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注]雄
은 先之屬
이요 雌
는 後之屬也
라 知爲天下之先
는 必後也
라
요 谿
는 不求物
하나 而物自歸之
하며 嬰兒
는 不用智
나 而合自然之智
하니라
注
[注]此三者는 言常反終이라야 後乃德全其所處也라
에 云 反者道之動也
라하니 功不可取
하고 常處其母也
니라
注
以善爲師하고 不善爲資하여 移風易俗하여 復使歸於一也니라
제28장은 왕필본王弼本, 하상공본河上公本과 백서본帛書本 사이에 내용상의 차이差異는 크지 않으나 문장文章의 순서順序에 조금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왕필본王弼本, 하상공본河上公本은 웅자雄雌, 백흑白黑, 영욕榮辱이 대구를 이루며 나오지만 백서본은 영욕榮辱을 백욕白辱이라 하여 아직 온전한 대구를 이루지 못한다. 이는 《노자老子》가 백서본帛書本에서 하상공본河上公本, 왕필본王弼本으로 전승傳承되는 과정을 거치며 정리整理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장은 제6장과 연결되어 양陽에 대해 음陰을 강조한다거나 남성성에 대해 여성성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노자》의 언급들은 이른바 현대의 페미니즘 사상가들에 의해 《노자》를 높이 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묄러는 《도덕경의 철학(The Philosophy of Daodejing)》에서 《노자》가 자웅雌雄, 빈모牝牡 등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인간의 성性을 구분하는 남녀男女라는 표현이 아니라 동물적動物的 표현에 국한된다는 점을 들어 인간의 영역에까지 확장해서 해석할 근거는 적다고 본다.
오히려 최근에는 《노자》의 성인聖人이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부드럽고 낮추며 뒤에 자신을 둠으로써 오히려 강해지고 높아지며 앞서게 된다는 역설적 결과에 근거한 처세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발굴된 《황로백서黃老帛書》 〈수컷의 절도와 암컷의 절도[자웅절雌雄節]〉라는 편의 내용은 이런 맥락을 잘 보여준다.
“황제는 부단히 길흉吉凶의 일정함을 헤아려서 이를 통해 암컷과 수컷의 절도를 가려낸다. 그러고 나서 화복의 향방을 구분한다. 뻔뻔스러울 정도의 오만함과 교만한 태도를 일컬어 수컷의 절도라 하고, □□하고 공손히 낮출 줄 아는 자세를 일컬어 암컷의 절도라 한다. 무릇 수컷의 절도는 거침이 없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암컷의 절도는 겸허하게 낮추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무릇 사람이 수컷의 절도를 쓰기 좋아하는 것을 일컬어 생명을 함부로 한다고 말한다. 대인大人은 무너질 것이고 소인小人은 스스로를 망치게 된다. 무릇 암컷의 절도를 쓰기 좋아하는 것을 일컬어 봉록을 잇는다고 말한다. 부자는 더욱 창성할 것이고, 가난한 자는 먹는 것이 충족될 것이다.[황후둔력길흉지상皇后屯歷吉凶之常 이변자웅지절以辨雌雄之節 내분화복지향乃分禍福之向 헌오교거憲傲驕倨 시위웅절是謂雄節 □□공검恭儉 시위자절是謂雌節 부웅절자夫雄節者 영지도야浧之徒也 자절자雌節者 겸지도야兼之徒也……범인호용웅절凡人好用雄節 시위방생是謂妨生 대인즉훼大人則毁 소인즉망小人則亡 범인호용자절凡人好用雌節 시위승록是謂承祿 부자즉창富者則昌 빈자즉곡貧者則穀]”
이와 같은 예시를 통해 보면 여성성에 대한 강조는 현대의 일부 학자들이 여성주의적 사상으로 보는 것과 달리 남성 군주에게 포용적이고 부드러운 처세를 요구하는 정치적 지침으로 볼 여지가 많다.
수컷다움을 알고 암컷다움을 지키면 천하의 계곡이 된다. 천하의 계곡이 되면 늘 그 덕이 떠나지 않아 어린아이로 되돌아가고
注
수컷은 앞에 나서는 부류이고 암컷은 뒤따르는 부류이다. 천하에 앞서는 법을 아는 사람은 반드시 뒤따른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그 몸을 뒤로 하지만 몸이 앞세워지고, 계곡은 만물을 구하지 않지만 만물이 저절로 그에게 돌아오며, 어린아이는 지혜를 쓰지 않지만 스스로 그러한 지혜에 합치한다.
그 흼을 알고 검음을 지키면 천하의 모범이 되니,
천하의 모범이 되면 늘 그 덕이 어긋나지 않아
그 영화로움을 알고 그 욕됨을 지키면 천하의 계곡이 되니, 천하의 계곡이 되면 늘 그 덕이 넉넉하여 다시 통나무로 돌아간다.
注
이 세 가지 〈수컷다움, 흼, 영화로움은〉 늘 마칠 곳으로 되돌아와야 뒤에 덕이 〈얻어져〉 자신이 처하는 곳을 온전케 함을 말한 것이다.
뒷장에서 “되돌아오는 것이 도의 움직이다.”라고 하였으니, 공功이란 취할 만한 것이 못 되고 늘 그 어미에 처하는 법이다.
통나무가 흩어져 그릇이 되니 성인은 그것을 써서 〈본받을 만한 모델로서 조정의〉 관리와 〈마을의〉 어른[관장官長]을 세운다.
注
참된 본성이 흩어져 온갖 행동이 나오니 갖가지 종류가 생겨나는 것이 마치 〈통나무를 깎아 만든 갖가지〉 그릇과 같다.
성인은 그러한 나뉘고 흩어짐에 따라 그것들을 위해 관장官長을 세운다.
선한 사람은 스승으로 삼고 선하지 않은 사람들은 〈버리지 않고〉 취하니 풍속을 바꾸어 다시 〈통나무가 흩어지기 전의 참된 본성이 보전된〉 하나로 돌아가게 한다.
注
크게 재단한다는 것은 천하 백성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기 때문에 잘라내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