曾皎曰 旣以天地江海日月四時之造化로 喩之하고 又以人事之五聲五色五味喩之하니 無非狀其不可窮이라하니 似無分曉矣라
曰 紛紛
은 旌旗象
이요 紜紜
은 士卒貌
라하고 又以渾渾爲車
하고 沌沌爲步
라하니 皆誤矣
라
를 或謂欲治吾之亂
인댄 以分數齊之
하고 欲勇吾之怯
인댄 以兵勢振之
하고 欲强吾之弱
인댄 以軍形張之
라하고
張預曰 治而示之亂은 惟有分數者能然이요 勇而示之怯은 惟識兵勢者能然이요 强而示之弱은 惟知軍形者能然이라하여
果如諸說이면 則非結非起하여 而留之無益이요 去之無害라
王世貞曰 擇人任勢는 言有濟于事之人을 方用하고 無濟于事之人을 便不用이라
然이나 極沒緊要的人이라도 一時有濟于事면 不妨擇之以任一時之勢라하니라
諸說이 非止無當於本文이요 雖自己行文이라도 未免瘢疵하니 所不可解라
此篇은 平分四條하니 起端의 其分數, 形名, 虛實은 無甚剩義라
故로 略申於下文하고 而徑接奇正하여 引喩專論하여 已自分曉라
只緣後世歧貳之說하여 滋惑後學일새 今爲辨析如左하노라
孫子所謂勢險節短과 紛紜渾沌은 奇正之體也요 正合奇勝은 其用也니 古之所謂奇正은 槪不出此라
此時엔 只可名正이요 及梱外專征하여는 惟將所使而奇從正分이라
旣以旗鼓號令
으로 辨其
敗與奇
하여 而霍邑回護之論
이 亦本於此
라
其言曰 師以義擧者는 正也요 右軍少却者는 奇也라하니
旣以少却爲奇면 則不得不以橫突爲正이니 奇正互易하여 不可爲訓일새 乃以正變爲奇, 奇變爲正之說로 文之라
奇正於兵에 無乎不寓하니 如此說去라도 非爲大謬라
但義擧之正은 非奇正之正이니 奚名爲正이며 右軍之却은 非預謀之却이니 奚名爲奇리오
右軍當敵은 正也요 鐵騎橫突은 奇也니 此正正合奇勝之說이니 乃奇正之大勢也라
設令右軍有爲而却이면 此則戰勢之奇正也니 本不相涉이어늘 而忽然攙入許多辭費하여 未免疵瘢이라
有以技械言者
하니 하며 은 長短授器
하여 以牌筅槍鈀爲正
하고 鏢火弓矢爲奇
하니 此又一奇正
이라
然이나 凡此皆奇正之分名이로되 而總之於勢하여 勢之所使에 隨而隷焉하니 是亦所謂任勢也라
故
로 하니 如北虜戰
에 必以馬
하니 其當敵者
는 非馬之正乎
아
且奇正非素分
이나 而
은 不可廢於敎戰
이니 此有時而素分也
요
旁擊誠奇兵
이나 而
는 殊無妨於權辭
하니 此致遠而恐泥也
라
其意以爲番漢之伎倆旣殊하고 而臨陣忽變이면 失其待之之道하니 所謂敵意其番而實漢이요 意其漢而實番也라
故로 隨方異名하니 止於體用而分言之하면 則分合前却과 長短疾徐가 旣皆殊形하여 不妨各自爲奇正이라
古所謂奇正
은 簡明易知
러니 而後世紛紛立名
하여 轉益疑晦
하여 遂使初學
으로 無從下手
하여 語到奇正
하면 莫不
하니 此兵學之所以浸微也
라
玆將膚見
하여 以公同志
하니 非謂
能有裨益
이요 竭吾才而請學大方
하노니 不自知其不可也
로라
증교曾皎는 말하기를 “이미 하늘과 땅, 강과 바다, 해와 달, 사시四時의 조화造化를 가지고 비유하고, 또 인사人事의 오성五聲과 오색五色, 오미五味를 가지고 비유하였으니, 모두가 그 다할 수 없음을 형용한 것이다.” 하였는데, 분명하지 않은 듯하다.
취하여 비유한 것 또한 차례가 있으니, 어찌 힘을 허비하여 번거로운 말을 함을 꺼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허동許洞은 말하기를 “기아機牙가 한 치에 차지 못하면 적이 미처 대비하지 못한다.” 하였으니, 잘못이다.
기아機牙를 발동한다는 것은 빨리 함을 비유했을 뿐이요, 크고 작은 것을 말한 것이 아니다.
두우杜佑는 말하기를 “분분紛紛은 깃발의 모양이요, 운운紜紜은 사졸士卒의 모양이다.” 하였고, 또 “혼혼渾渾은 전차병戰車兵이고, 돈돈沌沌은 보병步兵이다.” 하였으니, 모두 잘못이다.
‘분운紛紜’은 세勢이고 ‘혼돈渾沌’은 형形이니, 하필 나누어 둘로 만들 것이 있겠는가.
조공曹公이 말하기를 “‘혼란함은 다스려짐에서 생겨야 한다.’ 이하 세 구句는 모두 자군自軍의 본래 형체를 훼손하여 실정을 숨기는 것이다.” 하였으니, 이제 그 말을 따른다.
수數, 세勢, 형形 세 구句를, 혹자는 “나의 혼란함을 다스리고자 한다면 분수分數로써 가지런히 해야 하고, 나의 겁내는 병사들을 용감하게 하고자 한다면 병세兵勢로써 진작시켜야 하고, 나의 약한 군세를 강하게 하고자 한다면 군형軍形으로써 군세를 확장하여야 한다.”라 하고,
혹자는 말하기를 “다스려짐을 혼란한 것으로 꾸미나 진짜 혼란함이 아닌 것은 십, 백, 천, 만의 분수分數가 밝기 때문이요,
용맹한 자를 겁쟁이로 꾸미나 진짜 겁쟁이가 아닌 것은 분발하여 나가고 빨리 공격하는 기세를 자세히 살피기 때문이요,
강한 군대를 약한 군대로 꾸미나 진짜 약한 군대가 아닌 것은 공격하여 점령하고 굳게 수비하는 형세가 치밀하기 때문이다.” 하였다.
장예張預는 말하기를 “다스려졌으면서도 혼란한 것처럼 보임은 오직 분수分數가 있는 자만이 능하고, 용감하면서도 겁이 많은 것처럼 보임은 오직 병세兵勢를 아는 자만이 능하고, 강하면서도 약한 것처럼 보임은 오직 군형軍形을 아는 자만이 능하다.” 하여,
혹은 치治‧용勇‧강强 세 글자를 중요시하고, 혹은 난亂‧겁怯‧약弱 세 글자를 중요시하였다.
이는 모두 고르게 중시하고 정확하게 가리켜서 본래의 뜻을 미루어 근원하는 말만 못하니, 다 억지로 해석한 것이다.
과연 이 여러 설說과 같다면 끝맺음도 아니고 시작도 아니어서 남겨두어도 유익함이 없고 제거하여도 해로울 것이 없다.
옛사람은 글자를 금金처럼 아꼈으니, 어찌 이처럼 쓸데없는 말을 하였겠는가.
기섭紀燮은 “근본을 가지고 대비함[以本待之]은 정병正兵을 이른다.”라고 하였으니, 잘못이다.
어찌 형체를 속여 적을 오게 하면서 정병正兵으로 상대하는 자가 있겠는가.
소길蕭吉은 말하기를 “재주가 없는 사람은 중요한 일을 이루도록 책임 지우면 또한 임무를 이겨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책망하지 않는 것이다.” 하였고,
진호陳皥는 말하기를 “전투를 잘하는 자는 오로지 기세에서 구하여, 이로운 상황을 발견하면 속히 전진해서 적에게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오로지 임기응변에 맡겨서 사람들에게 성공을 책임 지우지 않으나, 만일 부득이해서 사람을 쓰게 되면 반드시 가려서 쓴다.” 하였다.
왕세정王世貞은 말하기를 “‘사람을 가려서 기세에 맡긴다.[能擇人而任勢]’는 것은 일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을 쓰고 일에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은 곧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지극히 긴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때 일에 도움이 되면 가려 써서 한때의 기세에 맡기는 것만 못하다.” 하였다.
여러 설說이 본문本文에 합당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록 자기가 쓰는 일반적인 글이라도 하자를 면치 못했으니, 이해할 수 없다.
이 편篇은 네 조항을 고르게 나누었으니, 처음 부분의 분수分數와 형形‧명名, 허虛‧실實은 그다지 남은 뜻이 없다.
그러므로 아랫글에 간략히 거듭하였고, 곧바로 기奇‧정正과 연접하여 비유를 이끌어 오로지 논해서, 이미 스스로 분명하다.
다만 후세의 여러 설說로 인하여 후학後學들에게 의혹을 주었으므로 이제 아래와 같이 분변하여 해석한다.
《손자孫子》에 이른바 ‘기세가 험하고 절도가 짧다.’는 것과 ‘분분운운紛紛紜紜’과 ‘혼혼돈돈渾渾沌沌’은 기奇‧정正의 체體요, ‘정병正兵으로 교전하고 기병奇兵으로 승리한다.’는 것은 그 용用이니, 옛날에 이른바 기奇와 정正은 대략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위공李衛公은 말하기를 “큰 병력을 모아 싸우는 것이 정병正兵이요, 장군이 직접 출동시키는 것이 기병奇兵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정병正兵은 장수가 군주君主에게서 받은 것이고, 기병奇兵은 장수가 직접 출동시키는 것이다.” 하였으니, 이는 기奇‧정正이 나뉘게 된 이유를 말한 것이다.
장수가 처음 군주에게 명령을 받고서 군대를 모아 아직 부대를 나누지 않았으니, 어찌 기奇와 정正을 나누겠는가.
이때에는 오직 정병正兵이라고만 이름할 수 있고, 도성문 밖을 나와 정벌을 전담함에 이르러서는 오직 장수가 부리는 대로 하여 정병正兵에서 기병奇兵이 나누어진다.
그러나 이로 말미암아 분산과 집합이 생겨서 기奇‧정正의 설說이 나오게 되었다.
이위공李衛公이 말하기를 “군대는 해산하여 흩어져 있으면 합치는 것을 기병奇兵으로 삼고, 합쳐져 있으면 흩어지는 것을 기병奇兵으로 삼는다.” 하였으니, 이는 별도로 한 기奇‧정正이다.
전세戰勢를 가지고 기奇‧정正을 말한 경우가 있다.
이위공李衛公이 말하기를 “무릇 군대는 앞으로 향하는 것을 정병正兵이라 하고, 뒤로 퇴각하는 것을 기병奇兵이라 한다.” 하였으니, 이는 또 한 기奇‧정正이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후퇴하는 군대는 모두 기병奇兵이라는 의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이미 깃발과 북을 가지고 호령하는 것을 가지고 진짜로 패하는 것과 기병奇兵을 분변해서 곽읍霍邑의 전투를 비호하는 의논이 또한 여기에 근본하게 되었다.
이위공李衛公의 말에 “군대를 의리義理로 출동한 것은 정병正兵이요, 우군右軍이 조금 퇴각한 것은 기병奇兵이다.” 하였으니,
이미 조금 퇴각한 것을 기병奇兵이라 한다면 〈철기鐵騎가〉 가로질러 돌격함을 정병正兵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기奇와 정正이 서로 바뀌어서 올바른 가르침이 될 수 없자, 마침내 ‘정병正兵이 변하여 기병奇兵이 되고 기병奇兵이 변하여 정병正兵이 된다.’는 말을 가지고 문식하였다.
이는 우군右軍이 비록 정병正兵이었으나 다소 퇴각하였기 때문에 변하여 기병奇兵이 되고, 철기鐵騎가 비록 기병奇兵이었으나 적을 담당하여 싸웠기 때문에 변하여 정병正兵이 되었다고 한 것이다.
기병奇兵과 정병正兵은 군대에 있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와 같이 말하더라도 크게 잘못되지 않는다.
다만 앞에 말한 ‘군대를 의리義理로 출동한 것은 정병正兵이다.[師以義擧者正]’의 정正은 기奇‧정正의 정正이 아니니, 어찌 이것을 정병正兵이라 이름할 수 있으며, 우군右軍이 퇴각한 것은 미리 계책한 퇴각이 아니니, 어찌 이것을 기병奇兵이라 이름할 수 있겠는가.
우군右軍이 적을 맡은 것은 정병正兵이고 철기鐵騎가 가로질러 돌격한 것은 기병奇兵이니, 이것이 바로 정병正兵으로 교전하고 기병奇兵으로 승리한다는 설이니, 바로 기奇‧정正의 대세大勢인 것이다.
설령 우군右軍이 이유가 있어서(적을 유인하기 위하여) 퇴각했다면 이것은 전세戰勢의 기奇‧정正이니 본래 상관이 없는데, 이위공李衛公이 갑자기 허다한 쓸데없는 말을 끼워 넣어서 하자를 면치 못하였다.
그러므로 지금 이것을 분변하여 바로잡는 것이다.
기계技械를 가지고 기奇‧정正을 말한 경우가 있으니, 당唐 태종太宗은 굳센 말을 치달려서 충돌함을 기병奇兵이라 하고, 강한 궁노弓弩를 사용하여 기각掎角함을 정병正兵이라 하였으며, 척계광戚繼光은 길고 짧은 병기를 병사들에게 주어서, 등패藤牌와 낭선狼筅, 장창長槍과 당파鎲鈀를 사용하는 자를 정병正兵이라 하고 표창鏢槍과 화통火筩, 궁弓‧시矢를 사용하는 자를 기병奇兵이라 하였으니, 이는 또 다른 한 기奇‧정正이다.
그러나 무릇 이것은 모두 기奇‧정正의 나누어진 명칭인데, 기세에 총괄되어서 기세가 부리는 바에 따라 예속되니, 이 또한 이른바 기세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위공李衛公은 대답하기를 “마군馬軍에도 정병正兵이 있고 궁노弓弩를 사용하는 군대에도 기병奇兵이 있다.” 하였으니, 예컨대 북쪽 오랑캐와 싸울 적에는 반드시 말을 이용하니, 적을 담당하여 싸우는 자가 마군馬軍의 정병正兵이 아니겠는가.
〈손빈孫臏이〉 마릉馬陵에서 노수弩手를 매복시킨 것은 노수弩手의 기병奇兵이 아니겠는가.
또 기병奇兵과 정병正兵은 평소 나누는 것이 아니나, 조공曹公의 ‘군대를 나눈다는 설說’은 전술戰術을 가르치는 데 버릴 수가 없으니, 이는 때로는 기奇와 정正을 평소 나누는 것이요,
옆에서 공격함은 진실로 기병奇兵이나 이위공李衛公의 ‘기奇‧정正에 구애될 것이 없다.’는 대답은 자못 권도權道로 하는 말에 무방하지만 원대함을 이루기에 장애가 될 듯하다.
오직 번병番兵과 한병漢兵의 명칭을 변경하고 복장을 바꾸는 것을 가지고 기奇‧정正이 상생相生하는 것으로 삼은 것이 가장 이치에 맞는다.
이 말의 뜻은 번병番兵과 한병漢兵의 기량이 이미 다른데 적진을 대해 갑자기 변경하면 적이 대응하는 방도를 잃으니, 이른바 ‘적이 번병番兵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실제로는 한병漢兵이요, 적이 한병漢兵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실제로는 번병番兵이다.’라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우리의 정병正兵을 적이 보고서 기병奇兵이라고 여기게 하고, 우리의 기병奇兵을 적이 보고서 정병正兵이라고 여기게 한다.’는 것이니, 또한 이른바 ‘기奇와 정正은 적의 허虛와 실實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적의 허虛와 실實을 나타내게 한다.’는 것은 적이 비록 실하나 허약하게 만들 수 있음을 이른다.
그러나 이는 다만 그 한 부분을 가리켰을 뿐이니, 이끌어 펴며 유類에 따라 확장하면 ‘적이 비록 얼굴을 상대하고 있더라도 우리의 기奇‧정正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거의 여기에 가까울 것이다.
요컨대 기奇와 정正은 내용이 다른 병가兵家의 명칭이다.
그러므로 방향에 따라 명칭을 달리하니, 다만 체體‧용用을 가지고 나누어 말하면 분산과 집합, 전진과 후퇴, 길고 짧음과 빠르고 느림이 이미 모두 형태가 달라서 각자 기奇와 정正이 됨에 무방하다.
그러나 나누어 말할 수 있는 것은 또한 이 몇 가지일 뿐이다.
옛날에 이른바 기奇‧정正이란 것은 간략하고 분명하여 알기 쉬웠는데, 후세에 분분하게 명칭을 세워서 더욱더 의혹이 심해져 마침내 초학자들로 하여금 손쓸 곳이 없어서 말이 기奇‧정正에 이르면 모두들 하한河漢처럼 여기니, 이는 병학兵學이 더욱 쇠퇴한 이유이다.
이에 나의 천견淺見을 가지고 동지들에게 보이니 나의 좁은 식견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요, 나의 재주를 다하여 대방가大方家에게 배우기를 청하는 것이니 그 불가함을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