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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萊博議(1)

동래박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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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周鄭交惡
【左傳】隱三年이라 鄭武公莊公爲平王러니 한대 鄭伯怨王이어늘 王曰無之라하다
하야 王子狐爲質於鄭하고 鄭子忽爲質於周하다
王崩 周人將畀虢公政한대 四月祭足帥師하야之麥하고 又取成周之禾하니 周鄭交惡하다
君子曰
信不由中이면 質無益也
明恕而行하고 要之以禮 雖無有質이라도 誰能間之리오
苟有明信이면 之毛 之菜 之器
汙行潦之水 可薦於鬼神이며 可羞於王公이온 而況君子結二國之信하야 行之以禮 又焉用質이리오
風有采蘩采蘋하고 雅有하니 昭忠信也니라
【主意】終篇以名分主張이라
首責左氏不合竝稱周鄭하야 無天子諸侯之分하고 繼責周不合與鄭交質하야 不以天子自處하야 自失君臣之分하니라
天子之視諸侯注+天子君 諸侯臣 猶諸侯之視大夫也注+猶諸侯爲一國之君 大夫爲諸侯之臣
季氏之於魯注+季氏魯公子季友之後 如二君矣注+其後季氏專魯之政로되 而世不竝稱之曰魯季注+季氏 魯國之權臣라하고 陳氏之於齊注+陳氏陳公子完 出奔而仕於齊 如二君矣注+其後陳氏 專齊之政로되 而世不竝稱之曰齊陳注+齊君而陳氏臣이라하니 蓋季陳雖强이라도 猶齊魯之臣也注+結上文意 謂諸侯大夫無竝稱之理 烏可以君臣竝稱而亂其分乎注+君臣竝稱 則蕩無尊卑而名分亂矣
天子也注+轉入本題事 諸侯也注+天子爲君 諸侯爲臣어늘 左氏敍平王莊公之事注+周平王 天子也 鄭莊公 諸侯也호되 始以爲周鄭交質注+音致라하고
終以爲周鄭交惡注+ ○ 二句見本題出處라하야 竝稱周鄭注+東萊責左氏不辨名分하야 無尊卑之辨注+君尊臣卑 無復分別하며
不責鄭之叛周注+叛周 謂取麥禾하고 而責周之欺鄭注+欺鄭 謂王曰無之하니 左氏之罪亦大矣注+結上意 生下意로다
吾以爲左氏信有罪注+承上句說어니와 周亦不能無罪焉注+轉責周王自失其君臣之分이라하노라
周之東遷也注+平王東遷在 鄭伯入爲卿士注+鄭伯謂하니 君臣之分 猶在也注+諸侯爲天子之卿士 其分甚明
君之於臣 賢則用之하고 不賢則去之注+任賢去邪 權在天子하나니 復何所隱哉注+應在下文
平王欲退鄭伯호되 而不敢退注+見不賢不敢去 此鄭伯指莊公하고 欲進虢公호되 而不敢進注+見賢不敢用하고 巽懦暗弱注+所以不敢進退其臣하야 反爲虛言하야 以欺其臣注+謂王曰無之하니 固已失天子之體矣注+結前生後어늘 又其甚至於與鄭交質注+轉轉意 責平王不合與鄭交質하니라
交質 隣國之事也注+古無交質之事 誠信不足然後 隣國有어늘 今周降其尊而下質於鄭注+平王以王子狐爲質於鄭하고 鄭忘其卑而上質於周注+莊公以公子忽爲質於周하니 勢均體敵注+以天子諸侯而講隣國之交質하야 尊卑之分蕩然矣注+自此 無復君臣之分
未交質之前 周爲天子 鄭爲諸侯注+君臣之分猶在어니와 旣交質之後 周鄭等耳注+與隣國無異 亦何所憚哉注+自是 鄭不復尊周리오
溫之麥 洛之禾注+溫洛皆周邑名 宜其稇載而不顧也注+所以祭足敢用兵取其麥禾로다
向若平王始惡鄭伯注+又是一意 設使平王果能如此 而亟黜之 鄭雖跋扈注+跋扈謂不臣라도 不過一叛臣耳注+雖叛而名分猶在 天子至尊 猶自若也注+畢竟周是天子리라
苟與之質注+又轉責周하니 是自處以列國注+自講隣國之事이요 而不敢以天子自處矣注+平王自不能爲天子니라
一旦用兵而不忌注+謂取麥禾 非諸侯之叛天子也 是諸侯之攻諸侯也注+只似隣國相攻
使周素以天子自處注+承上文 又轉一轉 至尊至嚴之分 鄭遽敢犯乎注+何緣便敢犯分用兵
惟周以列國自處注+又轉 故鄭以列國待之注+所以用兵不忌하고 天下亦以列國待之注+人皆見其勢均體敵하며 左氏亦以列國待之注+所以竝稱周鄭하니라
周不自伐이면 鄭未必敢伐之也注+周自伐其名分 故鄭以兵伐之 周不自卑 鄭未必敢卑之也
無王之罪 左氏固不得辭注+應起頭二節 責左氏竝稱周鄭어니와 周亦分受其責 可也注+應中間一節 責周與鄭交質니라
雖然注+結尾別發新意이나 左氏所載君子之言注+左氏載君子曰一段 固出於左氏之筆注+固是左氏秉筆行文이나 然亦推本當時君子之論也注+畢竟因君子議論而紀載之
其論周鄭 槪謂之二國이라하야 而無所輕重注+言君子結二國之信하니 是當時之所謂君子者 擧不知有王室矣注+君子指爲二國 是亦不復知周爲天子니라
戎狄不知有王 未足憂也注+戎狄忽陵中國 是其常態 盜賊不知有王 未足憂也 諸侯不知有王 未足憂也注+諸侯亦有無見어니와 至于名爲君子者하야도 亦不知有王注+君子深曉名分 異於戎狄諸侯 今亦謂周鄭爲二國하니 則普天之下 知有王室者 其誰乎注+是無一人知周爲天子矣
此孔子所以憂也 此春秋所以作也注+君臣人之大倫 今天下不知有王 是無人倫矣 故孔子憂之 而作春秋 此春秋所以始於平王也注+深責交質之罪 至於大倫蔑棄大分陵夷 故夫子作春秋 始於平王四十九年 自是 周室不復振矣니라


나라와 나라가 서로 미워하다
은공隱公 3년, 무공武公 장공莊公를 이어 평왕平王경사卿士가 되었는데, 평왕이 장공莊公에게 주었던 정권政權을 나누어 괵공虢公에게 주려 하자, 정백鄭伯(莊公)이 평왕을 원망하니, 평왕은 “그럴 뜻이 없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나라와 나라가 인질人質을 교환하여 왕자王子 (평왕의 아들)가 나라의 인질이 되고, 나라 공자公子 (정 장공의 아들)이 나라의 인질이 되었다.
평왕이 죽은 뒤에 주인周人괵공虢公에게 정권을 맡기려 하니, 4월에 나라 채족祭足이 군대를 이끌고 가서 온현溫縣의 보리를 취하고, 가을에 또 성주成周(洛陽)의 벼를 취하니, 주나라와 정나라가 서로 미워하였다.
이에 대해 군자는 다음과 같이 논평論評하였다.
“믿음이 중심中心에서 나오지 않으면 인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서로의 처지를 밝게 살피고 광명光明한 마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일을 처리하고 로써 서로 단속한다면 비록 인질이 없다 하더라도 누가 그 사이를 이간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마음이 공명公明하고 진실하다면 간계소지澗谿沼沚수초水草와, 빈번온조蘋蘩蘊藻 등의 야채野菜와, 광거기부筐筥錡釜 등의 용기用器황오행로潢汙行潦의 물도 모두 귀신에게 제물祭物로 바칠 수 있고 왕공에게 올릴 수 있는데, 하물며 군자가 두 나라 사이에 신의信義를 맺어 로써 행한다면 또 인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경詩經》의 에는 〈채번采蘩〉‧〈채빈采蘋〉이 있고, 에는 〈행위行葦〉‧〈형작泂酌〉이 있으니, 이는 모두 충신忠信을 밝힌 이다.”
본편은 시종 ‘’과 ‘’을 주장하였다.
먼저 좌씨左氏가 ‘주정周鄭’을 나란히 칭해서는 안 되는데 〈나란히 칭하여〉 천자와 제후의 분수를 무시한 것을 꾸짖고, 이어 나라가 나라와 인질을 교환해서는 안 되는데 〈인질을 교환하여〉 천자로 자처하지 않아 스스로 군신君臣의 분수를 잃은 것을 꾸짖었다.
천자가 제후를 보는 것이注+천자는 임금이고, 제후는 신하이다. 제후가 대부를 보는 것과 같다注+제후는 일국의 임금이 되고, 대부는 제후의 신하인 것과 같다..
계씨季氏나라에서注+계씨季氏나라 공자公子 계우季友의 후손이다. 두 군주가 있는 것과 같았으나注+그 뒤에 계씨季氏나라의 정권을 독점하였다. 세상에서는 노계魯季라고 나란히 칭하지 않았고注+계씨季氏나라의 권신權臣이다., 진씨陳氏나라에서注+진씨陳氏진공자陳公子 이다. 도망하여 나라에서 벼슬하였다. 두 군주가 있는 것과 같았으나注+그 뒤에 진씨陳氏나라의 정권을 독점하였다. 세상에서는 제진齊陳이라고 나란히 칭하지 않았으니注+나라는 임금이고, 진씨陳氏는 신하이다., 이는 계씨季氏진씨陳氏가 비록 강하나 여전히 제나라와 노나라의 신하이기 때문이니注+윗글의 뜻을 맺어 제후와 대부를 나란히 칭하는 이치가 없다는 것을 말하였다., 어찌 군신君臣을 나란히 칭해서 그 분수를 어지럽힐 수 있는가?注+임금과 신하를 나란히 칭하면 존비尊卑가 완전히 없어져서 명분이 어지러워질 것이다.
나라는 천자이고注+전환하여 〈여기부터〉 본편의 일로 들어간다., 나라는 제후인데注+천자는 임금이고, 제후는 신하이다., 좌씨左氏평왕平王장공莊公의 일을 서술하면서注+ 평왕平王은 천자이고, 장공莊公은 제후이다. 처음에는 “주나라와 정나라가 인질을 교환하다.[周鄭交質]”라고 하였고注+’의 음은 ‘지[致]’이다.,
나중에는 “주나라와 정나라가 서로 미워하다.[周鄭交惡]”라고 하여注+’는 본래의 글자(미워하다)로 쓰였다. ○ 이 두 는 본편의 출처에 보인다.을 나란히 칭하여注+동래東萊좌씨左氏가 명분을 분별하지 않은 것을 꾸짖은 것이다.존비尊卑의 구별을 무시하였고注+임금은 높고 신하는 낮은 것을 다시 분별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정나라가 주나라를 배반한 것을 꾸짖지 않고注+반주叛周’는 〈나라가 나라의〉 보리와 벼를 탈취한 것을 이른다. 주나라가 정나라를 속인 것을 책망하였으니注+기정欺鄭’은 평왕平王이 〈 장공莊公에게〉 “그럴 뜻이 없다.”고 한 말을 이른다., 좌씨의 죄가 크도다注+상문上文의 뜻을 맺어 하문下文의 뜻을 일으킨 것이다..
나는 좌씨에게 진실로 죄가 있지만,注+를 이어 말한 것이다. 주나라도 죄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注+전환하여 주왕周王이 스스로 군신君臣의 분수를 잃은 것을 꾸짖었다..
나라가 동쪽으로 천도遷都한 뒤에注+평왕平王동천東遷한 것은 춘추春秋 이전에 있었다.정백鄭伯이 〈왕조王朝로〉 들어가서 경사卿士가 되었으니注+정백鄭伯무공武公이다., 이때에는 아직 군신君臣의 분수가 있었다注+제후로서 천자의 경사卿士가 되었으니 그 명분이 매우 분명하다..
임금이 신하에 대해서 어질면 등용하고, 어질지 않으면 물리치는 것이니注+현인을 등용하고 간사한 자를 물리치는 것은 권한이 천자에게 있다., 다시 무엇을 숨길 게 있겠는가?注+이 구의 호응은 하문下文에 있다.
평왕平王은 정백을 물리치고자 하면서도 감히 물리치지 못하였고注+어질지 못함을 보고도 감히 물리치지 못한 것이다. 여기의 정백鄭伯장공莊公을 가리킨다., 괵공虢公을 등용하고자 하면서도 감히 등용하지 못하고서注+어짊을 보고도 감히 쓰지 못한 것이다., 나약하게 겁을 먹고注+그러므로 감히 신하를 등용하지도 퇴출하지도 못한 것이다. 도리어 거짓말을 하여 신하를 속였으니注+ 평왕平王 장공莊公에게 “그럴 뜻이 없다.”고 한 말을 이른다., 진실로 이미 천자의 체통을 잃은 것인데注+상문上文을 맺어 하문下文을 일으킨 것이다., 또 심지어 나라와 인질을 교환하기까지 하였다注+전환한 뜻을 다시 전환하여 평왕平王이 부당하게 나라와 인질을 교환한 것을 책망하였다..
인질을 교환하는 것은 이웃나라끼리 하는 일인데注+예전에는 인질을 교환하는 일이 없었다. 신의信義가 부족해진 뒤에 이웃나라간에 〈인질을 교환하는 일이〉 있게 되었다. 지금 주나라는 그 존귀함을 낮추어서 아래로 정나라와 인질을 교환하고注+ 평왕平王은 왕자 나라에 인질로 보냈다., 정나라는 그 비천함을 잊고서 위로 주나라와 인질을 교환하였으니注+ 장공莊公은 공자 나라에 인질로 보냈다., 형세가 같고 지위[體]가 대등하여注+천자와 제후가 이웃나라끼리 인질을 교환하듯이 〈인질을 주고받아〉 화평을 강구하였기 때문이다. 존비의 구분이 완전히 없어졌다注+이때부터 군신君臣의 분수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인질을 교환하기 전에는 주나라는 천자이고 정나라는 제후였지만注+군신의 분수가 아직 존재하였다는 말이다., 교환한 뒤에는 주나라와 정나라가 동등할 뿐이니注+이웃나라와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정나라 또한 무엇을 꺼릴 것이 있었겠는가?注+이때부터 나라는 다시 나라를 높이지 않았다.
정나라가 주나라 온현溫縣의 보리와 낙양洛陽의 벼를 베어注+’과 ‘’은 모두 나라의 읍명邑名이다. 수레에 싣고 간 것이 당연하다注+그러므로 채족祭足이 감히 병사를 동원하여 나라의 보리와 벼를 탈취한 것이다..
그때 만약 평왕平王이 처음 정백鄭伯이 미워졌을 때注+이는 또 하나의 뜻이니 ‘가령 평왕平王이 과연 이와 같이 할 수 있었더라면’이라고 한 것이다. 바로 내쳤다면 나라가 비록 날뛰더라도注+발호跋扈’는 신하의 도리를 지키지 않음을 이른다. 한낱 반신叛臣에 불과할 뿐이니注+비록 배반하더라도 명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천자의 존엄한 권위는 오히려 여전하였을 것이다注+끝내 나라는 천자이다..
그런데 구차하게 정나라와 인질을 교환하였으니注+다시 문장을 전환하여 나라를 책망하였다. 이것은 열국列國으로 자처自處하고注+스스로 이웃나라끼리 하는 일을 강구한 것이다. 감히 천자로 자처하지 않은 것이다注+평왕平王 스스로 〈자신이〉 천자가 될 수 없다고 여긴 것이다..
정인鄭人은 마음속으로 저 주왕周王의 아들이 와서 나의 볼모가 되고, 나의 아들이 가서 저 주왕의 볼모가 되었으니, 주왕의 신분이 나와 동등한 것만을 볼 수 있고 나와 다른 점은 볼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니,〉 세월이 변하여 〈습관이 된 지 오랜 뒤에〉注+습관이 된 지 오래라는 뜻이다. 어찌 나라가 임금인 줄을 알겠는가注+나라는 다시 나라가 천자임을 모를 것이다..
하루아침에 기탄없이 무력武力을 행사한 것은注+보리와 벼를 탈취한 일을 이른다. 제후로서 천자를 배반한 것이 아니라, 바로 제후로서 제후를 공격한 것이다注+단지 대등한 이웃나라끼리 서로 공격한 것과 같을 뿐이다..
만약 나라가 평소에 천자로 자처하였다면注+상문上文을 이어 한 번 전환한 문장을 다시 전환하였다. 지극히 존엄한 명분을 나라가 어찌 감히 침범하였겠는가?注+무엇 때문에 감히 명분을 범하여 무력을 행사하였겠느냐는 말이다.
오직 주나라가 스스로 열국으로 자처하였기 때문에注+다시 문장을 전환하였다. 정나라가 열국으로 대접하고注+기탄없이 무력을 행사한 이유이다., 천하도 열국으로 대접하고注+사람들은 모두 〈의〉 형세와 지위[體]가 대등한 것으로 본 것이다., 좌씨도 열국으로 대접한 것이다注+나라와 나라를 나란히 칭한 이유이다..
주나라가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았다면 정나라가 반드시 감히 공벌攻伐하지 못하였을 것이고注+나라가 스스로 자기의 명분을 무너뜨렸기[伐] 때문에 나라가 군대를 거느리고 와서 토벌한 것이다., 주나라가 스스로 낮추지 않았다면 정나라가 반드시 감히 낮게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왕을 무시한 죄는 좌씨가 진실로 사양할 수 없으나注+문두文頭의 두 인 ‘시이위주정교질始以爲周鄭交質 종이위주정교악終以爲周鄭交惡’에 호응하여 좌씨左氏나라와 나라를 나란히 칭한 것을 꾸짖었다. 주나라도 그 죄책罪責을 분담하는 것이 옳다注+중간의 한 인 ‘복하소은재復何所隱哉’에 호응하여 나라가 나라와 인질을 교환한 것을 꾸짖었다..
비록 그러하나注+문장 말미에 별도로 신의新意를 일으켰다.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실려 있는 ‘군자의 말’이란 것이注+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실려 있는 ‘군자왈君子曰’ 한 단락을 말한다. 본래 좌씨左氏의 붓에서 나온 것이지만注+본래 좌씨左氏가 붓을 잡고 직접 쓴 문장이라는 말이다., 이 또한 당시 군자들의 의론에 근거하여 추론한 것이다注+틀림없이 당시 군자들의 의론에 근거하여 기재한 것이라는 말이다..
주정周鄭을 논함에 있어 동일하게 두 나라로 이르고 경중輕重의 구별을 두지 않았으니注+‘군자가 두 나라 사이에 신의를 맺어서’라고 한 것을 말한다., 이것은 당시에 군자라는 자들도 모두 왕실이 있는 줄을 모른 것이다注+군자들이 두 나라로 지목하였으니 그들 또한 다시 나라가 천자임을 알지 못한 것이다..
오랑캐가 왕이 있는 줄 모르는 것은 근심할 게 못 되고注+융적戎狄이 중국을 능멸하는 것은 바로 저들 본래의 행태行態이다., 도적이 왕이 있는 줄 모르는 것도 근심할 게 못 되고, 제후가 왕이 있는 줄 모르는 것 또한 근심할 게 못 되지만注+제후 중에도 왕을 무시하는 자가 있다., 명색이 군자라는 자들까지도 왕이 있는 줄 몰랐으니注+군자는 명분에 매우 밝아서 융적戎狄이나 제후와는 달라야 하는데, 지금 그들 또한 ‘주정周鄭’을 두 나라라고 하였다., 온 천하에 왕실이 있는 줄 아는 자가 누구이겠는가?注+이것은 나라가 천자임을 아는 자가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이다.
이것이 공자孔子가 근심한 까닭이고, 이것이 《춘추春秋》가 지어진 까닭이고注+군신은 사람의 대륜大倫(큰 윤리倫理)인데, 지금 천하 사람들이 왕이 있는 줄을 알지 못하니 이는 인륜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孔子가 근심하여 《춘추春秋》를 지었다., 이것이 《춘추》가 평왕平王에서 시작된 까닭이다注+평왕平王이 인질을 교환한 죄를 심하게 꾸짖은 것이다. 〈그 죄로 인해〉 대륜大倫이 파괴되고 대분大分(군신의 명분)이 쇠락하는 데 이르렀다. 그러므로 공자孔子가 《춘추春秋》를 지을 때에 평왕 49년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서리黍離〉가 국풍國風으로 강등되었고, 왕실은 다시 떨쳐 일어나지 못하였다..


역주
역주1 [역주] 卿士 : 周王의 卿으로 國政을 담당하는 자이다.
역주2 [역주] 王貳于虢 : 虢은 西虢公이다. 그 또한 周나라의 卿王이다.
역주3 [역주] 周鄭交質(지) : 平王은 莊公이 믿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에 아들을 서로 인질로 교환하여 그 약속을 堅固히 하려 한 것이다.
역주4 [역주] (周)[溫] : 주나라의 溫縣이다. 저본에는 ‘周’로 되어 있으나,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溫’으로 바로잡았다.
역주5 [역주] 澗谿沼沚 : 谿도 澗인데, 산골 도랑이다. 沼는 연못이고, 沚는 작은 渚水池이다.
역주6 [역주] 蘋蘩蘊藻 : 蘋은 大萍이고, 蘩은 皤蒿이고, 蘊藻는 聚藻이다.
역주7 [역주] 筐筥錡釜 : 모난 광주리를 筐이라 하고 둥근 광주리를 筥라 하며, 발이 없는 솥을 釜라 하고 발이 있는 솥을 錡라 한다.
역주8 [역주] (黃)[潢]汙行潦 : 潢汙는 고여 있는 물이고, 行潦는 흐르는 물이다.
역주9 [역주] (黃)[潢] : 저본에는 ‘黃’으로 되어 있으나,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潢’으로 바로잡았다.
역주10 [역주] 行葦泂酌 : 《詩經》 〈大雅〉의 〈行葦〉는 忠厚의 뜻을 취한 시이고, 〈泂酌〉은 비록 길가에 흐르는 물도 길어다 제사에 쓸 수 있다는 뜻을 취한 시이다.
역주11 [역주] 如字 : 두 개 이상의 訓詁가 있는 글자를 本音으로 읽는 것이다.
역주12 [역주] 質 : ‘質’는 ‘贄’와 通字이며, 이 경우 독음이 ‘지’이다. 폐백 혹은 人質의 의미로 쓰인다.
역주13 [역주] 春秋 : 周 平王 49년(B.C. 772)에서 周 敬王 39년(B.C. 418)까지 242년 동안을 春秋時代라 한다.
역주14 [역주] 武公 : 鄭 武公이 申國에서 맞이한 아내가 武姜이며, 무강이 莊公과 共叔段을 낳았다.
역주15 [역주] □□ : 저본에 2字 空欄이 있으나, 그대로 번역하였다.
역주16 [역주] 〈鄭人之心……而不見其與吾異〉 :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不敢以天子自處矣’와 ‘歲改月化’ 사이에 ‘鄭人之心 以謂彼之子來質於我 我之子往質於彼 見其與吾同 而不見其與吾異’ 32字를 보충하여 번역하였다.
역주17 〈亦〉 : 저본에 없으나,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보충하였다.
역주18 [역주] (謂)[王] : 저본에는 ‘謂’로 되어 있으나, 문맥을 살펴 ‘王’으로 바로잡았다.
역주19 [역주] 平王 : 東都 洛陽으로 천도한 西周의 마지막 임금이다.
역주20 [역주] 黍離降於國風 : 〈黍離〉는 대부가 西周의 古都를 지나다가 옛 궁실과 종묘가 폐허가 된 것을 보고서 亡國의 恨을 읊은 詩이니 ‘雅’라 하여야 하는데, 이때 周나라 왕실의 권위가 낮아져서 제후와 다름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 시를 ‘雅’라 하지 않고 등급을 낮추어 ‘風’이라고 한 것을 이른다. 이 시는 《詩經》 〈王風〉에 실려 있다.

동래박의(1) 책은 2023.12.1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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