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東萊博議(1)

동래박의(1)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동래박의(1)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東萊先生左氏博議序
左氏博議者
始予屛處東陽之武川 이라 出戶而望 無來人이러니
居半歲 里中稍稍從予游하니라
談餘語隙 波及課試之文일새 予思有以佐其하야 乃取左氏하야 書理亂得失之蹟하고 疏其說於下하니 旬儲月積 浸就編帙하니라
諸生歲時 必抄寘楮中일새 解其歸裝이면 無虛者하니라
復從而廣之하야 하니 漫不可收하니라
客或咎予之易其言이어늘 予徐應之曰
子亦聞鄕隣之求醫者乎ㄴ저
深痼隱疾 人所羞道而諱稱者어늘 揭之大塗하야 惟恐行者不閱하고 閱者不播라하니 彼豈靦然忘恥哉리오
德欲蓄而病欲彰也니라
予離群而索居 有年矣 過而莫予輔也하고 跌而莫予挽也하며 心術之差見聞之誤而莫予正也러니
幸因是書而胸中所存所操所識所習 毫愆髮謬 隨筆呈露하야 擧無留藏하고 又幸而假課試以爲媒하고 借逢掖以爲郵하야 徧致於諸公長者之側하니 或矜而鐫하고 或慍而謫하며 或侮而譙리라
一語聞則一病瘳 其獲不豊矣乎
傳愈博病愈白益愈衆하리니 於予也奚損이리오
遂次第其語하야 以諗觀者하노라
東萊呂祖謙伯恭하노라


동래선생좌씨박의東萊先生左氏博議》 서문
좌씨박의左氏博議》는 학생들의 과시科試를 위해 지은 것이다.
처음 내가 동양東陽무천武川은거隱居할 때는, 위로는 수림樹林만 보이고 아래로는 계곡溪谷만 보일 뿐, 방문을 나와 아득히 바라보아도 오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가 반년이 지나자, 마을 사람들이 차츰 풀을 헤치고 찾아와서 나와 교유하였다.
담화談話하는 사이에 과시문科試文언급言及하기에 나는 그들의 필단筆端을 돕기로 생각하여,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치란득실治亂得失사적史蹟을 뽑아 기록하고서 그 밑에 논설論說을 붙이기 시작하였는데, 날이 쌓이고 달이 쌓이자 점차 여러 권의 이 되었다.
제생諸生명절名節 때나 휴가休暇를 받아 돌아갈 때면 반드시 이 책을 베껴 짐 속에 넣어 가지고 갔기 때문에, 돌아가는 자들의 행장行裝을 열어보면 이 책이 없는 자가 없었다.
또한 이웃에 사는 인척姻戚들이 이 책을 널리 전파傳播하여 책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니 너무 많이 전파되어 회수할 수가 없었다.
어떤 이가 내가 말을 쉽게 한다고 나무라기에 내가 천천히 대답하였다.
“그대 또한 병을 앓는 이웃 사람이 의사醫師를 찾는 일에 대해 들었을 것입니다.
깊이 숨긴 고질병은 사람들이 말하기 부끄러워 숨기는 것인데, 〈이웃의 병자病者는〉 그 병을 대로大路가에 게시揭示하고서 지나는 자들이 보지 않을까, 본 자가 널리 전파하지 않을까만을 걱정한다고 하니, 저 사람이 어찌 뻔뻔스럽게 부끄러움을 잊어서이겠습니까?
내면內面축적蓄積하려 하고 외부外部에 드러내려 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무리를 떠나 외로이 생활한 지가 여러 해 되다 보니, 허물이 있어도 나를 보완해주는 이가 없고, 넘어져도 나를 잡아주는 이가 없으며, 용심用心의 잘못과 견문見聞오류誤謬를 바로잡아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이 책을 통해 마음속에 보존한 생각, 지키고 있는 의지意志, 알고 있는 지식知識, 익힌 일들을 일정한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서술하여 털끝만 한 잘못까지 모두 드러내고 숨기지 않았고, 또 다행히 과시科試매파媒婆로 삼고 봉액逢掖(선비)을 우체부郵遞夫로 삼아 여러 장자長者들 곁에 두루 이 책을 전하게 되었으니, 어떤 이는 〈이 책을 보고서〉 가엾게 여겨 가르쳐줄 것이고, 어떤 이는 화를 내어 나무랄 것이고, 어떤 이는 업신여겨 꾸짖을 것입니다.
한 마디 말을 들으면 한 가지 병을 고칠 수 있으니 얻는 것이 어찌 많지 않겠습니까?
더욱 널리 전해질수록 병이 더욱 드러나고 이익이 더욱 많아질 것이니 나에게 무슨 손해가 되겠습니까?”
그리고서 드디어 이 말을 차례로 서술하여 이 책을 보는 이들에게 하노라.
대체로 《춘추春秋경문經文의 뜻은 대략이라도 감히 참람하게 논하지 않았고, 〈전문傳文의〉 지엽적인 말과 군더더기 말만을 〈뽑아 논술한 것은〉 거자擧子들의 과시科試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동래東萊 여조겸呂祖謙 백공伯恭은 서문을 쓰다.


역주
역주1 [역주] 爲諸生科試之作 : 학생들이 科擧試驗에 答案을 作成하는 요령을 익히게 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는 말이다.
역주2 [역주] 仰林俯壑 : 고개를 들고 위를 바라보면 樹林만 보이고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면 溪谷만 보인다는 말로, 주위가 모두 산림과 계곡뿐이고 왕래하는 사람이 없는 산골이라는 뜻이다.
역주3 [역주] 目盡 : 視力을 다 사용하여 멀리 바라봄이다.
역주4 [역주] 披蓬藋 : 쑥과 명아주를 헤친다는 말로 곧 풀을 헤치고 찾아옴이다.
역주5 [역주] 筆端 : 詩文을 쓰는 붓인데, 여기서는 글을 쓰는 技藝를 이른 말로 쓰였다.
역주6 [역주] 休沐 : 休暇이다.
역주7 [역주] 竝舍婣黨 : 이웃에 사는 姻戚을 이른다.
역주8 [역주] 曼衍四出 : 傳播하여 사방으로 流出됨이다.
역주9 [역주] (旣)[豈] : 저본에 ‘旣’로 되어 있으나, 문맥을 살펴 ‘豈’로 바로잡았다.
역주10 [역주] 春秋經旨……則擧子所以資科試者也 : 《春秋》 經文은 孔子께서 지으신 것이라 감히 논할 수 없어 論題로 삼아 논술하지 않았고, 左氏傳文의 枝葉的인 말과 군더더기 말만을 뽑아 논제로 삼아 是非得失을 논술한 것은 科擧試驗을 준비하는 자들이 答案을 작성하는 요령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란 말이다.

동래박의(1) 책은 2023.12.1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7길 52 낙원빌딩 411호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