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구 : 초저녁 달이 비스듬히 뜰 때 쯤이면 달빛에 비쳐진 산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방안에까지 밀려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산 그림자는 아무리 쓸어낸다 하더라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뿐이고, 달빛 역시 구름에 가리워지거나 날이 새기 전에는 쓸어낼 수 없는 것이다. 이 구절은 《백련초해》의 다음 구절을 인용한 듯 싶다. 산영입문추불출山影入門推不出 : 산 그림자는 문에 들어오니 밀어내도 나가지 않고 월광포지소환생月光鋪地掃還生 : 달빛은 마당에 퍼져 쓸어도 다시 생기네. 3, 4 구 : 넘실대는 물결 위에 떠 있는 물새가 물이랑에 가려져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 하는 것을 물새가 떴다가 다시 잠기는 것으로 보았다. 구름은 기류에 따라 항상 쉼 없이 흘러 다니면서 뭉쳐졌다가 흩어졌다가 한다. 높은 산에는 언제나 구름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뭉치고 흩어지는 구름을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진다고 본 것이다. 이 구절은 전술한 것과 같이 《초계어은총화(苕溪漁隱叢話)》에 일화가 소개되어 있는데, 신라 사신이 당에 가서 시인 가도와 주고 받은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