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恒惡世之人이 不知推已之本하여 而乘物以逞하니 或依勢以干非其類하고 出技以怒强하고 竊時以肆暴나
自是日抱就犬하여 習示之하여 使勿動하고 稍使與之戲하니
麋稍大에 忘己之麋也하여 以爲犬良我友라하여 牴觸偃僕하고 益狎하니
三年에 麋出門外하여 見外犬在道甚衆하고 走欲與爲戲하니
他日에 驢一鳴하니 虎大駭하여 遠遁하고 以爲且噬己也하여 甚恐이나
稍近하여 益狎에 蕩倚衝冒하니 驢不勝怒하여 蹄之라
虎因喜하여 計之曰 技止此耳라하고 因跳踉大㘚하여 斷其喉하고 盡其肉하여 乃去하니라
向不出其技에는 虎雖猛이나 疑畏하여 卒不敢取라가 今若是焉하니 悲夫라
某氏室無完器하고 椸無完衣하며 飮食大率鼠之餘也러라
晝累累與人兼行하고 夜則竊齧鬪暴에 其聲萬狀이라 不可以寢이로되
數歲에 某氏徙居他州하고 後人來居나 鼠爲態如故라
且何以至是乎哉아하고 假五六貓하고 闔門撤瓦하여 灌穴하며 購僮羅捕之라
나는 항상 저 세속 사람들이 자기의 본색을 헤아릴 줄 모르고 외부의 사물을 빙자하여 함부로 재주 부리는 것을 미워하였는데, 어떤 경우는 다른 사람의 세력에 의지하여 자신과 다른 부류를 벗으로 삼고, 어떤 경우는 하찮은 재주를 부려 강자를 격노하게 만드는가 하면, 어떤 경우는 기회를 틈타 제멋대로 횡포를 부린다.
어떤 사람이 고라니와 나귀‧쥐 등 세 가지 동물에 관한 고사를 이야기하였는데, 그 일이 앞의 몇 가지 경우와 비슷했으므로 이 〈삼계三戒〉를 쓴 것이다.
임강臨江 지방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사냥을 나갔다가 새끼 고라니 한 마리를 잡아 집으로 데려와서 기르고자 하였다.
처음에 문 안으로 들어서자 집안에 있던 많은 개들이 군침이 돌아 침을 흘리며 꼬리를 세우고서 모두 뛰어왔다.
이때부터 주인은 매일 새끼 고라니를 품에 안고 개들과 가깝게 지내 고라니를 해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점차적으로 고라니가 개들과 어울려 놀게 하였다.
시간이 흐르자 개들은 모두들 주인의 뜻을 따랐다.
고라니는 점점 자라자 자신이 고라니라는 사실을 잊고 개들을 자신의 진정한 친구로 여겨, 머리로 찌르기도 하고 함께 나뒹굴며 더욱더 가깝게 지냈다.
개들은 주인이 무서워 고라니의 비위를 맞춰가며 잘 지냈다.
3년이 지난 뒤에 고라니가 문 밖에 나갔는데, 밖의 개들이 길가에 많이 있는 것을 보고는 달려가 함께 장난을 치려고 하였다.
밖의 개들이 고라니를 보고 군침이 돌아 반가운 데다가 장난을 거는 것에 화가 나 우르르 달려들어 물어죽이고는 먹어버려 〈그 가죽과 뼈다귀만〉 길 위에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나 고라니는 죽을 때까지 그 까닭을 깨닫지 못하였다.
검黔 지방에는 나귀가 없는데, 일 만들기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한 마리를 배에 싣고 들여왔다.
들여와서 보니 어디에도 쓸 곳이 없어 산기슭에 풀어주었다.
호랑이가 보니 몸집이 대단히 거대하였으므로 신령스런 동물로 여겼다.
그리하여 숲에 몸을 가리고 숨어서 엿보다가 슬그머니 나와서 가까이 가보았으나 매우 긴장되고 조심스러울 뿐, 그 존재가 어떤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나귀가 한 차례 울어대자 호랑이는 크게 놀라 멀리 도망가면서 자기를 물려는 줄 알고 매우 두려워했다.
그러나 왔다 갔다 하면서 살펴보고는 특이한 능력이 없는 놈이란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 그 울음소리가 귀에 익숙해지자, 또 그놈의 곁으로 가까이 가 앞뒤에서 맴돌면서도 끝내 감히 후려치지는 못하였다.
그 뒤에 호랑이가 더 접근하여 친숙해져 깔보면서 장난을 치자, 나귀는 너무도 화가 난 나머지 발길질을 하였다.
그러자 호랑이는 기뻐하며 속으로 생각하기를 ‘너의 재주는 이 정도에 지나지 않는구나.’ 하고는 뛰어들어 크게 부르짖고는 그 목줄기를 끊고 살점을 모두 먹은 뒤에 가버렸다.
아, 저 나귀는 몸집이 커서 덕이 있음직하고 소리가 우렁차서 재주가 있음직하였다.
전에 재주를 내보이지 않았을 때는 호랑이가 비록 사나워도 미심쩍고 두려워서 끝내 감히 덤비지 못하다가 지금 이렇게 되었으니, 슬픈 일이다.
이 사람은 일진日辰의 길흉吉凶에 관한 미신을 믿었는데, 금기에 관해 특별히 더 따졌다.
그는 자기가 태어난 해가 자년子年이고 쥐는 자子의 신神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쥐를 사랑하여 고양이와 개는 기르지 않았고, 하인에게도 쥐를 때려잡지 못하게 하였다.
곳간과 주방도 모두 쥐가 멋대로 하도록 맡겨두고 간섭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쥐들은 그 사실을 서로 알려 모두 그 사람의 집에 와서 날마다 배가 빵빵하게 먹어댔지만 어떠한 위험도 없었다.
그 사람의 방 안에는 하나도 온전한 가구가 없고 횃대에는 하나도 온전한 의복이 없었으며, 먹거나 마시는 음식물은 대부분 쥐들이 먹다가 남긴 찌꺼기였다.
쥐들은 낮에도 떼를 지어 사람과 함께 우르르 달려 다니고 밤이 되면 먹을 것을 훔쳐 물어뜯으면서 격렬하게 싸워대는데, 온갖 기괴한 소리를 질러서 잠을 잘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난 뒤에 그 사람은 다른 고을로 옮겨가고 다른 이가 와서 살게 되었으나 쥐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창궐하였다.
새 주인은 말하기를 “이놈들은 음지陰地에서 활동하는 고약한 동물이긴 해도 이곳의 쥐들은 훔쳐 먹고 소란을 피우는 정도가 특별히 심하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단 말인가.” 하고, 고양이 대여섯 마리를 빌려오고 문을 닫은 뒤에 기왓장을 걷어내고는 쥐구멍에 물을 부어 넣었으며, 돈을 주고 일꾼을 사서 사방을 에워싸 잡았다.
잡아 죽인 쥐들이 언덕배기만큼 쌓여서 이것들을 사람이 없는 후미진 곳에 버렸는데, 썩는 냄새가 몇 달이 지나서야 사라졌다.
아, 저놈들은 배가 빵빵하게 먹어대는데도 아무런 위험이 없는 상황이 영원히 유지될 줄 알았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