憶與群兒戱
側
하면 昌言從旁取棗栗啖我
하니 家居相近
하고 又以
故甚狎
이라
昌言擧進士
하여 日有名
하고 吾後漸長
에 亦稍知讀書
하여 學句讀
이라가 未成而廢
하니라
後十餘年에 昌言及第第四人하여 守官四方하여 不相聞이라
又數年에 遊京師하여 見昌言長安하고 相與勞問如平生歡이라
吾晩學無師하여 雖日爲文이나 中心自慙이라가 及聞昌言說하여 乃頗自喜라
今十餘年
에 又來京師
하니 而昌言官
하여 乃爲天子出使萬里之外彊悍不屈之虜庭
할새 建
하고 從騎數百
하며 送車千乘
하고 出都門
에 意氣慨然
이라
富貴不足怪
나 吾於昌言獨自有感也
하니 大丈夫生不爲將
이면 得爲使
하여 口舌之間
도 足矣
라
旣出境
하여 宿
하니 聞介馬數萬騎馳過
하고 劍槊相摩
하여 終夜有聲
하니 從者怛然失色
이라
故로 或至於震懼而失辭하여 以爲夷狄笑하니 嗚呼라 何其不思之甚也오
昔者
에 하니 壯士健馬
를 皆匿不見
하여 是以
로 有平城之役
이라
07. 북사北使가 된 석창언石昌言을 전송하는 서문
注
글이 생동감 있으니, 곧 한창려韓昌黎(한유韓愈)의 〈송은원외등서送殷員外等序[은원외랑殷員外郞 등을 전송하는 서문]〉과 서로 우열優劣을 가리기 어렵다.
창언昌言이 진사시험에 응시할 적에 나는 겨우 몇 살밖에 안 되어 아직 공부를 못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선친 곁에서 장난치며 놀던 때를 회상해보면, 창언昌言이 옆에서 따르며 대추와 밤을 집어서 나에게 먹여주었으니 두 집이 가깝고 또 친척이기 때문에 매우 친하게 지냈다.
창언昌言은 진사시험에 천거되어 날마다 명성이 났고, 나는 그 뒤로 점점 자라면서 조금 글을 읽을 줄 알아, 구두句讀를 떼는 법과 대구對句를 만드는 법과 성률聲律을 배우다가 이루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창언昌言은 내가 공부를 그만두었다는 것을 듣고 비록 말은 하지 않았으나, 그 뜻을 살피건대 매우 한스럽게 여겼을 것이다.
10여 년이 지난 뒤에 창언昌言이 진사시험에 4등으로 급제하여 각 지방을 다니며 관직생활을 하느라 서로 소식을 듣지 못하였다.
나는 날로 성장하여 이에 느끼고 깨달아 과거의 습관을 꺾고 다시 학문學問을 하였다.
또 수년 뒤에 경사京師에 유학하여 창언昌言을 장안長安에서 보고는 서로 함께 위로하며 평소와 같이 기뻐하였다.
10여 편의 글을 내어놓으니 창언이 매우 기뻐하며 잘 지었다고 칭찬하였다.
내가 스승도 없이 늦게 배워 비록 날마다 글을 짓기는 하였으나 마음속으로 스스로 부끄러워하였는데, 창언昌言의 말을 듣게 되는 데 이르러서 이에 자못 스스로 기뻐하였다.
지금 10여 년 만에 또 경사京師에 오니 창언昌言은 양제兩制에 벼슬하여 이에 천자를 위하여 만 리 밖의 강하고 사나워서 굽히지 않는 오랑캐 조정에 사신 나갈 적에 큰 깃발을 세우고 수백의 기마騎馬가 따르며 천여 대의 수레가 전송을 하고 도성 문을 나서는데 의기가 강개하였다.
어린아이였을 때를 스스로 생각해보니 창언昌言을 선친 곁에서 볼 적에 이런 영광에 이를 줄을 어찌 알았겠는가?
부귀富貴는 괴이하게 여길 것이 없지만 내가 창언昌言에게 유독 스스로 느낀 점이 있었으니, 대장부 일생에 장수가 되지 않으면 사신이 되어 변론辯論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도 족하다.
지난해에 팽임彭任이, 부공富公(부필富弼)이 사신使臣으로 가는 데 따라갔다가 돌아와서 나에게 말하기를
“이미 국경을 나가서 역정驛亭에 숙박하니 철갑을 씌운 말 수만 마리가 달려 지나가고 검과 창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밤새도록 들리니 종자從者들이 근심과 두려움에 얼굴빛이 변하였다.
날이 밝자 길 위의 말 발자국을 보고 더욱 마음이 요동침을 스스로 금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무릇 오랑캐가 중국에 자랑하고 뽐내는 것이 이러한 일들이 많은데도 중국 사람이 헤아리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혹 두려워 떨며 말실수를 하여 오랑캐의 웃음거리가 되는 데 이르렀으니, 아! 어찌 그리 생각하지 못함이 심하였는가?
옛날에 봉춘군奉春君이 묵특冒頓(묵특)에 사신으로 가니 오랑캐가 씩씩한 병사와 건장한 말들을 모두 숨기고 보여주지 않아 이 때문에 평성平城의 전쟁이 있었다.
오늘날의 흉노匈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맹자孟子가 말씀하시기를 “대인大人을 설득할 적에는 그를 가볍게 여겨야 한다.” 하였으니 하물며 이적夷狄의 경우이겠는가! 청컨대 이 말을 선물로 드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