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구 : 연못이나 흐르는 물에 벼루를 씻게 되면, 벼루에 남아있던 먹물이 풀어져 물고기가 삼키게 됨을 이야기하였다. 산 속에 움막을 짓고 있으면서 차를 마시기 위해 불을 지피는데, 마침 그 위를 날고 있는 학이 마치 연기를 피해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짐을 말하고 있다. 1, 2 구 역시 김인후의 《백련초해》의 다음 구절에서 인용하였다. 수조유정제향아水鳥有情啼向我 : 물새는 다정도 한듯 나를 향해 웃고, 야화무어소정인野花無語笑征人 : 들꽃은 소리 없이 나그네 향해 웃네. 지변세연어탄묵池邊洗硯魚呑墨 : 못 가에서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을 삼키고, 송하팽다학피연松下烹茶鶴避烟 : 소나무 아래에서 차를 달이니 학이 연기 피해 날아가네. 3, 4 구 : 아름드리 소나무에 가지가 잘 뻗어 있으면 그늘도 좋아 야외에서 손님을 맞이할 때에 해를 가리는 일산으로 쓸 수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는 불이 없으면 글을 읽을 수 없다. 하지만 밝은 달이 떠오르면 그 달빛 아래에서 달빛을 등불 삼아 글을 읽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3, 4 구 역시 김인후 《백련초해》의 다음 구절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춘정란무심화접春庭亂舞尋花蝶 : 봄 뜰에 어지러이 춤추는 것은 꽃을 찾는 나비요, 하원광가선류앵夏院狂歌選柳鶯 : 여름정원에 미친듯 노래하는 것은 버들가지를 찾는 꾀꼬리네. 송작동문영객개松作洞門迎客盖 : 소나무는 동문의 손님 맞는 일산이 되고, 월위산실독서등月爲山室讀書燈 : 달빛은 산방에 글읽는 등불이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