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齊安無名서산山이요 而장강江之南에 무창武昌諸서산山이 陂陁蔓延하고 澗谷深密하며 中有浮圖精舍하고 서산西曰서산西山이요 東曰한계寒谿니라
依山臨壑하고 隱蔽松櫪하여 蕭然絶俗하니 車馬之迹不至니라
每風止日出하고 江水伏息하면 자첨子瞻杖策載酒하고 乘漁舟亂流而南하니라
山中有二三자첨子 好客而喜游러니 聞자첨子瞻至하고 幅巾迎笑하여 相攜徜徉而上하니라
窮山之深이라가 力極而息하고 埽葉席草하여 酌酒相勞하며 意適忘反하고 往往留宿於山上이니라
然
이나 將適
서산西山할새 行於松栢之間
이라가 而獲少平
하니 遊者至此必息
이니라
倚怪石하고 蔭茂木하여 俯視大江하고 仰瞻陵阜하고 旁矚溪谷하면 風雲變化와 林麓向背 皆效於左右니라
一旦에 大風雷雨 拔去其一하여 斥其所據하니 亭得以廣이니라
자첨子瞻與客入山視之하고 笑曰 玆欲以成吾亭耶인저하고 遂相與營之니라
亭成而서산西山之勝始具하니 자첨子瞻於是最樂이러라
有山可登이요 有水可浮니 자첨子瞻未始不褰裳先之니라
至其翩然獨往하여 逍遙泉石之上엔 擷林卉하고 拾澗實하여 酌水而飮之하니 見者以爲僊也니라
方其得意엔 萬物無以易之하고 及其旣厭엔 未有不洒然自笑者也니라
譬之飮食에 雜陳於前은 要之一飽면 而同委於臭腐니 夫孰知得失之所在리오
惟其無愧於中
하고 無責於外
하고 而姑寓焉
이리니 此
자첨子瞻之所以有樂於是也
니라
정흥情興과 심사心思가 모두 아름다운 곳에 들어가 있다.
자첨子瞻(蘇軾)이 제안齊安에 폄적貶謫되었을 때 강변에 초옥草屋을 지었다.
제안齊安에는 그다지 이름난 산山은 없고, 장강長江의 남쪽에 무창武昌의 많은 산들이 경사를 이루면서 길게 뻗고 간수가 흐르는 골짝이 깊고 아늑하며, 그 가운데 부도浮圖와 정사精舍가 있고, 서쪽은 ‘서산西山’이란 산이 솟았고, 동쪽은 ‘한계寒谿’란 시내가 흐른다.
산을 의지하고 계학谿壑에 임하고 소나무와 가죽나무에 가려져서 소쇄瀟灑하게 세속世俗과 단절하였으니, 거마車馬의 자취가 이르지 않는다.
매번 바람이 그치고 해가 솟고 강물이 잔잔하면 자첨子瞻이 지팡이를 짚고 술을 싣고 고기잡이배를 타고 물을 가로질러 건너서 남쪽으로 간다.
그 산속에는 빈객을 좋아하고 놀기를 즐기는 두세 사람이 있었는데, 자첨子瞻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복건幅巾 차림으로 자첨子瞻을 웃음으로 맞이하여 서로 이끌고 배회하며 올라간다.
깊은 산을 끝까지 가다가 힘이 다하면 쉬고 낙엽을 쓸고 풀 위에 앉아 술을 따라 서로 위로하며, 그곳이 뜻에 맞아 돌아오기를 잊고 이따금 산 위에서 유숙한다.
이와 같이 3년 동안 제안齊安에 살면서 지루한 줄을 몰랐다.
그러나 장차 서산西山으로 가려고 할 때 소나무와 잣나무 사이를 가다가 양장구곡羊腸九曲처럼 생긴 험한 곳에서 조금 평탄한 곳을 만나는데, 노니는 자들이 여기에 이르면 반드시 쉬게 된다.
괴상한 돌에 의지하고 무성한 나무 밑에 서서 큰 강을 굽어보고 언덕을 우러러보고 계곡溪谷을 곁눈질하면, 풍운風雲의 변화變化와 임록林麓의 향배向背가 모두 좌우左右에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곳에 폐정廢亭이 있는데 유지遺址가 너무도 좁아서 여러 빈객의 자리를 만들기에 부족하다.
그 곁에 고목古木 수십 그루가 있고, 그 크기는 모두 둘레가 백 아름이나 되고 높이가 천 자나 되는데 자귀나 도끼를 댈 수가 없다.
자첨子瞻이 매번 그 나무 아래에 이를 때마다 종일 흘겨보았다.
그런데 어느 하루아침에 대풍뢰우大風雷雨가 그중 한 나무를 뽑아버려 그 나무가 차지하고 있던 땅을 환하게 틔어놓았으니, 정자를 넓힐 수가 있었다.
자첨子瞻이 빈객과 산에 들어가서 보고 웃으면서 “여기에 나의 정자를 짓고 싶구먼.”이라고 말하고는 드디어 서로 더불어 계획해서 정자를 지었다.
정자가 이루어져 서산西山의 승경이 비로소 갖추어지자, 자첨子瞻이 이에 최고로 즐거워하였다.
옛날 내가 젊을 적에 자첨子瞻을 따라다니며 놀았었다.
산이 있으면 올라갔고, 물이 있으면 헤엄을 쳤는데, 자첨子瞻은 언제든지 하의를 걷고 앞서지 않는 적이 없었다.
가보지 못한 데가 있으면 장시간 서운해하였다.
훌쩍 혼자 가서 천석泉石의 위에서 소요逍遙할 적에는 풀잎을 따고 돌조각을 주워서 물을 떠서 마셨으니, 그 광경을 지켜본 사람은 자첨子瞻을 신선이라고 생각하였다.
대개 천하의 즐거움은 무궁한 것이니, 뜻에 맞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을 것이다.
뜻대로 될 때에는 만물로 바꿀 것이 없고, 이미 만족을 느끼고 나면 스스로 웃지 않을 자가 없을 것이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앞에 잡다하게 차려놓는 것은 요컨대 한번 배부르고 나면 모두 썩히는 것과 같으니, 득실의 소재를 누가 알겠는가?
오직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고 외물에 나무람이 없고 우선 그대로 붙여둘 것이니, 자첨子瞻의 즐거움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