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已成形而稱衆因地면 則必分數以治之라 形名以齊之하고 奇正以變之하고 虛實以形之니 然後에 以陳則定하고 以守則固하고 以戰則勝이라
分數明故로 能以治爲亂하고 虛實審故로 能以堅爲瑕하고 奇正相生故로 可先合而後阨之하고 形名以齊勇怯故로 可任勢而戰人하여 如轉圓石於千仞之山而莫之禦矣라
凡治衆
을 如治寡
는 分數 是也
요 鬪衆
을 如鬪寡
는 形名
이 是也
요 三軍之衆
을 可使必受敵而無敗者
는 奇正
이 是也
요 兵之所加
에 如以
投卵者
는 虛實
이 是也
니라
形은 可見하니 旌旗也요 名은 可聞하니 金鼓也라
如山如林은 所以正合이요 如炮如燔은 所以奇勝이니 受敵無敗는 明乎奇正也라
旣審敵虛하고 加以己實이라 故로 如石投卵也니 以碬投卵은 蓋當時有此語也라
故로 善出奇者는 無窮如天地하고 不竭如江海하니 終而復始는 日月이 是也요 死而更生은 四時 是也라
聲不過五로되 五聲之變을 不可勝聽也요 色不過五로되 五色之變을 不可勝觀也요 味不過五로되 五味之變을 不可勝嘗也요 戰勢不過奇正이로되 奇正之變을 不可勝窮也라
五聲
은 角
宮商羽也
요 五色
은 靑赤黃白黑也
요 五味
는 辛苦甘酸鹹也
라
激水之疾이 至於漂石者는 勢也요 鷙鳥之疾이 至於毁折者는 節也라
故
로 善戰者
는 其勢險
하고 其節短
하니 勢如
弩
하고 節如發機
하니라
水本柔弱이로되 而因激爲勢故로 有時而漂石하고 鷙惟羽翮이로되 而搏必審節故로 或至於毁折하니 有似乎善出奇而猶有未也라
夫彀滿之弩는 勢必勁險而難犯하고 已發之機는 節則短促而駭疾하니 差可相方耳라
尉子曰 勝兵은 似水하니 夫水는 至柔弱이로되 而所觸에 丘陵皆爲之崩은 無異也라
紛紛紜紜하여 鬪亂而不可亂이요 渾渾沌沌하여 形圓而不可敗니라
鬪亂不可亂은 節制素定也요 形圓不可敗는 觸處爲首也라
이니 治亂
은 數也
요 勇怯
은 勢也
요 强弱
은 形也
니라
承上文하여 言非止似亂而實治요 亦可似怯而實勇하고 似弱而實强하니 皆所以形敵也라
治亂數, 勇怯勢, 强弱形三句는 所以結篇首分數形名虛實語라
蓋分數明이면 則能治衆如治寡하고 戰以勢면 則可齊勇怯하여 而鬪衆如鬪寡하고 示以形이면 則可以强詐弱하여 而致敵虛實矣라
此篇은 以分數形名奇正虛實爲綱하고 而因上文順勢하여 專論奇正이로되 而餘却欠于收結이라
故로 着此三句하여 作引線以遙相牽屬이요 而治亂一段은 已輕提於正兵論中이라 故로 徑以形敵으로 接虛實而結之하고 至篇終一喩하여는 復回顧爲形名收局하니 讀者宜深味之니라
故로 善動敵者는 形之면 敵必從之하고 予之면 敵必取之하나니 以利動之하고 以本待之니라
承上文하여 言示敵以亂怯弱之形이면 則敵必從我求戰하리니 而我乃以治勇强之本待之也라
任勢者는 其戰人也 如轉木石이니 木石之性은 安則靜하고 危則動하고 方則止하고 圓則行이라
故로 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仞之山者는 勢也니라
然이나 亦無他謬巧也요 但能擇人所長하여 任其自然之勢而已라
如下喩人之有長短은 猶木石之有方圓하니 取圓不取方은 擇人也라
圓旣自行이요 而危而動之는 任勢也니 況轉於千仞之山乎아
李靖謂番長于馬하니 馬利速鬪요 漢長于弩하니 弩利緩戰이니
此節은 承上勇怯句하여 仍論任勢之術하니 所以結形名이라
군대가 이미 형태를 이루고 병력에 맞추어 땅을 이용하게 되면 반드시 분수分數(대오의 편성)로써 다스리고 형形‧명名(旗幟와 금고金鼓)으로써 통일하고 기奇‧정正(奇兵과 정병正兵의 운용)으로써 변화하고 허虛‧실實로써 나타내야 하니, 이렇게 한 뒤에 진陣을 치면 안정되고 수비하면 견고하고 전투하면 승리하는 것이다.
분수分數가 밝기 때문에 능히 적의 다스려짐을 혼란함으로 만들 수 있고, 허虛‧실實을 자세히 살피기 때문에 능히 적의 견고함을 하자로 만들 수 있고, 기奇‧정正이 서로 낳기 때문에 먼저 교전한 뒤에 적을 곤궁하게 하고, 형形‧명名으로 용맹한 자와 겁이 많은 자를 통일시키기 때문에 세勢에 맡겨 사람들을 싸우게 해서 마치 둥근 돌을 천 길 높은 산에서 굴리듯이 하여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무릇 많은 병력을 다스림을 적은 병력을 다스리는 것과 같게 함은 분分‧수數가 이것이요, 많은 병력을 싸우게 하기를 적은 병력을 싸우게 하는 것과 같게 함은 형形‧명名이 이것이요, 삼군三軍의 병력을 반드시 적의 침공을 받아도 패함이 없게 함은 기奇‧정正이 이것이요, 병력을 가하는 곳에 마치 숫돌을 가지고 새의 알을 깨는 것과 같게 함은 허虛‧실實이 이것이다.
‘병력이 많을수록 더욱 잘 다스려짐’은 분수分數가 밝음에 지나지 않는다.
형形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니 깃발이요, 명名은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니 징과 북이다.
귀는 소리에 위엄을 느끼고 눈은 색깔에 위엄을 느낀다.
그러므로 〈형形‧명名으로 지휘하면〉 용맹한 자가 홀로 전진하지 못하고, 겁이 많은 자가 홀로 후퇴하지 못하는 것이다.
산과 같고 숲과 같음은 정병正兵으로 교전하는 것이요, 불로 태우는 것과 같고 불로 지지는 것과 같음은 기병奇兵으로 승리하는 것이니, 적의 공격을 받아도 패함이 없는 것은 기奇‧정正에 밝아서이다.
이미 적의 허虛함을 살피고서 자기의 실實함을 가하여 공격하기 때문에 숫돌을 새의 알에다가 던지는 것과 같은 것이니, ‘숫돌을 가지고 새의 알에다가 던진다.’는 말은 아마도 당시에 이런 성어成語가 있었던 듯하다.
기奇‧정正은 편篇의 끝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이 네 가지는 한 편篇의 강령綱領이다.
무릇 전투는 정병正兵으로 교전하고 기병奇兵으로 승리한다.
그러므로 기병奇兵을 잘 출동시키는 자는 무궁무진함이 하늘과 땅 같고 다하지 않음이 강과 바다 같으니, 끝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은 해와 달이 이것이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은 사시四時가 이것이다.
소리는 다섯 가지에 지나지 않으나 다섯 가지 소리의 변화를 이루 다 들을 수 없고, 색깔은 다섯 가지에 지나지 않으나 다섯 가지 색깔의 변화를 이루 다 볼 수 없고, 맛은 다섯 가지에 지나지 않으나 다섯 가지 맛의 변화를 이루 다 맛볼 수 없고, 싸우는 기세는 기병奇兵과 정병正兵에 지나지 않으나 기병奇兵과 정병正兵의 변화를 이루 다할 수 없는 것이다.
기병奇兵과 정병正兵이 서로 낳음은 순환에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누가 능히 이것을 다하겠는가.
예컨대 한신韓信이 조趙나라를 격파할 적에 1만 명으로 배수진背水陣을 친 것은 정병正兵으로 교전한 것이요, 붉은 깃발을 가지고 2천 명이 조군趙軍의 성벽으로 달려간 것은 기병奇兵으로 승리한 것이다.
기奇와 정正이 비록 상생相生하나 처음에는 반드시 정병正兵에서 기병奇兵이 나눠지므로 ‘기병奇兵을 출동시킨다.’고 말한 것이요,
기병奇兵을 출동시키면 군대의 운용이 무궁무진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늘과 땅, 강과 바다, 해와 달, 사시四時로써 비유한 것이요,
무궁무진한 이유가 변화에 달려 있으므로 소리와 색깔과 맛의 변함으로써 비유하였고,
변화가 상생相生에서 말미암음으로 순환으로써 비유한 것이다.
오성五聲은 각角‧치徵‧궁宮‧상商‧우羽이고, 오색五色은 청색靑色‧적색赤色‧황색黃色‧백색白色‧흑색黑色이고, 오미五味는 매운맛‧쓴맛‧단맛‧신맛‧짠맛이다.
이 절節은 윗글에서 기정奇正을 말한 것을 인하여 묘妙하게 운용함을 총론한 것이다.
이미 기병奇兵을 잘 출동시킨다고 말했으면 오로지 기병奇兵을 논한 듯하다.
그러나 만일 다시 기병奇兵을 변화하여 정병正兵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곧바로 다하여 끝나게 된다.
격동한 물의 빠름이 돌을 표류하게 함에 이르는 것은 세勢(氣勢)요, 지조鷙鳥(猛禽)의 빨리 공격함이 새를 훼손하고 꺾음에 이르는 것은 절도이다.
그러므로 전투를 잘하는 자는 그 기세가 험하고 그 절도가 짧으니, 기세는 쇠뇌를 가득히 당긴 것과 같이 하고, 절도는 기아機牙를 발동하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한다.
‘훼절毁折’은 공격을 받은 자의 지체肢體가 훼손되고 부러짐을 말한 것이다.
‘확彍’은 펼침이요 ‘기機’는 쇠뇌의 기아機牙이다.
물은 본래 유약하나 격동시킴으로 인하여 세勢를 삼기 때문에 때로 돌을 떠내려가게 할 수 있고, 맹금류猛禽類는 오직 날개뿐인데도 공격할 적에 반드시 깃으로 절도를 살피기 때문에 혹 상대방을 훼절毁折함에 이르게 하니, 기병奇兵을 잘 출동시키는 것과 유사하나 아직 완전하지는 못하다.
활줄을 가득 당긴 쇠뇌는 기세가 반드시 굳세고 험하여 범하기가 어렵고, 이미 발사한 기아機牙는 절도가 짧아서 빠르니,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서로 비교될 수 있다.
이정李靖이 전술을 가르칠 적에 서 있는 부대는 서로 10보步쯤 떨어져 있게 하고 마군馬軍은 50보步를 절도로 삼았으니, 아마도 이 병법兵法에서 얻음이 있었을 것이다.
《울료자尉繚子》에 이르기를 “승리하는 군대는 물과 같으니, 물은 지극히 유약하나 저촉되면 구릉丘陵이 모두 무너짐은 다른 이유가 없다.
성품이 전일하여 저촉하기를 진실히 하기 때문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군대는 나무 쇠뇌를 잡은 것과 같고 사나운 새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과 같고 천 길의 계곡으로 물이 달려가는 것과 같다.” 하여, 이와 대략 유사하니, 아마도 이른바 ‘은연중 병법兵法과 부합했다.’는 것일 것이다.
분분하고 어지러운 것처럼 하여 어지럽게 싸우되 어지럽힐 수가 없고, 혼혼渾渾하고 돈돈沌沌하여 형체가 둥그나 패퇴시킬 수가 없다.
‘분운紛紜’은 어지러운 모양이고, ‘혼돈渾沌’은 머리와 꼬리가 없는 것이다.
‘어지럽게 싸우나 어지럽힐 수 없음’은 절제節制가 평소에 정해져 있기 때문이요, ‘형체가 둥그나 패퇴시킬 수 없음’은 닿는 곳이 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오자吳子》에 이르기를 “진퇴에 절도가 있고 좌우로 이동함에 모두 깃발에 응하여, 비록 대오가 끊기더라도 진영을 이루고 비록 해산하더라도 항렬을 이룬다.”는 것이 이것이다.
혼란함은 다스림에서 생기고 겁냄은 용맹에서 생기고 약함은 강함에서 생겨야 하니, 다스림과 혼란함은 수數이고 용맹과 겁냄은 기세이고 강함과 약함은 형세이다.
윗글을 이어서 혼란한 듯하나 실로 다스려짐에 그치지 않고, 또한 겁내는 듯하나 실로 용감하고, 약한 듯하나 실로 강함을 말하였으니, 모두 적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다스림과 혼란함은 분수分數이고 용맹과 겁냄은 기세이고 강함과 약함은 형세이다.’라는 세 구는, 편 머리의 분수分數와 형形‧명名, 허虛‧실實의 말을 맺은 것이다.
분수分數가 분명하면 많은 병력을 다스리기를 적은 병력을 다스리는 것과 같이 하고, 싸우기를 기세로써 하면 용맹한 자와 겁이 많은 자를 통일시켜 많은 사람을 싸우게 하기를 적은 사람을 싸우게 하는 것과 같이 하고, 형形으로써 보여주면 강한 것을 약한 것처럼 속여서 적敵의 허실을 알 수 있다.
이 편은 분수分數와 형形‧명名, 기奇‧정正과 허虛‧실實을 가지고 강령綱領을 삼고, 윗글의 순順한 형세를 인하여 오로지 기奇‧정正을 논하였으나, 나머지는 거두어 끝맺음이 부족하였다.
그러므로 이 세 구句를 놓아서 선線을 이어 멀리 서로 연결되게 하였고, 치란治亂 한 단락은 이미 정병正兵을 논한 가운데 간략히 제기하였으므로 곧바로 적에게 드러내 보임을 가지고 허실虛實을 이어 끝맺었으며, 편의 끝에 있는 한 비유에 이르러서는 또다시 형形‧명名을 돌아보고 전체를 수습하였으니, 읽는 자가 마땅히 깊이 음미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적을 잘 움직이게 하는 자는 드러내 보이면 적이 반드시 따라오고 주면 적이 반드시 취하니, 이익을 가지고 움직이고 근본을 가지고 대비한다.
‘동動’은 적이 움직여 오도록 만드는 것이요, ‘여予’는 낚싯밥을 주는 것이다.
윗글을 이어서 적에게 우리의 혼란하고 겁내고 약한 형세를 보여주면 적이 반드시 우리를 따라 싸우러 올 것이니, 이에 우리는 다스려지고 용맹하고 강한 근본으로 대비하는 것이다.
이정李靖이 말하기를 “기奇와 정正은 적의 허虛와 실實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하였으니, 먼저 형形(형태)을 드러내 보인 뒤에 대비함이 있음은 반드시 기奇‧정正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기세에서 찾고 사람에게서 바라지 않는다.
그러므로 능히 사람을 가려 쓰고 기세에 맡기는 것이다.
기세에 맡기는 자는 병사들을 싸우게 함이 나무와 돌을 굴리는 것과 같으니, 나무와 돌의 성질은 편안하면 고요하고 위태로우면 움직이며 네모나면 그치고 둥글면 굴러간다.
그러므로 적과 잘 싸우는 사람의 형세가 둥근 돌을 천 길의 산 위에서 굴리는 것과 같은 것은 기세 때문이다.
기세에서 구하면 용맹한 자와 겁이 많은 자를 똑같게 만드니, 어찌 사람마다 책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또한 특별히 공교로운 방법이 없고, 다만 사람의 소장所長을 가려서 그 자연의 기세에 맡길 뿐이다.
예컨대 아래 구절의 비유에 사람에게 장점과 단점이 있음은 나무와 돌에 방형方形과 원형圓形이 있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니, 원형을 취하고 방형을 취하지 않음은 사람을 가려 쓰는 것이다.
둥글면 저절로 굴러가고, 위태롭게 하여 움직이게 함은 기세에 맡기는 것인데, 하물며 천 길의 산 위에서 〈둥근 돌을〉 굴림에 있어서이겠는가.
이정李靖이 이르기를 “번병番兵은 기마전에 뛰어나니 기마전은 속전속결에 유리하고, 한병漢兵은 궁노弓弩에 뛰어나니 궁노弓弩는 서서히 싸우는 데 유리하다.
각각 번병番兵과 한병漢兵의 소장所長에 따라 싸우게 하는 것이 이른바 사람을 가려 기세에 맡긴다는 것이다.” 하였으니, 인증함이 확고하다.
이 절節은 위의 용맹과 겁냄을 말한 구句를 이어서 기세에 맡기는 방법을 논하였으니, 형形‧명名을 끝맺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