朕이 惟理之寓於天地者 至隱而難名하고 道之由於聖賢者 至顯而易見이라 故天地者는 聖賢之準則이요 而聖賢者는 帝王之模範이라
始而希聖賢하고 終而參天地하니 所謂升高自下하고 陟遐自邇 古今之通道也라
堯舜은 人倫之至니 所以爲法於帝王者 固萬世無以加요 祖宗은 典章之備니 所以垂憲於子孫者 亦萬世莫能外라
是以로 博而求之於不一之善이면 則凡帝王一言一行有可師者 不可以約而或廢요 約而會之於至一之理면 則凡祖宗一政一令無可議者 不可以博而或遺니 所謂不愆不忘하야 率由舊章이 帝王之要道也라
朕自臨御經筵以來로 景仰堯舜以前으로 下至三代聖神과 曁我祖宗謨訓히 拳拳服膺而弗忘矣라
然又以爲主善爲師니 雖一善不可棄라하야 乃采漢唐以來諸君嘉言善行하야 幷編輯之하고 揭曰善可爲法이라하고 其前後凡言行有可以警省者 則附于末하야 揭曰惡可爲戒라하니 通五十卷이라
名爲歷代君鑑이라하니 固將朝夕觀覽以資勸懲하고 而亦以垂鑑於來世라
昔周成王이 咨君陳曰 爾有嘉謀嘉猷어든 則入告爾后于內라하고 孟軻氏語景丑曰 我非堯舜之道면 不敢以陳於王前이라하니 觀者 其尙有感發於斯哉리라
짐(명明나라 경태제景泰帝)은 생각건대, 천지天地에 깃들어 있는 이치는 지극히 은미隱微하여 이름하기 어렵고, 성현聖賢에게서 나온 도道는 지극히 드러나서 보기 쉽다. 그러므로 천지는 성현聖賢의 준칙準則이고, 성현은 제왕帝王의 모범模範이다.
처음에는 성인이나 현인이 되기를 바라고 끝에는 〈천지의
화육化育을 도와서〉 천지와 병립하게 되니, 이른바
는 것이 고금의 공통된 도이다.
요순堯舜은 인륜의 준칙이니 제왕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이 참으로 만세萬世에 그보다 더할 것이 없고, 조종祖宗은 전장典章이 완비된 분들이니 자손에게 법을 드리운 것이 또한 만세토록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때문에 널리 하나만이 아닌 수많은
선善에서 구한다면 본보기가 될 만한 제왕의 말 한 마디와 행동 하나를 작다고 해서 버릴 수 없고, 요약시켜서
로 귀결시킨다면 이의를 달 수 없는
조종祖宗이 펼친 하나의 정치와 하나의 명령을 넓다고 해서 빠뜨릴 수 없으니, 이른바
라는 것이 제왕의 핵심이 되는
도道이다.
짐이 경연經筵에 임어臨御한 이래로 위로 요순堯舜 이전으로부터 아래로 삼대三代의 성인聖人 및 우리 조종祖宗의 모훈謨訓에 이르기까지 우러러서 늘 가슴에 새겨서 잊지 않았다.
그러나 또 선善을 주로 삼는 것이 스승이 되니 하나의 선이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고 하여 한漢나라와 당唐나라 이래 여러 임금들의 훌륭한 말과 선한 행실을 채집하여 아울러 편집編輯하고 제목을 ‘선가위법善可爲法(본받을 만한 선정善政)’이라 하고, 전후 임금들의 언행 중에서 경계 삼고 반성할 만한 것은 끝에 붙여서 제목을 ‘오가위계惡可爲戒(경계할 만한 실정失政)’라고 하였으니, 도합 50권이다.
이름을 ≪역대군감歷代君鑑≫이라고 하였으니, 장차 아침저녁으로 보아서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바탕으로 삼고 또한 후세에 감계鑑戒를 보이려고 한다.
그리고 정신廷臣들에게 나누어주어 이것으로 인하여 임금을 권면하고 보좌하는 방도를 알게 하려고 한다.
옛날
주周나라
성왕成王이
에게 명하기를, “너에게 좋은 꾀와 좋은 계책이 있거든 안에 들어가 너의 임금에게 고하라.” 하였고,
맹가씨孟軻氏가
에게 말하기를,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감히 왕 앞에서 진달하지 않았다.” 하였으니, 이 책을 보는 자는 여기에서 감격하고 분발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경태景泰 4년(1453, 단종端宗1) 8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