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祖商周信矣로되 其妃之所以生者는 神奇妖濫하니 不亦甚乎아
商周有天下七八百年하니 是는 其享天之祿하여 以能久其社稷이어늘 而其祖宗이 何如此之不祥也오
使聖人而有異於衆庶也
니 吾以爲天地必將
陰陽之和
하고 積元氣之英
하여 以生之
하니 又焉用此二不祥之物哉
아
燕墮卵於前하여 取而呑之라하니 簡狄이 其喪心乎아
巨人之迹이 隱然在地면 走而避之且不暇어늘 忻然踐之라하니 何姜嫄之不自愛也오
又謂行浴出野하여 而遇之면 是는 以簡狄姜嫄爲淫泆無法度之甚者라
雖然
이나 史遷之意
는 必以詩
에 有
이라하고 이라하야 而言之
리라
에 以鳦鳥降
으로 爲祀郊禖之候
하고 履帝武
로 爲從高辛之行
이러니
遷之說은 出於疑詩하고 而鄭之說은 又出於信遷矣라
故로 天下皆曰 聖人은 非人이니 人不可及也라하니
以生褒姒하여 以滅周하니 使簡狄而呑卵하고 姜嫄而踐跡면 則其生子도 當如褒姒하여 以妖惑天下어늘 奈何其有稷契也오
或曰 然則稷
은 何以棄
고 曰 稷之生也
에 하니 或者姜嫄
이 疑而棄之乎
인저
棄之하여 而牛羊避하고 遷之하여 而飛鳥覆하니 吾豈惡之哉아
《사기史記》에는 “제곡帝嚳의 원비元妃는 강원姜嫄이요, 차비次妃는 간적簡狄이니, 간적簡狄이 목욕을 하러 갔다가 제비가 그 알을 떨어뜨린 것을 보고 그것을 취해 삼켜 그로 인해 설契을 낳았으니, 이분이 상商나라의 시조이다.
강원姜嫄이 들에 나갔다가 거인巨人의 발자국을 보고 마음이 설레어 그 발자국을 밟고 나서 그로 인해 직稷을 낳았으니, 이분이 주周나라 시조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들이 상商나라와 주周나라의 조상祖上이란 것은 믿을 만하되, 그 부인들이 자식을 낳게 된 연유가 지나치게 신기하고 요상하니, 또한 너무 심하지 않은가!
상商나라와 주周나라가 천하를 소유한 지 7, 8백 년이나 되었으니, 이것은 그 나라들이 하늘의 복록福祿을 누려서 그 사직社稷을 그토록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인데, 그 조상들이 어찌 이처럼 상서롭지 못하단 말인가?
성인聖人이라면 일반 사람과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니, 내 생각으로는 천지天地가 반드시 음양陰陽의 조화를 쌓고 원기元氣의 정수를 축적하여 그들을 낳았을 것인데, 또한 어찌 이 두 가지 상서롭지 못한 일을 사용했단 말인가?
제비가 앞에 알을 떨어뜨리자 그것을 주워 삼켰다니, 간적簡狄이 아마도 정신을 놓았단 말인가?
거인의 발자국이 은연히 땅에 있으면 달려가다 피하기에도 틈이 없었을 것이거늘, 설레어 그것을 밟았다니, 어찌 강원姜嫄이 그토록 자신을 아끼지 않았단 말인가?
또 간적簡狄이 목욕을 하러 갔다가 잉태하고, 강원姜嫄이 들에 나갔다 발자국을 만나 잉태했다면, 이것은 간적簡狄과 강원姜嫄을 심히 음란淫亂하고 법도法道가 없는 사람으로 여긴 것이다.
제곡帝嚳의 부인이며, 직稷과 설契의 어머니이니 이와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록 그러하지만, 사마천司馬遷의 뜻은 틀림없이 《시경詩經》의 “천제天帝께서 제비에게 명하여, 내려가 상商나라 조상祖上을 낳게 하셨네.”라는 구절과, “처음 백성을 내신 분은, 바로 강원姜嫄이란 분이시네. 백성을 어떻게 낳으셨을까, 정결히 제사 지내시어, 자식 없는 나쁜 징조 쫒아내시었네. 제帝의 발자국 밟고 기뻐서, 휴식하시며 편히 머무셨네. 아기 배어 삼가시고, 아기 낳아 기르시니, 이분이 후직后稷이시다.”라는 구절을 가지고 말했을 것이다.
아! 이것 또한 사마천司馬遷이 《시경詩經》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모공毛公은 《시경詩經》의 이 시를 해설함에 ‘제비가 내려왔다.’라는 말을 ‘교외郊外에서 매제사禖祭祀를 지낼 때’가 된 것으로 보았고, ‘제帝의 발자국 밟다.’라는 말을 ‘〈남편인〉 고신씨高辛氏를 따라간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정현鄭玄의 전箋 이후에 ‘제비 알을 삼켰다.’거나 ‘거인의 발자국을 밟았다.’는 사실이 있게 되었다.
모공毛公의 시대에는 애초에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가 없었다.
따라서 사마천司馬遷의 설說은 《시경詩經》을 억측臆測한 데에서 나왔고, 정현鄭玄의 설說은 또 사마천司馬遷을 믿은 데에서 나왔다.
그래서 천하 사람들은 모두 “성인聖人은 범인凡人과 다르니 범인이 미칠 수 없다.”라고 한다.
심하도다! 사마천司馬遷이 상서롭지 못한 두 가지 일로써 성인聖人을 왜곡함이여.
하夏나라 말기에 두 마리 용이 궁정에 노닐다가 그 용이 흘린 침을 감추었다가 주周나라에 이르러 감춘 침을 드러내니, 침이 변하여 자라가 되었다.
〈어린 궁녀宮女가 자라를 만나 임신姙娠하여〉 포사褒姒를 낳아, 〈포사褒姒로〉 인해 결국 주周나라는 망하였으니, 가령 간적簡狄이 알을 삼키고, 강원姜嫄이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서 〈자식을 낳았다면〉, 그녀들이 낳은 자식들도 당연히 포사褒姒처럼 요상한 행동으로 천하를 현혹시켰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그녀들은 직稷과 설契 같은 훌륭한 사람을 갖게 되었을까?
어떤 사람이 “그렇다면 직稷은 무엇 때문에 버려졌는가?”라고 하자, “후직后稷이 태어남에, 재해災害도 피해被害도 끼치지 않았으니, 어쩌면 강원姜嫄이 그를 의심하여 버리신 것이리라.
정 장공鄭 莊公은 〈어머니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이미 태어나 있어, 어머니 강씨姜氏를 놀라게 하여 강씨姜氏가 그를 싫어하였으니, 일이란 본래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라고 하였다.
나는 기이한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사마천司馬遷이 상서롭지 못한 것으로 성인聖人을 왜곡한 것을 싫어한다.
그를 버리자 소와 양이 피해 가고, 그를 옮겨놓자 새가 날개로 덮어주었다고 하니, 내 어찌 그런 것을 싫어하겠는가?
초楚나라 자문子文은 태어나서 〈버려지자〉 호랑이가 젖을 먹이기도 하였으니, 나는 본래 기이한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