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之取士엔 取於盜賊하고 取於夷狄하니 古之人이 非以盜賊夷狄之事可爲也요 以賢之所在而已矣라
是以
로 盜賊下人
과 夷狄異類
는 雖奴隷之所恥
나 而往往登之朝廷
하고 호되 而不以爲
이라
而
하고 華言華服者
라도 往往反擯棄不用
하니 何則
고
天下之能繩趨而尺步하고 華言而華服者는 衆也나 朝廷之政과 郡國之事는 非特如此而可治也라
彼雖不能
이나 然而其才果可用於此
면 則居此位
가 可也
라
古者
에 天下之國大而多士大夫者
는 不過曰齊與秦也
라하니 而
하고 하니
是는 其能果於是非하여 而不牽於衆人之議也요 未聞有以用盜賊夷狄而鄙之者也라
今有人非盜賊非夷狄
이로되 而猶有不獲用
하니 吾不知其何
也
라
夫古之用人
에 無擇於勢
하고 布衣寒士而賢則用之
요 公卿之子弟而賢則用之
요 武夫健卒而賢則用之
요 而賢則用之
요 胥史賤吏而賢則用之
라
今也
에 布衣寒士
는 持
하여 書
之文
하여 而至享
이요 卿大夫之子弟
는 飽食於家
하고 一出而驅高車
하고 駕大馬
하여 以爲民上
이요
巫醫方技는 一言之中이면 大臣이 且擧以爲吏하니 若此者는 皆非賢也요 皆非功也라
而胥史賤吏
는 獨棄而不錄
하여 使老死於
趨走
하고 而賢與功者
도 不獲一施
니 吾甚惑也
라
不知胥吏之賢을 優而養之면 則儒生武士或所不若이라
昔者
에 漢有天下
에 平津侯
輩
는 皆號爲儒宗
이로되 而卒不能爲漢立
大功
이요
而其卓絶
偉震耀四海者
는 乃其賢人之出於吏胥中者耳
라
夫
은 河間之郡吏也
요 는 河東之獄吏也
요 은 太守之卒史也
요 은 涿郡之書佐也
라
是皆雄俊明博하여 出之可以爲將이요 而內之可以爲相者也라
夫吏胥之人은 少而習法律하고 長而習獄訟하니 老姦大豪도 畏憚懾伏하며 吏之情狀變化出入에 無不諳究하니 因而官之면 則豪民猾吏之弊가 表裏毫末이 畢見於外하여 無所逃遁이라
而又上之人이 擇之以才하여 遇之以禮하니 而其志復自知得自奮於公卿이라
故
로 終不肯自棄於惡
하여 以
罪戾
하여 而敗其終身之利
라
故
로 當此時
하여 士君子皆
爲之
한대 而其間自縱於大惡者
는 大約亦不過幾人
이요 而其尤賢者
는 乃至成功如是
라
一怒
면 不問罪否
하고 而笞之
라가 喜而接之
면 乃反與交手爲市
라
其人常曰 長吏待我以犬彘하니 我何望而不爲犬彘哉아하니
是以로 平民不能自棄爲犬彘之行하여 不肯爲吏矣온 況士君子而肯俛首爲之乎아
然이나 欲使之謹飾하여 可用如兩漢이면 亦不過擇之以才하여 待之以禮하고 恕其小過하되
而棄絶其大惡之不可貰忍者然後
에 察其賢
하여 有功
이면 而爵之
하고 祿之
하고 貴之
하여 勿棄之於冗流之
이라
則彼有冀於功名
하여 自尊其身
이니 不敢
奪
이면 而奇才絶智出矣
라
夫人固有才智奇絶
호되 而不能爲
者
하고 又有不幸而不爲者
라
苟
以進士制策
이면 是使奇才絶智有時而
也
요 使吏胥之人
으로 得出爲長吏
면 是使一介之才
로 無所逃也
라
進士制策은 網之於上하고 此又網之於下한대 而曰天下有遺才者라하면 吾不信也라
注
한유韓愈의 ‘〈훌륭한 인물은〉 불행히 서리胥吏와 상인商人의 일족에서 나온다.’라는 일단의 의논이 이것과 대략 같다.
옛날 선비를 선발할 때에는 도적 중에서도 뽑았고 오랑캐 중에서도 뽑았으니, 옛사람들이 도적이나 오랑캐의 일에도 행할 만한 것이 있다고 여겨서 뽑은 것이 아니라 단지 현명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명함이 있으면 신분이 귀하면 귀한 대로 뽑았고, 신분이 천하면 천한 대로 뽑았다.
그래서 도적 같은 하천下賤한 사람과 오랑캐 같은 이민족은, 노예조차도 그들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종종 그들을 조정朝廷의 신하로 등용하고 주군州郡의 수령으로 삼아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행동거지가 규범에 맞고 화려한 말과 복장을 한 사람이라도 도리어 왕왕 버려진 채 쓰이지 않기도 하였으니, 어째서인가?
천하의 행동거지가 규범에 맞고 화려한 말과 복장을 한 사람은 많지만, 조정朝廷의 정치와 주군州郡의 일은 단지 그것만으로 다스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저들은 비록 행동거지가 규범에 맞지 않고 화려한 말과 복장은 하고 있지 않지만, 그 재능이 참으로 그 자리에 쓸 만하다면 그 자리에 두는 것이 옳은 것이다.
옛날 천하의 대국大國이면서 사대부가 많았던 나라로는 단지 제齊나라와 진秦나라에 불과하다 하였으니, 관중管仲은 제齊나라의 재상이면서 현명하였지만 두 도적을 천거하여 썼고, 목공穆公은 진秦나라를 패자霸者로 만들면서 현명하였지만 이민족이었던 유여由余를 천거하여 썼다.
이것은 그들이 시비是非에 결단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논의에 끌려들지 않은 것이고, 게다가 도적盜賊과 이적夷狄을 등용한 것 때문에 그들을 깔본 자들이 있었다는 말도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하였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도적盜賊도 아니고 이적夷狄도 아닌데도 오히려 등용되지 못하니, 나는 그것이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
대저 옛날에는 사람을 쓸 때에 세력 있는 사람들에게서 뽑지 않고, 포의布衣의 빈한貧寒한 선비라도 현명하면 그를 등용하였고, 공경公卿의 자제子弟들이라도 현명하면 그를 등용하였고, 무인武人의 건장한 병졸兵卒이라도 현명하면 그를 등용하였고, 무의巫醫‧점성술사占星術師‧관상가觀相家 같은 사람도 현명하면 그를 등용하였으며, 서리胥吏처럼 낮은 관리라도 현명하면 그를 등용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포의布衣의 빈한貧寒한 선비는 과거시험을 통하여, 성운격률聲韻格律을 따지고 진부하게 경전經傳의 글을 모방한 문장을 지어서 만종萬鍾의 봉록을 향유하는 지위에 이르고, 공경公卿‧대부大夫의 자제들은 집에서 배불리 먹고, 외출하면 높은 수레를 타고 큰 말을 몰면서 백성들 위에 군림한다.
무인의 건장한 병졸들은 〈귀인달관貴人達官의 집안에서〉 청소하던 가신家臣이거나 분주히 집안일을 처리하던 친구와 친척들로 시간이 오래 지나면 이에 번진藩鎭을 거느리고 병권兵權을 쥐게 된다.
무의巫醫‧점성술사占星術師‧관상가觀相家 같은 사람은 어쩌다 한마디 말이 적중이라도 하면 대신大臣들이 또한 그를 천거하여 관리로 삼으니, 이와 같은 자들은 모두 현명하지도 않고 공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오늘날 관직으로 나아가는 길이 옛날보다 많게 된 이유이다.
서리胥吏처럼 낮은 관리들만은 유독 버리고 발탁하지 않아 늙어 죽을 때까지 방문榜文이나 붙이는 데 뛰어다니게 하고, 현명하고 공적이 있는 자조차도 한 번도 그 시혜를 받지 못하니, 나는 심히 의혹스럽다.
현명한 서리胥吏를 우대하여 양성하면, 유생이나 무사도 더러는 그들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모른다.
옛날 한漢나라가 천하를 소유했을 때에 평진후平津侯‧낙안후樂安侯 같은 사람들은 모두 유학儒學의 종사宗師라 불렸으되, 끝내 한漢나라를 위해 불세출不世出의 큰 공을 세우지는 못하였다.
재능이 걸출하여 사해四海를 떨쳤던 사람은 바로 서리胥吏들 중에서 나온 현인賢人들뿐이었다.
저 조광한趙廣漢 같은 사람은 하간군河間郡의 서리胥吏였고, 윤옹귀尹翁歸는 하동河東의 옥리獄吏였고, 장창張敞은 태수太守의 졸사卒史였으며, 왕존王尊은 탁군涿郡의 서좌書佐였다.
이들은 모두 걸출하고 사리事理에 널리 밝아서 나가면 장수將帥가 될 수 있고, 조정 안에서는 재상宰相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 서리胥吏 중에서 나온 자들이니, 거기에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
대저 서리胥吏들은 젊어서는 법률法律을 익혔고, 장년이 되어서는 옥송獄訟을 익혔으니, 노회하고 간악한 무리와 큰 호족들도 그들을 두려워하고 복종하였으며, 관리의 상황‧변화‧출입 등을 자세히 알고 있었으니, 그들을 관리로 삼으면 토호土豪와 교활한 관리의 폐단이 안팎의 터럭조차도 다 밖으로 드러나 숨길 곳이 없었다.
그리고 또 임금께서 재능으로 그들을 간택하여 예로써 그들을 우대하니, 그들의 의지 또한 스스로 분투하여야 공경公卿의 지위에 오를 수 있음을 자신들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 사악함에 빠져 죄를 초래해서 일생 동안의 이익을 그르치려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사군자士君子들도 모두 여력이 있으면 그것을 하려 하였는데, 그 가운데 스스로 방종하여 대악大惡에 빠진 자는 대략 몇 사람에 불과하였고, 그들 가운데 특히 현명하였던 자는 이처럼 큰 성공에 이르렀던 것이다.
처음에는 가리지 않고 그들을 받아들이되 끝내는 그들을 개‧돼지로 대우한다.
장리長吏가 한번 노하면 죄의 여부를 묻지도 않고 웃통을 벗겨 매질을 하다가 기쁠 때에 만나면 반대로 저자거리에서도 공수拱手하며 예禮를 차린다.
서리胥吏들은 늘 “장리長吏가 나를 개‧돼지로 대하니 내가 어찌 개‧돼지가 되지 않기를 바라겠는가?”라고 한다.
이 때문에 평범한 백성도 자신을 개‧돼지의 대열에 버릴 수가 없어 서리胥吏가 되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군자士君子들이 머리를 숙여서 그것을 하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그들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어 양한兩漢 때처럼 쓸 수 있으려면 또한 재능才能만으로 그들을 가려 뽑아 예禮로 대우하고 작은 허물은 용서해주되,
큰 죄를 지어 도저히 사면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자들은 깨끗이 잘라낸 다음에, 그 현명함을 잘 살펴서 공功이 있으면 작위爵位를 주고 녹祿을 주고 신분身分을 귀하게 해주어서, 쓸모없는 부류에 내버리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저들은 공명功名을 바라는 것이 있어 스스로 그 자신을 존중할 것이니, 감히 그 뜻을 빼앗지 않으면, 걸출한 재능才能과 절세의 지모智謀를 갖춘 사람이 나올 것이다.
대저 사람이 본래 걸출한 재능才能과 절세의 지모智謀를 갖추고 있지만, 장구章句‧명수名數‧성률聲律의 학문을 잘하지 못하는 자도 있고, 또 불행히도 그런 공부를 하지 않은 자도 있다.
만약 그들을 진사進士‧제책制策과 같은 방법으로 일률적으로 선발한다면 이것은 걸출한 재능才能과 절세의 지모智謀를 가진 사람들이 때때로 나아갈 길이 없게 하는 것이요, 서리胥吏들이 장리長吏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면 이것은 하나의 작은 재능을 가진 인재마저도 피하여 숨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진사進士‧제책制策으로 인재를 위에서 건져 올리고, 이렇게 또 아래에서 인재를 걸려 올리는데도 “천하에 놓쳐버린 인재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믿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