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 天下皆謂我道大나 似不肖라하니 夫唯大하니 故似不肖하니라
注
[注]久矣其細는 猶曰 其細久矣라 肖則失其所以爲大矣니
一曰慈요 二曰儉이요 三曰不敢爲天下先이라 慈하니 故能勇하고
注
[注]夫慈로 以陳則勝하고 以守則固하니 故能勇也라
注
[注]唯後外其身하여 爲物所歸然後에 乃能立成器하여 爲天下利하니 爲物之長也하니라
제67장의 첫째 부분에는 일종의 재담才談(pun)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불초不肖’는 글자 그대로는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표현은 또한 연장자나 윗사람에게 말할 때 자기를 낮추거나 온화하고 공손하게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말을 사용하게 되면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못하다고 말하거나 또는 자신에게 어떤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덕이나 재능 또는 특질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 사람은 스스로를 ‘쓸모없다’ 즉 불초하다고 표현하는데, 도가道家의 역설逆說의 논리 즉 통치자가 되기에 적당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셈이 된다.
첫째 부분에 나오는 ‘나’는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오히려 국가에서 무위無爲하는 유일한 지위, 즉 통치의 수장首長이라는 지위를 차지하게 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기능과 그에 해당하는 이름을 갖지만 군주는 오로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
제67장의 둘째 부분 또한 역설에 근거하고 있다. 세 가지 보물 즉 자애로움(com- passion), 아낌(frugality), 그리고 감히 나서지 않음(placing oneself behind)은 그 반대의 것으로 변화한다. 수동적인 자애로움은 과감한 용감함이 되고, 아낌은 넉넉함이 되고, 감히 나서지 않는 사람은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오로지 이러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그 반대가 되는 자질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니,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실패하게 될 것이다. 세 가지 보물 가운데 첫째 것은 마지막 부분의 논제이다.
이 장에 대한 《한비자韓非子》의 주석은 자애로움을 어미다움의 덕(the virtue of motherhood)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미는 자기 자식들을 자애롭게 돌보는데 그래서 자식들이 위험에 빠지면 본능적으로 그들을 지켜준다. 이렇게 해서 어미의 본능적인 자애로움은 과감하고 용감무쌍한 힘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의 용기가 역설적으로 자애로움에 뿌리하고 있다면 그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만약 한 나라의 군주가 어미다운 자애로움을 갖추고 있다면 그 나라는 보전되고 ‘둘러싸여지게’ 될 것이다.
천하가 모두 나의 도道가 위대하지만 닮은 게 없는 듯하다고 한다. 오직 위대하기 때문에 닮은 게 없는 듯한 것이다.
만약 〈어떤 것과〉 닮았다면 오래 전에 〈나의 도의 위대함은〉 하찮게 되었을 것이다!
注
구의기세久矣其細(오래 전에 〈나의 도의 위대함은〉 하찮게 되었을 것이다.)는 ‘기세구의其細久矣(〈나의 도의 위대함이〉 하찮게 된 지 오래되었다.)’라는 말과 같다. 〈어떤 것과〉 닮았다면 〈나의 도가〉위대해진 까닭을 잃었을 것이다.
그래서 “만약 〈어떤 것과〉 닮았다면 오래 전에 〈나의 도의 위대함은〉 하찮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나에게는 세 가지 보배가 있으니, 그것을 간직하고 지킨다.
첫째는 자애로움이고 둘째는 검소함이며 셋째는 감히 천하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무릇 내가 간직하고 지키는〉 자애로움 때문에 용감할 수 있고,
注
〈경經67.6-7에서 말하듯이〉 대저 자애로움으로 〈전쟁에서〉 진을 치면 승리하고, 〈자애로움으로〉 지키면 견고하다. 이 때문에 용감할 수 있는 것이다.
注
절약하고 검소하며 불필요한 씀씀이를 아껴서 천하가 모자람이 없다. 그래서 넉넉할 수 있는 것이다.
감히 천하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기물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注
오로지 〈경經7.2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성인이〉 자신의 몸을 뒤로 하고 도외시하여 만물이 돌아오는 곳이 된 후에야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서 말하듯이 성인은〉 “기물을 완성하여 천하를 이롭게 하니” 만물의 우두머리가 된다는 뜻이다.
오늘날에는 자애로움을 버리고 용감함을 취하며,
검소함을 버리고 넉넉하기를 취하며, 자신을 뒤로 물리는 〈미덕을〉 버리고 앞에 나서는 것을 취하니 죽게 될 것이다.
注
서로 사랑하여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기 때문에 승리하는 것이다.
〈자애로움으로〉 지키면 견고하니, 〈이러한 사람을〉 하늘이 장차 구하는 것은 자애로움으로 지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