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治本者는 爲治之根本也니 以篇内有治失其本四字라 故로 取治本二字하여 以名篇하니라
故
로 充腹有粒
하고 蓋形有縷
하니 夫在芸
하고 妻在機
하여 民無二事
면 則有儲蓄
이니라
原注
非稻黍稷麥菽五種之榖이면 無以充其腹이요 非絲帛麻布면 無以蓋其形이라
故로 充飽其腹은 有五榖之粒하고 掩蓋形體는 有絲麻之縷하니 爲夫者在外而事芸耨하고 爲妻者在内而事機杼하여 使民但務農業하여 無二其事하면 則國家倉庫有儲蓄矣라하니라
原注
爲夫者 無使爲雕文刻鏤之事니 雕文刻鏤는 傷農事者也요
爲女者 無使爲綉飾纂組之作이니 綉飾纂組는 害女工者也라
雕文者는 雕琢爲文也요 鏤는 鋼鐡也니 以鋼鐡로 刻鏤成文也라
原注
木之爲器有液
하고 金之爲器有腥
하니 此卽雕文雕鏤之器
로 用以盛飮食者也
니
原注
故로 古之聖人은 飮於土하고 食於土하니 謂飮食에 皆用瓦器也라
故로 陶人埏埴하여 以爲飮食之器用하여 天下無費矣라
今也에 金木之性이 不寒이어늘 而衣繡飾하고 馬牛之性이 食草飮水어늘 而給菽粟하니
原注
今也에 金木之性이 不知有寒이어늘 而皆衣之以繡飾하고 馬牛之性이 但知食草飮水어늘 而皆給以菽粟이라
當時에 魏侯僭王하니 上下習以奢侈하여 金木之器를 衣以繡飾하고 馬牛를 皆給菽粟이라
尉繚故言此是國家之治 失其根本이니 而宜設制以禁之也라
春夏
에 夫出於南畝
하고 秋冬
에 女練於布帛
이면 則民不困
이니 이 不蔽形
하고 糟糠
이 不充腹
은 失其治也
니라
原注
春夏에 爲夫者出於南畝하여 以務農業하고 秋冬에 爲婦者練於布帛하여 以勤女工이면 則民不貧困矣라
今爲民者 裋褐이 不能蔽其形하고 糟糠이 不能充其腹하니 是其爲治之失也라
裋는 童竪所着短衣也요 褐은 毛布니 賤者之服也라
古者에 土無肥墝하고 人無勤惰어늘 古人何得而今人何失邪아
原注
古者에 田土無肥沃墝瘠하고 人民無勤謹怠惰하니 言土皆收而人皆足하여 無有肥墝勤惰之分이라
古人之治는 如何而得이며 今人之治는 如何而失邪아
今之耕有不盡畝者하고 織有日斷機者하니 言耕織之不盡力이니
夫謂治者는 使民無私也니 民無私면 則天下爲一家하여 而無私耕私織하여 共寒其寒하고 共飢其飢라
故
로 如有子十人
에 不加一飯
하고 有子一人
에 不損一飯
하니 焉有喧呼
酒以敗善類乎
아
原注
夫所謂治者는 使民皆無私니 則雖天下之廣이라도 爲一家하여 而夫無私耕하고 婦無私織하여 共寒其身之寒하고 共飢其腹之飢라
横生於一夫
면 則民私飯有儲食
하고 私用有儲財
하리니 民一犯禁而拘以
治
면 烏有以爲人上也
리오
原注
民相效以輕佻면 則私欲之心(與)[興]하여 爭奪之患이 起矣라
強横이 生於一夫면 則民家私飯에 皆有儲積之食하고 民家私用에 皆有儲積之財하리니 民一犯禁令에 而拘執以(形)[刑]治면 烏有以爲人上之道也리오
善政은 執其制하여 使民無私하나니 爲下不敢私하면 則無爲非者矣니라
原注
善爲國政者는 執其法制하여 使民無私爲之事하니 在下者 不敢私有所作爲면 則無爲非法者矣라
反本緣理하여 出乎一道면 則欲心去하고 爭奪止하여 囹圄空하고 野充粟多하여
安民懐遠하여 外無天下之難하고 内無暴亂之事하리니 治之至也니라
原注
反求根本하고 緣飾以理하여 使政出乎一道하면 則民之欲心去而爭奪止하여 囹圄之囚空虛하고 原野之民充滿하고 倉廩之粟盛多하여
安定庶衆하고 懐柔遠人하여 在外에 無天下之難하고 在内에 無暴亂之事하리니 此는 治平之至也라
蒼蒼之天이 莫知其極하니 帝王之君이 誰爲法則이리오
原注
蒼蒼之天은 莫知其道妙之極하니 自古人君爲帝爲王者 果誰爲之法則乎아
帝
는 五帝
니 少昊,
, 高辛, 唐堯, 虞舜也
요 王
은 三王
이니 夏禹, 商湯, 周之文武也
라
往世不可及者는 謂往世之聖賢을 不可得而及也요 來世不可待者는 謂來世之聖賢을 不可得而待也라
所謂天子者 四焉이니 一曰神明이요 二曰垂光이요 三曰洪敘요 四曰無敵이니 此는 天子之事也니라
原注
所謂天子者 有四焉
하니 一曰神明
이니 神明者
는 神妙昭明
하여 變化無測
이니 如
이 是也
라
次二曰垂光
이니 垂光者
는 垂示光華
하여 著顯天下
니 如
是也
라
次三曰洪敘
니 洪敘者
는 洪大人倫之敘
니 如
是也
라
原注
在野之物은 不可爲犠牲以獻宗廟요 駁雜之學은 不可爲通儒以任大政이라
今說者曰 百里之海는 不能飮一夫로되 三尺之泉은 足止三軍渇이라하니 臣謂欲生於無度요 邪生於無禁이라하노라
原注
今說者皆曰 百里之海는 不能飮一夫라하니 言無厭也요 三尺之泉은 足可止三軍之渇이라하니 言知足也라
臣謂人之貪欲은 生於無節度요 邪僻은 生於無禁止라
太上은 神化요 其次는 因物이요 其下는 在於無奪民時하고 無損民財니라
原注
故
로 太上之君
은 在神化
하니 神者
는 化行天下
하여 神妙不測
이니 如易所謂
是也
라
其下者는 在於無奪民農務之時하고 無損民生養之財니 卽所謂不違農之時하고 不竭民之財者 是也라
原注
夫禁天下之爲惡者는 必以武而成하니 武는 兵刑也요 賞天下之爲善者는 必以文而成하니 文은 德澤也라
原注
치본治本이란 다스리는 근본이니, 편篇 안에 ‘치실기본治失其本’이라는 네 글자가 있기 때문에 ‘치본治本’ 두 글자를 취하여 편篇의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
“무릇 인민人民을 다스리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오곡五榖이 아니면 배를 채울 수 없고, 생사生絲와 삼이 아니면 몸을 덮을 수 없다.
그러므로 배를 채우려면 곡식알이 있어야 하고, 몸을 덮으려면 실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지아비는 밭에서 김을 매고 아내는 베틀에서 북으로 옷감을 짜서, 백성들이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 저축이 있게 된다.
原注
울료자尉繚子가 가설하여 문답하는 말을 하였다.
“무릇 국가에서 인민人民을 다스리는 방도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벼와 기장과 피와 보리와 콩 등 다섯 종류의 곡식이 아니면 배를 채울 수 없고, 생사로 만든 명주와 삼으로 만든 베가 아니면 몸을 덮을(가릴) 수 없다.
그러므로 배부르게 하려면 오곡五穀의 낱알이 있어야 하고, 몸을 덮으려면 생사와 삼의 실올이 있어야 하니, 지아비가 된 자는 밖에서 김매는 일에 종사하고 아내가 된 자는 안에서 베틀에서 북으로 옷감을 짜서, 백성들로 하여금 오직 농업에만 힘쓰고 다른 일을 하지 않게 하면, 국가의 창고에 저축이 있게 될 것이다.
지아비는 아로새겨 문식文飾을 내고 문양을 새기는 일을 함이 없고, 여자는 비단과 붉은 끈에 수를 놓아 꾸미는 일이 없어야 한다.
原注
지아비가 아로새겨 문식文飾을 내고 〈강철로〉 문양을 새기는 일을 함이 없어야 하니, 아로새겨 문식文飾을 내고 문양을 새기는 일은 농사를 해치는 것이다.
여자(부인)가 비단과 붉은 끈에 수를 놓아 꾸미는 일이 없어야 하니, 비단과 붉은 끈에 수를 놓아 꾸밈은 여공女工을 해치는 것이다.
조문雕文은 아로새겨 문식文飾을 내는 것이고, 누鏤는 강철이니 강철을 가지고 아로새겨 문양을 이루는 것이다.
조組는 인끈이요, 찬纂은 조組와 비슷한데 붉다.
나무로 만든 그릇은 진액이 나오고, 쇠로 만든 그릇은 비린내가 난다.
原注
나무로 만든 그릇에는 진액이 있고 쇠로 만든 그릇에는 비린내가 있으니, 이는 바로 아로새겨 문식文飾한 목기와 강철로 문양을 새긴 그릇으로 음식을 담는 것인데, 성인聖人은 이것을 하지 않는다.
성인聖人은 질그릇으로 음료를 마시고 질그릇으로 밥을 먹는다.
그러므로 진흙을 쳐서 그릇을 만들어 천하에 허비함이 없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옛날 성인聖人은 진흙으로 만든 그릇으로 음료를 마시고 진흙으로 만든 그릇으로 밥을 먹었으니, 음식을 먹고 마심에 모두 질그릇을 사용함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질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진흙을 쳐서 음식을 마시고 먹는 그릇을 만들어 사용해서 천하에 허비함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쇠와 나무의 성질은 차갑지 않은데 수놓은 비단으로 싸서 꾸미고, 말과 소의 성질은 풀을 먹고 물을 마시는데 콩과 곡식을 준다.
이는 다스림에 근본을 잃은 것이니, 마땅히 제재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原注
지금 쇠와 나무의 성질은 차가움을 알지 못하는데 모두 수놓은 비단으로 싸서 꾸미고, 말과 소의 성질은 풀을 먹고 물을 마실 줄만 아는데 모두 콩과 곡식을 준다.
당시에 위후魏侯가 왕王을 참람하게 칭하니, 상하가 사치한 풍속을 익혀서 쇠와 나무로 만든 그릇을 수놓은 비단으로 싸서 꾸미고, 말과 소에게 모두 콩과 곡식을 주었다.
이에 울료자尉繚子가 일부러 “이것은 국가의 정치가 근본을 잃은 것이니, 마땅히 제도를 만들어 금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금목지성불한金木之性不寒’은 일설一說에 ‘사람이 추우면 옷이 없을 수 없으나, 시기가 금기金氣(가을 기후)가 아직 차가워지지 않고 나뭇잎이 아직 떨어지지 않는데, 사람들이 수놓은 비단을 입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봄과 여름에 지아비가 남쪽 이랑에 나가서 일을 하고, 가을과 겨울에 여자가 삼베와 비단을 짜면 백성들이 곤궁하지 않을 것인데, 지금 잠방이와 갈옷이 몸을 가리지 못하고 술지게미와 겨로도 배를 채우지 못하는 것은 정치를 잘못하기 때문이다.
原注
봄과 여름에 지아비가 남쪽 이랑에 나가서 농사에 부지런히 힘쓰고, 가을과 겨울에 부인이 삼베와 비단을 열심히 짜서 여자가 해야 할 일을 부지런히 하면, 백성들이 빈곤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백성들이 짧은 잠방이와 갈옷으로도 몸을 가리지 못하고 술지게미와 겨로도 배를 채우지 못하니, 이는 바로 정치를 잘못한 것이다.
수裋는 어린아이들이 입는 짧은 옷이고, 갈褐은 모포毛布이니 천한 자가 입는 옷이다.
옛날에 농사짓는 땅은 비옥하고 척박한 차이가 없고, 사람은 부지런하고 게으른 차이가 없었는데, 옛사람들은 어찌하여 잘하였고 지금 사람들은 어찌하여 잘못하는가.
〈지금 사람들은〉 밭을 경작함에 밭두둑의 농사일을 끝마치지 않음이 있고, 베를 짬에 날마다 짜는 베를 다 짜지 않고 자름이 있으니, 추위와 굶주림을 어찌 해결하겠는가.
옛날에는 다스림이 잘 행해졌고, 지금은 다스림이 중지된 것이다.
原注
옛날에 농사짓는 땅은 비옥하고 척박함의 차이가 없고, 인민은 부지런하고 태만함의 구분이 없었으니, 토지를 다 〈경작하여 곡식을〉 거두어 사람들이 모두 풍족해서 비옥하고 척박함과 부지런하고 게으름의 구분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옛사람의 정치는 어찌하여 잘 행해졌으며, 지금 사람의 정치는 어찌하여 잘못되었는가.
지금은 밭을 가는 자가 밭두둑을 끝까지 다 경작하지 않고, 베 짜는 자가 날마다 짜던 베를 중간에 자르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밭을 갈고 베를 짬에 힘을 다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이는 옛날의 정치는 반드시 잘 행해졌고, 지금의 정치는 중지된 것이다.
무릇 정치라고 하는 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사사로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백성들이 사사로움이 없으면, 천하가 한 집안이 되어 사사로이 밭을 갈고 사사로이 베를 짜는 일이 없어서, 추위를 함께 추워하고 굶주림을 함께 배고파한다.
그러므로 자식을 열 명 두었다고 하여 밥 한 그릇을 더 짓지 않고, 자식을 단 한 명 두었다고 하여 밥 한 그릇을 덜 짓지 않는 것이니, 세상에 어찌 고함치고 술을 마시면서 선善한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있겠는가.
原注
이른바 정치란 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사사로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비록 넓디넓은 천하라도 한 집안이 되어 남편은 사사로이 밭을 갊이 없고 부인은 사사로이 베를 짜는 일이 없어서, 몸의 추위를 함께 추워하고 배의 굶주림을 함께 배고파한다.
그러므로 한 집안에 열 명의 자식을 두었더라도 한 그릇의 밥을 더 짓지 않고, 단 한 명의 자식을 두었더라도 한 그릇의 밥을 덜 짓지 않으니, 백성들의 풍속이 이와 같다면 또 어찌 고함치고 떠들며 술에 빠져서 선善한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있겠는가.
백성들이 경박하면 욕심이 일어나서 다투고 빼앗는 환란이 일어난다.
횡포가 한 지아비에게서 생겨나면 백성들이 사사로이 밥을 먹기 위해 따로 먹을 것을 저축하게 되고, 사사로이 쓰기 위해 재물을 따로 저축하게 될 것이니, 백성들이 한 번 금령禁令을 범했다 하여 형벌로써 구속하여 다스리면, 백성들의 윗사람이 된 도리가 어디에 있겠는가.
原注
백성들이 서로 경박함을 본받으면 사욕의 마음이 일어나서 다투고 빼앗는 환란이 일어난다.
강함과 횡포가 한 지아비에게서 생겨나면 백성들의 집에서는 사사로이 밥을 먹기 위해 모두 따로 저축하는 음식이 있게 되고, 백성들의 집에서는 사사로이 쓰기 위해 모두 따로 저축하는 재물이 있게 될 것이니, 〈이렇게 된 뒤에〉 백성들이 한 번 금령禁令을 범했다 하여 형벌로써 구속하고 잡아서 다스리면, 백성들의 윗사람이 된 도리가 어디에 있겠는가.
훌륭한 정치는 법제를 잘 지켜서 백성들로 하여금 사사로움이 없게 하니, 아랫사람이 된 자가 감히 사사로이 하지 못하면 불법不法을 행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
原注
국정國政을 잘 시행하는 자는 법제를 잘 지켜서 백성들로 하여금 사사로이 하는 일이 없게 하니, 아랫자리에 있는 자가 감히 사사로이 하는 일이 없으면 불법을 자행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
근본을 돌이키고 이치로 꾸며서 한 가지 도리道理에서 나오게 하면 욕심이 사라지고 다툼과 빼앗음이 멈춰져서, 감옥이 텅 비고 들판에 백성들이 가득하고 곡식이 많아질 것이다.
백성들을 편안히 하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회유하여, 밖에는 천하天下의 난리가 없고 안에는 포악하고 혼란한 일이 없게 될 것이니, 이는 다스림이 지극한 것이다.
原注
근본을 돌이켜 찾고 이치로써 꾸며서 정사政事가 한 가지 도리道理에서 나오게 하면 백성들의 욕심이 사라지고 다툼과 빼앗음이 멈춰져서, 죄수가 없어 감옥이 텅 비고 들판에는 백성들이 넘쳐나고 창고의 곡식이 많아질 것이다.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회유하여, 밖으로는 천하天下의 난리가 없고 안으로는 포악하고 혼란한 일이 없을 것이니, 이는 치평治平이 지극한 것이다.
푸르고 푸른 하늘이 그 끝을 알 수 없으니, 제왕帝王의 군주로서 그 누가 법칙이 되겠는가.
지나간 세상은 따를 수가 없고 내세來世는 기다릴 수가 없으니, 자기에게서 찾을 뿐이다.
原注
푸르고 푸른 하늘은 도道가 오묘하여 그 끝을 알지 못하니, 예로부터 황제가 되고 왕이 된 군주 중에 누가 과연 법칙이 되겠는가.
창창蒼蒼이란 멀리서 바라봄에 그 빛이 푸른 것이다.
그 끝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 《시경詩經》에 이른바 ‘상천上天의 일이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는 것이다.
제帝는 오제五帝이니 소호少昊‧전욱顓頊‧고신高辛‧당요唐堯‧우순虞舜이요, 왕王은 삼왕三王이니 하夏나라의 우왕禹王, 상商나라의 탕왕湯王, 주周나라의 문왕文王‧무왕武王이다.
지나간 세상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은 지나간 성현聖賢을 따를 수 없음을 말한 것이요, 내세來世를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은 내세來世의 성현聖賢을 기다릴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군주가 된 자가 또 어디에서 찾겠는가.
이른바 천자天子라는 것이 네 가지이니, 첫 번째는 ‘신명神明스러움’이요, 두 번째는 ‘수광垂光’이요, 세 번째는 ‘홍서洪敘’요, 네 번째는 ‘무적無敵’이니, 이는 천자天子의 일이다.
原注
이른바 천자天子라는 것이 네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신명神明스러움’으로, 신명神明이란 신묘하고 밝아서 변화를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니, 제요帝堯의 성스럽고 신묘함과 같은 것이다.
다음 두 번째는 ‘수광垂光’으로, 수광垂光이란 밝은 빛을 드리워 보여서 천하에 밝게 드러냄이니, 문왕文王이 사방에 빛나고 서쪽 지방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것이다.
다음 세 번째는 ‘홍서洪敘’로, 홍서洪敘란 인륜을 크게 펴는 것이니, 《홍범洪範》에 이른바 ‘이륜彛倫이 펴졌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다음 네 번째는 ‘무적無敵’으로, 《맹자孟子》에 이른바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들에 있는 물건은 희생으로 삼을 수 없고, 잡박한 학문은 통달한 선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原注
들에 있는 물건(짐승)은 희생으로 삼아 종묘宗廟에 바칠 수 없고, 잡박한 학문은 통달한 선비가 되어 큰 정사政事를 맡을 수 없다.
색깔이 순수한 것을 ‘희犧’라 하고, 점쳐서 길吉함을 얻었으나 아직 잡지 않은 것을 ‘생牲’이라 한다.
이것을 인하여 군주가 위에서 말한 네 가지가 없으면 백성을 다스리는 천자가 될 수 없음을 비유하였다.
지금 말하는 자가 이르기를 “백 리의 바닷물은 한 지아비도 충분히 마시게 할 수 없으나, 3척尺의 작은 샘물은 삼군三軍의 목마름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하니, 내가 생각하건대 욕심은 절도가 없는 데에서 생기고, 사악함은 금지함이 없는 데에서 생겨난다.
原注
지금 말하는 자들이 모두 이르기를 ‘백 리의 바닷물은 한 사람도 충분히 마시게 할 수 없다.’ 하니, 만족할 줄 모름을 말한 것이요, ‘3척尺의 작은 샘물은 삼군三軍의 목마름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하니, 만족함을 앎을 말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건대 사람의 탐욕은 절도가 없는 데에서 생기고, 사악함은 금지함이 없는 데에서 생겨난다.
태상太上(最上)은 신묘하게 교화함이요, 그 다음은 물物을 따름이요, 맨 아래는 백성들의 농사짓는 때를 빼앗지 말고 백성들의 재물을 손상시키지 않는 데에 있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태상太上의 군주는 신화神化에 있으니, 신神이란 교화敎化가 천하에 행해져서 신묘하여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니, 《주역周易》에 이른바 ‘신묘하게 교화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 다음은 물物(백성)을 따르는 것이니, 백성을 따른다는 것은 이른바 ‘백성의 풍속에 따라 가르치는 자는 수고롭지 않고도 공을 이룬다.’는 것이다.
맨 아래는 백성들의 농사짓는 때를 빼앗지 않고 백성들이 낳고 기르는 재물을 손상하지 않음에 있으니, 바로 이른바 〈농사철에 부역을 시키지 않아〉 농사철을 잃지 않게 하고 백성의 재물이 고갈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禁함은 반드시 무武로써 이루어지고, 상賞은 반드시 문文으로써 이루어진다.
原注
천하에 악행惡行을 금禁하는 것은 반드시 무武로써 이루어지니 무武는 군대와 형벌이요, 천하에 선善을 행한 자에게 상을 내리는 것은 반드시 문文으로써 이루어지니 문文은 덕택德澤과 은택恩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