傷人害物이 莫此爲甚하니 兵은 乃國家不得已而用者요 火攻은 又其不得已者也라
故로 曰 明主愼之하고 良將警之라하니 此는 孫武子所以後述之也라
凡火攻有五
하니 一曰火人
이요火兵(火攻을 맡은 병사)
原注
府庫는 所以藏貨財珍寶요 及軍裝軍器도 亦皆有庫收之라
焚之者는 使殫財乏用하여 國家貧窘하여 兵無供給也라
原注
行火
에 必有所因
이니 謂
하여 營舍, 茅竹, 積芻, 聚糧
의 逼近草莽
을 皆可焚之也
라
煙火를 必當素具니 謂蒿艾, 荻葦, 薪芻, 膏油, 火槍, 火箭, 火鎌, 火石之類를 皆當預備也라
發火有時
하고 起火有日
하니 時者
는 天之燥也
요 日者
는 月在箕壁翼軫也
니 凡此四
者
는 風起之日也
라
原注
發火必有時
하니 時者
는 天時之燥乾
이면 則火易
이요 起火必有日
하니 日者
는 月在
이니 此四宿者
는 風之使也
라
原注
凡火攻之法은 必因五火有變亂之形이면 則以兵應之니
五火는 卽上文火人, 火積, 火輜, 火庫, 火隊也라
原注
火旣發於內면 則兵速應於外하여 內外齊攻이면 敵易驚亂이라
原注
火雖發이나 而兵靜不亂者는 敵有預備니 且待其變이요 不可遽攻也라
原注
待盡其火力하여 若敵擾亂하여 可從則從而攻之요 若敵終靜而不擾하여 旣有預備면 則不可從이니 當收兵而退也라
原注
若遇敵在荒澤草穢하여 安營立柵이어든 火可發之於外요 不必待作於內라
但有便이면 卽當應時而發이니 若少遲緩이면 恐敵先自燒斷近營草穢니 我起火無益也라
如
하며 黃巾賊張角
이 圍皇甫
於長社
러니 賊依草結營
이라
原注
火發上風이어든 當從上風攻之요 無攻於火之下風이니 風勢逆하여 恐反爲火所焚也라
原注
張賁云 久字는 古從字之誤也니 謂白晝遇風而發火면 則當以兵從之요 遇夜有風而發火면 則止而不從이니 恐彼有伏反乘我也라
原注
凡行軍
에 必要知五火之變
하고 니 不止用以攻人
이요 亦當防人攻我也
라
原注
用火助攻이면 燔灼之威炳然이라 故로 曰明이요 用水助攻이면 浩蕩之勢莫敵이라 故로 曰强이라
原注
杜牧曰 水는 可以絶敵糧道하고 絶敵救援하고 絶敵奔逸하고 絶敵衝擊이요 不可以奪敵之險要積蓄也라
張預曰 水는 止能隔絶敵軍之前後하여 取一時之勝이라
謂水可以隔絶人之軍
이니 若
軍
으로 分而爲二
하여 因奮擊大敗之
하고
但不字는 爲火字之誤耳라하니 其說이 與張預義同이라
原注
夫用水火之助하여 戰而勝하고 攻而取者는 亦士卒之用命也라
言水火之助로 雖能破軍敗敵이나 亦當賞士卒之用命者라
原注
故로 曰 明哲之主는 當謀慮戰攻之事하고 良能之將은 當修擧克捷之功이라
原注
非我之所利면 不可輕易擧動이요 非得彼之勝이면 不可輕易用兵이요 非至危急之勢면 不可輕易與戰이니 言不得已而後用也라
原注
人主는 不可因怒而興三軍之師요 將帥는 不可乘慍而致戰爭之事라
因怒興師
는 非爲民也
라 故
로 亡
하나니 如
이 是也
라
以慍致戰
은 非爲國也
라 故
로 敗
하나니 若
是也
라
怒盛於慍이라 故로 以主言하고 慍小於怒라 故로 以將言하니 主는 可以言興師요 將은 止可以言戰이라
原注
合於利而後에 動하고 不合於利則當止니 言不可因怒而用兵也라
怒可以復喜요 慍可以復悅이나 亡國은 不可以復存이요 死者는 不可以復生이니라
原注
主因怒而興師면 則國必亡하나니 國已亡이면 安得復存乎아
將因慍而致戰이면 則兵必死하나니 兵已死면 安得復生乎아
故로 曰 明主愼之하고 良將警之라하니 此는 安國全軍之道也니라
原注
故로 曰 明哲之主는 愼於用兵하나니 此는 安國之道也요 良能之將은 戒於輕戰하나니 此는 全軍之道也라
原注
三代之前
에 聖帝明王
이 安肯用此
하여 以漂流焚蕩
하여 使生民麋爛
하여 靡有
遺哉
아
然이나 自戰國以來로 詭詐相尙하여 而用之者多矣라
하고 는 以鷄數百
으로 連以長繩
하여 繫火於足
하여 以燒羌衆
하고 하고 後周時
에 하고 後漢時
에 하니 此皆以火而取勝者也
라
孫子曰 不戰而屈人之兵은 善之善者也라하니 以此言之컨대 火攻은 但示人不可不知니 非專恃此以爲勝也니라
화공火攻이란 불을 사용하여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사람을 상하게 하고 물건을 해치는 것이 이 화공보다 더 심한 것이 없으니, 전쟁은 바로 국가가 부득이하여 사용하는 것이요, 또한 화공은 전쟁에서 부득이한 경우에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삼가고, 훌륭한 장수는 경계한다.” 하였으니, 이는 손무자孫武子가 책의 끝에 이것을 서술한 이유이다.
무릇 화공火攻이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사람을 불태우는 것이요,
原注
무릇 화공火攻하는 법이 다섯 가지 일이 있으니, 첫 번째는 불을 사용하여 사람을 불태우는 것이다.
예컨대, 육손陸遜이 병사들에게 명하여 각각 한 묶음의 띠풀을 갖게 하여 화공으로 촉한蜀漢의 군대 40여 진영을 함락하고 촉한蜀漢의 장수 장남張南과 풍습馮習 등을 목 베자 소열황제昭烈皇帝가 도망하였으며, 황개黃蓋가 배에 건조한 갈대와 마른 나무 섶을 싣고 가서 위魏나라 군대를 불태우자 조조曹操가 패하여 달아난 것이 이것이다.
두 번째는 적이 저축해놓은 곳을 불태우는 것이요,
原注
두 번째는 화공火攻을 사용하여 적이 저축해놓은 것을 불태워서 적으로 하여금 꼴과 식량이 부족하게 하는 것이다.
한漢나라가 유가劉賈로 하여금 군대를 거느리고 백마진白馬津을 건너가서 초楚나라 땅에 들어가 그 저축해놓은 것들을 불태워서 초楚나라의 기업基業을 깨뜨리니 초楚나라 군대가 식량이 궁핍하였으며, 수隋 문제文帝가 고경高熲의 계책을 따라 사람을 보내어 바람결을 따라 불을 놓아서 진陳나라가 저축해놓은 식량과 마초馬草를 불태우니, 진陳나라 사람들이 더욱 피폐한 것이 이것이다.
原注
세 번째는 화공火攻을 사용하여 적의 치중輜重을 불태우는 것이다.
치중이란 군대에 수반되는 의복과 식량과 병기와 의장이니, 큰 수레에 싣는 것이다.
예컨대 조조曹操가 허유許攸의 계책을 따라 원소袁紹의 치중거輜重車 1만여 대를 불태운 것이 이것이다.
原注
네 번째는 화공火攻을 사용하여 적의 부고府庫를 불태우는 것이다.
부고府庫는 재화財貨와 진귀한 보물을 보관하는 곳이요, 군대의 장비와 병기 또한 모두 창고에 거두어 보관한다.
불태운다는 것은 재물이 고갈되어 재정이 궁핍해서 국가가 가난하고 곤궁하여 군대가 군수물자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적의 대오隊伍를 불태우는 것이다.
原注
다섯 번째는 화공火攻을 사용하여 적의 대오를 불태워서 적을 혼란에 빠뜨리고 그 틈을 타서 공격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금 사람들이
화거火車와 불화살을 사용하여 적의 대오를 불태워서 혼란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火車 火箭
장예張預는 말하기를 “적의 부대의 장비(병기)를 불태워서 적군들로 하여금 전쟁하는 도구를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하였다.
그러나 윗글에 “이미 치중거輜重車를 불태운다.”라고 말하였으면, 병기 또한 그 가운데 들어있는 것이다.
만약 적의 부대의 의장儀仗이라고 말한다면, 사람마다 각각 손에 잡고 있으니, 어떻게 불태울 수 있겠는가.
화공火攻을 행할 적에는 반드시 기회를 인함이 있어야 하고, 불을 놓는 도구를 반드시 평소에 장만해두어야 한다.
原注
화공을 행할 적에는 반드시 기회를 인함이 있어야 하니, 예컨대 날씨가 가물어 건조하며 바람결이 순하고 편리함으로 인하여 적의 군영과 막사, 띠풀과 대나무, 쌓아놓은 꼴과 모아놓은 군량 중에 풀 섶에 가까운 것들을 모두 불태울 수 있음을 이른 것이다.
불을 놓는 도구를 마땅히 평소 마련해두어야 하니, 쑥과 갈대와 나무 섶과 마른 꼴과 기름과 불창과 불화살과 불낫과 화석火石(火砲) 같은 따위를 모두 마땅히 미리 장만해두어야 함을 이른다.
불을 놓는 것이 때가 있고 불을 일으키는 것이 날짜가 있으니, 때는 날씨가 건조한 것이요, 날짜는 달이 기수箕宿‧벽수壁宿‧익수翼宿‧진수軫宿에 있는 것이니, 무릇 이 네 별은 바람이 일어나는 날짜이다.
原注
불을 놓는 것이 반드시 때가 있으니 때라는 것은 날씨가 건조하면 불이 타오르기가 쉬운 것이요, 불을 일으키는 것이 반드시 날짜가 있으니 날짜라는 것은 달이 수표水豹인 기수箕宿, 수유水貐인 벽수壁宿, 화사火蛇인 익수翼宿, 수인水蚓인 진수軫宿에 있는 날짜이니, 이 네 별은 바람의 사자使者이다.
《서경書經》 〈주서周書 홍범洪範〉에 이르기를 “별은 바람을 좋아하는 것이 있고 비를 좋아하는 것이 있다.” 하였으니, 음양가陰陽家에서 달과 별자리의 운행을 추측하면 달이 머무르는 날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무릇 화공火攻할 적에는 반드시 다섯 가지 불을 놓는 변화에 따라 응하여야 하니,
原注
무릇 화공火攻하는 방법은 반드시 다섯 가지 불을 놓음에 변환하는 형체가 있음을 이용하여야 하니, 군대로써 응하여야 한다.
다섯 가지 불놓는 것은 바로 윗글에 사람을 불태우고, 쌓아놓은 노적을 불태우고, 치중거輜重車를 불태우고, 창고를 불태우고, 대오隊伍를 불태운다는 것이다.
불이 안에서 일어나면 즉시 밖에서 호응하여야 한다.
原注
불이 안에서 일어나면 병사들이 신속히 밖에서 호응하여, 안과 밖에서 일제히 공격하면 적이 놀라고 혼란해지기가 쉽다.
불이 타고 있는데도 적이 조용하면 기다리고 공격하지 말고,
原注
불이 비록 타고 있으나 적군들이 조용하고 어지럽지 않은 것은 적이 미리 대비함이 있는 것이니, 우선 그 변화를 기다릴 것이요 급히 공격해서는 안 된다.
화력火力이 극도로 일어나도록 하고서, 따라서 싸울 만하면 싸우고, 따라서 싸울 만하지 않으면 중지하여야 한다.
原注
화력火力이 극도로 치솟기를 기다려서, 만약 적이 소란하여 따라 공격할 만하면 따라 공격하고, 만약 적이 끝내 조용하고 소란하지 않아 이미 대비함이 있으면 따라 싸워서는 안 되니 마땅히 군대를 거두어 후퇴하여야 한다.
불을 밖에서 일으킬 수 있으면, 굳이 안에서 기다리지 말고 제때에 불을 놓아야 한다.
原注
만약 적이 우거진 늪과 무성한 풀 속에다가 진영을 설치하고 목책을 세웠으면, 불을 밖에서 놓을 수 있고 굳이 안에서 일어나기를 기다릴 것이 없다.
다만 편리한 기회가 있으면 즉시 제때에 불을 놓아야 하니, 만약 조금이라도 지체하여 늦으면 적이 먼저 진영에 가까운 풀더미를 스스로 불태워 차단할까 두려우니, 이렇게 되면 우리가 불을 놓아도 유익함이 없다.
한漢나라 이릉李陵이 흉노匈奴를 정벌하다가 패전하고 선우單于에게 쫓겨 큰 늪에 이르렀는데, 흉노匈奴가 위에서 바람 부는 것을 틈타 불을 놓자, 이릉李陵 또한 먼저 불을 놓아 갈대숲을 불태워 끊어서, 마침내 불타오르는 형세를 차단하였으며, 황건적黃巾賊인 장각張角이 황보숭皇甫嵩을 장사長社에서 포위하였는데, 적들이 풀에 의지하여 진영을 설치하고 있었다.
황보숭皇甫嵩이 사람을 시켜 몰래 나가서 포위한 밖에서 불을 놓자, 성城 위에서 횃불을 들어 대응하므로, 황보숭이 인하여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적진에 달려가니, 적들이 놀라고 혼란하여 패주한 것이 이것이다.
바람이 부는 위쪽으로 불을 놓아야 하고, 바람이 불어오는 아래쪽으로 불을 놓아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原注
불이 일어나 바람이 위로 불거든 마땅히 〈낮은 지역에서〉 바람이 부는 위쪽으로 불을 놓아 공격할 것이요, 〈높은 지역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아래쪽으로 불을 놓아 공격하지 말아야 하니, 풍세風勢가 역으로 불어서 도리어 우리 군대가 불에 탈까 염려해서이다.
原注
낮 바람이 오래 불 경우 밤을 만나면 마침내 중지한다.
장분張賁은 이르기를 “‘구久’자는 옛 ‘인인人人(從)’자의 오자誤字이니, 대낮에 바람을 만나 불을 놓았으면 마땅히 병사를 이끌고 적을 쫓아 싸울 것이요, 밤에 바람이 있어 불을 놓았으면 중지하고 적을 따라가지 말아야 하니, 적에게 복병이 있어 우리의 허점을 틈탈까 두려워해서이다.
바로 윗글에 ‘적을 따라 공격할 만하면 따라 공격하고, 따라 공격할 만하지 않으면 중지하여야 한다.’는 뜻이니, 만약 ‘구久’자로 보면 매우 의미가 없다.” 하였다.
모든 군대는 반드시 다섯 가지 불의 변화가 있음을 알아서, 도수度數로써 잘 지켜야 한다.
原注
무릇 군대를 출동할 적에는 반드시 다섯 가지 불의 변화를 알고 네 별의 운행하는 도수度數를 추측하여 엄하게 수비하여야 하니, 다만 화공火攻을 사용하여 남을 공격할 뿐만이 아니요 또한 마땅히 남이 우리를 불로 공격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로써 공격을 돕는 것을 명明이라 하고, 물로써 공격을 돕는 것을 강强이라 한다.
原注
불을 사용하여 공격을 도우면 불타는 위세가 밝으므로 명明이라 하고, 물을 사용하여 공격을 도우면 호탕한 형세가 대적할 수 없으므로 강强이라 하는 것이다.
수공水攻은 적의 길을 끊을 수 있으나, 적의 식량을 빼앗을 수는 없다.
原注
두목杜牧은 말하기를 “수공水攻은 적의 군량 수송로를 끊고 적의 구원을 끊고 적의 도망함을 끊고 적의 공격을 끊을 수는 있지만, 적의 험한 요새지와 저축해놓은 식량과 마초馬草를 빼앗을 수는 없다.” 하였고,
장예張預는 말하기를 “수공水攻은 다만 적군의 앞뒤를 막고 끊어서 한때의 승리를 취할 뿐이다.
그러나 불이 적의 저축해놓은 것을 불태우고 빼앗아서 적을 멸망시키는 것만은 못하다.” 하였다.
장분張賁은 말하기를 “물(水攻)은 적의 길을 끊을 수 있고 불(火攻)은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물은 적의 군대를 막고 끊을 수 있으니, 한신韓信이 포대에 흙을 담아 물을 막아놓았다가 이것을 터놓자 물이 크게 흘러내려 용저龍且의 군대로 하여금 나누어져 둘이 되게 하고, 인하여 맹공을 가하여 대파하였다.
불은 적의 물건을 불태우고 빼앗을 수 있으니, 예컨대 조공曹公(曹操)이 원소袁紹의 치중거輜重車를 불태워서 원소가 이로 인해 패망한 것 같은 것이 이것이다.
다만 ‘불不’자는 ‘화火’자의 오자誤字이다.” 하였으니, 그 말이 장예와 뜻이 같다.
일설一說에는 “적이 우리 진영에 물을 대거든 우리가 끊을 수 있으니, 예컨대 지백智伯이 조양자趙襄子를 진양晉陽에서 포위하고 물을 대자, 조양자趙襄子가 밤중에 제방을 지키는 관리를 죽이고 물을 터놓아 도리어 지백智伯의 군대에 물을 댄 것과 같다.
적이 불을 가지고 우리를 불태우거든 우리가 빼앗을 수 있으니, 선우單于가 불을 놓아 이릉李陵을 큰 늪에서 불태우자, 이릉李陵이 먼저 불을 놓아서 주위의 갈대를 태워버려 불이 일어나는 형세를 빼앗은 것과 같으니,
병법의 천변만화는 한 가지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하였다.
싸워서 승리하고 공격하여 점령하면서도 공이 있는 자에게 상賞주지 않는 것은 흉하니, 이것을 이름하여 비류費留라 한다.
原注
수공水攻과 화공火攻의 도움을 사용하여 싸워서 승리하고 공격하여 점령한 것은 또한 병사들이 장수의 명령을 따랐기 때문이다.
만약 그 가운데 공로가 있는 자를 들어 상賞을 주지 않으면 또한 흉함이 있다.
이것을 이름하여 ‘재물을 써야 할 것을 아껴서 남겨놓다.[費耗留滯]’라고 하니, 이렇게 하면 끝내 일을 이루지 못한다.
수공水攻과 화공火攻의 도움으로 비록 적군을 격파하고 적군을 패주시켰으나, 또한 마땅히 장수의 명령을 따른 병졸들에게 상을 주어야 함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현명한 군주는 깊이 사려하고, 훌륭한 장수는 닦고 거행한다.” 하였으니,
原注
그러므로 말하기를 “명철한 군주는 전쟁하고 공격하는 일을 모의하고 생각하며, 어질고 유능한 장수는 승리하는 일을 닦고 거행한다.”라고 한 것이다.
이로운 경우가 아니면 거동하지 말고,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용병用兵하지 말고, 위태로운 경우가 아니면 싸우지 말아야 한다.
原注
우리가 이로운 경우가 아니면 가볍게 거동擧動해서는 안 되고, 우리가 적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가볍게 용병用兵해서는 안 되고, 지극히 위급한 형세가 아니면 가볍게 적과 싸워서는 안 되니, 부득이한 뒤에 싸워야 함을 말한 것이다.
군대도 이미 가볍게 쓸 수 없는데, 하물며 수공水攻과 화공火攻을 사용함에 있어서랴.
군주君主는 노여움 때문에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將帥는 서운함 때문에 싸워서는 안 된다.
原注
군주는 노여움으로 인하여 삼군三軍의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서운한 감정으로 인하여 전쟁하는 일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노여움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킴은 백성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망하니, 예컨대 식후息侯가 정백鄭伯과 어긋나는 말이 있음으로 인하여 정鄭나라를 정벌하자, 군자君子가 이로써 식息나라가 장차 망할 줄을 안 것이 이것이다.
장수가 서운한 감정으로 인하여 싸우는 것은 국가를 위하는 일이 아니므로 패하니, 예컨대 요양姚襄이 부황미苻黃眉가 마침내 보루를 압박하여 진을 친 것을 서운해하다가 부황미苻黃眉에게 패한 것이 이것이다.
노여움은 서운함보다 더 크므로 군주로써 말하였고, 서운함은 노여움보다 작으므로 장수로써 말하였으니, 군주로는 군대를 일으키는 일을 말할 수 있고 장수로는 다만 싸움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이익에 부합하면 출동하고,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중지하여야 한다.
原注
이익에 부합한 뒤에 출동하고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중지하여야 하니, 노여움으로 인하여 용병해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
《울료자尉繚子》에 이르기를 “군대를 일으킴은 분노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승리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면 군대를 일으키고 승리할 수 없으면 중지하여야 한다.” 하였으니, 바로 이 뜻이다.
노여움은 다시 기뻐할 수 있고 서운함은 다시 기쁠 수 있으나, 망한 나라는 다시 보존할 수 없고 죽은 병사들은 다시 살릴 수 없는 것이다.
原注
군주의 노여움은 다시 기쁘게 할 수 있으니 기뻐함은 얼굴에 나타나는 것이요, 장수의 서운함은 다시 기쁘게 할 수 있으니 기쁨은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군주가 노여움으로 인하여 군대를 일으키면 나라가 반드시 망하니, 나라가 이미 망하면 어떻게 다시 보존할 수 있겠는가.
장수가 서운함으로 인하여 싸우면 병사들이 반드시 죽으니, 병사들이 이미 죽으면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겠는가?
군대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수공水攻과 화공火攻을 사용하여 사람을 잔인하게 죽임에 있어서랴.
이는 손자孫子가 이 〈화공火攻〉篇에서 간곡하고 극진하게 경계한 이유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현명한 군주君主는 삼가고 어진 장수將帥는 경계한다.” 하였으니, 이는 나라를 편안히 하고 군대를 온전히 하는 방도이다.
原注
그러므로 병법兵法에 이르기를 “명철한 군주는 용병을 삼가니, 이는 나라를 편안히 하는 갈림길이요, 어질고 유능한 장수는 가볍게 싸우는 것을 경계하니, 이는 군대를 온전히 하는 방도이다.”라고 한 것이다.
原注
○ 내가 살펴보건대 수공水攻과 화공火攻을 사용함은 옛사람들이 대부분 부득이한 처지에서 나왔다.
삼대三代 이전에는 성스러운 황제와 현명한 왕이 어찌 즐겨 이것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표류하고 불태워서 인민人民들로 하여금 문드러지고 떠내려가서 남은 무리가 없게 하였겠는가.
논論하는 자가 이르기를 “화공은 손자孫子의 하책下策이 된다.” 하였다.
그러나 전국시대 이후로 속임수를 숭상하여 이것을 사용한 자들이 많았다.
육손陸遜은 적의 진영에 불을 질렀고, 황개黃蓋는 적의 배에 불을 질렀고, 강유江逌는 닭 수백 마리에 긴 노끈을 연결하여 불을 닭발에 매달아서 오랑캐 무리들을 태웠고, 전단田單은 소 수천 마리에 오채五彩와 용의 무늬를 입히고 칼날을 소의 뿔에 묶은 다음 횃불을 소의 꼬리에 매달아서 기겁騎劫을 불태웠고, 후주後周 때에 단소段韶는 불에 달군 쇠뇌로 백곡柏谷을 공격하여 격파하였고, 후한後漢 때에 황보숭皇甫嵩은 불을 놓아 황건적黃巾賊을 공격하여 격파하였으니, 이는 모두 불로써 승리를 취한 경우이다.
한신韓信은 흙을 포대에 담아 강물을 막아놓았다가 이것을 터놓아서 초楚나라의 용저龍且를 목 베었고, 조공曹公(曹操)은 기수沂水와 사수泗水를 끌어들여서 여포呂布의 군대에 물을 대었고, 진陳나라 장수 장소달章昭達은 폭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난 틈을 타서 목선木船을 많이 띄워 진보응陳寶應의 목책木柵을 충돌하여 성공하였고, 당唐 태종太宗은 낙수洛水의 상류에 제방을 쌓아 물을 얕게 하고서 유흑달劉黑闥을 유인하여 절반쯤 건너오자 마침내 격파하여 멸망시켰으니, 이는 모두 물을 이용하여 승리한 경우이다.
다만 수공水攻과 화공火攻의 폐해가 혹독하고 참혹하니, 이는 어진 장수가 매우 신중히 여기는 바이다.
손자孫子가 말하기를 “싸우지 않고서 남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싸움을 잘하는 중의 잘하는 자이다.” 하였으니, 이것을 가지고 말한다면 화공은 다만 사람들에게 이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됨을 보여줬을 뿐이니, 오로지 이것만을 믿어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