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술책君術五篇이 亦是一篇이니 大略欲人군술책君知所以御天下之군술책術이니라
는 非
재상宰相이면 不可盡行
이요 非
간관諫官이면 不可盡言
이니이다
惟其少而學之는 長而欲行之어늘 終其身而不當其位면 不可以侵官而求盡其意니이다
是故로 士大夫之間에 猶有不能自盡其才於天子者也니이다
每一間歲
에 天子常詔
하여 使擧天下之士
하시니 上自
로 而下至於
히 咸得竭其所懷
하여 以盡天下之利害
니이다
非天子
이나 而得以言萬民之情僞
요 非天子黜陟賞罰之臣
이나 而得以論百官之長短
이요 非天子武力將帥之士
나 而得以議兵革之强弱
이요 非天子錢穀大農之吏
나 而得以搉財用之多少
니이다
蓋天下之人은 非必爲재상宰相간관諫官而後可盡行而盡言者로되 使之一旦得以詳數而悉說之시니 此有以見天子之意 所以待之者甚重而不輕也니이다
臣常以爲天下之事는 雖其甚大而難辦者나 天下必有能辦之人이니이다
蓋當今之所謂大患者는 不過曰 四夷强盛이나 而兵革不振하고 百姓凋弊나 而官吏不飭하고 重賦厚斂이나 而用度不足하고 嚴法峻令이나 而姦宄不止니이다
此四患者는 所以使天子坐不安席하고 中夜太息而不寐者也니이다
臣聞善治天下者는 必明於天下之情而後에 得御天下之術이라하나이다
故로 萬物을 皆可得而役其生이요 皆可得而制其死니
牛不可以有所觸이요 馬不可以有所踶요 鷹隼不可以有所擊이니 此三者는 喜怒好惡之情이 發於其外而見於人也라
是以로 因其所忌하여 而授之以其術이면 至於終身制於人而不去니이다
馬之性은 剛狠而難制니 急之則弊而不勝하고 緩之則惰而不進이니이다
爲之先後而制其遲速
하고 驅之有方而掣之有時
면 則終日躞躞而不知止
니 此術之至也
니이다
古之聖人은 驅天下之人而盡用之하여 仁者使效其仁하고 勇者使效其勇하고 智者使效其智하고 力者使效其力이니이다
天下之人이 雖雜然皆列於前이나 安得仁人君子而後任之리잇가
且雖有天下之善人이라도 與之處而不知其情하고 御之而不中其病이면 則雖有好善之心이나 而不獲好善之利니이다
何者잇가 彼不徒爲吾用也온 而況乎天下之英雄에 欲收其功而不制其心哉리잇가
昔者
진秦한漢之際
에 姦宄猛悍之人
이 所在而爲寇
하니 니이다
玉帛子女牛羊犬馬로 以極其豪侈之心하고 輕財好施의 敦厚長者 以服其趑趄之懷하며 倨肆傲岸으로 輕侮凌辱하여 以折其强狠之氣니이다
其視天下之英雄을 不啻若匹夫孺子나 然이나 皆得其歡心而用其死力이니이다
至於
에 天下久於太平
이니 士大夫生於其間
하여 無復英雄難制之風
이니이다
天下之士는 皆書生好儒로 其才氣勇力無足畏者니 俛首下氣하여 求爲之用而不暇니이다
원제元성제成애제哀평제平도 亦欲得天下之賢才而用之나 然而不知其情하고 不獲其術하니 賢人君子는 避讒畏譏하여 遠引而去하고 而小人宦豎는 縱橫放肆하여 而制其事하니 此甚可憫也니이다
夫人之平居엔 朋友之間과 僕妾之際에 莫不有術以制其變이니 蓋非有深遠難見之事也니이다
欲其用命인댄 而見其所害하고 欲其樂從인댄 而見其所利하고 欲其喜인댄 而致其所悅하고 欲其懼인댄 而致其所忌하고 欲其開心見誠인댄 而示之以無所恐하고 欲其守死不去인댄 而示之以無所往이니이다
此天下之人이 皆能知之어늘 而至於治天下則不能用하니 且此過矣니이다
天下以爲天子之尊은 無所事術也나 而不知天下之事는 惟其英雄而後에 能有大功이언만 而世之英雄은 常苦豪橫太過而難制니이다
자유子由 借고제高帝駕御英雄一節하여 作議論하니 行文雖善이나 而不切當世情事니라
〈군술책君術策〉 5편은 역시 1편의 문장을 이룬 것인데, 내용은 대략 임금이 천하를 통솔하는 방법을 알게 하려고 한 것이다.
문장이 매우 느긋하게 흐르며 많은 굽이를 치고 있으니, 파란波瀾이 이는 곳을 익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천하의 모든 일은 재상宰相이 아니면 다 행할 수 없고, 간관諫官이 아니면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천하의 사람들이 누구나 반드시 간관諫官과 재신宰臣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젊어서 배우는 것은 장성해서 실행하려는 것인데, 종신토록 그 직위에 오르지 못하면 다른 관원의 직권을 침범하여 뜻을 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사대부士大夫들 중에는 오히려 스스로 그 재주를 천자天子께 다 사용하지 못하는 자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신臣은 다행히도 천하가 무사할 때에 태어났습니다.
매번 한 해 걸러서 천자天子께서는 항상 양제대신兩制大臣에게 명하여 천하의 선비들을 선발하게 하시니, 위로 조정의 관리로부터 아래로 산림山林의 평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회를 기울여 천하의 이해관계를 다 말할 수 있습니다.
〈조정의 관리와 산림의 평민은 비록〉 천자天子의 명령을 전달하는 관원은 아니지만 백성들의 병폐病弊를 말할 수 있고, 천자天子의 출척黜陟과 상벌賞罰을 담당하는 신하는 아니지만 관원들의 장단長短을 말할 수 있고, 천자天子의 국방을 담당하는 장수는 아니지만 무기武器의 강약强弱을 논할 수 있고, 천자天子의 재정과 농업생산을 주관하는 관리는 아니지만 재용財用의 다소多少를 거론할 수 있습니다.
대개 천하의 사람들은 꼭 재상宰相과 간관諫官이 된 뒤에야 모두 행하고 모두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로 하여금 하루아침에 상세히 살피고 모두 열거할 수 있게 하셨으니, 여기에서 〈천하의 인사들에 대한〉 천자天子의 기대가 매우 큰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臣이 어떻게 감히 말 없이 여기에 처할 수 있겠습니까?
신臣은 항상 ‘천하의 일은 비록 매우 커서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나 천하에 반드시 잘 처리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개 현재의 이른바 ‘큰 화환禍患’이란 사이四夷가 강성强盛한 것에 불과할 뿐인데 병혁兵革이 떨쳐지지 못하고, 백성이 피곤에 지치는데도 관리官吏는 구제하지 않고, 세금을 무겁게 거두지만 용도는 부족하고, 법령이 준엄하지만 안팎에서 난을 일으키는 일은 그치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 화환은 천자天子로 하여금 마음이 불안하여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밤중에 한숨을 쉬며 잠을 이루지 못하시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臣은 모두 족히 걱정할 것이 못 된다고 여깁니다.
왜냐하면 천하에는 반드시 능히 천자天子를 위하여 힘을 내어 처리할 자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臣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천하의 어떻게 할 수 없는 바에 있는 것입니다.
신臣이 듣건대 ‘천하를 잘 다스리는 이는 반드시 천하의 모든 사정[情]을 밝게 알고 나서 천하를 통솔하는 방법[術]을 터득한다.’고 합니다.
‘술術’이란 이른바 ‘도道’인데, 그 도道를 터득하고 게다가 지혜를 첨가하는 것입니다.
옛날 성인聖人은 천하의 모든 정상을 밝게 알고 나서 방법을 가지고 제어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만물을 모두 통괄하여 살아 있을 때에는 그들의 힘을 활용하고 죽을 때까지 그들의 반항을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소는 짐을 실어 나르는 일에 복종하고, 말은 수레를 끄는 일에 복종하고, 매[鷹隼]는 팔찌에 얹혀 있는 일에 복종합니다.
그러므로 소는 떠받아서는 안 되고, 말은 발길질해서는 안 되고, 매는 공격해서는 안 되니, 이 세 가지는 기뻐하고 화내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정상이 밖에 발현되어 사람에게 보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들이 꺼리는 바에 따라 그에 적합한 방법을 부여해주면 종신토록 사람에게 제어되어 떠나지 않습니다.
또한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 어찌 말을 다스리는 것과 다르겠습니까?
말의 성질은 강한剛狠하여 제어하기 어려우니, 급하게 다루면 피곤해져서 견디지 못하고, 느슨하게 다루면 나태해져서 달리지 않습니다.
왕량王良과 조보造父가 말의 선후질서를 위하여 그 주행속도의 더디고 빠름을 조절하고, 말을 몰기를 방법에 따라 몰고 말을 끌어당기기를 때에 따라 끌어당기면 말은 종일 그칠 줄 모르고 주행하였으니, 이것이 방법 중의 지극한 방법입니다.
옛날 성인聖人은 천하 사람들을 몰아다가 모두 이용하여, 인자한 사람은 그 인자함을 바치게 하고, 용맹스런 사람은 그 용맹을 바치게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그 지혜를 바치게 하고, 힘센 사람은 그 힘을 바치게 하였습니다.
천하의 사람들이 비록 각양각색으로 앞에 널려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꼭 인인仁人 군자君子를 얻어서만 임용하겠습니까?
또한 비록 천하의 선인善人이 있다 하더라도 그와 함께 있되 그의 정상을 알지 못하고, 그를 통솔하되 그의 결점을 맞히지 못한다면, 비록 선善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졌더라도 선善을 좋아하는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 사람은 공연히 나의 이용자가 되지 않거늘, 하물며 천하의 영웅에 대하여 그 공을 거두려고 하면서 그들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리까?
옛날 진秦나라와 한漢나라가 교차할 때에 간귀姦宄하고 맹한猛悍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도적으로 변신하니, 한漢 고조高祖가 풍패豐沛 사이에서 일어나 다니면서 그들을 거두어 모았습니다.
경포黥布‧팽월彭越 등을 모두 어루만져 그 속에 끌어넣었으니, 그들을 제어하는 수단이 매우 잘 완비되었습니다.
옥백玉帛, 자녀子女(美女), 우양牛羊, 견마犬馬를 가지고 호화롭고 사치스런 마음을 충족시켰고, 재물을 가볍게 여겨 베풀기를 좋아하는 돈후敦厚한 장자長者의 풍도風度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며 관망하는 자들의 마음을 신복信服시켰으며, 오만하고 방사한 태도로 경멸하고 모욕하여 그들의 강한强狠한 기氣를 꺾었습니다.
천하의 영웅들을 필부匹夫나 유자孺子보다 더 얕잡아 보았지만, 모두 그들의 환심을 사고 그들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힘을 이용하였습니다.
한漢나라의 원제元帝와 성제成帝 세대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태평을 누린 지 오래였으므로 사대부士大夫가 그 사이에 출생하여 제어하기 어려운 영웅의 기풍이 다시는 없었습니다.
천하의 선비는 모두 서생書生 호유好儒로서 그 재기才氣와 용력勇力이 족히 두려워할 것이 없는 자들이었으니, 머리를 숙이고 기를 죽여 써주기만을 구하기에 바빴습니다.
한漢나라의 원제元帝, 성제成帝, 애제哀帝, 평제平帝 또한 천하의 현재賢才를 얻어 쓰려고 하였으나 그 정상을 알지 못하고 그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였으므로, 현인賢人‧군자君子는 참소를 피하고 비방을 두려워하여 멀리 떠나버리고, 소인小人‧환수宦豎는 종횡縱橫하고 방사放肆하게 굴어 정사를 간섭하였으니, 이는 매우 민망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무릇 사람이 평상시 친구나 노복奴僕‧비첩婢妾과 서로 접촉하는 시간에 발생하는 변에 대해 제어하는 방법이 없을 수 없으니, 그것은 심원하여 보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명령을 받들게 하려고 하면 그들에게 징벌을 받을 것을 보이고, 그들이 즐겨 따르게 하려고 하면 그들에게 이익이 될 것을 보이고, 그들이 기뻐하게 하려고 하면 그들에게 즐거워할 것을 안겨주고, 그들이 두려워하게 하려고 하면 그들에게 꺼리는 것을 안겨주고, 그들이 마음을 열어 성의를 보이게 하려고 하면 그들이 두려워할 바가 없는 것을 보이고,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며 떠나지 않게 하려고 하면 그들에게 갈 곳이 없는 것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천하 사람들이 모두 잘 아는데, 천하를 다스리는 것에만 능히 이용하지 않으니, 이것이 잘못입니다.
천하 사람들은 ‘천자天子의 지존至尊으로서는 굳이 방법을 일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나, 천하의 모든 일은 오직 영웅이어야 큰 공을 이룰 수 있지만, 세상의 영웅들은 호기와 전횡이 너무 지나쳐서 제어하기 어려운 것이 항상 괴로운 문제라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이것으로 본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더욱 방법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자유子由는 한漢 고제高帝가 영웅英雄들을 마음대로 부린 1절節을 빌어서 의론을 전개하였으니, 문장은 비록 좋으나 당세의 사정은 적중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