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起儒服하고 以兵機로 見魏文侯한대 文侯曰 寡人은 不好軍旅之事하노라
原注
其先
은 本
人
이니 學兵法
하여 爲魯將
하여 破齊有功
이러니 人有讒起者
한대 魯君疑之
어늘
遂去魯適魏하여 服儒者之服하고 以兵機로 見魏文侯하니라
聞吳起之說하고 乃曰 寡人은 不好愛軍旅之事라하니라
萬二千五百人이 爲軍이요 五百人이 爲旅니 軍旅는 蓋言戰伐之事也라
原注
臣은 以事之顯者로 占知事之隱者하고 以事之往者로 審察事之來者하나니
今君
이 四時
에 使斬離皮革
하여 掩以朱漆
하고 畵以丹靑
하고 以犀象
하시니
原注
今主君이 於春夏秋冬四時에 斬離衆獸之皮革하여 掩之以朱漆之飾은 取其光澤也요 畵之以丹靑之色은 取其華麗也요 爍之以犀象之形은 取其威猛也라
丹靑은 畵工所用之色이니 凡遠視之明은 莫若丹與靑也라
犀는 一角이요 形如水牛하고 頭如猪하니 居海中이라
海人
이 於路傍
에 木犀
호되 犀來依木而立
이라가 木爛犀倒
어든 因格殺之
라
其頭不可俯하여 運用을 皆以鼻하니 今交趾平緬에 皆有之하니라
原注
冬寒之日에 衣之於身이면 則不溫暖하고 炎夏之日에 衣之於身이면 則不淸凉하니 蓋言朱漆丹靑之皮革也라
原注
輪은 車之兩輪也요 轂者는 外持輻하고 內受軸者也라
觀之於目則不麗하고 乘之於田則不輕하니 不識케이다 主君安用此也시니잇고
原注
觀之於目이면 則無華麗之色하고 乘之以田이면 則無輕疾之功하니 不知主君將安用此也라
若以備進戰退守로되 而不求能用者하면 譬猶伏鷄之搏狸와 乳犬之犯虎하여 雖有鬪心이나 隨之死矣리이다
原注
若以此車戟皮革之具備로 虞進戰退守之用하고 而不求才能之將而任之면 譬猶雌伏之鷄 與狸相搏하고 乳字之犬이 與虎相犯이니 雖有爭鬪之心이나 隨之而死矣라
虎는 夜視에 目有光하고 脅間及尾端에 有骨如一字하고 長一二寸이니 卽其威也라
昔에 承桑氏之君은 修德廢武하여 以滅其國家하고 有扈氏之君은 恃衆好勇하여 以喪其社稷하니이다
原注
承桑氏之君은 但修文德하고 廢其武備하여 以滅亡其國家하며 有扈氏之君은 但恃衆好勇하고 不修文德하여 以喪失其社稷이라
故로 當敵而不進이면 無逮於義矣요 僵屍而哀之면 無逮於仁矣니이다
原注
故로 當敵人之兵而不欲進戰이면 無及於義矣요 見僵屍而哀傷之면 無及於仁矣라
言遇敵則當進戰이니 不進而守義면 反爲彼所乘이요 見僵屍而哀之하여 不忍於戰而惟恐傷人하여 守姑息之仁이면 而反爲敵所敗也라
於是에 文侯身自布席하고 夫人捧觴하여 醮吳起於廟하고 立爲大將하니라
原注
於是에 魏文侯親身而爲設席하고 夫人捧持觴酒하여 告祭於祖廟하고 立吳起爲大將하니라
守西河하여 與諸侯大戰七十六에 全勝六十四요 餘則均解라
原注
使吳起로 守西河秦境之上하여 與諸侯大戰七十六에 得全勝者 六十四戰이요 餘十二戰은 皆與敵平解하여 無勝無負也라
此章은 後人이 總敍吳起始末이요 非吳起所自作也라
原注
古之人君이 謀治國家者는 必先訓敎百姓而親附萬民이라하니
百姓은 謂畿內之民이요 萬民은 通境內之民而言也라
百姓曰敎
요 萬民曰親
은 耳
니 非謂萬民不敎而百姓不親也
라
有四不和하니 不和於國이면 不可以出軍이요 不和於軍이면 不可以出陳이요 不和於陳이면 不可以進戰이요 不和於戰이면 不可以決勝이니라
原注
四不和는 謂國軍陳戰也니 一不和도 且不可온 況四不和乎아
不和於國者는 君臣上下不相和協也니 國旣不和면 民心乖違라 故로 不可以出軍也라
不和於軍者는 將吏士卒이 不相和協也니 軍旣不和면 衆心乖違라 故로 不可以出陳也라
不和於陳者는 行列部伍 不相和協也니 陳旣不和면 行伍乖違라 故로 不可以出戰也라
不和於戰者는 坐作進退 不相和協也니 戰旣不和면 進退乖違라 故로 不可以決勝也라
是以로 有道之主는 將用其民인댄 先和而造大事하니라
原注
是以로 有道之主는 將用其民인댄 必先和於國하고 和於軍하고 和於陳하고 和於戰이니 然後에 敢造征伐之大事라
不敢信其私謀하여 必告於祖廟하고 啓於元龜하고 參之天時하여 吉乃後擧하나니라
原注
不敢聽信衆人之私謀者
는 恐其謀之不
요 必告於先祖之廟者
는 示不敢專也
요 啓於元龜而問其吉凶者
는 質之於神明也
요 參之天時者
는 驗其天時之順不順也
라
民知君之愛其命, 惜其死 若此之至하고 而與之臨難이면 則士以進死爲榮하고 退生爲辱矣니라
原注
民知君愛我之命
하고 惜我之死
가 如此之至
하고 而與之臨難
이면 則士皆以前進致死爲榮貴
하고 以退後
生爲恥辱矣
리라
原注
夫道者는 所以反求根本하여 而復還其始初稟受於天之理라
道者는 事物當然之理로 人之所共由者니 如父子之親과 君臣之義와 夫婦之別과 長幼之序와 朋友之信이 是也라
人能卽所居之位하여 隨事反求其根本하여 而復還其始初稟受於天之理하면 則道無不盡矣리라
原注
惟其心有裁制라야 而事皆合宜하니 所以能行事立功也라
라하니 旣能制事而行
이면 則能立功
하여 而義無不盡矣
리라
原注
惟其有智慮라야 能籌度이니 所以見害則避하고 見利則趨也라
若行不合道하고 擧不合義요 而處大居貴면 患必及之니라
原注
若所行이 不合與道하고 擧動이 不合於義요 而處大位하고 居大貴면 不勝其任하여 患難이 必及其身矣리라
是以로 聖人은 綏之以道하고 理之以義하고 動之以禮하고 撫之以仁하나니
原注
是以
로 古之聖人
은 綏安天下
에 必以道
하니 所謂
是也
요
禮者
는 天理之節文
이요 人事之儀
也
며 仁者
는 心之德
이요 愛之理也
라
原注
此道義禮仁四德者를 能修而行之면 則國家必興하고 若廢而不行이면 則國家必衰라
道義禮仁을 皆謂之德이라하니 道는 卽事物當然之理요 德은 卽行道而有得於心者니 其實은 一也라
故
로 成湯討
에 而夏民喜說
하고 周武伐
에 而殷人不非
하니 擧順天人
이라 故
로 能然矣
니라
原注
故로 成湯討夏桀에 而夏國之民喜說하고 周武伐殷紂에 而殷邦之人不非者는 擧事에 順從天命人心이라 故로 能如此也라
이라하니 蓋應天順人者
는 道義禮仁
을 修之則興也
요 桀紂之亡者
는 道義禮仁
을 廢之則衰也
라
原注
蓋吳起學於曾子하고 而曾子受之孔子하니 非其言之不同也라
但曾子는 純於仁義道德하고 而吳起는 雜以權謀功利하니
此所以
하니 是
는 起但能言之
하고 而不能行之故也
라
性有四德이어늘 而此章에 首曰道義謀要하고 中止曰道義하고 而末又言禮仁者는 蓋謀卽智也요 要亦禮也라
道는 散之萬事하고 德은 會之一心이니 吳子之言이 有所本歟인저
凡制國治軍에 必敎之以禮하고 勵之以義하여 使有恥也니라
原注
凡制國家하고 治軍旅에 必要訓敎之以禮하고 激勵之以義하여 使之有恥也라
人知禮義라 故로 有羞惡是非之心하여 而急於尊君親上之道라
夫人有恥인댄 在大면 足以戰이오 在小면 足以守矣니라
原注
夫人이 有羞恥之心인댄 在大면 足以進戰而致死요 在小면 足以固守而一心也라
原注
然
이나 交兵接刃
하여 與人力戰而取勝者
는 易
하니 所謂
者也
요
固軍深壘
하여 自用堅守而取勝者
는 難
하니 所謂
者也
라
故로 曰 天下戰國에 五勝者는 禍요 四勝者는 弊요 三勝者는 覇요 二勝者는 王이요 一勝者는 帝라
是以
로 勝
하여 得天下者
는 稀
하고 以亡者
는 衆
하니라
原注
故로 曰 天下戰國諸侯 五勝於敵者는 必自取敗하고 四勝於敵者는 必自弊其力하고 三勝於敵者는 必立覇功하고 二勝於敵者는 必開王基하고 一勝於敵者는 必成帝業이라
是以로 數勝하여 而得天下者甚少하고 以亡者甚衆이라
如闔閭數勝而敗於
李
하고 夫差數勝而死於
하며 晉厲公勝楚
한대 范文子憂曰 君驕侈而克敵
하시니 是天益其疾也
니
한대 子産曰 小國
이 無文德而有武功
이면 禍莫大焉
이라하니
하고 舜禹之世
에 止於興師征伐有苗
하니 非二勝而王
하고 一勝而帝者乎
아
後來如項羽數勝而亡하고 漢高一勝而帝도 亦其驗也라
吳子蓋知戰國之先에 數勝而亡之禍라 故로 於此言之하여 以戒後人也라
凡兵之所起者 有五하니 一曰爭名이요 二曰爭利요 三曰積惡이요 四曰內亂이요 五曰因飢니라
原注
凡兵之所由起者 有五等
하니 一曰 因爭名而起兵相攻
이니 如
是也
라
其名이 又有五하니 一曰義兵이요 二曰强兵이요 三曰剛兵이요 四曰暴兵이요 五曰逆兵이니라
原注
一曰義兵이니 謂以義服人也요 二曰强兵이니 謂以力勝人也요 三曰剛兵이니 謂以剛忿而制人也요 四曰暴兵이니 謂以暴虐而無禮於人也요 五曰逆兵이니 謂上逆天道하고 下逆民心也라
禁暴救亂曰義요 恃衆以伐曰强이요 因怒興師曰剛이요 棄禮貪利曰暴요 國亂人疲어늘 擧事動衆曰逆이라
原注
禁人之暴하고 救人之亂을 是名曰義니 湯武是也요 其下則齊桓爲近之라
恃兵之衆하여 以伐隣國을 是名曰强이니 秦楚是也요
因其私忿
하여 興師伐之
를 是名曰剛
이니 如
是也
라
蔑棄典禮
하여 貪人之利
를 是名曰暴
니 如
이 是也
라
國中自亂
하여 人民疲困
이어늘 又擧事動衆
하여 征伐不已
를 是名曰逆
이니 如
이 是也
라
五者之數 各有其道하니 義必以禮服이요 强必以謙服이요 剛必以辭服이요 暴必以詐服이요 逆必以權服이니라
原注
五者之數 各有服之之道하니 義者는 必以禮服之요 强者는 必以謙服之요 剛者는 必以辭服之요 暴者는 必以詐服之요 逆者는 必以權服之라
義者
는 果斷
하고 禮者
는 辭讓
이라 故
로 禮可服義
요 强者
는 恃力
하고 謙者
는 遜順
이라 故
로 謙可服强
이요 剛者
는 忿怒
하고 辭者
는 婉曲
이라 故
로 辭可服剛
이요 暴者
는 猛
無謀
하고 詐者
는 詭之以計
라 故
로 詐可服暴
이요 逆者
는 反常失道
하고 權者
는 因變制宜
라 故
로 權可服逆
이라
原注
願聞整治師旅
하고 料
敵情
하고 固守國家三者之道
하노라
古之明王은 必謹君臣之禮하고 飾上下之儀하여 安集吏民하고 順俗而敎하며 簡募良材하여 以備不虞하니이다
原注
古昔明哲之王은 必謹愼君臣之禮하고 修飾上下之儀하여 君有爲君之禮하고 臣有爲臣之禮하여 居上處下에 皆有儀則也라
安集吏民하고 順其風俗而敎之하며 簡選召募良能材勇之人하여 以防備不測之事라
昔에 齊桓은 募士五萬하여 以覇諸侯하고 晉文은 召爲前行四萬하여 以獲其志하고 秦穆은 置陷陳三萬하여 以服隣敵하니이다
原注
昔에 齊桓公은 募材勇之士五萬하여 以覇長諸侯하고 晉文公은 召爲敢勇當前行者四萬하여 以得志天下하고 秦穆公은 設陷陳之士三萬하여 以服隣之敵國이라
齊桓公
은 姜姓
이요 名小白
이며 晉文公
은 姬姓
이요 名重耳
며 秦穆公
은 姓
이요 名任好
니 皆覇君也
라
故
로 强國之君
은 必料其民
하나니 民有膽勇氣力者
를 聚爲一卒
하며 樂以進戰
하고 効力以顯其忠勇者
를 聚爲一卒
하며 能踰高超遠
하고 輕足善走者
를 聚爲一卒
하며 王臣失位而欲
功於上者
를 聚爲一卒
하며 棄城去守
라가 欲除其醜者
를 聚爲一卒
하니 此五者
는 軍之練銳也
니이다
原注
故로 强國之君은 必料量民力而簡選之하나니 民有膽勇氣力하여 能搴旗斬將者를 聚之爲一卒하며 能樂於進戰하고 効用其力하여 以顯著忠勇者를 聚之爲一卒하며 能踰高城, 越遠境하고 輕足善走者를 聚之爲一卒하며 王臣有過하여 而失其職位하고 心欲赴敵立功하여 見之於上者를 聚之爲一卒하며 棄所守之城而逃去라가 心欲力戰取勝하여 除其前日之醜者를 聚之爲一卒하니 此五者는 軍之練習精銳也라
有此三千人하여 內出이면 可以決圍요 外入이면 可以屠城矣니이다
原注
若能有此三千人하여 內奮而出이면 則可以決人之圍요 外馳而入이면 則可以屠人之城矣라
原注
願聞陳必欲定하고 守必欲固하고 戰必欲勝之道하노라
原注
立衆人之所易見者도 猶且可也니 豈欲直聞陳之必定, 守之必固, 戰之必勝乎아
君能使賢者居上하고 不肖者處下하면 則陳已定矣니이다
原注
君能使國中之人으로 賢有德者居上位하고 不肖者處下位하여 賢不肖有等하여 上與下不亂이면 則陳已先定矣니이다
原注
使吾民으로 皆安居其田宅하고 親愛其有司하면 則守已先固矣라
安其田宅은 民不失業矣요 親其有司는 民知愛其上, 死其長矣라
原注
百姓이 皆以吾君爲是하고 而以隣國爲非면 則戰已先勝矣라
以吾君爲是하고 以隣國爲非면 則可與之同死하고 可與之同生하여 而不畏危也라
武侯嘗謀事할새 群臣莫能及이러니 罷朝而有喜色한대
原注
魏武侯嘗籌謀國事할새 群臣皆莫能及이러니 罷朝而有喜悅之色이라
昔에 楚莊王이 嘗謀事할새 群臣莫能及이러니 罷朝而有憂色한대
原注
昔者에 楚莊王이 嘗謀國事할새 群臣莫能及者러니 罷朝에 有憂慼之色한대
楚莊王
은 姓
이요 名旅
며 申公
은 申叔
也
니 蓋楚申縣尹
이어늘 而僭稱公者也
라
楚子爵而僭稱王
이라 故
로 其臣皆僭公
하니 如
是也
라
曰 寡人聞之호니 世不絶聖하고 國不乏賢하니 能得其師者는 王이요 能得其友者는 覇라하니
今寡人不才어늘 而群臣莫及者하니 楚國其殆矣라하니이다
此는 楚莊王之所憂어늘 而君說之하시니 臣竊懼矣하노이다
原注
莊王曰 寡人嘗聞之호니 有言世不絶聖人하고 國不乏賢者하니 能得其師者는 爲王이요 能得其友者는 爲覇라하니
今寡人不才어늘 而群臣不及者는 楚國其危殆矣라하니라
此는 楚莊王之所以爲憂어늘 而君乃以爲悅하니 臣竊畏懼矣라하니
原注
도국圖國은 나라를 다스림을 도모하는 것이니, 나라가 다스려져야 비로소 군대를 사용할 수 있다.
편篇 안에 ‘도국圖國’ 두 글자가 있으므로 취하여 편篇을 이름하였으니, 모두 8장章이다.
오기吳起가 유자儒者의 복식을 차려 입고 군대의 일을 가지고 위魏 문후文侯를 뵙자, 문후文侯가 말하기를 “과인寡人은 군려軍旅의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였다.
原注
그의 선조는 본래 위衛나라 사람이니, 병법兵法을 배워 노魯나라의 장수가 되어서 제齊나라를 격파하고 전공戰功을 세웠는데, 어떤 사람이 오기吳起를 모함하자 노魯나라 임금이 의심하였다.
이에 오기吳起가 노魯나라를 떠나 위魏나라에 가서, 유자儒者의 옷을 입고 군대의 일로 위魏 문후文侯를 만나본 것이다.
문후文侯는 진晉나라 대부大夫 위사魏斯이니, 조적趙籍‧한건韓虔과 함께 진晉나라 땅을 나누어 제후가 되었다.
문후文侯는 오기吳起의 말을 듣고 말하기를 “과인寡人은 군려軍旅의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였다.
과인寡人은 덕德이 적은 사람이라는 뜻이니, 문후文侯가 자기를 칭한 것이다.
1만 2,500명을 군軍이라 하고 500명을 여旅라 하니, 군려軍旅는 전쟁하고 정벌하는 일을 말한 것이다.
“신臣은 드러난 일을 가지고 숨겨진 일을 점치고, 지나간 일을 가지고 미래를 살핍니다.
군주君主께서는 어찌하여 말씀과 마음이 서로 위배되십니까?
原注
신臣은 일의 드러난 것을 가지고 일의 숨겨진 것을 점쳐서 알고, 일의 지나간 것을 가지고 일이 올 것을 살펴 안다.
군주는 어찌하여 말과 마음이 서로 위배되는가?
지금 군주께서는 사시四時에, 짐승들의 가죽을 베고 갈라서 붉은 칠을 입히고 붉은색과 푸른색을 그리며 쇠를 녹여 무소와 코끼리의 형상을 만들고 계십니다.
原注
지금 군주가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사시四時에 여러 짐승들의 가죽을 베고 갈라서 붉은 칠을 한 장식으로 덮으니 이는 그 광택을 취한 것이요, 붉고 푸른 색깔로 그리니 이는 그 화려함을 취한 것이요, 무소와 코끼리의 형상을 불로 달구어 만드니 이는 그 위엄과 용맹함을 취한 것이다.
칠漆은 나무의 진액이니, 끈적끈적하여 그릇을 꾸밀 수 있다.
단청丹靑은 화공畵工이 사용하는 색깔이니, 멀리서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붉은색과 푸른색만 한 것이 없다.
무소는 뿔이 하나이고 모습이 물소와 같고 머리가 돼지와 같은데, 바닷속에 산다.
해변의 어부들이 길옆에 목서木犀를 세워놓으면, 무소가 와서 목서木犀에 기대 서있다가 목서木犀가 부러지면 무소도 땅에 쓰러지는데, 이때 쳐서 잡는다.
빠진 뿔을 흙 속에 묻어놓으면 사람들이 몰래 나무로 만든 가짜 뿔과 바꾸어놓는다.
코끼리는 이빨이 있는데, 희고 깨끗해서 사용할 수 있다.
코끼리의 머리는 구부릴 수가 없어서 움직여 사용함에 모두 코로써 하니, 지금 교지交趾와 평면平緬에 모두 있다.
추운 겨울철에 이것을 입으면 따뜻하지 않고, 무더운 여름철에 이것을 입으면 시원하지 않으며,
原注
추운 겨울철에 이것을 몸에 입으면 따뜻하지 않고, 무더운 여름철에 이것을 몸에 입으면 시원하지 않으니, 이는 붉은 칠을 하고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그린 가죽을 말한 것이다.
2장丈 4척尺의 긴 창과 1장丈 2척尺의 짧은 창을 만들며,
原注
2와 4는 모두 음陰의 수數이니, 음陰이 죽이는 것을 주장하기 때문에, 병기는 모두 음수陰數를 사용하는 것이다.
혁거革車가 문을 가리고, 바퀴를 가죽으로 싸고 바퀴통을 가죽으로 감싸시는데,
原注
바퀴를 싸고 바퀴통을 감싼다는 것은 가죽으로 그 바퀴를 싸고 그 바퀴통을 감싸는 것이다.
윤輪은 수레의 두 바퀴이고, 곡轂은 밖으로 바퀴살을 유지하고 안으로 축軸을 받는 것이다.
눈으로 보면 화려하지 않고 사냥할 때에 타면 가볍지 않으니, 군주께서는 어디에다 이것을 사용하시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原注
눈으로 보면 화려한 색깔이 없고 사냥할 때에 타면 빠른 효과가 없으니, 군주가 장차 이것을 어디에다 사용하려는지 모르는 것이다.
만약 나가서 싸우고 물러나 지킬 것을 대비하면서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을 구하지 않는다면, 비유하건대 둥지에 엎드려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이 살쾡이와 싸우고,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이는 어미 개가 호랑이에게 대드는 것과 같아서, 비록 싸우려는 마음은 있으나 따라서 죽게 될 것입니다.
原注
만약 이 수레와 창과 가죽으로 만든 물건들을 가지고 나가 싸우고 물러나 수비하는 쓰임을 대비하면서도, 재능 있는 장수를 구하여 임용하지 않는다면, 비유하건대 알을 품는 암탉이 살쾡이와 싸우고,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어미 개가 호랑이에게 대드는 것과 같으니, 비록 다투고 싸우려는 마음은 있으나 바로 뒤따라 죽게 될 것이다.
개와 살쾡이와 호랑이는 모두 짐승의 이름이다.
살쾡이는 큰 이리와 비슷하니, 《강덕론講德論》에 이르기를 “닭을 기르는 자는 살쾡이를 기르지 않는다.” 하였다.
호랑이는 밤에 보면 눈에 광채가 있고, 갈비뼈 사이와 꼬리 끝에는 길이가 한두 치쯤 되는 일자一字 모양의 뼈가 있으니, 바로 이것이 호랑이의 위엄이다.
옛날에 승상씨承桑氏의 군주는 덕德만 닦고 무비武備를 폐하여 자기의 국가를 멸망하게 하였고, 유호씨有扈氏의 군주는 병력兵力을 믿고 용맹만 좋아하여 자기의 사직社稷을 잃었습니다.
原注
승상씨承桑氏와 유호씨有扈氏는 모두 옛날 제후諸侯이다.
승상씨承桑氏의 군주는 단지 문덕文德만 닦고 무비武備를 폐하여 국가를 멸망시켰으며, 유호씨有扈氏의 군주는 다만 병력兵力을 믿고 용맹만 좋아하고 문덕을 닦지 아니하여 사직社稷을 잃었다.
구본舊本에는 ‘국國’자 아래에 ‘가家’자가 있으니, 지금 이것을 따른다.
현명한 군주는 이것을 거울삼아 안으로는 문덕文德을 닦고, 밖으로는 무비武備를 다스립니다.
原注
명철한 군주는 이 두 군주의 잘못을 거울삼아서, 반드시 안으로는 문덕文德을 닦아 백성들을 편안히 어루만져 주고, 밖으로는 무비武備를 닦아 외적의 침략을 대비하여 막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敵을 만나도 진격하지 않으면 의義에 미칠 수 없고, 쓰러진 시신이 있다고 하여 슬퍼하기만 하면 인仁에 미칠 수 없습니다.”
原注
그러므로 적敵의 군대를 만나도 나가 싸우려 하지 않으면 의義에 미칠 수가 없고, 쓰러진 시신이 있는 것을 보고 서글퍼하기만 하면 인仁에 미칠 수가 없다.
적군을 만나면 마땅히 나가 싸워야 하는데, 나가 싸우지 않고 의리義理만 지키면 도리어 저들이 기회를 틈타 승리하게 되고, 쓰러져 있는 시신을 보고 슬퍼하기만 하여 차마 싸우지 못하고, 행여 사람이 상할까 두려워하여 고식姑息의 인仁만 지키면 도리어 적군에게 패하게 된다.
이에 문후文侯가 친히 자리를 펴고 부인夫人이 술잔을 받들어 올려, 오기吳起를 사당에 고유告由하고 대장大將으로 세웠다.
原注
이에 위魏 문후文侯가 직접 자리를 펴고 부인夫人이 술잔을 받들어 올려 선조의 사당에 아뢰어 제사하고, 오기吳起를 세워 대장大將으로 삼았다.
오기吳起가 서하西河를 지켜 제후와 일흔여섯 번을 크게 싸웠는데, 온전히 승리한 것이 예순네 번이었고 나머지는 평화롭게 해결하였다.
사방으로 국토를 넓혀서 천 리의 넓은 땅을 개척하였으니, 모두 오기吳起의 전공戰功이었다.
原注
오기吳起로 하여금 진秦나라 국경인 서하西河의 가를 지키게 하여 제후들과 일흔여섯 번을 크게 싸웠는데, 온전히 승리한 것이 예순네 번이었고 나머지 열두 번의 싸움은 모두 적敵과 평화롭게 해결하여 승부가 없었다.
사면으로 국토를 넓혀서 천 리의 드넓은 땅을 개척한 것은 모두 오기吳起의 공功이었다.
이 장章은 후세 사람들이 오기吳起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일을 총괄하여 서술한 것이요, 오기吳起가 직접 지은 것이 아니다.
“옛날에 국가를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백성을 가르치고 만민萬民을 친애하였다.
原注
옛날 국가를 다스릴 것을 도모하는 인군人君은 반드시 먼저 백성들을 가르치고 만민萬民을 친애하여 따르게 하였다.
백성은 기내畿內(서울)의 백성을 이르고, 만민은 국경 안의 백성들을 통틀어 말한 것이다.
백성을 가르친다고 말하고 만민을 친애한다고 말한 것은 호문互文일 뿐이니, 만민을 가르치지 않고 백성을 친애하지 않음을 말한 것은 아니다.
왕자王者는 백성들을 똑같이 보고 한결같이 사랑하며, 가까운 사람에게 돈독히 하고 먼 사람을 등용하여 안과 밖의 구분이 없을 뿐이다.
네 가지 화합하지 못함이 있으니, 나라에서 화합하지 못하면 군대를 출동할 수 없고, 군대에서 화합하지 못하면 나아가 진陣을 칠 수 없고, 진영陣營에서 화합하지 못하면 나아가 싸울 수 없고, 싸움터에서 화합하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原注
‘네 가지 화합하지 못함’은 나라와 군대와 진영과 싸움터를 이르니, 한 가지 화합하지 않은 것도 불가한데 하물며 네 가지 모두 화합하지 못한 경우이겠는가?
나라에서 화합하지 못하다는 것은 군신君臣과 상하上下가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것이니, 나라가 화합하지 못하면 민심民心이 이반되므로 군대를 출동할 수 없는 것이다.
군대에서 화합하지 못하다는 것은 장수와 관리와 병사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것이니, 군대가 화합하지 못하면 여러 사람의 마음이 어긋나므로 나아가 진陣을 칠 수 없는 것이다.
진영陣營에서 화합하지 못하다는 것은 항렬行列과 대오隊伍가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것이니, 진영이 화합하지 못하면 항렬行列과 대오가 흩어지므로 나아가 싸울 수 없는 것이다.
싸움터에서 화합하지 못하다는 것은, 앉고 일어나고 나아가고 물러남이 서로 화합하지 못한 것이니, 싸움터에서 화합하지 못하면 나아가고 물러남이 어긋나고 다르므로 승리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道가 있는 군주는 장차 백성을 전쟁에 쓰려고 하면, 먼저 화합하게 하고서 큰일을 하는 것이다.
原注
이 때문에 도道가 있는 군주는 장차 자기 백성을 전쟁에 쓰려고 하면, 반드시 먼저 나라에서 화합하고 군대에서 화합하고 진영에서 화합하고 싸움터에서 화합하게 하니, 그런 뒤에야 감히 정벌하는 큰일을 하는 것이다.
구본舊本에는 ‘후後’자가 있고 ‘대大’자가 없다.
감히 사람들의 사사로운 계책을 믿지 못하여, 반드시 선조의 사당에 고유하고 큰 거북껍질을 꺼내어 점을 치고 천시天時를 참작하여 길吉한 뒤에야 비로소 군대를 출동하였다.
原注
감히 여러 사람의 사사로운 계책을 듣고 믿지 못하는 것은 그 계책이 공정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것이요, 반드시 선조의 사당에 고유하는 것은 감히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음을 보이는 것이요, 큰 거북껍질을 꺼내어 그 길흉吉凶을 묻는 것은 신명神明에게 질정하는 것이요, 천시天時를 참작하는 것은 천시天時의 순하고 순하지 않음을 징험하는 것이다.
거북점의 조짐이 길하다고 말하고, 천시가 또 순한 뒤에야 비로소 군대를 일으켜 싸우고 정벌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원귀元龜는 큰 거북이니, 채주蔡州에서 나온다.
백성들이 군주가 자기들의 목숨을 아끼고 죽음을 애석하게 여김이 이와 같이 지극함을 알고서 더불어 전란에 임하면, 병사들이 나아가 싸우다가 죽는 것을 영화롭게 여기고 후퇴하여 사는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
原注
백성들이 군주가 자기의 목숨을 아끼고 자기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김이 이와 같이 지극함을 알게 하고서 더불어 전란에 임하면, 병사들이 모두 전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을 영화롭고 귀한 일로 여기고, 후퇴하여 구차하게 사는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
“도道라는 것은 근본을 돌이켜서 시초始初를 회복하는 것이요,
原注
도道라는 것은 근본을 돌이켜 구해서 그 시초에 하늘에서 받은 이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도道라는 것은 사물의 당연한 이치로 사람이 함께 행하는 것이니, 예컨대 부자父子의 친함과 군신君臣의 의리와 부부夫婦의 분별과 장유長幼의 차례와 붕우朋友의 신의 같은 것이 이것이다.
사람이 자기가 처한 위치에 나아가서 일에 따라 그 근본을 되찾아 시초에 하늘에서 받은 이치를 다시 돌이키면 도道가 다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의義라는 것은 일을 행하여 공功을 세우는 것이요,
原注
의義라는 것은 마음의 제재이고 일의 마땅함이다.
오직 마음에 제재가 있어야 일이 모두 마땅함에 부합하니, 이 때문에 일을 행하여 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의義로써 일을 제재한다.” 하였으니, 일을 제재하여 행하면 능히 공을 세워서 의義가 다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모謀라는 것은 해害를 피하고 이익利益으로 나가는 것이요,
原注
모謀라는 것은 지혜知慧와 사려思慮로 헤아리는 것이다.
오직 지혜와 사려가 있어야 헤아릴 수 있는 것이니, 이 때문에 해로움을 보면 피하고 이로움을 보면 달려가는 것이다.
요要라는 것은 업業을 보전하고 성공을 지키는 것이니,
原注
공자孔子가 말씀하기를 “요약함으로써 잃는 자가 적다.” 하였다.
능히 예禮로써 요약하니, 이 때문에 업業을 보전하고 성공을 지키는 것이다.
만약 행실이 도道에 부합하지 않고 거동이 의義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큰 지위에 처하고 귀한 자리에 거하면, 반드시 환란이 미친다.
原注
만약 행하는 것이 도道에 부합하지 않고 거동이 의義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큰 지위에 처하고 높은 자리에 거하면, 그 임무를 감당하지 못하여 환란이 반드시 자기 몸에 미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인聖人은 도道로써 편안히 하고 의義로써 다스리고 예禮로써 동하고 인仁으로써 어루만지는 것이니,
原注
이 때문에 옛날 성인聖人은 천하를 편안히 다스릴 적에 반드시 도道로써 하였으니, 이른바 ‘백성들을 편안히 해주면 이에 온다.[綏之斯來]’는 것이 이것이요,
국가를 다스릴 적에 반드시 의義로써 하였으니, 이른바 ‘의義로써 다스림을 바르다고 한다.[以義治之之謂正]’는 것이 이것이요,
여러 백성들을 동원할 적에 반드시 예禮로써 하였으니, 이른바 ‘예禮로써 가지런히 한다.[齊之以禮]’는 것이 이것이요,
억조億兆의 백성들을 어루만지고 편안히 할 적에 반드시 인仁으로써 하였으니, 이른바 ‘한결같이 보고 똑같이 사랑한다.[一視同仁]’는 것이 이것이다.
예禮는 천리天理의 절문節文이고 인사人事의 의칙儀則(규범)이며 인仁은 마음의 덕德이고 사랑하는 원리이다.
이 네 가지 덕德은 닦으면 흥왕興旺하고, 폐하면 쇠망衰亡하는 것이다.
原注
도道‧의義‧예禮‧인仁 이 네 가지 덕德을 능히 닦아서 행하면 국가가 반드시 흥왕하고, 만약 폐하여 행하지 않으면 국가가 반드시 쇠망하는 것이다.
도道‧의義‧예禮‧인仁을 모두 덕德이라 이르니, 도道는 바로 사물의 당연한 이치이고, 덕德은 바로 도道를 행하여 마음에 얻음이 있는 것이니, 그 실제는 똑같다.
그러므로 성탕成湯이 걸왕桀王을 토벌하자 하夏나라 백성들이 기뻐하였고, 주周 무왕武王이 주왕紂王을 정벌하자 은殷나라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았으니, 거사할 때에 천명天命과 인심人心에 순응하였으므로 그럴 수 있었던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성탕成湯이 하夏나라 걸왕桀王을 토벌할 적에 하夏나라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였고,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정벌할 적에 은殷나라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았던 것은, 거사함에 천명天命과 인심人心을 순히 따랐으므로 능히 이와 같은 것이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혁명한 것은 천명에 응하고 인심에 순응한 것이다.” 하였으니, 천명에 응하고 인심에 순응하였다는 것은 도道‧의義‧예禮‧인仁을 닦아 흥왕한 것이요, 걸왕桀王과 주왕紂王이 멸망한 것은 도道‧의義‧예禮‧인仁을 폐하여 쇠망한 것이다.
原注
○ 내가 살펴보건대,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인의仁義와 도덕道德을 논한 분은 맹자孟子이시다.
오기吳起는 병가兵家의 부류인데 인의仁義와 도덕道德을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오기吳起는 증자曾子에게서 배웠고 증자曾子는 공자孔子에게서 전수받았으니, 그 말씀이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증자曾子는 인의仁義와 도덕道德에 순수하였고, 오기吳起는 권모술수權謀術數와 공리功利를 뒤섞어 썼다.
이 때문에 어머니가 죽었는데도 초상에 달려가지 않아 증자曾子에게 절교를 당하였고, 아내를 죽이고 장수가 되고자 하여 노魯나라 군주에게 모함을 받아 위魏나라로 도망갔다가 초楚나라에서 죽었으니, 이는 오기吳起가 말만 하고 능히 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성품에는 네 가지 덕德이 있는데, 이 장章에서 첫 번째로 도道‧의義‧모謀‧요要를 말하였고, 중간에는 다만 도道‧의義를 말하였으며, 마지막에 또 예禮‧인仁을 말하였으니, 모謀는 바로 지혜知慧이고 요要는 예禮이기 때문이다.
도道는 만 가지 일에 흩어져 있고 덕德은 한 마음에 모여있으니, 오자吳子의 말이 근본한 바가 있는 것이다.
“나라를 통제하고 군대를 다스릴 적에는 반드시 예禮로써 가르치고 의義로써 격려하여,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게 하여야 한다.
原注
국가를 통제하고 군대를 다스릴 적에는 반드시 예禮로써 가르치고 의義로써 격려하여,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게 하여야 한다.
사람은 예禮와 의義를 알기 때문에,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며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이 있어서 군주를 높이고 윗사람을 친애하는 도리를 우선으로 여기는 것이다.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큰 나라에 있어서는 충분히 싸울 수 있고, 약소국에 있어서는 충분히 지킬 수 있는 것이다.
原注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큰 나라에 있어서는 충분히 나가 싸워서 사력死力을 바칠 수 있고, 작은 나라에 있어서는 충분히 굳게 지켜서 한마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싸워서 이기기는 쉽고, 지켜서 이기기는 어려운 것이다.
原注
그러나 병기兵器를 가지고 교전交戰하여 남들과 힘써 싸워서 승리를 취하는 것은 쉬우니, 이른바 ‘그 다음은 군대를 정벌한다.’는 것이요,
군영을 견고히 하고 보루를 깊이 쌓아서 스스로 굳게 지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어려우니, 이른바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굴복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천하天下의 싸우는 나라에 다섯 번 승리한 자는 화禍를 당하고, 네 번 승리한 자는 피폐해지고, 세 번 승리한 자는 패자覇者가 되고, 두 번 승리한 자는 왕자王者가 되고, 한 번 승리한 자는 황제皇帝가 된다.’고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자주 싸워서 천하를 얻은 자는 드물고, 자주 싸워서 천하를 잃은 자는 많은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말하기를 “천하에 싸우는 나라의 제후 중에 다섯 번 적에게 승리한 자는 반드시 스스로 패망하고, 네 번 적에게 승리한 자는 반드시 스스로 힘이 피폐해지고, 세 번 적에게 승리한 자는 반드시 패자覇者의 공을 세우고, 두 번 적에게 승리한 자는 반드시 왕자王者의 기업基業을 열고, 한 번 적에게 승리한 자는 반드시 황제皇帝의 기업을 이룬다.
이 때문에 여러 번 승리하여 천하를 얻은 자는 매우 적고, 여러 번 승리하여 망한 자는 매우 많은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예컨대 합려闔閭가 여러 번 승리하여 취리檇李에서 패하였고, 부차夫差가 여러 번 승리하여 고소姑蘇에서 죽었으며, 진晉 여공厲公이 초楚나라를 이기자 범문자范文子가 걱정하여 말하기를 “군주가 교만하고 잘난 체하는데 적을 이겼으니, 이것은 하늘이 그 병을 더한 것이다.
정鄭나라가 채蔡나라를 침략하여 사마司馬인 공자섭公子爕을 사로잡자 자산子産이 말하기를 “약소국이 문덕文德이 없으면서 무공武功만 있으면 화禍가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다.” 하였으니,
이것은 모두 이른바 ‘다섯 번 승리한 자는 화禍를 취하고, 네 번 승리한 자는 피폐하고, 여러 번 승리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제齊 환공桓公은 제후들을 규합하고 천하를 바로잡음에 병거兵車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세 번 승리하여 패자覇者가 된 것이 아니겠는가?
무왕武王은 상商나라의 주왕紂王을 토벌하고 엄奄나라를 정벌함에 한 번 군복을 입고서 천하가 평정되었으며, 순舜임금과 우禹임금의 세상에는 다만 군대를 일으켜 유묘有苗(三苗)를 정벌하기만 하였으니, 두 번 승리하여 왕자王者가 되고 한 번 승리하여 황제皇帝가 된 것이 아니겠는가?
후래에 항우項羽가 여러 번 승리하여 패망하였고, 한漢 고조高祖가 한 번 승리하여 황제가 된 것 또한 그 증험인 것이다.
오자吳子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이전에 자주 승리하여 멸망하는 화禍를 보아서 알았으므로, 여기에서 말하여 후인들을 경계한 것이다.
“무릇 군대를 일으키는 것이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명예名譽를 다투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익利益을 다투는 것이고, 세 번째는 악惡을 쌓는 것이고, 네 번째는 내란內亂이고, 다섯 번째는 굶주린 틈을 타는 것이다.
原注
군대(전쟁)를 일으키는 이유에 다섯 가지 등급이 있으니, 첫 번째는 명예名譽를 다툼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켜 서로 공격하는 것이니, 예컨대 오吳나라가 제齊나라와 황지黃池에서 맹약한 것이 이것이다.
두 번째는 이익利益을 다툼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켜 서로 공격하는 것이니, 진晉나라와 초楚나라가 정鄭나라에 있어서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세 번째는 군주와 신하가 악惡을 쌓음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켜 정벌하는 것이니,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오吳나라에 있어서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네 번째는 내란內亂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켜 멸망시키는 것이니, 초楚나라 사람이 하징서夏徵舒에 있어서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다섯 번째는 굶주린 틈을 인하여 군대를 일으켜 습격하는 것이니, 용庸나라 사람이 초楚나라에 있어서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그 명칭이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의로운 군대이고, 두 번째는 강한 군대이고, 세 번째는 강분剛忿한 군대이고, 네 번째는 포학暴虐한 군대이고, 다섯 번째는 거스르는 군대이다.
原注
그 출동하는 군대의 명칭이 또 다섯 등급이 있다.
첫 번째는 의로운 군대이니 의리로써 남을 굴복시킴을 이르고, 두 번째는 강력한 군대이니 힘으로써 남을 이김을 이르고, 세 번째는 강분剛忿한 군대이니 강분剛忿으로써 남을 제어함을 이르고, 네 번째는 포학한 군대이니 포학함으로써 남에게 무례하게 대함을 이르고, 다섯 번째는 거스르는 군대이니 위로는 천도天道를 거스르고 아래로는 민심民心을 거스름을 이른다.
포학함을 금하고 혼란을 구제하는 것을 의로운 군대라 하고, 많은 병력을 믿고 정벌하는 것을 강한 군대라 하고, 노여움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키는 것을 강분剛忿의 군대라 하고, 예禮를 버리고 이익을 탐하는 것을 포학한 군대라 하고, 나라가 혼란하고 백성들이 피로한데도 전쟁을 일으켜 군대를 동원하는 것을 거스르는 군대라 한다.
原注
남의 포학함을 금하고 남의 혼란을 구제하는 것을 이름하여 의로운 군대라 하니,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이것이요 그 아래는 제齊 환공桓公이 여기에 가깝다.
많은 군대를 믿고서 이웃 나라를 정벌하는 것을 이름하여 강한 군대라 하니, 진秦나라와 초楚나라가 이것이다.
자기의 사사로운 분노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켜 정벌하는 것을 이름하여 강분剛忿한 군대라 하니, 각지卻至가 소동숙자蕭同叔子의 비웃음에 노하여 군대를 일으켜 제齊나라를 정벌한 것이 이것이다.
떳떳한 예禮를 버리고 남의 이익을 탐하는 것을 이름하여 포학한 군대라 하니, 합려闔閭가 윤상允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월越나라를 정벌한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온 나라가 혼란하고 백성들이 피곤한데 또 전쟁을 일으켜 군대를 동원해서 정벌하기를 그치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거스르는 군대라 하니, 예컨대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나라가 이미 혼란하고 백성들이 피로한데도 제齊나라와 진晉나라를 정벌한 것이 이것이다.
다섯 가지의 경우에 각각 그 방도가 있으니, 의로운 군대는 반드시 예禮로써 굴복시키고, 강한 군대는 반드시 겸손함으로써 굴복시키고, 강분剛忿한 군대는 반드시 사양함으로써 굴복시키고, 포학한 군대는 반드시 속임수로써 굴복시키고, 거스르는 군대는 반드시 권도權道로써 굴복시켜야 한다.”
原注
다섯 가지 경우에 각각 굴복시키는 방도가 있으니, 의로운 군대는 반드시 예禮로써 굴복시키고, 강한 군대는 반드시 겸손함으로써 굴복시키고, 강분剛忿한 군대는 반드시 사양함으로써 굴복시키고, 포학한 군대는 반드시 속임수로써 굴복시키고, 거스르는 군대는 반드시 권도權道로써 굴복시키는 것이다.
의義는 과단한 것이고 예禮는 사양하는 것이므로 예禮가 의義를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요, 강强은 힘을 믿는 것이고 겸謙은 겸손한 것이므로 겸손함이 강력함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요, 강剛은 분노하는 것이고 사辭는 완곡婉曲한 것이므로 사양함이 강분함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요, 폭暴는 용감하되 지모가 없는 것이고 사詐는 계책으로써 속이는 것이므로 속임수가 포학함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요, 역逆은 떳떳함을 위반하고 도道를 잃는 것이고 권權은 변화에 따라 마땅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권도權道가 거스름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군대를 다스리고 적을 헤아리고 국가를 견고히 지키는 방법을 듣고자 하노라.”
原注
무후武侯는 위魏 문후文侯의 아들이니, 이름이 격擊이다.
군대를 정돈하여 다스리고 적의 실정을 헤아리고 국가를 견고히 지키는 세 가지의 방도에 대해 듣기를 원하노라.
“옛날 명철한 임금은 반드시 군신간君臣間의 예의禮義를 삼가고 상하간上下間의 의식儀式을 잘 수식하여 관리와 백성들을 편안히 하고 풍속을 따라 가르치며, 재능이 뛰어나고 용감한 병사들을 선발하고 모집하여 비상사태에 대비하였습니다.
原注
옛날 명철한 군주는 반드시 군신간의 예의禮義를 삼가고 상하간의 의식儀式을 닦아서, 군주는 군주로서의 예의가 있고 신하는 신하로서의 예의가 있어서, 윗자리에 거하고 아랫자리에 처함에 각각 의칙儀則(예법)이 있었다.
관리와 백성들을 편안히 하고 그 풍속을 따라 가르치며, 뛰어난 재능이 있고 용감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선발하여, 예측하지 못한 일을 방비하였다.
옛날에 제齊 환공桓公은 5만 명의 병사를 모집하여 제후 중에 패자覇者가 되었고, 진晉 문공文公은 용감하게 앞장서는 병사 4만 명을 불러 모아 자신의 뜻을 이루었고, 진秦 목공穆公은 적진을 무찌르는 병사 3만 명을 두어서 이웃의 적국을 복종시켰습니다.
原注
옛날에 제齊 환공桓公은 재능이 있고 용감한 병사 5만 명을 모집하여 제후 중에 패자覇者가 되었고, 진晉 문공文公은 용감하게 앞장서는 병사 4만 명을 불러 모아서 천하에 뜻을 얻었고, 진秦 목공穆公은 적진에 들어가 공격할 병사 3만 명을 만들어 이웃의 적국을 복종시켰다.
제齊 환공桓公은 성姓이 강姜이고 이름이 소백小白이며, 진晉 문공文公은 성姓이 희姬이고 이름이 중이重耳이며, 진秦 목공穆公은 성姓이 영嬴이고 이름이 임호任好이니, 모두 패왕覇王이 된 군주이다.
그러므로 강한 나라의 군주는 반드시 그 백성을 잘 헤아리니, 백성 중에 담력膽力과 용맹勇猛과 기운氣運과 힘이 센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나아가 싸우기를 좋아하고 힘을 바쳐 자기의 충성과 용맹을 드러내려 하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높고 먼 곳을 잘 뛰어넘고 발이 가벼워 잘 달리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임금의 신하로서 지위를 잃고 윗사람에게 공로를 드러내고자 하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옛 성城을 버리고 지키던 곳을 도망하였다가 자신의 치욕을 씻고자 하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드니, 이 다섯 가지는 모두 군대의 훈련이 잘된 정예병입니다.
原注
그러므로 강한 나라의 군주는 반드시 백성의 힘을 헤아려서 선발하여 쓰는 것이니, 백성 중에 담력과 용맹과 기운과 힘이 있어서 능히 적의 깃발을 뽑고 적장의 목을 벨 수 있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나아가 싸우기를 좋아하고 자기의 힘을 바쳐서 자신의 충성과 용맹을 드러내려 하는 자를 모아서 한 군대를 만들며, 높은 성城을 뛰어넘고 먼 국경을 넘어갈 수 있고 발이 가벼워 달리기를 잘하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임금의 신하로서 잘못을 저질러 직책과 벼슬을 잃고 마음속으로 적진에 달려가 공을 세워서 윗사람에게 드러내고자 하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들며, 옛날 지키던 성城을 버리고 도망갔다가 마음속으로 힘껏 싸워 승리해서 지난날의 치욕을 씻고자 하는 자를 모아 한 군대를 만드니, 이 다섯 가지는 병사 중에 훈련이 잘된 정예병들이다.
이 3천 명을 보유하여 안에서 출동하면 적의 포위망을 뚫을 수 있고, 밖에서 쳐들어가면 적의 성城을 무찌를 수 있습니다.”
原注
만약 이 3천 명을 보유하여 안에서 분발하여 출동하면 적의 포위망을 뚫을 수 있고, 밖에서 달려 쳐들어가면 남의 성城을 무찌를 수 있는 것이다.
“진영陣營을 반드시 안정되게 하고 지킴을 반드시 견고하게 하고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는 방도를 듣기 원하노라.”
原注
진영을 반드시 안정되게 하고, 지킴을 반드시 견고하게 하고,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는 방도를 듣기 원하노라.
“볼 수 있는 것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니, 어찌 다만 듣는 것뿐이겠습니까.
原注
여러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세우는 것도 오히려 가능한데, 어찌 다만 진영陣營을 반드시 안정되게 하고 지킴을 반드시 견고하게 하고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는 것을 듣고자 하는가?
군주君主가 어진 자를 윗자리에 있게 하고 불초不肖한 자를 아랫자리에 있게 하면, 진영陣營이 이미 안정安定된 것입니다.
原注
군주가 능히 온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어질고 덕德이 있는 자가 윗자리에 있고 불초不肖한 자가 아랫자리에 있게 해서, 어진 자와 불초한 자가 차등이 있어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혼란하지 않으면, 진영이 이미 먼저 안정된 것이다.
백성들이 그 농지와 집을 편안히 여기고 그 유사有司(담당관)를 친애하면, 지킴이 이미 견고해진 것입니다.
原注
우리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그 농지와 집에 편안히 살게 하고 그 유사有司를 친애하게 하면, 지킴이 이미 먼저 견고해진 것이다.
농지와 집에 편안히 살게 함은 백성들이 생업生業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요, 유사有司를 친애함은 백성들이 자기의 윗사람을 사랑하고 자기의 어른을 위하여 죽을 줄 알게 하는 것이다.
백성들이 모두 우리 군주를 옳게 여기고 이웃 나라를 그르다고 여기면, 싸움에 이미 승리한 것입니다.”
原注
백성들이 모두 우리 군주가 하는 일을 옳게 여기고 이웃 나라가 하는 일을 그르게 여기면, 싸움에 이미 먼저 이긴 것이다.
우리 군주를 옳게 여기고 이웃 나라를 그르다 하면, 이들과 함께 죽고 이들과 함께 살 수 있어서 위태로움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무후武侯가 일찍이 일을 도모할 적에 여러 신하들이 미치지 못하였는데, 조회를 파하자 기뻐하는 기색이 있었다.
原注
위魏 무후武侯가 일찍이 국사를 계획하고 도모할 적에, 여러 신하들이 모두 그에게 미치지 못하였는데, 조회를 파하자 무후武侯는 기뻐하는 기색이 있었다.
“옛날에 초楚 장왕莊王이 일찍이 일을 도모할 적에 여러 신하들이 미치지 못하였는데, 조회를 파하자 근심하는 기색이 있었습니다.
신공申公이 묻기를 ‘임금께서 근심하는 기색이 있음은 어째서입니까?’ 하니,
原注
옛날 초楚 장왕莊王이 일찍이 국사를 도모할 적에 여러 신하들이 미치지 못하였는데, 조회를 파하자 근심하는 기색이 있었다.
신공申公이 장왕에게 묻기를 “지금 임금께서 근심하는 기색이 있음은 어째서입니까?” 하였다.
초楚 장왕莊王은 성姓이 미芈이고 이름이 여旅이며, 신공申公은 바로 신숙시申叔時이니, 초楚나라 신현申縣의 윤尹이었는데 참람하여 공公이라 칭하였다.
초楚나라 군주는 작위가 자작子爵인데도 참람되게 왕王이라 칭하였으므로 그의 신하들도 모두 참람되게 공公이라 칭하였으니, 섭공葉公과 백공白公 같은 따위가 바로 이것이다.
장왕莊王이 대답하기를 ‘내 들으니「세상에는 성인聖人이 없지 않고 나라에는 현자賢者가 없지 않으니, 능히 훌륭한 스승을 얻는 자는 왕자王者가 되고 능히 훌륭한 벗을 얻는 자는 패자覇者가 된다.」하였다.
지금 과인은 재주가 없는데도 여러 신하들이 나에게 미치는 자가 없으니, 초楚나라가 장차 위태로워질 것이다.’하였습니다.
이는 초楚 장왕莊王이 근심한 것인데 지금 임금께서는 기뻐하시니, 신臣은 속으로 두렵습니다.”
原注
장왕莊王이 말하기를 “과인寡人이 일찍이 들으니 ‘세상에는 성인聖人이 없지 않고 나라에는 현자賢者가 없지 않으니, 능히 훌륭한 스승을 얻는 자는 왕자王者가 되고 능히 훌륭한 벗을 얻는 자는 패자覇者가 된다.’ 하였다.
지금 과인은 재주가 없는데도 여러 신하들 중에 미치는 자가 없으니, 초楚나라가 아마도 위태로울 것이다.” 하였다.
이는 초楚 장왕莊王이 근심했던 것인데, 임금은 도리어 기뻐하니 속으로 두렵다.
성인聖人은 신묘하여 헤아릴 수 없는 자를 이르고, 현자賢者는 재주와 덕德이 출중한 자를 이른다.
훌륭한 스승을 얻은 자가 왕자王者가 된다는 것은 성탕成湯이 이윤伊尹을 얻은 경우이고, 훌륭한 벗을 얻은 자가 패자覇者가 된다는 것은 환공桓公이 관중管仲을 얻은 경우이다.
초楚 장왕莊王의 이 말은 참으로 만세萬世의 법칙이 될 만하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능히 훌륭한 스승을 얻는 자는 왕자王者가 되고 남이 자기만 못하다고 말하는 자는 망하며, 묻기를 좋아하면 여유가 있고 자기의 지혜만을 쓰면 작아진다.” 하였으니, 초楚 장왕莊王 또한 이 도리를 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