得秀才書하여 知欲僕爲序라 然吾爲文에 非苟然易也나
吾在京都時에 好以文寵後輩하니 由吾文知名者도 亦爲不少焉이라
自遭斥逐禁錮로 益爲輕薄小兒譁囂하고 群朋增飾無狀하여 當途人率謂僕垢汚重厚라하여 擧將去而遠之하니라
今不自料而序秀才면 秀才無乃未得嚮時之益하고 而受後事之累아
然觀秀才勤懇하고 意甚久遠하여 不爲頃刻私利하고 欲以就文雅하니 則吾曷敢以讓이리오
然而無顯出於今之世하고 視不爲流俗所扇動者라야 乃以示之하라
09. 문장에 관해 논하는 내용으로 공사貢士 요유방廖有方에게 답한 편지
내용 속에 스스로 과시한 점이 많으나 또한 절로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
수재秀才의 편지를 받아보고 내가 서문序文을 써주길 바란다는 것을 알았는데, 나는 글을 쓰는 것을 함부로 쉽게 하지 않네.
그러나 수재秀才에겐 내가 감히 아낄 수가 없네.
내가 도성에 있을 때 글로써 후배를 총애하길 좋아하였고, 내 글로 인해 이름이 알려진 자 또한 적지 않았네.
〈그러나〉 추방되어 금고禁錮를 당한 이후 경박한 젊은이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무뢰배들이 무리 지어 없는 말을 함부로 꾸며댐으로써, 조정의 요직에 있는 자들이 모두 나의 죄가 크다고 생각한 나머지 나와의 관계를 멀리하려고 하였네.
지금 내가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수재秀才에게 서문을 써준다면 수재秀才는 지난날 나의 후배들이 받았던 그와 같은 이익은 얻지 못하고 도리어 장차 피해를 받지 않겠는가.
의복을 깨끗하게 차려입고 등에 진흙을 짊어진 자와 함께 지낸다면 또한 무슨 도움이 있겠는가.
그러나 살펴보건대, 수재秀才는 근면 성실하고 뜻이 매우 원대하여 순간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고상하고 우아한 뜻을 이루려고 하니, 내가 어찌 감히 사양하겠는가.
그러나 〈내가 지어준 글을〉 세상의 일반 사람에게는 내보이지 말고 세속世俗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 다음에 보여주기 바라네.
〈그래야만〉 수재秀才에게 해가 되는 일이 없고, 또 나에게 욕이 더해지지 않을 것이네.
만약 과연 이럴 수 있다면 나의 변변치 않은 말을 해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