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東萊博議(3)

동래박의(3)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동래박의(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12-03 子魚宋公圍曹
[左傳]僖十九年이라
子魚言於宋公曰 하야 軍三旬而不降이어늘 退脩敎而復伐之하야 하니이다
이라하니 今君德無乃猶有所闕
而以伐人하니 盍姑內省德乎잇가 無闕而後動하소서
[主意]謂王道本無速成之效러니 春秋以來 伯者始以僥倖而收朝夕之功이라
宋襄公厭王道之遲鈍하야 而欲竊效焉이라 故子魚擧文王之事以諫이나 而能止其伐曹之師也
天下之情 不見其速注+不見其速:不見他人收利之速이면 未有見其遲者也注+未有見其遲者也:如在己耕蠶之類 收利雖遲 小不自覺其遲也 浴焉而食注+浴焉而食:譬如蠶者初浴種 而後食以葉하고 食焉而繭注+食焉而繭:蠶已成而作繭하며
繭焉而繅注+繭焉而繅(소):蠶已收而練絲하고 繅焉而織注+繅焉而織:絲已繅而織帛하니 歷數月而後得帛注+歷數月而後得帛:用力之久이라 凡蠶者 皆以爲固然注+凡蠶者 皆以爲固然:理當如此이니 不聞厭其遲也注+不聞厭其遲也:不見他人得帛之速故也
耕焉而種注+耕焉而種:譬如農者初耕田而後種粟하고 種焉而耘注+種焉而耘:苗已長而殺草하며 耘焉而穫注+耘焉而穫:禾已熟而收刈하고 穫焉而舂注+穫焉而舂:禾已收而舂之爲米하니 歷一歲而後得粟注+歷一歲而後得粟:用力尤久이라
凡農者 皆以爲固然注+凡農者 皆以爲固然:理當如此하니 不聞厭其遲也注+不聞厭其遲也:不見他人得粟之速故也 身修而後家齊注+身修而後家齊:大學之道 自格物致知誠意正心 皆所以脩其身 脩其身 所以正其家也하고 家齊而後國治注+家齊而後國治:正其家 所以理其國也하며 國治而後天下平注+國治而後天下平:治其國 所以平天下也이라
是猶自浴而至織 自耕而至舂하니 一階一戺인들 豈可妄躐哉注+一階一戺(사) 豈可妄躐哉:自脩身至平天下 猶升階級然리오 由三代以前注+由三代以前:三代以前 不見伯(패)者功利之習으로 亦未聞有厭其遲者也注+亦未聞有厭其遲者也:如蠶者耕者 視以爲固然
見倚市門者 得帛於一笑之頃注+見倚市門者 得帛於一笑之頃:爲倡優者 不蠶而得帛速이면 則回視蠶婦數月之勞하고 不勝其遲矣注+則回視蠶婦數月之勞 不勝其遲矣:見有得帛速者 始見蠶婦之遲
見坐賈區者 得粟於一日之間注+見坐賈區者 得粟於一日之間:爲買賣者 不耕而得粟速이면 則回視農夫終歲之勞하고 不勝其遲矣注+則回視農夫終歲之勞 不勝其遲矣:見有得粟速者 始見農夫之遲리라
功利之說興注+功利之說興:自圖伯者 不尙仁義 而尙功利하고 變詐之風起注+變詐之風起:不務誠實而務變詐하야 棄本徇末注+棄本徇末:棄王道之本 徇伯圖之末하고 忘內事外하야 競欲收富強之效於立談之餘注+忘內事外 競欲收富強之效於立談之餘:富國強兵 收效甚速하니
反顧王道 豈不甚遲而可厭哉注+反顧王道 豈不甚遲而可厭哉:猶世人得粟帛之易者 始厭耕蠶者所得之遲也리오 是宜子魚擧文王之事注+是宜子魚擧文王之事:子魚 宋司馬也로되 而終不能宋襄之師也注+宋襄之師也:詳見本題註로다
儒者之論曰注+儒者之論曰:此下言儒者之論 不能正世俗之習 蠶而帛하고 農而粟注+蠶而帛 農而粟:照應前文하며 身而治注+身而治:自脩身而治天下 亦如農蠶然 正也注+正也:此皆理之正也 不以蠶注+不以蠶:而得帛하고 不以農注+不以農:而得粟하며 不以身注+不以身:而事功利이면 雖得利注+雖得利:如倚市門 坐賈區 圖伯業者라도 如不正何注+如不正何:得之不以其道 儒者之論止此
嗚呼注+嗚呼:此下言儒者之論所以不行 小人之情 惟利是嗜注+小人之情 惟利是嗜:謂小人不顧正理하니 旣衣其帛이면 何恤乎不蠶之名注+旣衣其帛 何恤乎不蠶之名:但欲得帛이며
旣食其粟이면 何恤乎不農之名注+旣食其粟 何恤乎不農之名:但欲得粟이며 旣享其治 何恤乎不身之名注+旣享其治 何恤乎不身之名:但欲得功利耳 名之不美 擧無恤也이리오
爲是論者 豈足以柅小人之心而閉之哉注+爲是論者 豈足以柅(니)小人之心而閉之哉:儒者之論 豈能止小人嗜利之心 則盍反其本矣注+則盍反其本矣:此一轉 下議論精當
天下之所以有僥倖而得帛者 以蠶婦陰爲之織也注+天下之所以有僥倖而得帛者 以蠶婦陰爲之織也:無蠶婦 則倚市門者 何以有帛 天下之所以有僥倖而得粟者 以農夫陰爲之耕也注+天下之所以有僥倖而得粟者 以農夫陰爲之耕也:無農夫 則坐賈區者 何以有粟ㄹ새라
如使天下盡厭耕織注+如使天下盡厭耕織:假設無人肯爲農夫蠶婦하야 焚其機注+焚其機:而不織하고 斧其耒注+斧其耒:而不耕 則雖有巧術이라도 何從而取帛이며 雖有巧計라도 何從而得粟注+則雖有巧術……何從而得粟:人人皆不耕織 安得粟帛이리오
皆將凍於冬而餒於塗矣注+皆將凍於冬而餒於塗矣:無帛故凍於家 無粟故餓於路리라 彼僥倖而收功利 豈眞其力哉注+彼僥倖而收功利 豈眞其力哉:謂伯(패)者如不耕織而得粟帛리오
亦聖人之遺澤으로 三綱五常之猶未亡者 陰有以扶持之也注+亦聖人之遺澤……陰有以扶持之也:如農夫陰爲之耕 蠶婦陰爲之織ㄹ새라
向若聖人皆效後世之欲速注+向若聖人皆效後世之欲速:如天下盡厭耕織하야 蹷其根注+蹷其根:如焚其機하고 涸其源注+涸其源:如斧其耒하야 以爭旦暮之利注+以爭旦暮之利:竸圖僥倖之功利
則大經大法注+則大經大法:謂三綱五常之類 殄滅無遺注+殄滅無遺:如天下盡無粟帛하야 人之類不能自立於中國久矣注+人之類不能自立於中國久矣:如人盡凍餒而死리라
當是時하야 城皆之城이라 吾亦無城之可爭이요 地皆之地 吾亦無地之可奪이니 雖有欲速之心이나 果何所用其速哉注+當是時……果何所用其速哉:發明利害明白 眞足以破嗜利小人之心리오
然則後世共詆薄以爲遲鈍迂闊者注+然則後世共詆薄以爲遲鈍迂闊者:謂王道無速成之效 乃其所恃以生者也注+乃其所恃以生者也:三綱五常 人賴以有此身
無賢者 則不肖者不能獨立注+無賢者 則不肖者不能獨立:轉此意好 不肖者恃賢者以生하고 無智者 則愚者不能獨存注+無智者 則愚者不能獨存:愚者恃賢者以生이라
彼其相戕相賊注+彼其相戕相賊:亂世兵戈屠戮之禍하야 歲消月鑠注+歲消月鑠:人之死者不知其幾이로되 而戴髮含齒之屬注+而戴髮含齒之屬: 終不可盡者注+終不可盡者:雖遭亂世 而人之類不滅 意者其中必有所恃也注+意者其中必有所恃也:恃聖人之遺澤三綱五常之道也ㄴ저
所恃者 果專在於聖人乎注+所恃者 果專在於聖人乎:再設問 曰否注+曰否:含有餘不盡之意 盖謂自古雖有聖人之道 猶賴後世賢君 有以維持之 不然 則所恃者 有時而泯矣


宋公나라를 포위한 것에 대해 子魚가 말하다
僖公 19년, 宋人( 襄公)이 나라를 포위하였으니 이는 나라가 복종하지 않은 것을 討罪한 것이다.
子魚宋公에게 말하였다. “文王나라의 이 어지럽다는 말을 듣고 나라를 정벌하여 30일 동안 공격하였으나 항복하지 않자, 退軍해 돌아와서 敎化를 닦은 뒤에 다시 정벌하여 전의 堡壘를 〈그대로〉 이용하였으나 崇人이 항복하였습니다.
詩經≫에 ‘아내에게 본보기가 되어 兄弟에게 미쳐서 집안과 나라를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임금의 에 오히려 부족한 점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남을 토벌하시니 어찌 남을 복종시킬 수 있겠습니까? 어찌 우선 안으로 자신의 덕을 반성하지 않으십니까? 에 부족함이 없은 뒤에 움직이소서.”
이 글은 王道는 본래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공효가 없는데, 춘추시대 이후로 霸者가 비로소 요행으로 아침저녁 사이에 신속하게 이루는 공을 거두었음을 말하였다.
襄公王道의 성과가 더딘 것을 싫어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공효를 이루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子魚가 문왕의 일을 들어 간하였으나, 조나라를 치려는 군대를 저지할 수 있었겠는가?
천하 사람들의 常情으로 볼 때, 남의 빠른 성공을 보지 않았다면注+다른 사람이 빠르게 이익을 거두는 것을 보지 못함이다. 자기의 성공이 더디다고 보는 자는 없다.注+이를테면 자기에게 있는 농사일과 양잠하는 일 따위에 이익을 거둠이 비록 더디더라도 조금도 더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누에씨를 씻기고 뽕잎을 먹이며,注+비유하자면 양잠을 하는 자가 처음에 누에씨를 씻긴 뒤에 뽕잎을 먹이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뽕잎을 먹여 고치를 짓게 하고,注+누에가 다 자라서 고치를 만든 것이다.
고치가 지어지면 고치를 켜고,注+누에고치를 거두어 생사를 누인다는 말이다. 고치를 켜서 비단을 짜니,注+생사를 켜서 비단을 짠다는 말이다. 여러 달이 지난 뒤에야 비단을 얻는다.注+오랫동안 힘쓴다는 말이다. 무릇 누에 치는 자들은 모두 당연[固然]한 것으로 여기니注+이치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 더딤을 싫어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注+다른 사람이 신속하게 비단을 얻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注+비유하자면 농사짓는 자가 처음에 밭을 갈고 난 뒤에 곡식을 파종한다는 말이다. 씨를 뿌린 뒤에 김매며,注+싹이 이미 자랐으면 잡초를 제거한다는 말이다. 김매어 수확하고,注+벼가 이미 익었으면 수확한다는 말이다. 수확하여 방아를 찧으니,注+벼를 이미 수확했으면 방아를 찧어 쌀을 만든다는 말이다. 1년이 지난 뒤에야 곡식을 얻는다.注+힘을 쓰는 기간이 더욱 오래라는 말이다.
무릇 농사짓는 자들은 모두 당연한 것으로 여기니注+이치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 더딤을 싫어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注+다른 사람이 빠르게 곡식을 얻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몸이 닦인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注+大學≫의 에서 格物로부터 致知, 誠意, 正心까지는 모두 자기의 몸을 수양하기 위한 전제이고, 그 몸을 수양하는 것은 그 집안을 바르게 하기 위한 전제이다. 집안이 가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며,注+집안을 바르게 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기 위한 전제이다.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태평해진다.注+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천하를 태평하게 하기 위한 전제이다.
이는 누에씨를 씻김으로부터 비단을 짜는 데 이르고, 밭을 갊으로부터 방아를 찧는 데 이르는 것과 같으니, 한 계단 한 섬돌인들 어찌 함부로 뛰어넘을 수 있겠는가?注+脩身’으로부터 ‘平天下’에 이르기까지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三代 이전으로부터注+三代 이전에는 霸者들이 功利를 앞세우는 습관을 보지 못했다는 말이다. 또한 그 더딤을 싫어하는 자가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注+蠶婦農夫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과 같다.
시장 문에 기대어 〈웃음을 파는 기녀가〉 한번 웃음을 파는 사이에 비단을 얻는 것을 보면,注+광대나 배우는 양잠을 하지 않고도 빠르게 비단을 얻는다는 말이다. 누에 치는 아낙이 여러 달의 노고 끝에 비단을 얻는 것을 돌아보고서 너무 더디다는 생각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注+빠르게 비단을 얻는 자를 보고서야 비로소 누에 치는 아낙이 비단을 얻는 것이 더딤을 안다는 말이다.
시장에 앉아 물건 파는 상인이 하루 사이에 곡식을 얻는 것을 보면,注+상인은 농사짓지 않고도 빠르게 곡식을 얻는다는 말이다. 농부가 1년의 노고 끝에 곡식을 얻는 것을 돌아보고서 너무 더디다는 생각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注+빠르게 곡식을 얻는 자를 보고서야 비로소 농부가 곡식을 얻는 것이 더딤을 안다는 말이다.
이에 功利를 중시하는 학설이 일어나고注+스스로 霸者를 도모하는 자는 仁義를 숭상하지 않고 功利를 숭상한다는 말이다. 變詐의 풍기가 유행하여注+성실을 힘쓰지 않고 變詐(거짓으로 속임)만을 힘쓴다는 말이다. 근본을 버리고 말단을 쫓으며注+다스림의 근본인 王道를 버리고, 말단인 霸者를 도모하는 일을 쫒는다는 말이다. 국내의 안정은 잊고 밖으로 세력의 확장만을 일삼아, 서로 경쟁적으로 잠깐 사이에 富強의 효과를 거두고자 하였으니,注+富國強兵은 그 공효를 거둠이 매우 빠르다.
이들이 王道를 돌아볼 때 어찌 매우 더뎌서 싫지 않았겠는가?注+세상 사람들이 곡식과 비단을 쉽게 얻는 것을 보고서 비로소 농부와 양잠하는 아낙이 곡식과 비단을 얻는 것이 더딤을 싫어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子魚文王의 일을 들어 간하였으나注+子魚나라 司馬이다. 끝내 襄公의 군대를 저지할 수 없었던 것이注+本題에 자세히 보인다. 당연하다.
儒者는 이렇게 논한다.注+이 이하는 儒者의 의론이 世俗의 습관을 바로잡을 수 없음을 말하였다. “누에를 쳐서 비단을 얻고, 농사를 지어 곡식을 얻으며,注+앞의 글과 호응한다. 修身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注+脩身’에서부터 ‘治天下’에 이르기까지도 농사의 일이나 양잠의 일과 같이 〈단계가 있다는〉 말이다. 바른 이치이다.注+이것은 모두 바른 이치라는 말이다. 누에 치지 않고注+〈누에 치지 않고도〉 비단을 얻는다는 말이다. 농사짓지 않고注+〈농사짓지 않고도〉 곡식을 얻는다는 말이다. 수신하지 않는다면,注+〈수신하지 않고〉 功利를 일삼다는 말이다. 비록 이익을 얻는다 해도注+시장 문에 기대어 〈웃음을 팔거나,〉 시장에 앉아 물건을 팔거나, 霸業을 도모하는 자와 같은 이들을 말한다. 바른 도리가 아니니 어찌하겠는가?”注+正道로 얻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儒者의 의론이 여기에서 그쳤다.
아!注+이 이하는 儒者의 의론이 행해지지 않는 이유를 말하였다. 소인의 심정은 오직 이익만을 좋아하니注+小人은 바른 도리를 돌아보지 않음을 이른다. 이미 비단옷을 입는다면 어찌 누에 치지 않았다는 불명예를 걱정하겠으며,注+비단을 얻고자 할 뿐이라는 말이다.
이미 곡식을 먹는다면 어찌 농사짓지 않았다는 불명예를 걱정하겠으며,注+곡식을 얻고자 할 뿐이라는 말이다. 이미 남을 다스리는 권세를 누린다면 어찌 수신하지 않았다는 불명예를 걱정하겠는가?注+功利를 얻고자 할 뿐, 불명예가 될 아름답지 못한 일을 모두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런 의논을 한 儒者가 어찌 소인의 욕심을 막아 근절시킬 수 있겠는가?注+儒者의 의론이 어찌 小人를 좋아하는 마음을 저지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찌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는가?注+이 글은 한 번 전환한 말이니, 아래의 의론이 정밀하고 합당하다.
천하에 요행으로 비단을 얻는 자가 있는 것은 누에 치는 아낙이 남몰래 그를 위해 비단을 짜주었기 때문이고,注+양잠하는 아낙이 없다면 시장 문에 기대어 있는 기녀가 어떻게 비단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천하에 요행으로 곡식을 얻는 자가 있는 것은 농부가 남몰래 그를 위해 농사를 지어주었기 때문이다.注+농부가 없다면 시장에 앉아 물건 파는 상인이 어떻게 곡식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가령 천하 사람들이 모두 밭 가는 일과 베 짜는 일을 싫어하여注+農夫蠶婦가 되려는 사람이 없음을 가정한 것이다. 베틀을 불사르고注+〈베틀을 불사르고〉 길쌈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농기구를 부순다면注+〈농기구를 부수고〉 농사짓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무리 교묘한 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어디에서 비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아무리 교묘한 계책이 있다 하더라도 어디에서 곡식을 얻을 수 있겠는가?注+사람마다 모두 농사짓지 않고 길쌈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곡식과 비단을 얻겠느냐는 말이다.
모두 장차 겨울에 얼어 죽고 길거리에서 굶어 죽게 될 것이다.注+비단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 凍死하고, 곡식이 없기 때문에 길에서 餓死한다는 말이다. 요행으로 공리를 거둔 저들이 어찌 진실로 제 능력으로 얻은 것이겠는가?注+霸者가 농사일과 길쌈질하지 않고서 곡식과 비단을 얻는 것과 같음을 이른다.
이 또한 聖人께서 남기신 은택인 三綱五常이 아직 다 없어지지 않고 남아서 남몰래 도왔기 때문이다.注+農夫가 남몰래 그를 위해 농사짓고, 蠶婦가 남몰래 그를 위해 길쌈하는 것과 같다.
지난날 만일 聖人께서 후세의 빨리 이루려는 마음을 본받아注+天下 사람들이 모두 농사일과 길쌈을 싫어하는 것과 같다. 그 근본을 해치고注+베틀을 불사르는 것과 같다. 그 근원을 고갈시키고서注+농기구를 부수는 것과 같다. 잠시의 이익만을 다투었다면,注+다투어 요행의 功利를 도모한다는 말이다.
大經大法(인류의 常道常法)이注+三綱五常의 종류를 이른다. 남김없이 다 없어져서注+천하에 곡식과 비단이 모두 없는 것과 같다. 人類中國에 자립하지 못한 지 오래었을 것이다.注+사람들이 모두 얼어 죽고 굶주려 죽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이때에는 이 모두 戎狄이어서 우리가 다툴 만한 이 없고, 땅이 모두 鳥獸의 땅이어서 우리가 뺏을 만한 땅이 없을 것이니, 비록 빠르게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과연 어디에다 그 빠르게 이루고 싶은 마음을 쓰겠는가?注+이해관계를 설명한 것이 명백하니, 진실로 이익을 좋아하는 小人의 마음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후세 사람들이 遲鈍하고 오활하다며 함께 비난하고 경시하는 자가注+王道는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공효가 없음을 이른다. 바로 그들이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이다.注+三綱五常은 사람들이 의뢰하여 이 몸을 保有하는 원리이다.
賢者가 없으면 不肖者가 홀로 설 수 없고,注+이렇게 전환한 의도가 좋다. 不肖者賢者를 의지하여 살아간다는 말이다. 지혜로운 자가 없으면 어리석은 자가 홀로 생존할 수 없다.注+어리석은 자는 賢者를 의지하여 살아간다는 말이다.
저들이 서로 죽이고 서로 해쳐서注+난세에 兵戈에 도륙되는 禍亂을 말한다. 해마다 줄어들고 달마다 소멸되어 없어지는데도注+죽은 이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는 말이다. 머리칼을 이고 齒牙를 머금은 인류가注+머리에 머리카락을 이고 입에 치아를 머금은 것이니, ‘’을 이른다. 마침내 다 없어지지 않은 것은注+비록 난세를 만났어도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아마도 그 안에 반드시 의지할 사람이 있어서일 것이다.注+聖人遺澤三綱五常의 도를 믿는다는 말이다.
의지할 사람이 과연 오로지 성인뿐인가?注+다시 물음을 가설한 것이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注+여운을 남겨 다하지 않은 뜻을 함축한 것이다. 이는 ‘예로부터 비록 성인의 도가 있었으나 오히려 후세의 賢君에 의지하여 유지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의지하는 대상이 민멸되는 때가 있었을 것이다.’라는 말이다.


역주
역주1 宋人圍曹 討不服也 : 曹南의 會盟에서 曹나라가 地主의 禮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杜注〉
역주2 文王聞崇德亂而伐之 : 崇은 崇侯 虎이다.〈杜注〉
역주3 因壘而降 : 壘는 軍壘이니, 군대를 증원하지 않고 단지 전에 쌓았던 堡壘를 이용했을 뿐인데도 崇나라가 스스로 항복하였다는 말이다.〈附注〉
역주4 詩曰……以御于家邦 : 詩는 ≪詩經≫ 〈大雅 思齊〉이니, 文王의 敎化가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에까지 미쳤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寡妻는 嫡妻이니 太姒를 이름이다. 刑은 法이다.〈杜注〉
역주5 若之何 : 어떻게 남을 복종시킬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附注〉
역주6 (出) : 衍字인 듯하다.
역주7 [見] : 저본에는 ‘見’이 없으나, 脫字인 듯하여 보충하였다.
역주8 : 四庫全書本에는 正으로 되어 있다.
역주9 戎狄 : 四庫全書本에 ‘他人’으로 되어 있다.
역주10 鳥獸 : 四庫全書本에 ‘他人’으로 되어 있고, 三民書局本에 ‘禽獸’로 되어 있다.
역주11 頭戴髮而口含齒 謂民也 : ≪列子≫ 〈黃帝〉에 “7척의 몸뚱이에 손과 발의 형상이 다르고 머리털을 이고 치아를 머금어 의지하여 달리는 것을 사람이라고 한다.[有七尺之骸 手足之異 戴髮含齒 倚而趣者 謂之人]”라고 하였다.

동래박의(3) 책은 2020.12.0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7길 52 낙원빌딩 411호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