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人은 以其大知而兼其小知之功하고 賢人은 以其所及으로 而濟其所不及이며 愚者는 不知大知하고 而以其所不及으로 喪其所及이니라
故로 聖人之治天下也以常하고 而賢人之治天下也以時니라
夫惟大知라야 而後可以常이요 以其所及으로 濟其所不及이라야 而後可以時니라
常也者는 無治而不治者也요 時也者는 無亂而不治者也라
日月經乎中天이면 大可以被四海로되 而小或不能入一室之下하니 彼固無用此區區小明也라
故로 自有天地而有日月로 以至于今히 而未嘗可以一日無焉이라
天下嘗有言曰 叛父母하고 褻神明이면 則雷霆下擊之라하나
雷霆이 固不能爲天下盡擊此等輩也나 而天下之所以兢兢然不敢犯者는 有時而不測也라
使雷霆으로 日轟轟焉이 遶天下以求夫叛父母褻神明之人而擊之라도 則其人未必能盡이니 而雷霆之威를 無乃褻乎아
聖人之明을 吾不得而知也로되 吾獨愛夫賢者之用其心約하여 而成功博也하며 吾獨怪夫愚者之用其心勞하여 而功不成也라
是無他也라 專於其所及而及之면 則其及必精하고 兼於其所不及而及之면 則其及必粗라
及之而精이면 人將曰 是惟無及이니 及則精矣라하리라
夫齊國之賢者는 非獨一卽墨大夫 明矣며 亂齊國者는 非獨一阿大夫와 與左右譽阿而毁卽墨者幾人이 亦明矣라
一卽墨大夫도 易知也요 一阿大夫도 易知也하며 左右譽阿而毁卽墨者幾人도 易知也니라
從其易知而精之라 故로 用心甚約하여 而成功博也니라
天下之事는 譬如有物十焉이면 吾擧其一이로되 而人不知吾之不知其九也니라
歷數之至於九로되 而不知其一이면 不如擧一之不可測也온 而況乎不至於九也리오
注
聖人之明은 則以無心而虛니 虛라 故로 能照며 照則能普萬物而不蔽라
釋氏之所謂寂生照와 莊子之所謂泰宇定而天光發은 皆此意也라
注
이 글은 노천老泉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학문學問이다.
송宋나라 우재迂齋(누방樓昉)가 말하기를 그 의미의 맥락은 《전국책戰國策》에서 왔다고 하였는데, 실로 그러하다.
천하天下에는 큰 지혜智慧가 있고 작은 지혜智慧가 있으며, 사람의 지려智慮에는 미칠 것이 있고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성인聖人은 그 큰 지혜를 가지고 작은 지혜의 공을 겸하며, 현인賢人은 그 미치는 것을 가지고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루며, 어리석은 자는 큰 지혜를 알지 못하며 그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그 미치는 것을 잃는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이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은 상법常法으로 하고, 현인賢人이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은 때를 가지고 한다.
상법常法이 될 수 없는데다가 때에 맞추어 할 수도 없다면 슬프고 위태롭도다!
대체로 다만 큰 지혜인 이후에 상법常法으로 할 수 있고, 그 미치는 것으로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룬 이후에 때에 맞출 수 있게 된다.
상법常法이란 것은 다스릴 때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는 것이고, 때라는 것은 혼란할 때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해와 달이 하늘 한가운데를 지나가면 크게는 사해四海를 덮을 수도 있으나 작게는 혹或 한 방구석의 아래에도 들어갈 수가 없으니, 저것은 실로 이와 같은 구구한 작은 밝음에는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천하天下가 해와 달의 빛을 보는 것이 엄연儼然하기가 군부君父의 위엄과 같았다.
그러므로 천지天地가 있고 해와 달이 있어온 이래 지금까지 일찍이 하루라도 없게 할 수가 없었다.
천하天下에서 일찍이 말하기를 “부모父母를 배반하고 신명神明을 업신여기면 우레가 내려친다.”라 하였다.
그러나 우레는 실로 천하를 위해 이런 무리를 다 칠 수 없으나 천하天下가 전전긍긍戰戰兢兢하며 감히 범하지 못하는 것은 언제 칠지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레로 하여금 날마다 우릉우릉 천하天下를 둘러싸게 하여 저 부모를 배반하고 신명을 업신여기는 사람을 치게 하려 해도 그런 사람들을 반드시 다 칠 수는 없을 것이니 우레의 위엄을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저 해와 달, 우레의 성분을 아는 자라야 그 밝음을 쓸 수 있다.
성인聖人의 밝음을 내 알지 못하나, 내 홀로 저 현자賢者의 마음 씀이 간략하지만 공을 이룸이 넓음을 사랑하며, 내 홀로 저 어리석은 자의 마음 씀이 수고롭지만 공이 이루지 못함을 이상하게 여긴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그 미치는 것에 오로지 하여 거기에 미치면 그 미침이 반드시 정밀해지고, 그 미치지 못하는 것을 겸하여 거기에 미치면 그 미침이 거칠어져서이다.
거기에 미쳐 정밀해지면 사람들은 “이는 다만 미치지 못하였을 뿐 미치면 정밀해진다.”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간웅姦雄이 몰래 비웃을까 두렵다.
제 위왕齊 威王이 즉위卽位하고 3년 동안 대란大亂이 일어났는데 위왕威王이 한 번 분발하자 제후諸侯들이 20년이나 놀라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어떻게 다스리고 어떻게 경영해서인가?
저 제齊나라의 현자賢者는 다만 즉묵卽墨의 대부大夫 한 사람만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며, 제齊나라를 어지럽힌 자는 다만 아阿의 대부大夫 한 사람과 좌우左右에서 아阿를 기린 사람만이 아니라 즉묵卽墨을 헐뜯은 자가 몇 명이었음이 또한 분명하다!
한 즉묵卽墨의 대부大夫도 쉽게 알며, 한 아阿의 대부大夫도 쉽게 알며, 좌우左右에서 아阿를 기리고 즉묵卽墨을 헐뜯은 자 몇 명도 쉽게 안다.
그 쉽게 아는 것에서 자세히 살폈으므로 마음 씀이 매우 간략하였으나 공을 이룸이 넓었다.
천하天下의 일은 비유컨대 어떤 물건이 10개가 있는데 내가 그중에 하나를 들어도 남들은 내가 그중 9개는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함과 같다.
수를 하나하나 헤아려 9에 이르렀는데도 〈가장 중요한〉 그 하나를 모른다면, 헤아릴 수 없는 그 하나를 듦만 못하거늘, 하물며 그 9까지 하나하나 헤아리는 정도에도 이르지 못함에랴.
注
소자蘇子의 밝음은 밝음의 작은 것이나 패자伯者들이 절실하게 조종해야 하는 것이다.
성인聖人의 밝음은 무심無心으로써 비우는 것이니, 비었으므로 비출 수 있으며 비추면 만물에 두루 미쳐 숨길 수 없다.
석씨釋氏가 이른바 “고요한 곳에서 빛이 생겨난다.”고 한 것이나, 장자莊子가 이른바 “타고난 기품이 태연하고 조용하면 천광天光을 발한다.”라 한 것이 모두 이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