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戰威者는 論戰之威也니 戰無威면 奚足以制勝이리오
講武料敵하여 使敵之氣失而師散하여 雖形全而不爲之用이면 此는 道勝也요
審法制하고 明賞罰하고 便器用하여 使民有必戰之心이면 此는 威勝也요
破軍殺將
하고 乗
發機
하며 潰衆奪地
하여 成功乃返
이면 此
는 力勝也
니
原注
凡用兵은 有以道勝者하고 有以威勝者하고 有以力勝者하니
講究吾國之武事하고 料度敵勢之虛實하여 使敵之氣喪失而師散亂하여 形雖全備나 而不能爲之用이면 此는 所謂道勝也라
夫道는 不止講武料敵이요 必先修德行政하고 養民致賢而已니
審吾法度號令
하고 明吾賞
刑罰
하고 便吾攻守之器
하여 使吾民有必戰之心
이면 此
는 所謂威勝
이니
破敵人之軍하여 而殺其將하고 乗敵人之城闉하여 而發吾兵機以決勝하고 潰散敵衆하여 而奪彼之地하고 旣成功乃返國이면 此는 所謂力勝也니
如
하여 斬陳餘
하고 收趙地
하며 登城
하여 周麾而呼
한대 鄭師畢登
하여 遂入許 是也
라
爲王侯而知此所以三勝者
면 能事畢矣
라干羽格苗圖
夫將之所以戰者는 民也요 民之所以戰者는 氣也니 氣實則闘하고 氣奪則走하나니라
原注
夫將之所以戰者는 民爲之本也요 民之所以戰者는 氣爲之主也니 氣充實이면 則能與敵戰하고 氣爲彼所奪이면 則敗走矣라
氣實者
는 靜也, 治也, 飽也, 佚也
요 氣奪者
는 飢也, 勞也, 亂也,
也
라
刑未加
하고 兵未接
에 而所以奪敵者五
니 一曰 廟勝之論
이요 二曰 受命之論
이요 三曰 踰
之論
이요 四曰 深溝高壘之論
이요 五曰 擧陳加刑之論
이니
原注
刑未加人하고 兵未接戰에 而所以能奪敵者 有五事하니
次四曰 深溝高壘之論
이니 深溝高壘
는 所
守而欲其固也
요
次五曰 擧陣加刑之論이니 擧陣加刑은 所(以)[謂]戰而欲其勝也라
此五者는 先料敵之強弱虛實而後에 可動이니 此所以能擊敵人之虛而奪彼之氣也라
善用兵者는 能奪人而不奪於人하나니 奪者는 心之機也요 令者는 一衆心也니
衆不審
이면 則
變
이요 數變
이면 則令雖出
이나 衆不信矣
니라
原注
善用兵者는 能奪人之氣하고 不可奪於人也니 奪人者는 吾心之機也요 號令者는 齊一衆心者也라 衆人之心을
吾不能審而察之면 則是非邪正之分에 而事必數更變이요 事數更變이면 則號令雖出이나 衆人亦不信矣리라
故로 上無疑令이면 則衆不二聽하고 動無疑事면 則衆不二志하나니 未有不信其心而能得其力者也요 未有不得其力而能致其死戰者也니라
原注
故로 施令之法은 小過를 無得而更하고 小疑를 無以爲中이라
故로 上無疑二之令이면 則衆人亦不疑二於聽하니 二亦疑也라
動無疑惑之事면 則衆人亦不疑二其志하니 言上之令一이면 則下之聽自專이요 上之事一이면 則下之志自定이니
未有不信其心而能得其力者也요 亦未有不先得其力而能致衆人之死戰者也라
故로 國必有禮信親愛之義면 則可以飢易飽요 國必有孝慈廉恥之俗이면 則可以死易生이니라
原注
禮者는 敬之理요 信者는 實之理요 親愛則仁之用也며 以飢易飽는 是飢可易而爲飽也라
孝者는 善能事親이요 慈者는 善能字幼요 廉者는 守己以不貪이요 恥者는 羞己之不善이며 以死易生은 是雖處死地나 可易而爲生也라
古者率民에 必先禮信而後爵祿하고 先廉恥而後刑罰하고 先親愛而後律其身하니라
原注
古者에 人君之率民에 必先以禮信服之而後에 用爵祿勸之하고
故로 戰者는 必本乎率身以勵衆士하여 如心之使四支也라
志不勵면 則士不死節이요 士不死節이면 則衆不戰이니라
原注
故로 戰者는 必本乎上之人이 率身以激勵衆士하여 如一心之使四肢也라
志不激勵면 則士不死節이요 士旣不死節이면 則衆必不可用之而戰이라
勵士之道는 民之生을 不可不厚也요 爵列之等과 死喪之親의 民之所營을 不可不顯也니
必也因民所生而制之하고 因民所營而顯之하여 田祿之實하고 飮食之親하여 鄕里相勸하고 死喪相救하고 兵役相從이니 此는 民之所勵也라
原注
激勵士衆之道
는 民之生命
을 不可不厚也
니 厚生
은 卽
이 是也
라
官爵班列之等
과 死亡喪葬之親
의 民之所謀爲者
를 不可不章顯之也
요 必也因民之所生而制節之
니 如
之類 是也
라
因民所謀爲而章顯之
는 如
하고 及
功緦麻之有服
과 棺槨衣衾之有制之類 是也
라
分田制祿之以實하고 飮食聚會之相親하여 使同鄕同里而相勸하고 死亡喪葬而相救하고 兵役出入而相從이니 此는 民之所以勵也라
使什伍如親戚하고 卒伯如朋友하여 止如堵墻하고 動如風雨하여 車不結轍하고 士不旋踵이니 此는 本戰之道也라
原注
使什伍之人으로 如親戚之相救하고 卒伯之士로 如朋友之相信이라
止如堵墻은 言持重也요 動如風雨는 言迅速也요 車不結轍은 言務進而不務退요 士不旋踵은 言務勝而不務北니 此乃本戰之道也라
地는 所以養民也요 城은 所以守地也요 戰은 所以守城也라
故로 務耕者는 民不飢하고 務守者는 地不危하고 務戰者는 城不圍하나니 三者는 先王之本務也라
原注
土地는 所以養民也요 城池는 所以守地也요 戰鬪는 所以守城也라
故로 務耕種者는 民不飢餒하고 務固守者는 地不傾危하고 務戰鬪者는 城不被圍하나니 三者는 乃先王之本務也라
故로 先王專於兵이 有五焉하니 委積不多면 則士不行하고 賞祿不厚면 則民不勸하고 武士不選이면 則衆不強하고 器用不備면 則力不壯하고 刑賞不中이면 則衆不畏하니 務此五者하면 靜能守其所固하고 動能成其所欲이니라
原注
委는 糧食也니 糧食積聚不多면 則士衆不行하고 賞賚爵祿不厚면 則民不勸하고 武士不選簡이면 則衆不強하고 器用不完備면 則力不壯하고 刑賞不中節이면 則衆不畏하니 務此五事하면 靜能保守其所固하고 動能成就其所欲이라
夫以居攻出이면 則居欲重하고 陳欲堅하고 發欲畢하고 鬪欲齊니라
原注
夫以居守之法으로 而較攻出之法이면 則居守欲持重하고 布陣欲堅固하고 發伏欲併力而出하고 戰鬪欲齊心而進이라
王國은 富民하고 霸國은 富士하고 僅存之國은 富大夫하고 亡國은 富倉府하나니 所謂上滿下漏하여 患無所救니라
原注
王者之國은 務富其民하고 霸者之國은 務富其士하고 僅存之國은 富強僭之大夫하고 將亡之國은 止富倉府하나니
故로 曰 擧賢任能이면 不時日而事利하고 明法審令이면 不卜筮而獲吉하고 貴功養勞면 不禱祠而得福이라하니라
原注
故로 曰 擧薦賢德하고 任使才能이면 不用時日支干而事自利요
申明法度
하고 審察號令
이면 不用
龜卜筮而自獲吉
이요
貴有功者
하고 養有勞者
하면 用禱祠神明而自得福
이라
又曰 天時不如地利요 地利不如人和라하니 聖人所貴는 人事而已니라
原注
又曰 天時之吉이 不如得地之利요 得地之利 不如得人心之和라하니 聖人所貴는 在人事而已라
天時
는 謂
之屬
이요 地利
는 謂險阻城池之固
요 人和
는 得人心之和也
라
夫勤勞之師는 將必先己하여 暑不張蓋하고 寒不重衣하고 險必下步하며 軍井成而後飮하고 軍食熟而後飯하고 軍壘成而後舍하여 勞佚을 必以身同之니 如此면 師雖久나 而不老不弊하나니라
原注
夫勤勞之師
는 將必以己身先之
하여 盛暑之月
에 不張設傘蓋
하고 隆寒之月
에 不重襲衣服
하고 遇險阻之地
에 必先下步
하며 三軍鑿井旣成
이어든 而將然後飮
하고 三軍
旣熟
이어든 而將然後飯
하고 三軍之壘旣成
이어든 而將然後舍
하여 或勞或佚
을 必以身與士卒同之
하니 若能如此
하면 出師雖久
나 而不老不弊
라
[如鄭文公惡高克하여 使將淸邑之兵하여 禦敵於河上하고 久而不召한대 師散而歸라
原注
전위戰威는 전투戰鬪의 위엄威嚴을 논論한 것이니, 전투에 위엄이 없으면 어떻게 승리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 뜻을 취하여 편篇의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
무릇 군대는 도道로써 승리함이 있고, 위엄威嚴으로써 승리함이 있고, 힘으로써 승리함이 있다.
무예武藝를 강습하고 적敵을 헤아려서 적敵으로 하여금 사기를 잃게 하고 군대가 흩어지게 하여, 비록 형체는 온전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게 하면, 이는 도道로써 승리하는 것이다.
법제法制를 살피고 상벌賞罰을 분명히 하고 병기兵器의 사용을 편리하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필전必戰의 마음을 갖게 하면, 이는 위엄으로써 승리하는 것이다.
적군敵軍을 격파하여 적장敵將을 죽이고, 적의 성문을 타고 들어가 기지機智를 내며 적의 무리를 궤멸시키고 적의 영토를 빼앗아서 성공하고 돌아오면, 이는 힘으로써 승리하는 것이다.
왕자王者와 제후諸侯가 이 세 가지 승리하는 방법을 알면 끝나는 것이다.
原注
무릇 용병用兵에는 도道로써 승리함이 있고, 위엄으로써 승리함이 있고, 힘으로써 승리함이 있다.
자기 나라의 무예武藝의 일을 강구講究하고 적敵의 형세의 허실을 자세히 헤아려 적敵으로 하여금 사기를 잃어 군대가 흩어지고 혼란하게 만들어서, 형체는 비록 온전히 갖추어졌으나 제대로 쓰지 못하게 하면, 이는 이른바 도道로써 승리한다는 것이다.
도道는 무예武藝의 일을 강구講究하고 적敵을 헤아림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먼저 덕德을 닦고 인정仁政을 행하며 백성을 기르고 현자賢者를 초치招致해야 한다.
예컨대 문왕文王이 숭崇나라를 정벌할 적에 30일이 되어도 승리하지 못하자 물러가 문교文敎를 닦고 다시 정벌하였는데, 전에 있던 보루를 그대로 이용하여 숭崇나라를 항복시켰고, 순舜임금이 우왕禹王에게 명하여 유묘有苗를 정벌하게 하였으나, 유묘有苗의 백성들이 따르지 않자 우왕禹王이 회군하니, 순舜임금이 마침내 문덕文德을 크게 펴서 두 뜰에서 방패와 깃털로 춤을 추었는데, 70일 만에 유묘有苗가 와서 복종한 것이 이것이다.
우리의 법도法度와 호령號令을 자세히 살펴 내리고 우리의 상벌賞罰을 분명히 시행하며, 우리의 공격하고 수비하는 병기兵器를 편리하게 하여 우리의 백성(병사)들로 하여금 필전必戰의 마음을 갖게 하면, 이는 이른바 위엄으로써 승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양저田穰苴가 법령法令을 밝히고 병사들을 어루만지자, 병든 병사들도 다투어 적敵에게 달려가니, 연燕나라와 진晉나라에서 이 말을 듣고 군대를 후퇴한 것이 이것이다.
적敵의 군대를 격파하여 적의 장수를 죽이고, 적의 성문을 타고 들어가서 우리 군대의 기지機智를 내어 승리를 거두며, 적의 군대를 궤멸시키고 흩어지게 해서 저들의 땅을 빼앗고 성공한 뒤에 나라로 돌아오면, 이는 이른바 힘으로써 이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신韓信이 군대를 이끌고 정형井陘으로 내려가서 진여陳餘의 목을 베고 조趙나라 땅을 차지하였으며, 정백鄭伯이 허許나라를 정벌할 적에 하숙영瑕叔盈이 무호蝥弧 깃발을 가지고 성城으로 올라가 사방으로 휘두르면서 고함치자, 정鄭나라 군대가 모두 성城으로 올라가 마침내 허許나라로 쳐들어간 것이 이것이다.
왕자王者와 제후諸侯가 되어서 이 승리하는 세 가지 방법을 알면 훌륭한 일이 끝나는 것이다.
장수가 싸울 수 있는 것은 백성 때문이요 백성들이 싸울 수 있는 것은 기운 때문이니, 기운이 충실하면 싸우고 기운을 빼앗기면 패주한다.
原注
장수가 싸울 수 있는 것은 백성(병사)이 근본이 되고, 백성들이 싸울 수 있는 것은 기운(士氣)이 주장이 되니, 기운이 충실하면 적과 잘 싸우고 기운을 적에게 빼앗기면 패주하는 것이다.
기운이 충실한 것은 군대가 고요하고 다스려지고 배부르고 편안한 것이요, 기운을 빼앗기는 것은 군대가 굶주리고 수고롭고 혼란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이다.
형벌을 아직 가하지 않고 병기兵器를 접촉하기 전에 적敵의 기운을 빼앗는 것이 다섯 가지이니, 첫 번째는 묘당廟堂에서 승리하는 논論이요, 두 번째는 장수가 임명을 받는 논論이요, 세 번째는 강안江岸을 넘어가는 논論이요, 네 번째는 해자를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이 쌓는 논論이요, 다섯 번째는 온 진영에 형벌을 가하는 논論이다.
이 다섯 가지는 먼저 적敵을 헤아린 뒤에 출동한다.
이 때문에 적敵의 허약한 곳을 공격하여 적敵의 기운을 빼앗는 것이다.
原注
형벌을 아직 적에게 가하지 않고 병기로 접전하여 싸우기 전에 적敵의 기운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이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 번째는 묘당廟堂(조정)에서 승리하는 논論이니, 바로 《손자孫子》에 이른바 ‘싸우기 전에 묘당廟堂의 승산勝算이 우세한 자는 좋은 계책이 많다.’는 뜻이다.
다음 두 번째는 장수가 임명을 받는 논論이니, 바로 태공太公이 장수를 세우는 뜻을 논論한 내용이다.
다음 세 번째는 강안江岸을 넘어가는 논論으로, 은垠은 강안江岸이니, 바로 태공太公의 이른바 ‘강하江河를 넘고 도랑과 참호를 건너간다.’는 뜻이다.
다음 네 번째는 해자를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이 쌓는 논論이니, 해자를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이 쌓음은 이른바 ‘지키면서 견고히 하고자 한다.’는 뜻이다.
다음 다섯 번째는 온 진영에 형벌을 가하는 논論이니, 진영에 형벌을 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율을 엄격히 하여〉 싸움에 승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먼저 적敵의 강약強弱과 허실虛實을 헤아린 뒤에 출동할 수 있으니, 이는 적敵의 허약한 곳을 공격하여 적敵의 기운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용병用兵을 잘하는 자는 적을 빼앗고 적에게 빼앗기지 않으니, 적을 빼앗는 것은 내 마음의 기지機智이고, 호령號令은 병사들의 마음을 통일시키는 것이다.
병사들을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일을 자주 변경하게 되고, 일을 자주 변경하면 장수가 비록 명령을 내더라도 병사들이 믿지 않는다.
原注
용병用兵을 잘하는 자는 적의 기운을 빼앗고 적에게 기운을 빼앗기지 않으니, 적의 기운을 빼앗는 것은 내(장수) 마음의 기지機智이고, 호령號令은 병사들의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통일시키는 것이다.
병사들의 마음을 내가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시비是非와 사정邪正을 분별함에 있어 일을 반드시 자주 변경하게 될 것이요, 일을 자주 변경하면 장수가 비록 호령號令을 내더라도 병사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병사들을 명령하는 방법은, 조금 잘못된 것은 변경하지 말고, 작은 의심은 중지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위에서 의심스러운 명령이 없으면 사람들이 의심하여 듣지 않고, 출동함에 의심하는 일이 없으면 병사들이 의심하는 마음을 품지 않으니, 병사들의 마음을 믿게 하지 못하고서 병사들의 힘을 얻는 장수는 있지 않으며, 병사들의 힘을 얻지 못하고서 결사적으로 싸우게 하는 장수는 있지 않은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명령을 시행하는 방법은, 조금 잘못된 것은 변경하지 말고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작은 의심은 중지하지 말고 그대로 추진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위에서 의심하는 명령이 없으면 병사들 또한 명령을 들음에 의심[二]하지 않으니, ‘이二’ 또한 의심하는 것이다.
출동함에 의혹하는 일이 없으면 병사들 또한 마음에 의심하지 않으니, 윗사람의 명령이 전일하면 아랫사람들의 들음이 저절로 전일해지고 윗사람의 일이 전일하면 아랫사람들의 뜻이 저절로 정定해짐을 말한 것이다.
병사들의 마음을 믿게 하지 못하고서 병사들의 힘을 얻는 자는 있지 않으며, 또한 먼저 병사들의 힘을 얻지 못하고서 병사들을 결사적으로 싸우게 만드는 자는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에 만일 예禮와 신信과 친애親愛의 의義가 있으면 굶주림을 배부름으로 바꿀 수 있고, 나라에 만일 효자孝慈와 염치廉恥의 풍속이 있으면 죽음을 삶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국가國家에 만일 예禮와 신信과 친애親愛의 의義가 있으면 굶주림을 바꾸어 배부르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예禮는 공경恭敬하는 이치요, 신信은 진실眞實의 이치요, 친애親愛는 인仁의 용用이며, 굶주림을 배부름으로 바꾼다는 것은 굶주린 것을 바꾸어 배부르게 만드는 것이다.
국가國家에 반드시 효자孝慈와 염치廉恥의 풍속이 있으면 죽음을 삶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효孝는 어버이를 잘 섬기는 것이요, 자慈는 어린아이를 잘 사랑하는 것이요, 염廉은 자기 몸을 탐욕하지 않음으로써 지키는 것이요, 치恥는 자신이 선善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며, 죽음을 삶으로 바꾼다는 것은 비록 죽을 땅에 처하였으나 바꾸어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윗사람이 능히 도道로써 아랫사람들을 통솔하면 아랫사람들이 죽음으로써 윗사람을 섬김을 말한 것이니,
바로 《손자孫子》에 이른바 ‘백성들로 하여금 윗사람과 마음을 함께하여 함께 죽고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요,
《맹자孟子》에 이른바 ‘장성한 자들이 한가로운 날을 이용하여 효제孝悌와 충신忠信을 닦아서 들어가서는 부형父兄을 섬기고 나가서는 장상長上을 섬기면, 백성들로 하여금 몽둥이를 만들어 진秦나라와 초楚나라의 군대를 매질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옛날 백성들을 통솔할 적에 반드시 예禮와 신信을 먼저 하고 작록爵祿을 뒤에 하였으며, 염치廉恥를 먼저 하고 형벌刑罰을 뒤에 하였으며, 친애親愛를 먼저 한 뒤에 병사들의 몸을 다스렸다.
原注
옛날에 인군人君이 백성을 통솔할 적에 반드시 먼저 예禮와 신信으로써 백성들을 복종시킨 뒤에 작록爵祿을 사용하여 권면하였고,
먼저 염치廉恥로써 백성들을 교화한 뒤에 형벌을 사용하여 위엄을 보였고,
친애親愛로써 백성들을 결속시킨 뒤에 법을 사용하여 병사들의 몸을 다스렸으니,
이는 바로 이위공李衛公(李靖)의 이른바 ‘사랑은 먼저 베풀고 위엄은 뒤에 가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하는 자는 반드시 윗사람이 몸소 솔선하여 병사들을 격려함을 근본으로 삼아서 마치 마음이 사지四肢를 부리듯이 하여야 하는 것이다.
마음이 격려되지 않으면 장병들이 충절忠節에 죽지 않고, 장병들이 충절忠節에 죽지 않으면 병사들이 싸우지 않게 된다.
原注
그러므로 전투戰鬪는 반드시 윗사람이 몸소 솔선하여 병사들을 격려해서 한 마음이 사지四肢를 부리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하는 것이다.
마음이 격려되지 않으면 장병들이 충절忠節에 죽지 않고, 장병들이 충절에 죽지 않으면 병사들이 반드시 쓰여져 싸울 수 없는 것이다.
병사들을 격려하는 방도는 병사들의 생활을 후하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되고, 작렬爵列의 등급과 친척의 죽음과 초상初喪에 백성들이 경영하는 바를 드러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 백성들이 생활하는 것을 인하여 절제節制하고, 백성들이 경영하는 바를 인하여 드러내 밝혀주어서 전지田地의 녹봉을 충실하게 해주고 음식을 마련하여 서로 친하게 해주어서 향리鄕里에서 서로 권면하고 사망과 초상에 서로 구원하고 병역에 서로 따르게 하여야 하니, 이것이 백성들을 격려하는 방법이다.
原注
장병들을 격려하는 방도는 백성(병사)들의 생활을 후하게 해주지 않을 수 없으니, 후생厚生은 바로 《서경書經》에 이른바 ‘이용利用과 후생厚生’이 이것이다.
관작官爵 반열의 등급과 친척의 사망과 장례에 백성들이 도모(경영)하는 것을 드러내 보여주지 않을 수 없고, 반드시 백성들의 생활하는 것을 인하여 절제해야 하니, 5묘畝의 집에 뽕나무를 심으면 50세가 된 자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과 돼지와 개 등의 가축을 번식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 70세가 된 자가 고기를 먹을 수 있고, 100묘畝의 토지를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몇 식구의 집안이 굶주림이 없을 수 있는 것과 같은 따위가 이것이다.
‘백성들이 도모하는 바를 인하여 드러내어 밝혀준다.’는 것은, 하늘이 덕德이 있는 자에게 관직을 명命하거든 다섯 등급의 관복官服으로 밝히고, 또 상례喪禮에 쇠공衰功과 시마緦麻의 상복과 관곽棺槨과 의금衣衾의 제도가 있는 것과 같은 따위가 이것이다.
전지田地를 나누어 녹봉을 제정하기를 충실하게 하고 음식飮食을 마련하여 서로 모이고 친하게 해서, 동향同鄕과 동리同里 사람들끼리 서로 권면하고, 사망과 장례에 서로 구원하고, 병역으로 출입出入함에 서로 따르게 하여야 하니, 이는 백성들을 격려하는 방법이다.
십什과 오伍로 하여금 친척처럼 서로 구원하게 하고, 졸백卒伯(100명)으로 하여금 붕우朋友처럼 만들어서, 멈춰 있을 때에는 담과 같고 출동할 때에는 폭풍우와 같아서, 수레는 바퀴를 묶지 않고 병사들은 발길을 되돌리지 않으니, 이는 전진戰陣의 기본 방도이다.
原注
십什과 오伍의 사람들로 하여금 친척親戚이 서로 구원하듯 하게 하고, 졸백卒伯의 병사들로 하여금 붕우朋友가 서로 믿는 것처럼 하게 하는 것이다.
‘멈춰 있을 때에는 튼튼한 담과 같다.’는 것은 신중히 유지함을 말한 것이요, ‘출동할 때에는 폭풍우와 같다.’는 것은 신속함을 말한 것이요, ‘수레는 바퀴를 묶지 않는다.’는 것은 전진을 힘쓰고 후퇴를 힘쓰지 않음을 말한 것이요, ‘병사들이 발길을 되돌리지 않는다.’는 것은 승리를 힘쓰고 패주를 힘쓰지 않음을 말한 것이니, 이는 바로 본전本戰의 방도이다.
토지土地는 백성을 기르는 것이요, 성곽城郭은 땅을 지키는 것이요, 전투戰鬪는 성城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작耕作을 힘쓰는 자는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지키기를 힘쓰는 자는 땅이 위태롭지 않고, 전투戰鬪를 힘쓰는 자는 성城이 포위되지 않으니, 이 세 가지는 선왕先王의 본분의 일이다.
原注
토지土地는 백성을 기르는 것이요, 성城과 해자는 땅을 지키는 것이요, 전투는 성城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작耕作을 힘쓰는 자는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굳게 수비함을 힘쓰는 자는 땅(영토)이 기울거나 위태롭지 않고, 전투를 힘쓰는 자는 성城이 포위당하지 않으니, 이 세 가지는 바로 선왕先王의 본분의 일이다.
본분의 일은 군대에서 가장 우선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왕先王이 군대에 전일專一하게 함이 다섯 가지가 있으니, 양식의 저축이 많지 않으면 병사들이 출동하지 못하고, 상賞과 녹祿이 많지 않으면 백성들이 권면되지 못하고, 무사武士를 선발하지 않으면 병사들이 강하지 못하고, 병기兵器가 구비되지 않으면 힘이 건장하지 못하고, 형벌과 상賞이 도리에 맞지 않으면 병사들이 법령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이 다섯 가지를 힘쓰면 고요할 때에는 견고함을 지킬 수 있고, 출동할 때에는 하고자 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原注
본분의 일은 군대를 가장 우선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왕先王이 군대에 전일專一하게 함이 다섯 가지 일이 있는 것이다.
위委는 양식糧食이니, 양식이 많이 쌓여있지 않으면 병사들이 출동하지 못하고, 상賞과 작록爵祿이 많지 않으면 백성들이 권면되지 못하고, 무사武士를 제대로 선발하지 않으면 병사들이 강하지 못하고, 기용器用이 완전히 구비되지 못하면 힘이 건장하지 못하고, 형벌과 상賞이 도리에 맞지 않으면 병사들이 법령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이 다섯 가지 일을 힘쓰면 고요할 때에는 견고함을 보존하여 지키고, 출동할 때에는 하고자 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거수居守를 공격과 출동에 비교하면, 거수居守할 때에는 신중하고자 하고 진영은 견고하고자 하며, 출동할 때에는 일제히 일어나고자 하고 전투戰鬪할 때에는 똑같이 힘을 쏟고자 하는 것이다.
原注
거수居守(거주하여 수비함)하는 방법을 가지고 공격하고 출동하는 방법에 비교하면, 거수居守할 때에는 신중하고자 하고 포진은 견고하고자 하며, 매복한 군대를 출동시킬 때에는 힘을 모두 모아 출동시키고자 하고 전투할 때에는 합심하여 전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살펴보건대 ‘거공출居攻出’ 위아래에 빠진 글이나 오자誤字가 있는 듯하다.
왕자王者의 나라는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패자霸者의 나라는 병사를 부유하게 하고, 겨우 버텨나가는 나라는 대부大夫를 부유하게 하고, 망하는 나라는 창고를 부유하게 하니, 이른바 ‘위가 가득하면 아래가 새어서 환난患難을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原注
왕자王者의 나라는 백성을 부유하게 하기를 힘쓰고, 패자霸者의 나라는 병사를 부유하게 하기를 힘쓰고, 겨우 버텨나가는 나라는 강하고 참람된 대부大夫를 부강하게 하고, 장차 망할 나라는 다만 창고를 부유하게 한다.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구휼하지 않고, 병사들을 위로하고 상賞을 주지 않음을 말한 것이니, 후당後唐의 장종莊宗과 같은 따위가 이것이다.
이는 이른바 ‘위가 가득하면 아래가 새어서 화환禍患을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어진 이를 등용하고 유능한 자에게 맡기면 시일時日을 가리지 않고도 일이 이롭고, 법령法令을 분명히 하고 자세히 살피면 복서卜筮를 하지 않고도 길吉함을 얻고, 공功이 있는 자를 귀貴하게 해주고 수고한 자를 길러주면 신명神明에게 기도하지 않아도 복福을 얻는다.”라고 한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말하기를 “어질고 덕德이 있는 자를 천거하고 재능이 있는 자에게 맡기면 길吉한 시일時日의 간지干支를 사용하지 않아도 일이 저절로 이롭고,
법령法令을 거듭 밝히고 호령號令을 자세히 살펴서 내리면 시초蓍草와 거북껍질을 사용하여 복서卜筮하지 않아도 저절로 길吉함을 얻고,
공功이 있는 자를 귀貴하게 해주고 수고한 자를 길러주면 신명神明에게 기도하고 제사하지 않아도 저절로 복福을 얻는다.”라고 한 것이다.
또 말하기를 “천시天時가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地利가 인화人和만 못하다.” 하였으니, 성인聖人이 귀貴하게 여긴 것은 사람의 일일 뿐이다.
原注
또 말하기를 “천시天時의 길吉함이 땅의 이로움을 얻는 것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을 얻는 것이 인심人心의 화합和合을 얻는 것만 못하다.” 하였으니, 성인聖人이 귀貴하게 여긴 것은 사람의 일에 있을 뿐이다.
천시天時는 시일時日의 간지干支에 고허孤虛와 왕상旺相의 등속을 이르고, 지리地利는 지형의 험조險阻와 성城과 해자의 견고함을 이르고, 인화人和는 인심人心의 화합함을 얻는 것이다.
장수가 근로하는 군대는 장수가 반드시 몸소 솔선해서, 더워도 일산을 펴지 않고 추워도 옷을 껴입지 않으며, 험한 곳에서는 반드시 수레에서 내려서 걸어가며, 군대의 우물을 만든 뒤에야 물을 마시고 군대의 밥이 지어진 뒤에야 밥을 먹고 군대의 보루가 이루어진 뒤에야 머물러 쉬어서, 수고로움과 편안함을 반드시 병사들과 함께하니, 이와 같이 하면 군대가 출동한 지 비록 오래더라도 병사들이 지치거나 피폐하지 않게 된다.
原注
장수가 근로勤勞하는 군대는 장수가 반드시 몸소 솔선해서, 무더운 여름철에도 일산을 펴지 않고 매우 추운 겨울철에도 의복을 껴입지 않으며, 험한 지역을 만났을 때에는 반드시 먼저 수레에서 내려 도보로 걸어가며, 삼군三軍이 우물을 파서 이루어진 뒤에야 장수가 비로소 물을 마시고, 삼군三軍이 밥을 지어 익은 뒤에야 장수가 비로소 밥을 먹고, 삼군三軍의 보루가 이루어진 뒤에야 장수가 비로소 장막에 들어가 휴식해서, 수고로움과 편안함을 반드시 병사들과 함께하니, 장수가 만약 이와 같이 할 수 있으면 군대가 출동한 지 비록 오래더라도 병사들이 지치지 않고 피폐해지지 않는다.
예컨대 정鄭 문공文公이 고극高克을 미워하여 고극高克으로 하여금 청읍淸邑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하수河水 가에서 적을 막게 하고는 오랫동안 부르지 않자 군대가 흩어져 돌아간 것과 같은 경우이다.
이는 장수가 병사들과 고락苦樂을 함께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