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念往愆에 寒心飛魄하니 幸蒙在宥하여 得自循省이라
豈敢徹聞于
之上
하고 見志於
之際
하여 以求心於萬一者哉
리오
奉讀流涕하여 以懼以悲하고 屛營舞躍하여 不敢寧處라
自顧孱鈍이 無以克堪이니 祗受大賜나 豈任負戴리오
精誠之至에 炯然如日이나 拜伏無路하니 不勝惶惕이라
05. 위로하고 안부를 물어준 것에 대해 사례謝禮하는 내용으로 서천西川 무원형武元衡 상공相公께 올린 계啓
유자후柳子厚가 쓴 여러 수의 계문啓文은 사륙문四六文으로 썼을 뿐만 아니라, 웅건하고 함축적인 뜻이 많다.
내가 모두 초록抄錄할 수 없어 모두 5수만 초록抄錄하였다.
저는 우둔한 나머지 뜻은 크지만 행동은 거칠어 환난患難을 치밀하게 방비할 줄 몰라 험난한 길에서 넘어져 큰 죄에 빠졌습니다.
그리하여 영남嶺南에서 엎드려 숨죽여 지낸 지도 이제 7년이 되었습니다.
지난날 허물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슴이 떨리고 넋이 날아갈 지경이지만, 다행히도 목숨만은 살려주는 은혜를 입어서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찌 감히 〈저의 힘겨운 사정을〉 조정에 알리고 〈풀려나고픈 생각을〉 대신大臣들에게 드러내어 〈원상으로 복귀되기를〉 만의 하나라도 바라겠습니까.
상공相公께선 만물을 포용하는 대지大地와 같은 덕과 하늘처럼 넓고 못처럼 깊은 도량으로 때가 묻은 저를 버리지 않으시고 영광스럽게 먼저 서찰을 내려주셨습니다.
서찰을 받들어 읽노라니 눈물이 흐르는 가운데 두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였으며, 황공스럽기도 하고 희열이 넘치기도 하여 마음을 안정시킬 수 없었습니다.
이는 맹명孟明이 세 번 패했어도 거두어준 것과 같고, 조말曹沫더러 한번 공을 세워보라고 독려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종지뼈가 잘린 자들과 같은 부류인 저로 하여금 스스로 떨쳐 일어나 상공相公의 지도 아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기대하셨습니다.
이는 실로 대군자大君子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널리 살펴보아 하자를 도외시하고 채용하는 도리입니다.
스스로 돌아볼 때 우둔하여 제 자신도 제대로 추스를 수 없으니, 베푸신 큰 은혜를 삼가 받았으나 어찌 그 짐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상공相公을 향하는 정성이야 해처럼 빛나지만 찾아가 인사 드릴 길이 없으니 황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함부로 위엄을 범하였기에 두려워 식은땀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