敬齋箴圖
右는 朱子敬齋箴을 金華王魯齋柏作圖니 布排整齊하여 深有助於觀省이라
謹按箴凡十章에 第一章은 敬之立乎靜也요 第二章은 敬之行乎動也니 此는 以時分言也라
第三章은 敬之著乎表也요 第四章은 敬之存乎裏也니 此는 以地頭言也라
第五章, 第六章은 比次述程子所言無適之謂一, 主一之謂敬之意하야 以承之하야 無時無地而不用其力者也라
第七章은 結上文하여 遂言其效하니 動靜相循하여 靡一息懈라 故로 曰無違요 表裏互資하여 罔一毫忒이라 故로 曰交正이니 皆主一之成效也라
第八章은 承動靜無違之語하여 而極言有違之害요 第九章은 承表裏交正之語하여 而極言失正之害요
總一篇而論之하면 則上擧時地하여 以列其目하고 下具效害하여 以極其趣하며 中置無適主一二章하여 作通篇命脈하니 按圖細考之면 可見也라
其曰 不東以西, 不南以北은 〈以는 與也니 與詩不大聲以色同訓이라〉 言此心常存하야 不走作四方也요
不貳以二, 不參以三은 言此心常一하야 不用外念하야 來貳之以成二하고 來參之以成三也니 盖收束到至約處也라
其言一하고 並言精者는 未有不由精而能致一者也요 言精一하고 又言萬變是監者는 惟其爲體之不貳면 則其應用之不測也라
不精而徑一者는 陸氏之敬也요 能一而不能萬者는 釋氏之心也니 此又其所蘊之精이나
〈舊圖에 無違之無를 作不하고 惟精之精을 作心이러니 今攷先生手筆及大全本하여 正之하노라〉
이상은 주자朱子의 〈경재잠敬齋箴〉을 금화金華 왕로재王魯齋 백柏이 도圖로 만든 것이니, 배열한 것이 정돈되어서 살펴보면 큰 도움이 된다.
삼가 살펴보건대 〈경재잠敬齋箴〉은 모두 10장章인데, 제1장은 경敬이 정靜할 때에 확립되는 것이고, 제2장은 경敬이 동動할 때에 행해지는 것이니, 이는 시분時分(시간)을 가지고 말한 것이다.
제3장은 경敬이 표면表面에 드러난 것이고, 제4장은 경敬이 이면裏面에 보존된 것이니, 이는 지두地頭(장소)를 가지고 말한 것이다.
제5장과 제6장은 정자程子가 말씀한 바의 ‘무적無適을 일一이라 하고 주일主一을 경敬이라 한다’는 뜻을 차례로 서술하여 위를 이어서 시분時分마다 지두地頭마다 그 힘을 쓰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제7장은 윗글을 끝맺어서 마침내 그 효험을 말한 것이니, 동動과 정靜이 서로 따라 한 순간의 게으름이 없으므로 ‘어김이 없다’고 하였고, 표면表面과 이면裏面이 서로 도와서 한 털끝 만한 사특함이 없으므로 ‘서로 바르다’고 말한 것이니, 모두 주일主一의 효과이다.
제8장은 동정무위動靜無違의 말씀을 이어서 어김이 있는 폐해를 지극히 말하였고, 제9장은 표리교정表裏交正의 말씀을 이어서 바름을 잃은 폐해를 지극히 말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장章은 소자小子를 불러서 스스로 경계하여 끝마쳤다.
한 편篇을 총괄하여 논한다면 위에는 시분時分과 지두地頭를 들어 그 조목條目을 나열하였고, 아래에는 효험과 폐해를 자세히 말하여 그 뜻을 지극히 하였으며, 가운데에는 무적無適, 주일主一 두 장章을 놓아 전편全篇의 명맥命脈으로 삼았으니, 도圖에 의거하여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부동이서不東以西, 불남이북不南以北’이라고 말한 것은 〈이以는 및이니, 《시경詩經》에 “소리와 얼굴빛을 크게 여기지 않는다.[不大聲以色]”는 풀이와 같다.〉 이 마음이 항상 보존되어 사방四方으로 달려가지 않음을 말한 것이요,
‘불이이이不貳以二, 불참이삼不參以三’은 이 마음이 항상 하나가 되어서 밖의 생각을 가지고 와서 더하여 둘을 이루거나 더하여 셋을 이루지 않는 것이니, 마음을 수렴하여 묶어서 지극히 요약된 곳에 이르는 것이다.
그리고 일一을 말하고 아울러 정精을 말한 것은 정精으로 말미암아 일一을 이루지 않는 자가 없기 때문이요, 정일精一을 말하고 또 만 가지 변화에 이것을 본다[萬變是監]고 말한 것은 오직 체體가 둘로 하지 않으면 그 용用에 응應함이 측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精하지 않고 곧바로 일一만 하는 것은 육씨陸氏의 경敬이요, 일一은 하나 만 가지를 하지 못하는 것은 석씨釋氏의 마음이니, 이는 또 쌓인 바의 정밀함이다.
그러나 도圖로는 뜻을 다할 수 없으니, 읽는 자가 마땅히 깊이 생각하여 터득해야 할 것이다.
〈옛 도圖에는 무위無違의 무無를 불자不字로 썼고 유정惟精의 정精을 심자心字로 썼는데, 이제 주선생朱先生의 수필본手筆本과 《주자대전朱子大全》 원본原本을 고증考證하여 바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