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명대(明代)의 장회체(章回體) 백화소설이다. 송대(宋代)에 실재했던 왕칙(王則)의 반란 사건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소설로 패주(貝州)의 왕칙이 요괴들과 더불어 반란을 일으키자 포청천(包靑天)의 명을 받은 문언박(文彦博)이 이들을 평정하였다는 내용이다. 본래 나관중(羅貫中)이 20회로 지었던 것을 명대의 풍몽룡(馮夢龍)이 40회본으로 증보(增補)하여 유행하게 되었다. 《서유기(西遊記)》, 《봉신연의(封神演義)》 등과 더불어 명대의 대표적 신마소설(神魔小說)로 손꼽힌다.
2. 저자
(1)성명:나관중(羅貫中)(1315~1385 추정). 나본(羅本)이라는 설도 있음. 풍몽룡(馮夢龍)(1574~1646)
(2)자(字)·별호(別號):나관중의 경우 나본(羅本)이 이름이라면 관중(貫中)은 자일 가능성이 있다. 별호는 호해산인(湖海散人). 풍몽룡은 자가 유룡(猶龍), 호는 용자유(龍子猶), 묵감재주인(墨憨齋主人) 등.
(3)출생지역:나관중의 경우 태원(太原). 풍몽룡의 경우 남직예(南直隸) 소주부(蘇州府) 장주현(長州縣)(현 강소성(江蘇省) 소주시(蘇州市))
(4)주요활동과 생애
나관중의 생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원말명초(元末明初)의 문인 가중명(賈仲明)의 《속녹귀부(續錄鬼簿)》에 따르면 나관중은 태원(太原) 사람으로 별호를 호해산인(湖海散人)이라 하였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기록에 의하면 나관중은 원말 농민반란의 우두머리인 장사성(張士誠)과 교분을 맺기도 하는 등 정치적 야심을 지닌 인물이었다는 설도 있다.
풍몽룡의 경우 사대부 집안 출신으로 형 풍몽계(馮夢桂), 동생 풍몽웅(馮夢熊)과 더불어 ‘오하삼풍(吳下三馮)’으로 재능을 떨쳤다. 그는 양명학자 이탁오(李卓吾)의 영향을 받아 개성과 감정을 존중하고 가식적인 예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그리하여 정통문학보다 소설, 희곡, 민가 등 통속문학의 창작, 수집, 정리, 편집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큰 업적을 남겼다.
(5)주요 저작
나관중의 경우 소설로는 《평요전(平妖傳)》 이외에 《삼국연의(三國演義)》, 《수당양조지전(隋唐兩朝志傳)》, 《잔당오대사연의전(殘唐五代史演義傳)》 등이 있고 희곡으로는 잡극 《송태조용호풍운회(宋太祖龍虎風雲會)》 등이 남아있다. 풍몽룡의 경우 《유세명언(喩世明言)》, 《경세통언(警世通言)》, 《성세항언(醒世恒言)》 등 이른바 삼언(三言)으로 불리는 소설집과 《신열국지(新列國志)》, 《지낭(智囊)》, 《정사(情史)》, 《괘지아(掛枝兒)》, 《산가(山歌)》 등의 작품이 있다.
3. 서지사항
전당(錢塘) 왕신수(王愼修)가 교감하여 출판한 4권 20회본이 현존하는 판본 중 하나로 이는 나관중 원본의 중각본(重刻本)이다. 풍몽룡은 만력(萬曆) 48년(1620)에 중각본을 증보하여 40회본 《신평요전(新平妖傳)》을 완성하였다. 장무구(張無咎)의 서문이 있는 《천허재비점북송삼수평요전(天許齋批點北宋三遂平妖傳)》은 풍몽룡 증보본의 원각본(原刻本)으로 이 또한 현존하는 판본이다.
4. 내용
도술을 터득한 여우 요괴 일당인 성고고(聖姑姑), 영아(永兒) 등은 패주(貝州)의 악인 왕칙(王則)을 도와 반란을 일으킨다. 패주의 책임자는 탐관오리로 백성들을 괴롭히고 군사들에게 월급을 주지 않아 원성이 높았다. 왕칙은 돈을 풀어 군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탐관오리를 죽인 후 패주를 장악한다. 조정에서는 군대를 파견하였으나 왕칙의 반란군은 요괴들의 도술에 힘입어 관군을 패퇴시킨다. 마침내 조정에서는 포청천(包靑天)에게 반란군 토벌의 책임을 맡기고 포청천은 문언박(文彦博)을 추천하여 10만 대군을 이끌고 반란군을 치게 한다. 한편 왕칙 일당은 패주에서 온갖 음탕한 짓을 마음껏 자행한다. 그러자 백운선군(白雲仙君)이 단자화상(蛋子和尙)에게 요술을 물리치는 법을 가르치고 조요경(照妖鏡)을 주어 문언박을 돕게 한다. 단자화상과 마수(馬遂), 이수(李遂) 등의 공격으로 결국 왕칙은 패배하여 능지처참을 당하고 성고고는 생포되며 영아는 뇌신(雷神)에게 죽는 등 왕칙과 요괴들의 반란은 평정된다.
5. 가치와 영향
《평요전》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성립된 신마소설로서 문언체(文言體)로 된 신괴류(神怪類) 소설로부터 장편 백화체 신마소설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소설이다. 전종서(錢鍾書)는 명대 최고의 소설로 이 책을 꼽았다. 최근 판타지 문학의 흥기에 따라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미 문화산업 분야에서 새롭게 각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기록상 18세기 후반 이전에 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6. 참고사항
(1)명언
• “〈《삼수평요전(三遂平妖傳)》은〉 패주(貝州)의 왕칙(王則)이 요술로써 반란을 일으킨 이야기를 기술하고 있다.……문언박(文彦博)이 군사를 이끌고 와서 그를 토벌하였는데 이때 장란(張鸞), 복길(卜吉), 단자화상(蛋子和尙) 등은 왕칙의 무도함을 보고 모두 먼저 돌아가 버렸지만 문언박의 군대는 여전히 이길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단자화상의 화신인 제갈수지(諸葛遂智)가 문언박을 도와 사악한 술법을 진압하였다. 마수(馬遂)는 거짓 항복하여 왕칙을 쳐서 그의 입술을 찢어 주문을 외우지 못하게 하였다. 이수(李遂)는 또 땅을 파는 군사들을 이끌고 지하도를 만들어 성으로 들어가 왕칙과 영아(永兒)를 사로잡았다. 공을 세운 세 사람의 이름이 모두 수(遂)였으므로 《삼수평요전(三遂平妖傳)》이라 한 것이다.[記貝州王則以妖術變亂事……文彥博率師討之 其時張鸞卜吉蛋子和尙見則無道皆先去 而文彥博軍尙不能克 幸得蛋子和尙化身諸葛遂智助文鎮伏邪法 馬遂詐降擊則裂其脣 使不能持咒 李遂又率掘子軍作地道入城 乃擒則及永兒 奏功者三人皆名遂 故曰三遂平妖傳也]” 노신(魯迅),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
(2)색인어:평요전(平妖傳), 나관중(羅貫中), 풍몽룡(馮夢龍), 문언박(文彦博), 왕칙(王則), 성고고(聖姑姑), 영아(永兒), 단자화상(蛋子和尙)
(3)참고문헌
• 平妖傳(劉紫梅 點校, 中華書局)
• 평요전(손창섭 역, 고려출판사)
• 평요전(하정옥 역, 문정출판사)
• 평요전1(김덕문 역, 마니아북스)
【정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