본인 와한초당본을 근거로 56회였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작품의 제목은 정사(正史)의 ‘유림전(儒林傳)’에 상대되는 명칭으로, 일종의 ‘주변의 역사’라 할 풍자적인 소설로 명청시대 지식인 사회의 이면을 그려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4. 내용
《유림외사》는 형식면에서 중심인물이나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스토리의 맥락 없이 단편 고사를 연결시켜 나가는 독특한 서술체계를 보인다. 내용면에서 전편(全篇)을 통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틀에 박힌 팔고문(八股文) 중심의 과거제도의 폐해와 부귀공명의 추구에 대한 작가의 강한 비판정신이다. 이러한 비판정신은 봉건 예교의 폐해나 사회 지배층의 부패 등 전통시기 지배 체제 전체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맞물려, 당시 현실 사회의 각종 문제들까지도 두루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문제적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서 유가적 이상사회의 지향, 그리고 부귀공명을 멀리하며 구속됨 없이 자유롭게 사는 삶이 몇몇 긍정적 인물을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림외사》는 문제적 현실을 꾸밈없이 객관적으로 묘사해내는 가운데 풍자적 우의를 드러내는 이른바 백묘식(白描式) 풍자, 그리고 희극과 비극의 결합이 예술적 특징으로 손꼽힌다. 아울러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전통 시기 서면구어인 백화(白話)의 한 전범(典範)으로 일컬어진다는 점도 지적할 만하다.5. 가치와 영향
《유림외사》의 현실비판 정신과 풍자, 그리고 독특한 서술 체계는 청말(淸末) 이백원(李伯元)의 《관장현형기(官場現形記)》를 비롯해서 오견인(吳趼人)의 《이십년목도지괴현상(二十年目睹之怪現狀)》, 유악(劉鶚)의 《노잔유기(老殘游記)》 등 이른바 견책소설(譴責小說)의 흥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더 나아가 노신(魯迅) 소설 등 현대소설의 창작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유림외사》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소개되었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풍자소설의 반열에 올라있다. 한국의 경우 근대 이전에 이미 전래된 것으로 보이나 의아하게도 20세기 초까지는 그 구체적인 수용 양상을 확인하기가 어렵고,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번역 소개되면서 차츰 독자가 늘고 관련 연구들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일본의 경우 늦어도 메이지 유신 시기에는 전래되어 읽힌 것으로 확인되며, 1930년대에 이미 신문 연재번역이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1960년대에는 개작 소설이 출현하기도 하는 등 한국보다 더 적극적인 수용 양상을 보여 왔다.6. 참고사항
(1) 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