事無大小히 有必任人而後行이라 人有賢愚하니 貴必詳審而後用이라
蓋人之賢者는 一加委任이면 卽副我心하야 不假公以營私하고 不傷人而愛物이라 其不肖者는 得一委면 卽爲其衣食하고 得一用이면 卽遂其私謀하니 非惟事不能成이라 反爲事之蠹害라
若此者滔滔也라 然則如之何오 惟於平日之中에 審定人之賢否라가 至於臨事之際에 斟酌人之短長하야 可以辦大事者는 委之當大事하고 可以營小差者는 俾之當小差하야
丁寧指敎하야 以訓其成功하고 反覆開諭하야 以戒其作弊하야 如令者는 優奬以勸其後하고 違令者는 懲治以戒餘人이라 誠如是면 未有所委不得其人者也라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간에 반드시 맡긴 사람이 있은 뒤에 행해진다. 사람 중에는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있으니 반드시 상세히 살핀 뒤에 쓰는 것이 귀하다.
대개 현명한 사람은 한번 위임하면 곧 나의 마음에 부합되어, 공익公益을 가장하여 사익私益을 꾀하지 않고 사람을 상하게 하면서 재물을 아끼지 않는다. 불초한 자는 한번 위임되면 곧 자기의 의식衣食을 도모하고 한번 임용되면 곧 사사로운 꾀를 이루니,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일에 해롭다.
이런 자들이 온 세상에 넘쳐나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직 평소에 사람들의 현부賢否를 살펴두었다가 일에 임했을 때에 사람들의 장단점을 헤아려서 큰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에게는 큰일을 맡기고 작은 일을 꾸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작은 일을 맡겨야 한다.
그렇게 하고 나서 간곡하게 가르치고 인도하여 공功을 이루도록 지도하고, 반복해서 타일러 폐단을 짓지 않도록 경계시킨다. 명령대로 한 자는 후하게 칭찬해서 그 뒷사람을 권면하고, 명령을 어긴 자는 징계하여 다스려서 나머지 사람들을 경계시킨다. 참으로 이와 같이 하면 일을 위임하는 데에 적임자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