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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박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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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 里克諫晉侯使太子伐東山皐落氏
[左傳]閔五年이라 晉侯使太子申生伐東山皐落氏한대 諫曰 太子奉宗廟社稷之粢盛하고 以朝夕視君膳者也니이다
夫帥師하야 하고 非太子之事也니이다 故君之嗣適 不可以帥師니이다 君其舍之하소서
이노라 不對而退하다 見太子한대
且子懼不孝 無懼不得立하소서 修己而不責人이면 則免於難하리이다
[國語]公之優曰施 通於驪姬한대 驪姬曰 吾欲爲難하노니 安始而可 優施曰 必於申生이니이다
旣而 驪姬告優施曰 君旣許我殺太子하고 而立奚齊矣니라吾難里克하니 奈何
優施曰 子爲我具
羊之享하면 吾以從之飮酒하리라 驪姬許諾하고 乃具하야 使優施飮里克酒하다
中飮 優施歌曰 暇豫之 不如로다 人皆集於菀이어늘 己獨集于枯로다
里克笑曰 何謂菀이며 何謂枯 優施曰 其母爲夫人하고 其子爲君이니 可不謂菀乎 其母旣死하고 其子又有謗하니 可不謂枯乎
里克 夜半 召優施曰 曩有言 戲乎 抑有所聞之乎 曰 然하다 君旣許驪姬殺太子하고 而立奚齊하야成矣니라
里克曰 吾君而殺太子 吾不忍이요 吾不敢이니 이면 其免乎
優施曰 免이니이다 里克 稱疾不朝러니 三月 而難作하다
[主意]里克 告父以慈하고 告子以孝하니 可謂善處父子之間이로되
至於驪姬欲殺太子而立奚齊 里克猶以中立爲說하니 必不善處邪正之間이라
盖里克徒知父子之間當兩全이요 而不知邪正之間不當兩立也로다
物之相資者 不可相無 物之相害者 不可相有 兩不可相無 則不得不合注+謂父子이요 兩不可相有 則不得不爭注+謂邪正이니
合之者 欲其兩全也 爭之者 欲其一勝也 將全其兩이면 勿偏於一하고 將勝其一이면 勿分於兩하라
心不可偏이라 故調一於兩間者 謂之智注+取里克調和於獻公申生之間 故稱之曰智 心不可分이라 故依違於兩間者 謂之姦注+貶里克中立於申生驪姬之事 故斷之曰姦이라
盖兩者竝立注+如父子之類 然後有兩者之間注+欲可立於兩者之中이니 兩者旣不竝立注+正不勝邪 則邪必勝正이면 指何地而爲兩者之間哉注+暗形里克中立之謬
彼未嘗有間이어늘 而我乃欲處其間하니 是知依違者 非姦也 愚也로다
父不可無子 子不可無父 非所謂相資而不可相無者耶 爲父而傾子 險也 爲子而傾父 逆也
故君子處父子之間 必以兩全爲本이나 至於邪之與正하야는 則相害而不可相有니라
有正則無邪하고 有邪則無正이니 安得有所謂邪正之間哉 將爲君子耶ㄴ댄 盍主其正이며 將爲小人耶ㄴ댄 盍主其邪
此君子斷然而欲其一勝也 當兩全而欲使一勝이면 則其一終不能獨勝이요
當一勝而欲使兩全이면 則其兩必不能俱全이리니 亦審之而已矣니라
醫之於疾注+譬如醫者治病 未嘗偏助一臟之氣하야 使之獨勝注+人有五臟以應五行 不可使一氣獨勝하고 兢兢然導養均調하야 俱不相傷然後止로되
至於治癰疽注+此血氣凝滯之疾 發於皮膚曰癰 發於骨肉曰疽하얀 則潰肌流血無所愛注+盡去其毒 以除病根하니 豈非身與癰疽決不可兩全耶
其視五臟則若하야 惟恐有毫髮之忤注+處父子之法 當如此하고 其視癰疽則若讐敵하야 惟恐有毫髮之存注+處邪正之法 當如此하니
是非前怯而後勇也注+怯於平五臟 勇於治癰疽 疾變則術變也注+以喩里克執前術而不知變也ㄹ새니라 況當國家危疑之時 注+指晉事而言하야 其可一其術而不知前後之變也耶注+責里克
是知立乎父子之間하야 合和而使之兩全注+當用醫者調五臟之術 柔者可能也注+柔者則能合和 立乎邪正之間하야 別白而使之一勝注+當用醫者治癰疽之術 剛者可能也注+剛者則能別白
然用其柔於邪正之間注+當剛而柔이면 則懦而召姦注+如里克是也하고 用其剛於父子之間注+當柔而剛이면 則激而生禍注+後世 諫廢太子等事 激禍多矣리라
以前爲後하고 以後爲前이면 亂不旋踵이니 自非權移於銖兩眇忽之中하고 機轉於俯仰笑嚬之際
孰能不差毫釐而謬千里哉注+用剛用柔 不可不審리오 宜里克之工於前而拙於後也注+一篇主意在此로다
晉獻公將廢太子申生注+入本題事하야 先遣之伐東山 里克進而見獻公하얀 則諫以君之嗣適 不可以帥師注+適音的 ○嗣適者 嫡長子 當嗣爲君者也 帥師者 統兵征伐也라하고
退而見太子하얀 則戒以子懼不孝注+見題註 無懼弗得立이라하니라 告父以慈注+欲獻公其子하고 告子以孝하니 其處父子之間者至矣로다
其後驪姬殺申生之謀已成이나 憚克而未敢發하고 使優施 以言動之로되 克猶用前術而不知變
乃曰 吾秉君而殺太子 吾不忍이요 通復故交 吾不敢이니 中立其免乎아한대
驪姬得其中立之言하고 始無所憚하야 而新城之難作矣니라 是克知父子之間當兩全이요 而不知邪正不當兩立也
兩刃之下 人不容足이요 兩虎之鬪 獸不容蹄 驪姬申生之際 夫豈中立之地哉
勢已新而方守其舊하고 勢已改而方守其初하야 用前術應後勢 克之所以敗也
吾嘗論里克之爲人 長於柔而短於剛이라호라 故能從容彌縫於無事之時 而不能奮厲感慨於有事之日하니
前所以中節者 適遇其所長而已 後所以失節者 適遇其所短而已 使克幸而早死하야 不及見驪姬之釁成이면 則其短終不露世하니
亦豈敢少訾之哉 雖然이나 人心不可兩用이니 所以處獻公申生之間者 惟恐其有向背하고 至拒驪姬하얀 則又恐其向背之不明也
所以處獻公申生之間하얀 惟恐其有厚薄하고 至拒驪姬하얀 則又恐其厚薄之不分也 克之處此難矣哉ㄴ저
曰是不難이라 譽親而詈讐 同一舌也 揖客而擊賊 同一臂也 豈聞其相奪哉
大學之說 所惡於上으로 毋以使下하며 所惡於下 毋以事上하며 所惡於右 毋以交於左하며 所惡於左 毋以交於右라 하니
上下左右之間 皆欲兩全而不傷이니 何其恕也 至其論小人注+大學論去小人之說하야는 則以謂仁人放流之注+仁者固愛人 獨於小人則斥逐之하야
迸諸四夷注+迸音屛 ○逐出四夷之國하야 不與同中國注+不與共居中國이라하니 又何其怒也注+恕非所以待小人也 里克之拒驪姬當如此 嗚呼 昔之達者 盖知之矣注+言聖賢知此理 而里克不知也로다


이극里克진후晉侯에게 ‘진후가 태자太子에게 동산東山고락씨皐落氏를 토벌하게 한 일’에 대하여 간하다
민공閔公 5년, 진후晉侯태자 신생太子 申生을 보내어 동산東山고락씨皐落氏토벌討伐하게 하자, 이극里克하기를 “태자는 종묘宗廟사직社稷의 제사를 받들고 조석朝夕으로 임금의 음식을 살피는 자입니다.
군대를 거느리고 전장戰場에 임하여 계책計策전단專斷하고 군대에게 호령을 내리는 것은 태자太子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임금의 적자適子는 군대를 거느릴 수 없는 것입니다. 임금님께서는 태자太子를 보내지 마소서.”라고 하니,
진 헌공晉 獻公이 말하기를 “과인寡人에게는 자식이 많은데 누구를 후사後嗣로 세워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이극里克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물러나왔다. 이극里克태자太子알현謁見하자, 태자太子가 “내가 폐출廢黜되겠던가?”라고 물었다.
이극里克이 대답하기를 “임금께서 태자太子께 백성 다스리는 일로 하셨고, 또 태자太子께 군대의 일로 하셨으니, 태자太子께서는 직무職務를 완수하지 못할까만 염려해야지 무엇 때문에 폐출廢黜될 것을 염려하십니까.
그리고 태자太子께서는 아들이시니, 불효不孝만 걱정하고 후사가 되지 못할 것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몸을 닦고 남을 책망하지 않는다면 화난禍難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진 헌공晉 獻公의 배우[]를 라 하였는데, 우시優施여희驪姬와 교통하였다. 여희가 말하였다. “내가 난리를 일으키려 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까?” 우시가 말하였다. “반드시 신생申生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얼마 후 여희驪姬우시優施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이미 임금께서 나에게 태자太子를 죽이고 해제奚齊를 세우겠노라고 허락하셨다. 그러나 나는 이극里克을 어렵게 생각하니 어찌했으면 좋겠는가?”
우시優施가 말하였다. “당신께서 나를 위해 한 마리로 연향宴享을 준비해주신다면 내가 그 집으로 찾아가 술을 대접하겠습니다.” 여희驪姬가 허락하고서 곧 음식을 장만하여 우시優施로 하여금 이극里克에게 술을 대접하게 하였다.
술이 반쯤 취하였을 적에 우시가 노래를 불렀다. “한가하고 즐거운 길을 머뭇거리며 다가서지 못함이여! 까마귀의 지혜만도 못하도다. 사람들은 울창한 숲에 모여들거늘 자기는 홀로 마른 가지에 앉아있네.”
그러자 이극里克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무엇을 울창하다고 하며, 무엇을 마른 가지라고 하느냐?” 우시優施가 말하였다. “그 어머니는 부인夫人이고 그 아들은 임금이 될 것이니, 울창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어머니는 이미 죽었고 그 아들은 또 비방을 받고 있으니 마른 가지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극里克이 밤중에 우시優施를 불러 말하였다. “아까 너의 말은 희롱으로 한 말인가? 아니면 들은 바가 있어서인가?” 우시優施가 말하였다. “들은 것입니다. 임금께서 이미 여희驪姬에게 태자太子를 죽이고 해제奚齊를 세우겠다고 허락하여 계책이 이미 정해졌습니다.”
이극里克이 말하였다. “내가 임금의 뜻을 받들어 태자를 죽이는 일도 나로서는 차마 할 수 없고, 예전에 알고 지냈던 태자太子와 교통하여 알리는 일도 내가 감히 할 수 없다. 중립中立하여 있으면 내가 화를 면할 수 있겠는가?”
우시優施가 말하였다. “면할 것입니다.” 이극이 병을 핑계 삼아 조회에 나가지 않았는데 석 달 뒤에 난리가 일어났다.
이극里克이 아비(진 헌공晉 獻公)에게는 자애로써 고하고 자식(태자 신생太子 申生)에게는 효도로써 고하였으니, 아비와 자식 사이에서 잘 처신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희驪姬가 태자를 죽이고 해제奚齊를 세우려 하는데도 이극里克이 여전히 중립으로 말을 삼았으니, 분명 부정不正정의正義 사이에서는 잘 처신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이극里克이 아비와 자식 사이는 양전兩全해야 된다는 것만 알고, 부정不正정의正義 사이는 양립兩立해서는 안 됨을 모른 것이다.
서로 도움이 되는 물건은 서로간에 없어서는 안 되고, 서로 방해가 되는 물건은 서로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 둘이 서로간에 없어서는 안 된다면 화합하지 않을 수 없고,注+부자관계를 이른다 둘이 서로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면 다투지 않을 수 없다.注+부정不正정의正義의 상황을 이른다
화합하는 것은 둘 다 온전하려는 것이고, 싸우는 것은 한쪽을 이기려는 것이다. 둘 다 온전하려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한쪽을 이기려면 양쪽으로 나누지 말라.
마음이 치우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하나로 조화롭게 하는 것을 ‘지혜롭다’注+이극里克헌공獻公신생申生의 사이를 조화롭게 하였음을 취하였다. 그러므로 이를 칭찬하여 지혜롭다 한 것이다. 하고, 마음이 나누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을 ‘간사하다’注+이극里克신생申生여희驪姬의 일에 대하여 중립하였음을 폄하하였다. 그러므로 단죄하여 간사하다 한 것이다. 한다.
양자가 함께 선注+부자관계와 같은 유를 이른다. 뒤에야 둘 사이가 있는 것이니,注+양자兩者의 중간에 설 수 있고자 한다는 것이다. 양자가 이미 함께 설 수 없는 처지라면注+정의正義부정不正을 이길 수 없으면, 부정이 반드시 정의를 이긴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리켜 둘 사이라고 하였는가?注+이극里克의 ‘중립을 지키겠다’는 말이 잘못되었음을 넌지시 드러낸 것이다.
저들(헌공獻公태자 신생太子 申生)은 사이를 둔 적이 없는데 내(이극里克)가 그 사이에 처하고자 하니, 오락가락하는 것이 간사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다는 것을 이 일에서 알겠다.
아비는 자식이 없어서는 안 되고 자식은 아비가 없어서는 안 되니, 이는 이른바 ‘서로 도움이 되어 서로간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아닌가? 아비가 되어 자식을 해치는 것은 음험한 것이요, 자식이 되어 아비를 해치는 것은 반역이므로,
군자는 부자의 관계에서 반드시 양자가 온전한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그러나 부정不正[]과 정의正義[]의 관계로 말하자면 서로 방해가 되어 서로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정의가 있으면 부정이 없고 부정이 있으면 정의가 없는 것이니, 어떻게 이른바 ‘부정과 정의의 사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장차 군자가 되려 한다면 어찌 정의를 주장하지 않겠는가? 장차 소인이 되려 한다면 어찌 부정을 주장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군자가 결단하여 한쪽을 이기려는 이유이다. 양자가 온전해야 하는데 한쪽을 이기게 하려 한다면 이는 이긴 한쪽이 끝내 홀로남아 이길 수 없게 될 것이고,
한쪽을 이겨야 하는데 양자를 온전하게 하고자 한다면 이는 그 양자가 함께 온전할 수 없게 될 것이니, 또한 잘 살펴야 할 따름이다.
의원이 병을 치료할 때에注+비유하자면 의원이 병을 치료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한 장기의 기운을 치우치게 도와 홀로 이기게 한 적이 없다.注+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어서 오행五行에 응하는 것이니, 한 가지 기운이 홀로 이기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심스레 인도하고 길러 고르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모두 서로 다치지 않도록 한 뒤에 치료를 마친다.
그러나 종기를 치료할 때에는注+이는 혈기가 굳고 막혀서 생기는 병이니, 피부에 나는 것을 이라 하고, 뼈와 살에 나는 것을 라 한다. 살을 가르고 피가 나도록 하여 아끼는 바가 없으니,注+독을 다 제거하여 병의 뿌리를 없애는 것이다. 어찌 몸과 종기는 결코 둘 다 온전할 수 없어서가 아니겠는가?
오장五臟을 보는 것은 아끼는 아들 보듯이 하여 행여 조그만 잘못이라도 있을까 두려워하고,注+부자간에 처하는 법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종기를 보는 것은 원수 보듯이 하여 행여 조그만 것이라도 남아 있을까 두려워한다.注+부정와 정의에 처하는 법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는 겁을 내고 뒤에서는 용감한 것이 아니라,注+오장五臟에 대해서는 고르지 않을까 겁을 내고, 종기를 치료하는 데에는 과감하다는 말이다. 병이 달라지면 방법도 달라져서이다.注+이극里克이 앞의 방법을 고수하여 변화할 줄 몰랐음을 비유한 것이다. 하물며 국가가 위태롭고 의심스러울 때에注+나라 일을 가리켜서 말한 것이다. 그 방법을 한결같이 하여 전후의 변화를 몰라서야 되겠는가?注+이극里克을 꾸짖는 말이다.
이로써 부자父子 사이에 서서 둘을 화합시켜 둘 다 온전하도록 하는 것은注+‘의원이 오장을 조화롭게 하는 방법’과 같은 것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자가 그렇게 할 수 있고,注+부드러운 자가 화합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과 정의[] 사이에 서서 명백히 구별하여 한쪽이 이기도록 하는 것은注+‘의원이 종기를 치료하는 방법’과 같은 것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자가 그렇게 할 수 있음을 알겠다.注+강한 자가 명백히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과 정의 사이에 부드러운 방법을 사용한다면注+강하여야 하는데 부드럽게 함을 이른다. 나약하여 간사함을 부르고,注+이극里克과 같은 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부자 사이에 강한 방법을 사용한다면注+부드러워야 하는데 강하게 함을 이른다. 격렬하여 화가 생길 것이다.注+후세에 태자를 폐위하는 따위의 일을 간하여 재화災禍를 격발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앞이 뒤가 되고 뒤가 앞이 되면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난리가 일어날 것이니, 스스로 미미하고 짧은 순간에 형편을 바꾸며, 올려다보았다가 내려다보고 웃거나 찡그리는 짧은 순간에 기틀을 돌려놓지 않는다면,
누가 능히 ‘시작은 근소한 차이이나 결과는 천 리나 어긋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注+강함을 써야 할 상황과 부드러움을 써야 할 상황을 잘 살피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극里克이 앞서는 공교하였고 뒤에서는 졸렬하였던 것이 당연하다.注+이 글의 주의主意가 여기에 담겨있다.
진 헌공晉 獻公태자 신생太子 申生을 폐위하고자注+〈여기부터〉 본편의 일로 들어간다. 먼저 그를 파견하여 동산東山을 치려 할 때에 이극里克이 나아가 헌공을 알현하고는 임금의 적장자嫡長子는 군대를 거느려서는 안 된다고 간하였고,注+의 독음은 (적)이다. ○사적嗣適적장자嫡長子를 이르니 후사를 이어 임금이 될 자이며, 수사帥師는 군대를 거느리고 적진에 가서 싸우는 것이다.
물러나 태자를 알현하고는 자식은 불효할까 두려워해야지注+본편의 주석에 보인다. 임금 자리에 서지 못할까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였다. 아비에게는 자애로써 고하였고注+헌공獻公이 자기 자식을 자애하게 하려 한 것이다. 자식에게는 효성으로써 고하였으니, 부자의 사이에 처신한 것이 지극하다.
그러나 그 뒤 여희驪姬신생申生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며내었으나 이극이 두려워 감히 실행하지 못하고, 〈여희가〉 우시優施에게 말로써 이극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는데, 이극은 여전히 전일前日의 방법을 고수하며 바꿀 줄을 몰랐다.
곧 말하기를 “내가 임금의 명을 지키면서 태자를 죽이는 일은 차마 하지 못하겠고, 그렇다고 옛 교분을 회복하여 그(태자)와 통하는 것도 감히 하지 못하겠으니 중립을 지키면 화를 면할 수 있겠는가?”라 하였으니,
여희가 ‘중립’이라는 말을 듣고 비로소 꺼리는 것이 없게 되어 신성新城의 난리가 일어난 것이다. 이는 이극이 부자父子의 사이는 양자가 온전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부정不正정의正義가 양립해서는 안 됨을 모른 것이다.
두 칼날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 여지가 없고, 두 호랑이가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짐승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여희와 신생의 사이가 어찌 중립을 지켜야 할 곳이겠는가?
형세가 이미 새로워졌거늘 여전히 옛 방법을 고수하고, 형세가 이미 바뀌었거늘 여전히 그 처음 방법만 고수하여, 앞서의 방법을 사용하여 뒤의 형세에 적용한 것이 이극이 실패했던 이유이다.
나는 일찍이 이극里克의 사람됨이 부드러움에는 능하지만 강함에는 부족하다고 논하였다. 그러므로 무사한 때에 차분하게 미봉彌縫할 수는 있었으나 유사시에 위엄을 떨쳐 강개할 수는 없었으니,
앞에서 절도에 맞았던 것은 마침 자신의 장점을 만나서일 뿐이고, 뒤에 절도를 잃었던 것은 마침 자신의 단점을 만나서일 뿐이다. 가령 이극이 다행히 일찍 죽어 미처 여희의 음모가 이루어짐을 보지 못했다면, 그의 단점은 끝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니,
사람들이 어찌 감히 조금이나마 그를 비난하였겠는가? 비록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둘 다 쓸 수는 없는 것이다. 헌공獻公신생申生의 사이에 처한 자는 행여 향배向背(어느 한쪽을 향하거나 저버리는 마음)가 있을까 두려워해야 하고, 여희를 거절하는 입장에 처해서는 또한 향배가 분명하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헌공과 신생의 사이에 처해서는 또한 행여 후박厚薄이 있을까 두려워해야 하고, 여희를 거절하는 입장에 처해서는 또한 행여 후박厚薄이 분명하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하니, 이극이 이에 대처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친애하는 이를 칭찬하고 원수를 욕하는 것이 동일한 혀이고, 빈객을 향해 읍하고 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이 동일한 팔이니, 어찌 둘 사이에 서로 빼앗는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겠는가?
대학大學≫의 말에 “윗사람에게 싫어하는 것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며, 아랫사람에게 싫어하는 것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오른쪽 사람에게 싫어하는 것으로 왼쪽 사람과 사귀지 말며, 왼쪽 사람에게 싫어하는 것으로 오른쪽 사람과 사귀지 말라.” 하였다.
이는 상하좌우上下左右 사이에서 모두 둘 다 온전히 하고 해치지 않고자 한 것이니, 어쩌면 그리도 상대방을 잘 헤아린단 말인가? 소인小人에 대해 논하자면注+대학大學≫의 논의는 소인小人에 대한 설을 제외하였다. “어진 사람이라야 무도한 자를 추방하여注+인자仁者가 본래 사람을 사랑하나 소인小人에 대해서만은 배척하여 물리친다는 것이다.
사방 오랑캐 나라로 내쳐서注+의 독음은 (병)이다. ○사방 오랑캐의 나라로 내친다는 말이다. 중국에서 함께 살지 못하게 한다.”注+함께 중국에서 살지 않는다는 말이다.라 하였으니, 또 어쩌면 그리도 성낼 줄 안단 말인가?注+는 소인을 대하는 방법이 아니니, 이극里克여희驪姬를 거절하기를 의당 인자仁者가 소인 쫒아내듯이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아! 옛날의 사리에 통했던 자들은 대체로 이렇게 할 줄 알았노라.注+성현聖賢은 이러한 이치를 알았으나, 이극里克은 이러한 이치를 몰랐다는 말이다.


역주
역주1 里克 : 晉나라 대부이다.
역주2 專行謀 : 군대를 거느린 자는 반드시 軍事를 專斷해야 한다.
역주3 誓軍旅 : 號令을 宣布하는 것이다.
역주4 公曰……未知其誰立焉 : 내가 죽은 뒤에 누구를 임금으로 세워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니, 이는 獻公이 太子를 廢하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역주5 太子曰 吾其廢乎 : 太子도 獻公이 자기를 廢黜하려 한다는 것을 헤아려 알았기 때문에 이렇게 물은 것이다.
역주6 (敎)[告]之以臨民 : 曲沃에 居住하게 한 것을 이른다. ‘告’는 저본에 ‘敎’로 되어있으나,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바로잡았다.
역주7 (授)[敎]之以軍旅 : 下軍을 거느리게 한 일을 이른다. ‘敎’는 저본에 ‘授’로 되어있으나,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바로잡았다.
역주8 不共是懼 何故廢乎 : 太子는 責任이 重大하니 그 職務를 完遂하지 못할까만 두려워할 것이지, 무엇 때문에 廢立의 일을 두려워하느냐는 말이다.
역주9 (時)[特]羊 : 羊 한 마리를 이른다. 짐승을 셀 때 特은 한 종류의 한 마리, 牢는 두 종류의 각기 한 마리, 太牢는 牛‧羊‧豕를 각기 갖춘 것을 이른다.
역주10 (時)[特] : 저본에 ‘時’로 되어있으나, ≪國語≫에 의거하여 ‘特’으로 바로잡았다.
역주11 吾吾(어어) : 용감히 다가서서 서로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모양이다. 곧 머뭇거리며 배회하는 모양이다.
역주12 鳥烏 : 까마귀이다.
역주13 將[旣] : 저본에 ‘將’으로 되어있으나, ≪國語≫에 의거하여 ‘旣’로 바로잡았다.
역주14 : ‘잡다, 받들다’의 뜻이다.
역주15 通復故交 : 復은 ‘아뢰다, 알리다’의 뜻이고, 故交는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니 곧 태자를 이른다. 예전에 서로 알고 지냈던 태자에게 이 소식을 알린다는 말이다.
역주16 中立 : 獻公의 뜻도 따르지 않고 太子를 돕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역주17 驕子 : ‘驕’는 ‘嬌’의 뜻으로 총애하는 자식을 이른다.
역주18 〈慈〉 : 저본에 1字 궐문이 있으나, 문맥을 살펴 보충하였다.
역주19 □□ : 2字 궐문이 있다.

동래박의(2) 책은 2022.11.09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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