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大禮者는 論君臣之禮也니 取書內大禮二字하여 以名篇하니라
爲上唯臨이요 爲下唯沈이니 臨而無遠하고 沈而無隱하며 爲上唯周요 爲下唯定이니 周則天也요 定則地也라
原注
爲君上者는 唯欲其臨民이요 爲臣下者는 唯欲其沈伏이니 臨民而無遠於民하고 沈伏而無隱於君이라
爲君上者는 唯欲其普遍하고 爲臣下者는 唯欲其安定이니 普遍則天也요 安定則地也라
安徐而靜하고 柔節先定하며 善與而不爭하고 虛心平志하여 待物以正이니이다
原注
安徐而靜은 不妄動也요 柔節先定은 不剛猛也요 善與而不爭은 惠施流布也요 虛心은 不自滿也요 平志는 不私曲也요 待物以正은 不偏黨也라
勿妄而許하며 勿逆而拒니 許之則失守요 拒之則閉塞이니
高山仰止
하여 不可極也
며 深淵
之
하여 不可測也
니 神明之德
이 正靜其極
이니이다
原注
聽其言에 勿妄而許之하고 勿逆而拒之니 許之則失吾心之守하고 拒之則閉塞吾耳之聽이니
深淵在前에 度之而不可測也라 言人主之聽이 無有窮盡이요 事變之來를 不可測量이니 神明之德이 正而且靜이라야 乃其極也라
心者는 人之神明이니 號曰天君하여 而耳司聽하고 目司視가 皆從令者也라
吾心神明之德이 以正靜爲極이면 而耳目之視聽이 自無非僻之干矣라
以天下之目視면 則無不見也요 以天下之耳聽이면 則無不聞也요 以天下之心慮면 則無不知也니 輻湊竝進이면 則明不蔽矣니이다
原注
明
은 無所不見也
요 은 無所不聞也
요 智者
는 心之神明
이니 所以妙衆理而宰萬物者也
라
人君
이 以天下之目視
면 則無所不見
이요 以天下之耳聽
이면 則無所不聞
이요 以天下之心慮
면 則無所不知
니 이면 則人主之明
이 不壅蔽矣
리라
原注
대례大禮란 군신君臣의 예禮를 논한 것이니, 글 안의 ‘대례大禮’ 두 글자를 취하여 편명篇名으로 삼은 것이다.
“군신간君臣間의 예禮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가 된 자는 군림해야 하고 아래가 된 자는 잠겨야(엎드려야) 하니, 군림하되 멀리하지 말고 잠기되 숨기지 말며, 윗사람이 되어서는 두루 사랑해야 하고 아랫사람이 되어서는 안정해야 하니, 두루 사랑함은 하늘이요 안정함은 땅입니다.
혹 하늘처럼 하고 혹 땅처럼 하여야 대례大禮가 마침내 이루어집니다.”
原注
군신간君臣間의 예禮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군상君上이 된 자는 오직 백성에게 군림해야 하고 신하가 된 자는 오직 잠겨 엎드리고자 하여야 하니, 백성에게 군림하되 백성을 멀리하지 말고 잠겨 엎드려 있되 군주에게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
군상君上이 된 자는 오직 두루 사랑하고자 하고 신하가 된 자는 오직 안정하고자 해야 하니, 두루 사랑함은 하늘이요 안정함은 땅이다.
혹 하늘처럼 하고 혹 땅처럼 하여야 대례大禮가 마침내 이루어진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니 건乾과 곤坤이 정해졌고, 낮은 것과 높은 것이 진열되니 귀貴와 천賤이 자리했다.” 하였으니, 이로써 군신君臣의 큰 예禮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편안하고 서서히 하여 고요하며, 유순하고 절제하여 먼저 정하며, 주기를 잘하고 다투지 않으며, 마음을 비우고 뜻을 공평히 하여 사람들을 대하기를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原注
편안하고 서서히 하여 고요함은 망령되이 동하지 않는 것이요, 유순하고 절제하여 먼저 정함은 강하고 사납지 않은 것이요, 주기를 잘하고 다투지 않음은 은혜롭게 베푸는 것이 널리 펴짐이요, 마음을 비움은 자만하지 않는 것이요, 뜻을 공평히 함은 사사롭고 부정하지 않는 것이요, 사람들을 대하기를 바르게 함은 편당偏黨하지 않는 것이다.
“함부로 허락하지 말고, 거슬러서 거절하지 말아야 하니, 함부로 허락하면 마음의 지킴을 잃고, 거슬러서 거절하면 귀를 막게 됩니다.
높은 산을 우러르듯 하여 다할 수 없이 해야 하며, 깊은 못을 헤아리듯 하여 측량할 수 없이 해야 하니, 신명神明의 덕德은 바르고 고요함을 지극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原注
그 말을 들을 적에 함부로 허락하지 말고, 남의 말을 거슬러서 거절하지 말아야 하니, 함부로 허락하면 내 마음의 지킴을 잃게 되고, 거슬러서 거절하면 내 귀의 들음을 막게 된다.
높은 산이 앞에 있어서 우러러보나 다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한다.
《시경詩經》에는 ‘앙지仰止’로 되어있으니 ‘지止’는 어조사語助辭이다.
이는 아랫글의 ‘심연도지深淵度之’를 상대하여 말하였으니, ‘지止’는 바로 ‘지之’자인 듯하다.
깊은 못이 앞에 있어서 헤아려도 측량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해야 하니, 이는 인주人主의 들음이 다함이 없고 사변事變이 옴을 미리 측량할 수가 없으니, 신명神明의 덕德이 바르고 또 고요하여야 비로소 그 지극해짐을 말한 것이다.
마음이란 사람의 신명神明이니, 천군天君이라 이름하여 듣는 것을 맡은 귀와 보는 것을 맡은 눈은 모두 마음의 명령을 따르는 것들이다.
내 마음의 신명神明한 덕德이 바르고 고요함을 지극히 하면, 귀와 눈의 보고 들음이 자연 그름과 간사함의 침범을 받지 않을 것이다.
“눈은 밝게 봄을 귀하게 여기고, 귀는 밝게 들음을 귀하게 여기고, 마음은 지혜로움을 귀하게 여깁니다.
천하天下의 눈으로 보면 보지 못하는 것이 없고, 천하天下의 귀로 들으면 듣지 못하는 것이 없고, 천하天下의 마음으로 생각하면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복주輻輳하여 함께 나아가면 밝음이 가려지지 않게 됩니다.”
原注
눈은 밝게 봄을 귀하게 여기고, 귀는 밝게 들음을 귀하게 여기고, 마음은 지혜로움을 귀하게 여긴다.
명明은 보지 못하는 바가 없는 것이요, 총聰은 듣지 못하는 바가 없는 것이요, 지혜는 마음의 신명神明이니 여러 가지 이치를 묘妙하게 하고 만 가지 사물을 주재主宰하는 것이다.
인군人君이 천하天下 사람의 눈으로 보면 보지 못하는 것이 없고, 천하天下 사람의 귀로 들으면 듣지 못하는 것이 없고, 천하天下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면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복주輻輳하여 함께 나아가면 인주人主의 밝음이 가려지거나 막히지 않을 것이다.
‘주湊’자는 마땅히 ‘주輳’자가 되어야 하니, ‘복주輻輳’는 수레 복輻(바퀴살)이 한 곡轂을 함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