轍은 聞之호니 物之所受於天者異면 則其自處必高하고 自處旣高면 則必趯然有所不合於世俗이라하나이다
蓋猛虎處於深山
하여 向風長鳴
하면 則百獸震恐而不敢出
하고 松栢生於高岡
하여 散柯布葉
하면 而草木爲之不殖
하나니 非
則
拒
요 而爾則不吾抗也
니이다
故로 夫才不同이면 則無朋이요 而勢遠絶이면 則失衆이니 才高者는 身之累也요 勢異者는 衆之棄也니이다
하니 夫以其冠之不正也
로 舍之而去
면 則天下
에 無乃無可與共處者耶
잇가
以伯夷之不吾屑而棄伯夷者는 是固天下之罪矣요 而以吾之潔淸而不屑天下는 是伯夷亦有過耳니이다
에 有之
하니 曰 大辯
은 若訥
하고 大巧
는 若拙
이라하나이다 何者
오 懼天下之以吾辯而以辯乘我
하고 以吾巧而以巧困我
니이다
故
로 以拙養巧
하고 以訥養辯
이니 此又非獨善保身也
라 亦將以使天下之不吾忌
하여 而
可長久也
니이다
於此에 有所不足이면 則於彼에 有所長이요 於此에 有所蔽면 則於彼에 有所見이니 其勢然矣니이다
仄聞執事之風컨대 明俊雄辯은 天下無有敵者요 而高亮剛果하여 士之進於前者 莫不振慄而自失이요 退而仰望才業之輝光하고 莫不逡巡而自愧라하나이다
蓋天下之士 已大服矣
니 而轍
은 願執事 有以少下之
하여 使天下樂進於前而無恐
이요 而轍
도 亦得進見左右
하여 以聽議論之末
이면 幸甚幸甚
〈문장의 내용상〉 의기意氣가 유별나니, 유장안劉長安이 부득불 옷깃을 여미고 사죄하였을 듯싶다.
저는 들으니 “하늘로부터 특이한 재질을 타고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처지를 높이려고 하고, 자신의 처지가 이미 높아지고 나면 반드시 세속과 합하지 않는 바가 있다.”고 합니다.
대개 사나운 범이 깊은 산에 있으면서 바람결을 따라 길게 울어대면 온갖 짐승들은 벌벌 떨며 감히 나오지 못하고, 소나무와 잣나무가 높은 산에서 자라 가지와 잎을 펼치면 그 밑에 있는 풀과 나무는 번식하지 못하니, 이 경우는 범과 소나무와 잣나무가 뭇짐승과 풀과 나무를 항거하는 것이 아니고, 뭇짐승과 풀과 나무가 범과 소나무와 잣나무를 항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재주가 월등하면 동류가 없고, 위세가 당당하면 대중을 잃으니, 재주가 높은 것은 몸에 누가 되고, 위세가 특수한 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옛날에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이미 시험해본 일입니다.
백이와 숙제는 시골 사람과 함께 섰을 때에 시골 사람이 쓴 갓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시골 사람을 버리고 가버렸으니, 그 갓이 단정하지 못한 이유로 버리고 가버린다면 천하에 함께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온 천하에 함께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 위세가 오래갈 수 있겠습니까?
그 위세가 오래갈 수 없다면 내가 또한 장차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두려움을 겪고 나서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애초에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백이와 숙제는 자신의 깨끗함을 지키기 위하여 멀리 떠나가버리고 여러 사람들과 서로 어울리는 위치로 되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천하 사람들에게 버림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백이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백이를 버리는 사람은 본시 천하의 죄인이거니와, 자신이 깨끗하다고 해서 천하의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백이에게도 역시 허물이 있는 것입니다.
옛말에 “최고의 웅변은 마치 말더듬이 같고, 최대의 기교는 마치 졸렬한 것 같다.”라는 말이 있으니, 그것은 무엇을 뜻함인가 하면, 천하 사람들이 나를 웅변가라고 해서 웅변으로 나를 올라타고, 나를 기교한 사람이라 해서 기교로 나를 곤욕스럽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졸렬함으로써 기교를 기르고, 말더듬이로써 웅변을 기를 것이니, 이것은 또 나의 몸만 잘 단속해서 명석하게 몸을 보전하기 위함이 아니라, 또한 장차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질투하지 못하게 해서 나의 몸을 깨끗이 하는 도리道理가 장구히 유지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천하의 선비들을 저는 대충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저기에 장점이 있고, 여기에 가리워지는 바가 있으면 저기에 나타나는 바가 있으니, 그 형세가 자연 그러한 것입니다.
집사執事에 대한 풍문을 적이 듣건대, 그 명석하고 준수함과 날카로운 언변은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고, 또한 탄솔坦率하고 상랑爽朗하며 강의剛毅하고 과단성이 있으므로 집사 앞에 나아간 선비들은 벌벌 떨어 정신을 잃지 않은 자가 없고, 집사의 곁에서 물러가서 집사의 재예와 학업의 찬란한 광채를 우러러보고는 주저주저하며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가 없다고 합니다.
아마 천하의 선비들은 집사에 대하여 이미 크게 심복을 한 모양이니, 저는 원컨대, 집사께서는 몸을 낮추어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즐겁게 집사의 앞에 나아가 두려움이 없게 하는 동시에, 저도 집사를 가서 뵙고 훌륭한 의론을 들을 수 있게 해주신다면 몹시 다행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