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文師者
는 文王田於渭南
이라가 遇呂尙與語
하고 之
하여 乃載與俱歸
하여 立而爲師也
라
田於渭陽
하시면 將大得焉
하리니 非龍非
요 非虎非
요 라
原注
渭水는 出南谷山하니 在鳥鼠山西北하고 東流入于河라
龍
은 鱗蟲之長
이니 有鱗曰蛟龍
이요 有翼曰應龍
이요 有角曰
龍
이요 無角曰
龍
이라
羆는 形似熊하니 被髮人立하며 絶有力하여 虎亦畏之라
此는 言文王將出獵할새 史編布卜하여 而得其兆하고 曰
田於渭水之陽하면 將大有所得焉이니 其所得者는 非龍彲虎羆四猛獸요 其兆將得公侯라
或曰 前夏商二代를 稱王하니 今周將與之하여 共爲三王也라하니 未知是否로라
舊本은 非熊非羆下에 有兆得公侯四字하니 今從之하노라
原注
編之太祖名史疇者 與舜占하여 得皐陶하여 兆比於此라하니라
今本에 皆曰 爲禹占得皐陶兆라하니 盖傳寫之誤니 宜正之라
文王
이 乃
三日
하여 乘田車
하고 駕田馬
하여 田於渭陽
이라가 卒見太公
이 坐茅以漁
하다
原注
齋之爲言
은 也
니 所以齊思慮之不齊
하여 而致其
也
라
文王聞史編之言하고 乃齋三日하여 乘田獵之車하니 田車는 輕車也요 駕田獵之馬하니 田馬는 齊其足하니 取其追逐之疾也라
乃田於渭水之陽이라가 終見太公坐茅하여 垂釣於水濱以漁하니 漁는 謂捕魚也라
君子는 樂得其志하고 小人은 樂得其事하나니 今吾漁甚有似也니이다
原注
君子는 樂得其所志하고 小人은 樂得其所事하나니 今吾漁釣 甚有所似也라
太公은 本姜姓이니 名尙이요 字子牙니 其先封於呂라 故로 又曰呂尙이라
文王遇之渭水하고 曰 吾先君太公이 望子久也라 故로 又號曰太公望이라하고 後爲太師하여 又號師尙父하니라
釣有三權하니 祿等以權하고 死等以權하고 官等以權하나니
原注
釣有用權道者三하니 祿等以權은 謂以餌取魚가 似以祿取人也요
死等以權은 謂香餌之下에 必有死魚하니 似重祿之下에 必有死士也요
官等以權은 謂魚之大小 各異其用하니 似賢才之大小 各異其任也라
源深而水流하니 水流而魚生之는 情也요 根深而木長하니 木長而實生之는 情也요 君子情同而親合하니 親合而事生之는 情也니
原注
泉源深而水則流하니 水流浩蕩而魚生之는 情也요 植根深而木則長하니 木長茂盛而實生之는 情也요 君子若情相同이면 則親而相合하니 親而相合하여 乃事生之는 情也라
情者는 性之所發이요 言語應對者는 皆情之文飾也니 與人言至情者는 亦事之至極也라
今臣之言이 至泰肆하여 無所諱忌하리니 君其憎惡之乎아하니라
此는 太公欲言至情에 恐文王惡之라 故로 先設此以嘗之也라
惟仁人이라야 能受正諫하고 不惡至情하나니 何爲其然이리오
原注
唯仁德之人이라야 能容受正諫하고 不憎惡至情하나니 吾何爲其獨惡至情如此哉리오
緡微餌明엔 小魚食之하고 緡綢餌香엔 中魚食之하고 緡隆餌豐엔 大魚食之하나니
原注
緡之絲綢하고 鉤之餌香하면 中魚來食之하고 緡之絲隆하고 鉤之餌豐하면 大魚來食之라
夫魚食其餌하면 乃牽於緡하고 人食其祿하면 乃服於君이니이다
原注
夫魚食鉤上之餌하면 乃牽制於緡하여 而不能脫이요 人食國家之祿하면 乃服從於君하여 而不忍去라
故로 以餌取魚면 魚可殺이요 以祿取人이면 人可竭이요 以家取國이면 國可拔이요 以國取天下면 天下를 可畢이니이다
原注
故로 以香餌取魚면 魚可殺而食之요 以爵祿取人이면 人可盡而用之라
以家而取人之國이면 則其國을 可拔而有之요 以國而取人之天下면 則天下를 可盡得而服之라
曼曼綿綿이나 其聚必散하고 嘿嘿昧昧나 其光必遠하나니 微哉라
原注
人衆之曼曼綿綿者는 其叢聚雖盛이나 後必散亂而莫救라
如
하여 其叢聚盛矣
로되 載
秉鉞而往征之
하시니 則散而莫救
라
人君能嘿嘿昧昧하여 遵養時晦하면 其後光華昭著하여 必遠被矣라
德誘
는 如
之誘
니 惟能以德誘人
이면 而人心之歸 自不容已也
라
聖人以德誘人하여 不大聲色하니 此는 衆人所不能見而樂之요 而聖人獨見獨樂之耳라
聖人之慮는 天下各歸其次하여 而立收斂人心之法焉이라
言人心各有所歸之處하니 聖人當立收斂人心之法하여 而不使之他適也라
天下는 非一人之天下요 乃天下之天下也니 同天下之利者는 則得天下하고 擅天下之利者는 則失天下니이다
原注
天下者는 非一人之天下요 乃天下人之天下也니 君能與人同天下之利者는 則必得天下요 專擅天下之利하여 而不與人共之者는 則必失天下라
愚謂
하시고 어시늘 太公
은 聖人之流
로되 而首以利言
은 何哉
오
若能利人하고 能利天下하여 而存夫天理之公이면 何爲而不可리오
若夫擅一己之私하여 而惟欲利乎己면 此孔子所以罕言이요 孟子所以不言也니 太公之言이 其有旨歟인저
天有時하고 地有財하니 能與人共之者는 仁也니 仁之所在에 天下歸之하며
原注
天有歲時하고 地有貨財하니 得其時하여 能與人同之하고 得其財하여 能與人共之者를 謂之仁이니 仁之所在에 天下來歸之라
與人同憂同樂
하고 同好同
는 義也
니 義之所在
에 天下赴之
하며
原注
與衆人으로 同其憂하고 同其樂하고 同其所好하고 同其所惡는 此義也니 義之所在에 天下來赴之라
原注
乃載太公하여 與俱歸하여 立爲師하고 號爲尙父하니라
原注
문文이란 인의仁義와 도덕道德을 숭상하여 만민을 교화시키며, 백성들에게 인정仁政을 베풀어서 국가의 화합과 경제적 부강을 누리게 하는 바탕이다. 이 편에서는 문왕文王이 태공太公 여상呂尙과 처음 만나 그를 스승으로 삼게 된 경위와, 두 사람이 문답 형식으로 치국治國의 대도大道, 인재의 등용, 군軍의 올바른 체제 등에 관한 문제를 토론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문사文師란 문왕文王이 위수渭水 남쪽에서 사냥하다가 여상呂尙을 만나 함께 말을 나누고 기뻐해서 마침내 수레에 태우고 함께 돌아와 세워 스승으로 삼은 것이다.
문왕文王이 사냥하러 갈 적에 사관史官인 편編이 점을 쳐보고 말하였다.
“위수渭水 북쪽에서 사냥하시면 장차 크게 얻을 것이니, 용龍도 아니고 뿔 없는 용도 아니며 범도 아니고 큰 곰도 아니요, 공후公侯를 얻을 조짐입니다.
하늘이 그대(임금님)에게 스승을 보내어 희창姬昌을 보좌해서 삼왕三王에 미치게 할 것입니다.”
原注
문왕文王은 후직后稷의 12세손이니, 주周나라 서백西伯 희창姬昌이다.
문文은 시호諡號이고 왕王은 추존하여 칭한 것이다.
사편史編은 주周나라 태사太史로 이름이 편編이니, 점치는 것을 관장한 자이다.
위수渭水는 남곡산南谷山에서 발원하니, 조서산鳥鼠山 서북쪽에 있고 동쪽으로 흘러 황하黃河로 들어간다.
용龍과 이彲(뿔 없는 용), 범과 비羆(큰 곰)는 모두 짐승의 이름이다.
용龍은 비늘이 달린 짐승의 우두머리이니, 비늘이 있는 것을 교룡蛟龍이라 하고, 날개가 있는 것을 응룡應龍이라 하고, 뿔이 있는 것을 규룡虬龍이라 하고, 뿔이 없는 것을 이룡螭龍이라 한다.
《사기史記》 〈주본기周本紀〉에 이르기를 “시랑豺狼과 같고 뿔 없는 용과 같다.”는 것이 이것이다.
큰 곰은 모습이 곰과 비슷한데 머리를 풀어 산발하고 사람처럼 서있으며, 매우 힘이 있어서 범 또한 두려워한다.
구본舊本에는 “곰도 아니요, 큰 곰도 아니다.[非熊非羆]”라고 되어있으니, 이것이 옳다.
이는, 문왕文王이 나가서 사냥하려 할 적에 태사太史인 편編이 점을 쳐서 그 조짐을 얻고 말하기를
“위수渭水의 북쪽에서 사냥하면 장차 크게 얻는 바가 있을 것이니, 여기에서 얻는 것은 용과 뿔 없는 용과 범과 큰 곰의 네 가지 맹수가 아니요, 그 조짐이 장차 공후公侯를 얻을 것입니다.
이는 하늘이 그대(임금님)에게 스승을 보내주어서 그로써 희창姬昌을 보좌하여 삼왕三王에 미치게 할 것입니다.”라고 한 것이다.
삼왕三王은 문왕文王과 무왕武王, 성왕成王을 이른다.
혹자는 말하기를 “예전의 하夏나라와 상商나라 두 왕조를 왕王이라 칭하였는데, 지금 주周나라가 장차 이들과 더불어 삼왕三王이 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옳은지는 알지 못하겠다.
구본舊本에는 “곰도 아니요, 큰 곰도 아니다.[非熊非羆]”라고 한 아래에, “공후公侯를 얻을 조짐이다.[兆得公侯]”라는 네 글자가 있으니, 이제 이것을 따른다.
“예전의 점괘의 조짐 중에 이런 것이 있었는가?”
“저의 태조太祖인 태사太史 주疇가 순舜임금을 위하여 점을 쳐서 고요皐陶를 얻었을 적에 점괘의 조짐이 이와 같았습니다.”
原注
예전의 거북점 조짐 중에 일찍이 이러한 것이 있었는가?
나의 태조太祖인 태사太史 주疇라 하는 분이 순舜임금과 함께 점을 쳐서 고요皐陶를 얻을 적에, 점괘의 조짐이 이와 같았다.
공자孔子가 말씀하시기를 “순舜임금이 천하를 소유함에 여러 사람 중에서 선발하여 고요皐陶를 등용하시니, 인仁하지 못한 자가 멀리 사라졌다.” 하셨다.
그런데 금본今本에는 모두 이르기를 “우禹임금을 위해 점을 쳐서 고요皐陶를 얻은 조짐이다.” 하였으니, 이는 전사傳寫의 잘못이니, 마땅히 ‘순舜임금’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순舜임금은 우虞나라 임금이니, 성姓이 요씨姚氏로 고수瞽叟의 아들이다.
고요皐陶와 우禹는 모두 순舜임금의 신하 이름이다.
우禹는 뒤에 순舜임금의 선양禪讓을 받아 천자天子가 되고 나라 이름을 하夏라 하였으니, 성姓이 사씨姒氏이다.
문왕文王이 이에 3일 동안 재계齋戒하고서 사냥하는 수레를 타고 사냥하는 말에 멍에하여 위수渭水 북쪽에서 사냥하다가, 마침내 태공太公이 띠풀을 깔고 앉아 물고기 잡는 것을 보았다.
原注
재齋란 말은 가지런히 한다는 뜻이니, 사려思慮가 가지런하지 않은 것을 가지런히 하여 재계齋戒를 지극하게 하는 것이다.
문왕文王은 태사 편編의 말을 듣고, 마침내 3일 동안 재계齋戒하고서 사냥하는 수레[田車]를 탔으니 전거田車는 가벼운 수레요, 사냥하는 말[田馬]에 멍에하였으니, 전마田馬는 발의 빠르기가 고르니 짐승을 빨리 쫓아감을 취한 것이다.
이에 위수渭水의 북쪽에서 사냥하다가 마침내 태공太公이 띠풀을 깔고 앉아 낚시를 물가에 드리워 물고기를 잡는 것을 보았으니, 어漁는 물고기를 잡음을 이른다.
본래는 𩼪로 썼으니, 이는 글자를 생략한 것이다.
“군자君子는 그 뜻을 얻음을 즐거워하고 소인小人은 그 일을 얻음을 즐거워하니, 지금 제가 물고기를 잡는 것이 이와 매우 유사합니다.”
原注
문왕文王이 수레에서 내려 위로하여 어루만지며 물었다.
군자君子는 그 뜻한 바를 얻음을 즐거워하고 소인小人은 그 일삼는 바를 얻음을 즐거워하니, 지금 내가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 것이 매우 유사한 바가 있다.
태공太公은 본래 강성姜姓으로 이름이 상尙이고 자字가 자아子牙이니, 그 선조가 여呂 땅에 봉해졌으므로 여상呂尙이라고도 한다.
문왕文王이 그를 위수渭水에서 만나서 말씀하기를 “우리 선군先君인 태공太公(古公亶父)이 그대를 기다린 지 오래이다.” 하였으므로, 또 이름하기를 ‘태공망太公望’이라 하였으며, 뒤에 태사太師가 되어서 또 ‘사상보師尙父’라고 이름하였다.
“낚시에는 세 가지 권도權道가 있으니, 후한 녹봉祿俸을 차등하여 주어 사람을 취하기를 권도로 하고, 많은 녹봉을 가지고 결사적으로 싸우는 병사를 차등하여 취하기를 권도로 하고, 사람에 따라 관직을 차등하여 맡기기를 권도로 합니다.
낚시는 물고기 얻기를 구하는 것이므로, 그 실정實情이 깊어서 큰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原注
낚시에는 권도權道를 사용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으니, ‘녹봉祿俸을 차등하여 주어 사람을 취하기를 권도로써 한다.’는 것은 낚싯밥으로 물고기를 취함이 녹봉을 가지고 사람을 취하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요,
‘많은 녹봉을 가지고 결사적으로 싸우는 병사를 차등하여 취하기를 권도로써 한다.’는 것은 향기로운 낚싯밥 아래에는 반드시 죽는 물고기가 있으니, 많은 녹봉 아래에는 반드시 결사적으로 싸우는 병사가 있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요,
‘사람에 따라 관직을 차등하여 맡기기를 권도로써 한다.’는 것은 물고기의 크고 작음이 각각 그 쓰임이 다르니, 어짊과 재주의 크고 작음이 각각 그 맡김을 달리하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그 실정이 깊어서 관찰할 수 있으니, 이른바 ‘실정’이란 것 또한 큰 것이다.
“근원根源이 깊으면 물이 흐르니 물이 흐르면 물고기가 생기는 것이 실정이요, 뿌리가 깊으면 나무가 자라니 나무가 자라면 열매가 맺히는 것이 실정이요, 군자君子가 정情이 같으면 친하여 서로 합하니 친하여 서로 합해서 일이 생기는 것이 실정입니다.
언어言語와 응대應對는 실정의 문식文飾이요, 지극한 실정을 말하는 것은 일의 지극함입니다.
지금 신臣이 드리는 말씀이 지극히 방사放肆하여 실정을 기휘忌諱하지 않을 것이니, 임금께서 아마도 이를 싫어하실 것입니다.”
原注
그 이른바 ‘실정實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듣고 싶노라.
샘물의 근원이 깊으면 물이 흐르니 물이 넓게 흐르면 물고기가 생기는 것이 실정이요, 나무뿌리가 깊게 심어지면 나무가 자라니 나무가 자라 무성하면 열매가 맺히는 것이 실정이요, 군자君子가 만약 정情이 서로 같으면 친하여 서로 합하니 친하여 서로 합해서 마침내 일이 생기는 것이 실정이다.
정情은 성性에서 나오고, 언어言語와 응대應對는 모두 정情의 문식文飾이니, 사람(남)과 지극한 정을 말하는 것은 또한 일의 지극함이다.
지금 신臣의 말이 지극히 교만하고 방사放肆하여 숨기고 꺼리는 바가 없을 것이니, 임금께서 이것을 싫어하실 것이다.
이는 태공太公이 지극한 실정을 말하고자 하면서 문왕文王이 싫어할까 염려하였으므로 먼저 이것을 가설하여 시험한 것이다.
“오직 인仁한 사람이어야 정직한 간언諫言을 받아들이고 지극한 실정實情을 〈듣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니, 내 어찌 그러하겠는가?”
原注
오직 인덕仁德이 있는 사람이라야 능히 정직한 간언을 용납하여 받아들이고 지극한 실정을 듣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니, 내 어찌하여 홀로 지극한 실정을 듣기 싫어하기를 이와 같이 하겠는가?
“낚싯줄이 가늘고 낚싯밥이 밝으면(환히 보이면) 작은 물고기가 먹고, 낚싯줄이 조금 굵고 낚싯밥이 향기로우면 중간의 물고기가 먹고, 낚싯줄이 굵고 낚싯밥이 풍성하면 큰 물고기가 먹습니다.
原注
낚싯줄이 가늘고 낚시의 미끼가 밝으면 작은 물고기가 와서 먹는다.
민緡은 물고기가 매달리는 줄로써 실로 만드니, 《시경詩經》에 “실로 낚싯줄을 만든다.[維絲伊緡]” 하였다.
낚싯줄이 조금 굵고 낚시의 미끼가 향기로우면 중간 물고기가 와서 먹고, 낚싯줄이 굵고 낚시의 미끼가 풍성하면 큰 물고기가 와서 먹는다.
물고기가 이 낚싯밥을 먹으면 마침내 낚싯줄에 끌려가고, 사람이 이 녹봉을 먹으면 마침내 군주에게 복종합니다.
原注
물고기가 갈고리 위의 낚싯밥을 먹으면 마침내 낚싯줄에 끌려가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람이 국가의 녹봉을 먹으면 마침내 군주에게 복종하여 차마 떠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낚싯밥으로 물고기를 취하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 녹봉祿俸으로 사람을 취하면 사람을 모두 취할 수 있고, 자기 식읍食邑(卿大夫의 채지采地)으로 남의 나라를 취하면 남의 나라를 점령할 수 있고, 자기 나라로 천하를 취하면 천하를 다 복종시킬 수 있습니다.
原注
그러므로 향기로운 낚싯밥으로 물고기를 취하면 물고기를 잡아서 먹을 수 있고, 관작官爵과 녹봉祿俸으로 사람을 취하면 사람을 모두 거두어 쓸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식읍食邑으로 남의 나라를 취하면 그 나라를 점령하여 소유할 수 있고, 자기 나라로 남의 천하를 취하면 천하를 다 얻어 복종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적군이〉 나무의 가지가 길게 뻗고 잎이 넓게 무성한 것과 같으나 그 모임을 반드시 흩을 수 있고, 군주가 광채와 자취를 감추고 숨겨서 어둡고 어두우나 그 광채가 반드시 원대하니, 은미합니다.
홀로 보고 홀로 즐거워하니, 성인聖人의 생각은 각각 백성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인심人心을 수렴收斂하는 법을 세우는 것입니다.”
原注
사람의 무리가 만만曼曼하고 면면綿綿한 것은, 여럿이 모임이 비록 성하나 뒤에 반드시 흩어지고 어지러워 구원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만만曼曼과 면면綿綿은 나무의 가지와 잎이 길게 뻗어가고 넓게 무성함을 말한 것이다.
예컨대 하夏의 걸왕桀王과 곤오昆吾와 위韋‧고顧의 뿌리가 하나였다가 세 개의 싹이 생겨 그 모임이 성하였으나, 성탕成湯이 깃발을 싣고 부월斧鉞을 잡고 가서 정벌하니 흩어져서 구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군人君이 능히 어둡고 어두워서 역량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리면 그 뒤에 빛나는 광채가 밝게 드러나서 반드시 멀리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묵묵嘿嘿과 매매昧昧는 그 광채를 감추고 자취를 숨겨서 원대한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문왕文王이 목소리와 얼굴빛을 크게 하지 않고 회초리와 가죽 채찍을 제일로 여기지 않고, 아는 체하지 않고 지혜로운 체하지 아니하여 상제上帝의 법을 순히 따랐으나, 그 뒤에 해와 달이 굽어 비추듯이 하여 사방에 빛나고 서쪽 지방에 드러난 것과 같은 것이다.
성인聖人의 덕德이 사람을 유인하여 돌아가게 함이여!
덕德으로 유인한다는 것은 공자孔子가 차근차근 사람을 잘 유인했다는 것과 같으니, 오직 덕德으로써 사람을 유인하면 인심人心의 의귀依歸함이 저절로 그칠 수가 없는 것이다.
문왕文王이 천하를 셋으로 나눔에 그 둘을 소유한 것은 아마도 덕德으로 유인한 것일 것이다.
성인聖人은 덕德으로 사람을 유인하여 목소리와 얼굴빛을 크게 하지 않으니, 이는 보통 사람들은 보고 즐거워하지 못하는 바요, 성인聖人만이 홀로 보고 홀로 즐거워하실 뿐이다.
성인聖人의 생각은 천하 사람들이 각기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인심을 수렴하는 법을 세우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각기 귀의하는 곳이 있으니, 성인聖人이 마땅히 인심을 수렴하는 법을 세워서 다른 데로 가지 않게 함을 말한 것이다.
인심을 수렴하는 방법은 바로 아랫글의 인仁‧덕德‧의義‧도道이다.
일본一本에는 ‘수렴收斂’이 ‘시렴時斂’으로 되어있으니, 옳은지 모르겠다.
“〈인심人心을〉 수렴하는 법을 어떻게 세워야 천하天下 사람들이 귀의하는가?”
原注
인심人心을 수렴하는 법을 어떻게 세워야 천하天下 사람들이 와서 귀의하는가?
“천하天下는 군주君主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요 바로 천하 사람들의 천하이니, 천하의 이로움을 함께하는 자는 천하를 얻고, 천하의 이로움을 독차지하는 자는 천하를 잃습니다.
原注
천하는 군주君主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요, 바로 천하 사람들의 천하이니, 군주가 사람들과 천하의 이로움을 함께하면 반드시 천하를 얻고, 천하의 이로움을 독차지하여 남과 함께하지 않으면 반드시 천하를 잃는다.
내(劉寅)가 생각하건대, 공자孔子는 이로움을 적게 말씀하셨고, 맹자孟子는 이로움을 말씀하지 않았는데, 태공太公은 성인聖人의 부류였는데도 첫 번째로 이로움을 말씀함은 어째서인가?
이로움이라는 것은 장차 남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요, 장차 천하를 이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남을 이롭게 하고 천하를 이롭게 하여 천리天理의 공정함을 보존한다면 어찌하여 나쁘겠는가?
만약 자기 한 몸의 사사로움을 독차지하여 오직 자기에게만 이롭게 하고자 한다면, 이는 공자孔子가 적게 말씀하신 것이고 맹자孟子가 말씀하지 않으신 것이니, 태공太公의 말씀에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하늘에는 때가 있고 땅에는 재물이 있으니, 능히 때와 재물을 남과 함께하는 것이 인仁이니, 인仁이 있는 곳에는 천하天下 사람들이 귀의합니다.
原注
하늘에는 세시歲時가 있고 땅에는 재화財貨가 있으니, 그 때를 얻어서 남과 함께하고 재물을 얻어서 남과 함께하는 것을 인仁이라 이르니, 인仁이 있는 곳에는 천하天下 사람들이 와서 귀의하는 것이다.
남과 근심을 함께하고 즐거움을 함께하며 좋아함을 함께하고 싫어함을 함께하는 것이 의義이니, 의義가 있는 곳에는 천하天下의 인심人心이 따라 달려옵니다.
原注
여러 사람들과 근심을 함께하고 즐거움을 함께하며 좋아하는 바를 함께하고 싫어하는 바를 함께하는 것이 의義이니, 의義가 있는 곳에는 천하天下의 인심人心이 달려오는 것이다.
전傳에 이르기를 “백성들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며 백성들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는 것, 이것을 일러 ‘백성들의 부모父母’라 한다.” 하였으니, 바로 이 뜻이다.
모든 사람들이 죽는 것을 싫어하고 사는 것을 좋아하며, 덕德을 좋아하고 이로운 데로 돌아갑니다.
능히 이로움을 낳는 것은 도道이니, 도道가 있는 곳에는 천하가 귀의합니다.”
原注
모든 사람은 죽는 것을 싫어하고 사는 것을 좋아하며, 덕德을 좋아하고 이로움으로 돌아간다.
능히 이로움을 낳는 것은 도道이니, 도道가 있는 곳에는 천하가 귀의하는 것이다.
예컨대 ‘재물을 생산함에 큰 도道(方道)가 있다.’는 것이 이것이니, 재물을 생산함에 도道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귀의하는 것이다.
태공太公이 이로움을 말하였으나 끝내 인仁‧덕德‧의義‧도道로 돌아갔으니, 어찌 넓지 않겠는가?
내 감히 하늘이 가르치는 명령을 듣지 않겠는가.”
하고는 마침내 수레에 태공太公을 태우고 함께 돌아와서 스승으로 세웠다.
原注
내 감히 상천上天이 가르쳐주는 명령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는 마침내 태공太公을 수레에 태우고 함께 돌아와서 스승으로 세우고, 이름하여 ‘상보尙父’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