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下未知君之爲君과 父之爲父와 兄之爲兄하여 而聖人爲之君父兄이어늘
天下未肯靡然以從我拜起坐立하여 而聖人身先之以恥라
天下惡夫死也久矣에 聖人招之曰 來하라 吾生爾라하니라
旣行也에 天下之人은 視君父兄을 如頭足之不待別白而後識하고 視拜起坐立을 如寢食之不待告語而後從事라
雖然이나 百人從之하고 一人不從이라도 則其勢不得遽至乎死라
天下之人이 不知其初之無禮而死요 而見其今之無禮而不至乎死也하고 則曰 聖人欺我라하니라
嗚呼라 聖人之所恃以勝天下之勞逸者는 獨有死生之說耳라 死生之說不信於天下니 則勞逸之說將出而勝之라
去其鴆하고 徹其堇이면 則酒肉之權이 固勝於藥이라
聖人之始作禮也에 其亦逆知其勢之將必如此也하여 曰 告人以誠이라야 而後人信之라
幸今之時에 吾之所以告人者가 其理誠然하고 而其事亦然하니 故로 人以爲信이라
吾知其理하고 而天下之人知其事나 事有不必然者면 則吾之理不足以折天下之口로 此告語之所不及也라하니라
雨는 吾見其所以濕萬物也요 日은 吾見其所以燥萬物也며 風은 吾見其所以動萬物也라
陰凝而不散하고 物蹙而不遂하며 雨之所不能濕과 日之所不能燥와 風之所不能動을 雷一震焉而凝者散하고 蹙者遂라
曰雨者 曰日者 曰風者는 以形用이요 曰雷者는 以神用이라
爲之君臣父子兄弟者는 禮也요 禮之所不及을 而樂及焉이라
正聲入乎耳하여 而人皆有事君事父事兄之心이니 則禮者는 固吾心之所有也며 而聖人之說이니 又何從而不信乎아
注
蘇氏父子兄弟는 於經術甚疎니 故로 論六經處는 大都渺茫不根이라
特其行文縱橫하여 往往空中布景하고 絶處逢生하여 令人有凌雲御風之態라
注
문장文章이 특히 간드러지게 수없이 곡절曲折이 많으며 기복起伏이 무한하다.
예禮가 비로소 일어났을 때는 〈표면상으로는〉 어려웠지만 〈실제로는〉 쉽게 행하여졌다.
이미 행하여짐에 쉬우면서도 오래가기가 어려웠다.
천하天下에서는 임금이 임금이 되고 아비가 아비가 되며 형이 형이 되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하여 성인聖人이 그 임금과 아비, 형의 구별을 만들었으나,
천하天下에는 그 임금과 아비, 형이 〈남과〉 다른 까닭이 있지 아니하여 성인聖人이 그들에게 절하고 일어서고 앉았다 섰다 하게 하였으나,
천하天下에서는 바람에 쓰러지듯이 순조롭게 나를 따라 절하고 일어서고 앉았다 서려고 하지 않아서 성인聖人이 몸소 〈모범을 보이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끄러움을”을 앞세웠다.
천하天下에서는 저 죽음을 싫어한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성인聖人이 그들을 불러 말하기를 “오너라, 내 너희를 살려주겠다.”라 하였다.
얼마 후 그 법法이 과연 천하의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천하의 사람들이 저번에는 이렇게 위태로웠는데 지금은 이렇게 편안한 것을 보았으니, 마땅히 무엇을 따르겠는가?
그러므로 그때를 당하여서는 비록 표면상으로는 어려우나 실제로 행하기는 쉬웠다.
이미 행하여짐에 천하天下의 사람들은 임금과 아비, 형 보기를, 머리와 발에 대해 따로 말해주지 않아도 아는 것처럼 하였고, 절하고 일어서고 앉았다 섰다 하는 것을 보기를, 자고 먹는 것에 대해 알리어 말해주지 않아도 따라서 하듯이 하였다.
비록 그러하나 백 사람이 따르고 한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곧 그 형세形勢가 갑자기 죽는 데 이르지는 않았다.
천하天下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무례無禮하면 죽는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지금도 무례해도 죽음에 이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고는 말하기를 “성인聖人이 우리를 속였다!”라 한다.
그러므로 그때를 당하여서는 비록 쉽지만 오래하기는 어려웠다.
아아, 성인聖人이 믿어 천하의 수고롭고 편안한 것을 이기는 것은 오직 사생死生만이 있을 따름이다! 사생死生에 관한 말이 천하에서 신뢰받지 않으니, 수고롭고 편안한 말이 나와 그것을 이기려 하였다.
수고롭고 편안한 말이 이기게 되니 성인聖人의 권위權威가 없어졌다.
술에 짐새〈의 독이〉 있고 고기에 오두烏頭가 있게 된 다음에야 사람들은 감히 먹고 마시지 않았으며, 약藥이 죽음을 살릴 수 있게 된 다음에야 사람들은 입에 쓴 것을 꺼리지 않게 되었다.
짐독을 없애고 오두를 제거하면 술과 고기의 권위權威가 실로 약보다 낫게 된다.
성인聖人이 비로소 예禮를 만들었을 때 그 또한 그 형세形勢가 장차 반드시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말하기를 “사람들에게 진실하게 알린 다음에야 사람들이 그것을 믿는다.
다행히 지금 내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그 이치가 실로 그러하고 그 일이 또한 그러하므로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는다.
나는 그 이치를 알고 천하의 사람들도 그 일을 알기는 하나 일에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면 나의 이치는 천하의 입을 복종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이는 알리는 말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라 하였다.
알리는 말이 미치지 못함에 반드시 몰래 몰아 가만히 따르게 하는 것이 있으니, 이에 천지天地 사이에서 그것을 살피고 지극히 신묘神妙한 기틀을 얻어 그것을 훔쳐 악樂으로 삼았다.
비는 내가 보기에 만물萬物을 젖게 하는 것이고, 해는 내가 보기에 만물을 말리는 것이며, 바람은 내가 보기에 만물을 움직이는 것이다.
우르릉 쾅쾅하며 우레라 하는 것은 어디에 쓰이는가?
음陰이 엉기어 흩어지지 않고, 사물이 움츠리어 이루지 못하며, 비가 습하게 할 수 없는 것과 해가 말릴 수 없는 것, 바람이 움직일 수 없는 것을 우레가 한번 침으로써 엉긴 것이 흩어지고 움츠린 것이 이루어지게 된다.
비라느니 해라느니 바람이라느니 하는 것은 형形을 가지고 쓰는 것이며, 우레라는 것은 신神으로 쓴다.
쓰는 것은 소리보다 신묘神妙한 것이 없으므로 성인聖人은 소리에 인하여 악樂을 만들었다.
그 군신君臣과 부자父子, 형제兄弟가 되는 것은 예禮이며, 예禮가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음악音樂은 미친다.
바른 소리가 귀에 들어가서 사람들은 모두 임금을 섬기고 아비를 섬기며 형을 섬기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니, 예禮라는 것은 실로 내 마음이 가지고 있는 것이며 성인의 말씀이니 또한 어찌 좇아서 믿지 않겠는가?
注
소씨蘇氏 부자父子‧형제兄弟는 경술經術에 매우 소략疏略하였으므로 육경六經을 논한 곳은 대부분 까마득하고 근거가 없다.
유독 그 문장文章의 구사가 기복起伏이 심하여 왕왕 공중空中에 경치를 펼친 것 같고, 절박한 곳에서 살아난 것 같아 사람들로 하여금 구름을 뚫고 바람을 타는 듯한 모습이 있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