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善伺人하여 聞人咳喘步驟면 輒不勝其毒하여 捷取巧噬肆其害라
然或慊不得於人이면 則愈怒하여 反齧草木에 草木立死하고 後人來觸死莖이면 猶墮指攣腕瘇足하여 爲廢病이라
彼居榛中하고 汝居宮內하니 彼不汝卽이요 而汝卽彼하여 犯而鬪死以執而謁者라
密汝居하고 易汝庭하며 不凌奧하고 不步闇이면 是惡能得而害汝리오
造物者賦之形하고 陰與陽命之氣하여 形甚怪僻하고 氣甚禍賊하니
余悲其不得已而所爲若是하여 叩其脊하고 諭而宥之하니라
유자柳子가 살무사를 죽이지 않았으니, 도량이 또한 크다.
내 집에 뱀을 잘 잡는 하인이 있었는데, 아침에 뱀 한 마리를 가지고 와 고하였다.
“이 뱀은 살무사라고 하는데, 사람을 물면 낫지 않고 죽습니다.
또 사람의 낌새를 잘 알아 기침소리나 걸음소리를 들으면 독을 뿜어 사람을 해치려는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재빨리 교묘하게 물어 마구 해를 끼칩니다.
그런데 간혹 사람을 해친 것이 흡족하지 않으면 더욱 화를 내어 초목草木을 깨물매 초목이 바로 죽어버리는데, 나중에 사람이 와서 그 죽은 줄기를 건드리면 손가락이 떨어지고 팔이 마비되고 다리가 부어 장애인이 됩니다.
“덤불에 있는 이런 놈들을 다 잡을 수 있느냐?”
“그놈은 덤불 속에 살고 너는 집안에 살고 있으니, 그놈이 네게 접근한 것이 아니고 네가 그놈에게 접근하여, 그놈을 건드려 죽자고 싸워 잡아서는 내게 가져왔다.
너는 실로 건장하고 또 모험적이어서 쉽게 그놈에게 접근하였다.
그러나 그놈을 죽인다면 너는 더욱 사나운 자가 된다.
저 밭을 갈고 거두는 자들과 땔감을 구하는 자들은 모두 그 마을의 토착민이다.
그래서 독사를 방비하는 방법을 알고 들어가 쟁기와 채찍과 큰 낫을 들고 제압하여 그 해를 멀리한다.
너는 지금 덤불에서 무엇을 구할 것이 있는 처지도 아니다.
너의 거처를 잘 단속하고 너의 뜰을 손질하면서 깊은 숲에 가지 않고 어두운 곳을 걷지도 않는다면 그놈이 어떻게 너를 해칠 수 있겠느냐.
또 그놈이 일부러 좋아서 그와 같은 작태를 행하는 것이 아니다.
조물주가 형체를 부여하고 음양陰陽이 기운을 내려주어, 그 모습이 매우 괴벽하고 그 기운이 매우 독한 것이다.
그러니 그렇지 않으려고 하더라도 불가능한 것이다.
이로 볼 때 유독 불쌍한 놈이니, 또 그 누가 그놈을 단죄하고 화를 낼 수 있겠느냐.
나는 이 뱀이 자기도 어쩔 수 없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을 불쌍히 여겨 그 등을 두드리면서 타이르고 용서하였다.
날개를 끊고 다리를 없애 스스로 지탱할 수 없게 하여,
척추를 구부리고 옆구리를 굽혀 구불구불 기어 다니게 하였다.
눈은 벌과 전갈 눈이요, 색깔은 진흙과 어울리는데,
움츠린 콧구멍에 갈고리 이빨로 구멍에서 나와 덤불에서 사는구나.
노기를 품고 또아리를 틀다가 독을 머금고 내달리며,
사물을 해칠 뜻을 지니고서 몰래 질투하고 속임수를 부린다.
개구리나 지렁이가 되려 한들 어찌 그게 되겠는가.
네가 못된 짓을 행하는 건 그것이 좋아서가 아니요,
형체와 본성에 따른 것이니 스스로 그만둘 수 없으리라.
풀이 흔들리고 바람이 움직이면 온갖 독이 동시에 발동하여,
머리를 숙이고 몸을 곧추세우고는 혀를 날름거리고 꼬리를 흔든다.
너는 못된 짓을 못하면 병이 난 것처럼 괴로워하니,
세상에선 모두 두려워 가슴이 떨려도 나는야 너를 불쌍히 여긴다.
나는 장차 내 뜰의 풀을 베고 내 집의 기둥을 수선하며,
내 집의 담을 막고 내 집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잡초가 자라지 않고 구멍이 생기지 않게 할 것이다.
너와는 길을 달리하여 서로 다투지 않을 것이니,
네가 악하다 한들 어찌 내게 통할 수 있겠느냐.
아, 조물주造物主는 얼마나 어질지 못하기에 네 본바탕을 그리 묘하게 만들었나.
이미 그렇게 부여받았으니 남을 해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고한 이를 해치는 것이 오직 너의 본질인 걸.
음양陰陽이 어그러져 너에게 분노와 원한을 주었으니,
내가 어찌 너를 탓하여 찌르고 매질을 하겠는가.
너를 들에 놓아줄 터이니 길이 무사할 길을 스스로 구하라.
저 초동樵童 목수木手는 낫을 들고 농부農夫는 쟁기 잡고 일하다가,
불행히 너와 마주치면 해로운 것을 없애기 위해,
있는 힘껏 그것을 휘두르면 온 몸이 찢어질 것이다.
내 비록 너를 살려주어 그 은혜가 크다 한들,
다른 이는 생각이 다르니 누가 네 죄를 용서하랴.
형체가 변하지 않으니 속마음이 어찌 뉘우치랴.
지금 나는 너그러이 대하지만 후일에는 그 누가 용서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