然而薪蒸篠簜蒙雜擁蔽하니 吾意伐而除之면 必將有見焉이러니
照謂余曰 是其下有陂池芙蕖하고 申以湘水之流와 衆山之會하니
果去是면 其見遠矣리라하고 遂命僕人持刀斧하여 群而翦焉하니라
叢莽下頹에 萬類皆出하고 曠焉茫焉하여 天爲之益高하고 地爲之加闢하며 丘陵山谷之峻과 江湖地澤之大 咸若有增廣之者라
乃取官之祿秩
하여 以爲其亭
하니 其高且廣
은 蓋
者二焉
하니라
或異照之居於斯
하되 而不蚤爲是也
어늘 余謂昔之
者
는 不起宴坐
로되 足以觀於
之實
하여 而游乎物之終始
라
15. 영주永州 법화사法華寺에 새로 지은 서정西亭에 관한 기문
법화사法華寺는 영주永州에 있는데 그 지대가 영주永州에서 가장 높다.
각조覺照라는 중이 있는데 그는 사찰 서쪽 집에 거처하였다.
그 집 바깥에는 수만 그루의 대나무가 자라고 있고 또 그 너머에는 산이 끊어져 절벽이 있다.
그러나 무성한 초목과 대나무가 뒤엉켜 시야를 가리므로 나는 그것들을 베어 제거하면 반드시 아름다운 경치가 보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각조覺照가 나에게 말하기를 “이 아래에 못과 연꽃이 있고 더 멀리로는 흐르는 상수湘水와 겹쌓인 뭇 산이 있습니다.
저것들을 제거한다면 시야가 훤히 트일 것입니다.”라고 하고, 하인들에게 명하여 칼과 도끼로 여럿이서 그것들을 잘라내게 하였다.
우거진 초목이 제거되자 온갖 것이 모두 드러나고 확 트여 광활하였으며, 하늘은 그 때문에 더욱 높아지고 땅은 그 때문에 더 넓게 열렸으며, 언덕과 산골짜기의 험준함과 강과 연못의 크기는 모두 더욱 늘어난 듯하였다.
이곳의 기이함은 반드시 후세에 남겨야 하며 황폐하게 놓아둘 수는 없었다.
때마침 나는 영주사마永州司馬로 폄적되었는데 관직이 정원 외의 명예직이므로 부과된 직무가 없어 마음이 한가하였다.
그래서 그 녹봉으로 정자를 지었는데 그 높이와 넓이는 방장方丈에 비해 갑절이나 되었다.
어떤 사람은 각조覺照가 이곳에 거처하면서도 일찍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기므로, 내가 그에게 말하기를 “옛날 고승高僧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도 공空과 색色의 실체를 충분히 보고 만물의 근원에서 노닐었다.
진리를 살펴보는 것이 고요할수록 깨닫는 수준이 더욱 높아진다.
그렇다면 예전에 시야를 막았던 것이 과연 진정한 장애가 되겠으며, 지금 열어놓은 것이 과연 진정으로 열어놓은 것이 되겠는가.
저들의 이른바 깨닫고 살펴본다는 것은 이와 같은 방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어찌 짐작이나 하겠는가.
그들이 어찌 통하고 막히고 있고 없고 하는 한 부분에 연연하여 스스로 구속하는 우리들과 같겠는가.” 하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그렇다면 그 내용을 글로 쓰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마침내 바위에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