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詩禮春秋하되 莫能言說하고 其容貌充充然하되 而聲名不聞傳於世는 豈天下廣大多儒而使然歟아
抑處於遠하고 仕於遠하여 不與通都大邑豪傑角其伎而至於是歟아
今之世에 不能多儒可以蓋生者하고 觀生亦非晦諱其說讀者니 然則餘二者爲之決矣라
生北遊면 必至通都大邑이요 通都大邑必有顯者라 由是其果聞傳於世歟아
苟聞傳必得位하리니 得位而以詩禮春秋之道施於事하고 及於物하여 思不負孔子之筆舌하라
07. 북쪽으로 여행을 떠나는 서종사徐從事를 송별하는 서문
《시경詩經》‧《예기禮記》‧《춘추春秋》를 읽고서도 능히 학설을 내놓지 못하거나, 용모에 충실한 기풍이 넘치는데도 명성이 세상에 퍼지지 않는 것은 혹시 천하가 광대하여 다른 유자儒者들이 많으므로 그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본인이〉 그의 학설을 숨기고 그가 읽은 것을 말하기를 꺼리어 세상으로 하여금 그 명성이 퍼지게 하지 않은 것인가?
그게 아니면 먼 지방에 처해 있고 먼 곳에서 벼슬살이를 하느라 큰 도회지, 큰 고을의 호걸과 그 기예를 겨루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현달한 자가 그를 위해 앞장서서 그 명성을 일으켜주는 일이 없어서인가?
지금 세상에 많은 유생儒生이 있다고 해도 서생徐生을 덮어 가릴 수는 없고, 살펴보면 서생徐生 또한 그의 학설과 그가 읽은 것을 숨기려는 사람이 아니니, 그렇다면 나머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서생徐生이 북쪽으로 가면 반드시 큰 도회지와 큰 고을에 이를 것이고, 큰 도회지와 큰 고을에는 반드시 현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결국 세상에 이름이 나지 않겠는가.
만약 이름이 나면 반드시 벼슬자리를 얻을 것이니, 벼슬을 얻게 되면 《시경詩經》‧《예기禮記》‧《춘추春秋》의 도를 정사에 시행하고 백성에게 미치게 하여,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능히 이와 같이 한 뒤에야 비로소 유자儒者가 될 수 있으니, 유자儒者가 그저 학설을 말하고 경전을 읽는 것만으로 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