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余嘗按南越할새 南越州郡吏特得威名者를 撫而制之하니 無難者요
天子宰相이 以潭重鎭을 守臣不勝任이라하여 爲改用人하고 又不勝이어늘 復改之하니라
守至上書乞益兵
하니 詔與撫兵三百
히여 實護以往
하니라
余曰 潭山川甲兵如何며 食幾何며 賊衆寡强弱如何를 余不能知요
或合數道之兵以數萬하여 絶山谷而進에 其勢非不衆且健也나 然而卒殲焉者多矣요
致吾義信
하면 雖單車獨行
이라도 寇可以爲無事
니 之類是也
요
義信不足以致之면 雖合數道之兵以數萬이라도 卒殲焉이라
往時에 潭吏與旁近郡靳力勝賊者와 暴骸者와 戮降者有之러니
今之往者는 將特不爲是而已耶아 抑猶不免乎爲是也아
爲我諗其賢者曰 今之言古書면 往往曰迂라하나 然書之事는 乃已試者也니
事已試而施諸治와 與時人之自用이 孰爲得失耶리오하라
希道는 固喜事者라 因其行에 遂次第其語以送之하노라
注
내가 일찍이 남월南越을 안무按撫했을 때, 남월南越의 주군리州郡吏로서 유별나게 위세와 명망을 얻은 자를 위무하고 통제하였더니 어려운 것이 없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그 우두머리만 쳐내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지금 병력을 요청하여 대규모로 정벌을 감행하는 자들은 모두 틀렸다.
형초荊楚 지방의 백성들이 만인蠻人과 연합하여 반란을 일으키자, 담주潭州, 방주旁州 등 주州 몇 곳이 그 피해를 입었다.
천자天子와 재상宰相은 요충지인 담주潭州를 태수가 그 직무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하여 다른 사람으로 교체했고, 또 그 사람이 직무를 감당하지 못하자 다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였다.
태수가 임지에 부임하여 글을 올려 병력을 증원해달라고 청원하자, 조서詔書를 내려 위무慰撫에 투입할 병사 300명을 보내주게 되었는데, 전직殿直으로 있던 천수天水 조군趙君 희도希道가 그 군대를 호위하여 가게 되었다.
희도希道가 평소에 나와 교제하였는데 기회를 틈타 나를 방문하여 담주潭州의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담주潭州의 지리적 여건과 군비軍備 상황은 어떠하고, 식량 사정은 어떠하며, 도적들의 수효와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나는 알 수 없다.
책으로만 알 수 있을 뿐인데, 책에 기재된 내용에는 담주潭州에 관한 일이 많다.
몇 개 도道의 병력을 수만으로 규합하여 골짜기를 막은 채 진격했을 때 그 형세로 보아 병력이 많고 세력이 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결국 섬멸당하는 자들이 많은 경우가 있다.
반면에 수레 한 대로 혼자 부임해서도 승리를 거두는 자들도 한둘이 아니다.
이는 다만 난을 평정하러 간 사람들의 신의信義가 어떠하냐에 달렸을 뿐이다.
자신의 신의信義를 전달하기만 한다면 비록 수레 한 대로 혼자 부임한다 해도 반란군들이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으니, 공수龔遂, 장강張綱, 축양祝良 등이 그러한 사례이다.
신의信義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면 비록 몇 개 도道의 병력을 수만으로 규합하더라도 결국 섬멸당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단지 반란군의 기세만 더할 뿐인데 더구나 반란을 평정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겠는가.
양민楊旻, 배행립裴行立 등이 그러한 사례이다.
그렇다면 군대로는 반란을 평정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
반란을 평정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것은 태수 자신에게 달린 것이 분명하다.
전임前任 태수들이 정말로 이렇게 할 수 있었다면, 천자와 재상들이 왜 그들을 교체했겠는가.
기어이 그들을 교체한 이유는 전임前任 태수로 있던 자들이 이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태수로 부임해 간 사람도 역시 조정에 병력을 증원해달라고 요청하였으니, 어쩌면 그렇게 책에서 말하는 상황과 다르단 말인가.
나는 담주潭州 백성들이 거듭 곤경에 빠지고 반란군의 세력이 더욱 확장될까 두렵다.
이전에는 담주潭州의 관리와 인근 군郡이 협력하여 반란군을 이긴 자도 있었고, 죽은 적의 시체를 전야에 버리거나 항복한 자를 죽인 자도 있었다.
지금 그곳으로 가는 사람은 앞으로 이러한 행위를 하지 않을지, 아니면 또 이러한 행위를 자행할지는 알 수 없다.
천자와 재상이 그를 임용한 뜻이 과연 그렇게 하라는 것이었던가.
담주潭州태수는 황제를 가까이 모시는 신하이고, 담주潭州를 위무하고 동태를 살펴보는 임무를 맡는 자는 낭이郞吏, 어사御史, 박사博士들이 계속 뒤를 잇고 있다.
그대는 나를 대신하여 그들 가운데 현능한 자에게 당부하기를 “지금 옛 역사서의 내용을 언급하면 일반적으로 오활하다고 말하지만 역사서에 기재된 일들은 이미 시험을 해본 것들이다.
일을 이미 시험하여 정치에 적용해본 경우와 지금 사람들이 제멋대로 시행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라고 하라.
담주潭州의 우환이 지금은 비록 작다고 하나, 대중大中, 함통咸通 연간에 남방南方의 우환이 극심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우환이 어찌 처음에 작았던 것이 그처럼 커진 것이 아니었던가.
근신近臣, 낭이郞吏, 어사御史, 박사博士가 된 자들은 이 점을 어찌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희도希道는 본디 일을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므로, 그가 떠나는 것을 계기로 삼아 마침내 그에 관한 말을 차례대로 정리하여 그를 전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