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兼義 卷第八國子祭酒上護軍曲阜縣開國子 臣 孔穎達 奉勅撰正義韓康伯 注
周易 繫辭 下 第八
[疏]正義曰:此篇章數, 諸儒不同.
, 周氏․莊氏並爲九章, 今從九章爲說也.
第一起“八卦成列”至“非曰義”, 第二起“古者包犧”至“蓋取諸夬”, 第三起“易者象也”至“德之盛”,
第四起“困于石”至“勿恒凶”, 第五起“乾坤其易之門”至“失得之報”, 第六起“易之興”至“巽以行權”,
第七起“易之爲書”至“思過半矣”, 第八起“二與四”至“謂易之道”, 第九起“夫乾天下”至“其辭屈.”
疏
[疏]正義曰:‘八卦成列’至‘非曰義’ 此第一章. 覆釋上繫第二章象爻剛柔吉凶悔吝之事, 更具而詳之.
疏
[疏]正義曰:言八卦各成列位, 萬物之象, 在其八卦之中也.
注
[注]夫八卦備天下之理로되 而未極其變이라 故로 因而重之하여 以象其動用이라
擬諸形容하여 以明治亂之宜하고 觀其所應하여 以著適時之功하니 則爻卦之義 所存各異라 故로 爻在其中矣라
疏
○正義曰:謂因此八卦之象, 而更重之, 萬物之爻, 在其所重之中矣.
然象亦有爻, 爻亦有象, 所以象獨在卦, 爻獨在重者, 卦則爻少而象多, 重則爻多而象少, 故在卦擧象, 在重論爻也.
疏
○正義曰:‘夫八卦備天下
理’者, 前注云“備天下之象”, 據其體. 此云“備天下之理”, 據其用也.
言八卦大略有八, 以備天下大象大理, 大者旣備, 則小者亦備矣.
直是不變之備, 未是變之備也, 故云“未極其變, 故因而重之, 以象其動用”也.
云‘則爻卦之義 所存各異’者, 謂爻之所存, 存乎已變之義, “因而重之, 爻在其中”是也.
卦之所存, 存於未變之義, “八卦成列, 象在其中”是也.
疏
[疏]正義曰:則上繫第二章云“剛柔相推而生變化”, 是變化之道, 在剛柔相推之中, 剛柔卽陰陽也.
注
[注]剛柔相推는 況八卦相盪하여 或否或泰요 繫辭焉而斷其吉凶은 況之六爻하여 動以適時者也라
立卦之義
는 則見於彖․象
이요 適時之功
은 存之爻辭
니 王氏之例詳矣
라
疏
○正義曰:謂繫辭於爻卦之下, 而呼命其卦爻得失吉凶, 則適時變動好惡, 故在其繫辭之中矣.
疏
‘適時之功 則存於爻辭’者, 卦者, 時也, 六爻在一卦之中, 各以適當時之所宜以立功也, 欲知適時之功用, 觀於爻辭也.
云‘王氏之例詳矣’者, 案略例論彖云“彖者, 何也. 統論一卦之體, 明其所由之主者也.
又論爻云“爻者, 何也. 言乎其變者也. 變者, 何也. 情僞之所爲也, 夫情僞之動, 非數之所求也.
故合散屈伸, 與體相乖, 形躁好靜, 質柔愛剛, 體與情反, 質與願違.
疏
[疏]正義曰:上旣云“動在繫辭之中”, 動則有吉凶悔吝, 所以悔吝生在乎所動之中也.
疏
[疏]正義曰:‘剛柔者 立本者也’, 言剛柔之象,
其卦之根本者也, 言卦之根本, 皆由剛柔陰陽往來.
‘變通者 趣時者也’, 其剛柔之氣, 所以改變會通, 趣向於時也.
若乾之初九, 趣向勿用之時, 乾之上九, 趣向亢極之時, 是諸爻之變, 皆臻趣於時也.
陽卦, 兩陰而一陽, 陰卦, 兩陽而一陰, 是立其卦本而不易也, 則上“八卦成列, 象在其中矣”是也.
卦旣與爻爲本, 又是總主其時,
變通者, 趣時者也, 則上“因而重之, 爻在其中矣”是也.
卦旣總主一時, 爻則就一時之中, 各趣其所宜之時,
注
夫有動則未免乎累하고 殉吉則未離乎凶이니 盡會通之變하여 而不累於吉凶者는 其唯貞者乎인저
疏
○正義曰:貞, 正也, 言吉之與凶, 皆由所動不能守一而生吉凶,
疏
○正義曰:‘貞者 正也 一也’者, 言貞之爲訓, 訓正訓一, 正者, 體无傾邪, 一者, 情无差二, 寂然无慮, 任運而行者也.
凡吉凶者, 由動而來, 若守貞靜寂, 何吉何凶之有, 是貞正能勝其吉凶也.
云‘夫有動則未
免乎累’者, 寂然不動, 則无所可累, 若動有營求, 則恥累將來, 故云“動則未免於累”也.
云‘殉吉則未離乎凶’者, 殉, 求也. 若不求其吉, 无慮无思, 凶禍何因而至.
由其求吉, 有所貪欲, 則凶亦將來, 故云“殉吉未離乎凶”也.
云‘盡會通之變 而不累於吉凶者 其唯貞者乎’, 言若能窮盡萬物會通改變之理, 而不繫累於吉凶之事者, 唯貞一者乃能然也.
猶若少必有老, 老必有死, 能知此理, 是盡會通之變. 旣知老必將死, 是運之自然, 何須憂累於死, 是不累乎吉凶.
疏
[疏]云‘老子曰王侯得一 以爲天下貞’者, 王侯若不得一, 二三其德, 則不能治正天下.
若得純粹, 无二无邪, 則能爲天下貞也, 謂可以貞正天下也.
云‘萬變雖殊 可以執一御也’者, 猶若寒變爲暑, 暑變爲寒,
少變爲壯, 壯變爲老, 老變爲死, 禍變爲福, 盛變爲衰, 變改不同, 是萬變殊也.
其變雖異, 皆自然而有, 若能知其自然, 不造不爲, 无喜无慼, 而乘御於此, 是可以執一御也.
日月之道는 貞明者也요 天下之動은 貞夫一者也라 夫乾은 確然하여 示人易矣요 夫坤은 隤然하여 示人簡矣라
注
[注]確은 剛貌也요 隤는 柔貌也라 乾坤皆恒一其德하여 物由以成이라 故로 簡易也라
疏
[疏]正義曰:‘日月之道 貞明者也’, 言日月照臨之道, 以貞正得一而爲明也.
若天覆地載, 不以貞正而有二心, 則天不能普覆, 地不能兼載, 則不可以觀, 由貞乃得觀見也.
日月照臨, 若不以貞正, 有二之心, 則照不普及, 不爲明也, 故以貞而爲明也.
‘天下之動 貞夫一者也’, 言天地日月之外, 天下萬事之動, 皆正乎純一也.
若得於純一, 則所動遂其性, 若失於純一, 則所動乖其理, 是天下之動, 得正在一也.
‘夫乾 確然示人易矣’者, 此明天之得一之道, 剛質確然, 示人以和易. 由其得一无爲, 物由以生, 是示人易也.
‘夫坤 隤然示人簡矣’者, 此明地之得一, 以其得一, 故坤隤然而柔, 自然无爲, 以成萬物, 是示人簡矣.
若乾不得一, 或有隤然, 則不能示人易矣, 若坤不隤然, 或有確然, 則不能示人簡矣.
爻也者는 效此者也요 象也者는 像此者也니 爻象은 動乎內하고
疏
[疏]正義曰:‘爻也者 效此者也’, 此釋爻之名也, 言爻者效此物之變動也.
‘爻象動乎內’者, 言爻之與象, 發動於卦之內也.
疏
[疏]正義曰:其爻象吉凶, 見於卦外, 在事物之上也.
疏
[疏]正義曰:言功勞事業, 由變乃興, 故功業見於變也.
注
[注]辭也者는 各指其所之라 故로 曰 情也라하니라
疏
[疏]正義曰:辭則言其聖人所用之情, 故觀其辭而知其情也, 是聖人之情, 見乎爻象之辭也.
若乾之初九, 其辭云“潛龍, 勿用”, 則聖人勿用之情, 見於初九爻辭也, 他皆放此.
注
[注]施生而不爲故로 能常生이라 故曰 大德也라하니라
疏
[疏]正義曰:自此已下, 欲明聖人同天地之德, 廣生萬物之意也.
言天地之盛德, 在乎常生, 故言“曰生.” 若不常生, 則德之不大, 以其常生萬物, 故云“大德”也.
注
[注]夫无用則无所寶요 有用則有所寶也니 无用而常足者는 莫妙乎道요 有用而弘道者는 莫大乎位라
疏
[疏]正義曰:言聖人大可寶愛者在於位耳. 位是有用之地, 寶是有用之物, 若以居盛位, 能廣用无疆, 故稱大寶也.
疏
[疏]正義曰:‘何以守位 曰仁’者, 言聖人何以保守其位, 必
仁愛,
‘何以聚人 曰財’者, 言何以聚集人衆, 必須財物, 故言“曰財”也.
疏
[疏]正義曰:言聖人治理其財, 用之有節, 正定號令之辭, 出之以理, 禁約其民爲非僻之事, 勿使行惡, 是謂之義.
정의왈正義曰:이 편의 장수章數는 제유諸儒들의 〈견해가〉 똑같지 않다. 유환劉瓛은 12장이라 하여 〈계사전繫辭傳 상上〉의 12장과 상대시켰고, 주씨周氏(주굉정周宏正)와 장씨莊氏는 모두 9장이라 하였으니, 이제 9장으로 〈나눈 체제를〉 따라 설명한다.
제1장은 ‘팔괘성렬八卦成列’에서 ‘비왈의非曰義’까지이고, 제2장은 ‘고자포희古者包犧’에서 ‘개취제쾌蓋取諸夬’까지이고, 제3장은 ‘역자상야易者象也’에서 ‘덕지성德之盛’까지이고,
제4장은 ‘곤우석困于石’에서 ‘물항흉勿恒凶’까지이고, 제5장은 ‘건군기역지문乾坤其易之門’에서 ‘실득지보失得之報’까지이고, 제6장은 ‘역지흥易之興’에서 ‘손이행권巽以行權’까지이고,
제7장은 ‘역지위서易之爲書’에서 ‘사과반의思過半矣’까지이고, 제8장은 ‘이여사二與四’에서 ‘위역지도謂易之道’까지이고, 제9장은 ‘부건천하夫乾天下’에서 ‘기사굴其辭屈’까지이다.
疏
정의왈正義曰:경經의 [팔괘성렬八卦成列]에서 [비왈의非曰義]까지 이는 제1장이다. 〈계사전繫辭傳 상上〉의 제2장의 상象과 효爻의 강유剛柔․길흉吉凶․회린悔吝의 일을 반복하여 해석해서 다시 갖추어 자세히 설명하였다.
팔괘八卦가 열위列位를 이루니 상象이 이 가운데 들어 있고,
疏
정의왈正義曰:팔괘八卦가 각각 열위列位를 이루어서 만물萬物의 상象이 이 팔괘의 가운데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이 팔괘八卦를〉 인하여 거듭하니 효爻가 이 가운데 들어 있고,
注
팔괘八卦는 천하天下의 이치를 구비하였으나, 변變함을 지극히 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므로 〈이 팔괘를〉 인하여 거듭해서 동動의 용用을 형상한 것이다.
형용形容에 비의比擬하여 치란治亂의 마땅함을 밝히고, 응應하는 바를 관찰하여 때에 맞는 공功을 드러내었으니, 효爻와 괘卦의 뜻이 있는 바가 각기 다르므로 효爻가 이 가운데 있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 팔괘八卦의 상象을 인하여 다시 거듭하면 만물萬物의 효爻가 그 거듭한 바의 가운데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팔괘의〉 상象에도 효爻가 있고 효爻에도 상象이 있는데, 상象에 대해서는 〈효爻에 있다고 하지 않고〉 팔괘에 있다고만 하고, 효爻에 대해서는 〈팔괘에 있다고 하지 않고〉 거듭한 것(64괘卦)에 있다고만 한 것은, 팔괘는 효爻가 적고 상象이 많으며, 거듭한 것은 효爻가 많고 상象이 적어서이다. 그러므로 팔괘에 있어서는 상象을 들고 거듭한 것에 있어서는 효爻를 논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夫八卦備天下之理] 앞의 주注에서 “천하天下의 상象을 구비했다.”라고 한 것은 체體를 근거한 것이고, 여기에서 “천하의 이치를 구비했다.”라고 한 것은 용用을 근거한 것이다.
‘팔괘八卦가 대략 8가지가 있어서 천하의 큰 상象과 큰 이치를 구비하였으니, 큰 것이 이미 구비되면 작은 것 또한 구비됨’을 말한 것이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만 구비되었고 변하는 것이 구비되지는 못하였다. 그러므로 “변變함을 지극히 하지는 못하였기 때문에 〈이 팔괘를〉 인하여 거듭해서 동動의 용用을 형상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則爻卦之義 所存各異] ‘효爻가 있는 바는 이미 변한 뜻에 있음’을 이르니, “인하여 거듭하니 효爻가 이 가운데에 들어 있다.”는 것이 이것이다.
‘괘卦가 있는 바는 변하지 않는 뜻에 있음’을 이르니, “팔괘八卦가 열위列位를 이루니 상象이 이 가운데에 들어 있다.”는 것이 이것이다.
강剛과 유柔가 서로 바뀌니[추이推移] 변變이 이 가운데 들어 있고,
疏
정의왈正義曰:〈계사전繫辭傳 상上〉의 제2장에 “강剛과 유柔가 서로 바뀌어[추이推移] 변화變化를 낳았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변화의 도道가 강剛과 유柔가 서로 바뀌는 가운데에 있는 것이니, 강剛과 유柔는 바로 음陰과 양陽이다.
그 기氣를 논하면 음양陰陽이라 이르고, 그 체體를 말하면 강유剛柔라 이른다.
글을 달아 명命하니 동動함이 이 가운데 들어 있다.
注
‘강剛과 유柔가 서로 바뀜’은 팔괘八卦가 서로 추탕推盪(밀고 뒤섞임)해서 혹은 비괘否卦가 되고 혹은 태괘泰卦가 됨을 비유한 것이고, ‘글을 달아 길흉吉凶을 결단함’은 육효六爻가 되어서 동動하여 때에 맞음을 비유한 것이다.
괘卦를 세운 뜻은 〈단전彖傳〉과 〈상전象傳〉에 나타나고, 때에 맞는 공功은 효사爻辭에 있으니, 왕씨王氏(왕필王弼)의 ≪주역약례周易略例≫에 자세하다.
疏
○정의왈正義曰:‘효爻와 괘卦의 아래에 글을 달고서 그 괘卦․효爻의 득실得失과 길흉吉凶을 불러 명하면 때에 맞게 악惡가 변동變動하므로 〈변동함이〉 글을 단 가운데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立卦之義 則見於彖象] ‘단彖’과 ‘상象’은 괘卦 아래에 있는 글을 이르니, 그 괘卦의 뜻을 말한 것이다.
[適時之功 則存於爻辭] 괘卦는 때이니, 육효六爻가 한 괘卦의 가운데에 있으면서 각각 당시의 마땅한 바에 맞아서 공功을 세우는 것이니, 때에 맞는 공용功用을 알고자 하면 효사爻辭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王氏之例詳矣] 살펴보건대, ≪주역약례周易略例≫에 단彖을 논하여 이르기를 “단彖이란 무엇인가? 한 괘卦의 체體를 통론하여 그 연유한 바의 주체를 밝힌 것이다.
많은 것은 많은 것을 다스리지 못하니, 많은 것을 다스리는 것은 지극히 적은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괘체卦體를 논할 때에 모두 일一을 위주로 하는바, 이는 괘卦의 대략大略이다.
또 효爻를 논하여 이르기를 “효爻는 무엇인가? 변함을 말하는 것이다. 변變은 무엇인가? 실정과 거짓이 하는 바이니, 실정과 거짓의 동함은 수數로 구할(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합함과 흩어짐, 굽힘과 폄이 체體와 서로 어긋나니, 형체가 조급한데 고요함을 좋아하고 성질이 유柔한데 강剛을 좋아하여, 형체가 성정性情과 반대가 되고 성질이 원하는 뜻과 위반된다.
이 때문에 실정과 거짓이 서로 감동되고, 먼 것과 가까운 것이 서로 따르고, 좋아함과 미워함이 서로 공격하고, 굽힘과 폄이 서로 바뀌니, 〈상대의〉 정情을 보는 자는 뜻을 얻고 곧바로 가는 자는 어기게 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효爻의 대략大略이다.
그 뜻이 이미 넓어서 자세히 기재하지 못하니, 이것이 ‘왕씨王氏의 ≪주역약례≫에 자세함’이다.
길흉吉凶과 회린悔吝은 동動에서 생기는 것이요,
注
변동變動이 있은 뒤에 길흉吉凶이 있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위에서 이미 “동動함이 글을 단 가운데에 들어 있다.”라고 하였으니, 동動하면 길흉吉凶과 회린悔吝이 있는 것이니, 이 때문에 회린이 생겨남이 동動하는 바의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강剛과 유柔는 근본을 세우는 것이요, 변통變通은 때에 나아가는(그 때에 나아가서 맞게 함) 것이다.
注
‘근본을 세움’은 괘卦를 비유한 것이고, ‘때에 나아감’은 효爻를 비유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剛柔者 立本者也] 강유剛柔의 상象이 괘卦의 근본을 세움에 있음을 말한 것이니, 괘卦의 근본이 모두 강유剛柔와 음양陰陽이 왕래往來함으로 말미암음을 말한 것이다.
[變通者 趣時者也] 강유剛柔의 기氣가 이 때문에 개변改變하고 회통會通하여 때에 나아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건괘乾卦 초구初九는 ‘쓰지 말라’는 때로 나아가고, 건괘乾卦 상구上九는 항극亢極의 때로 나아가니, 이는 여러 효爻의 변함이 모두 때에 나아가는 것이다.
강유剛柔가 근본을 세우는 것은, 예를 들면 강剛이 체體를 정하면 건乾이 되고, 유柔가 체體를 정하면 곤坤이 되는 것과 같으며,
양괘陽卦는 두 음陰에 한 양陽이고 음괘陰卦는 두 양陽에 한 음陰인 것과 같으니, 이는 괘卦의 근본을 확립하여 바뀌지 않는 것인바, 위에 “팔괘八卦가 열위列位를 이루니 상象이 이 가운데 들어 있다.”라는 것이 이것이다.
괘卦가 이미 효爻와 근본이 되고 또 그 때를 총괄하여 주관한다. 그러므로 ≪주역약례周易略例≫에 이르기를 “괘卦는 때이다.”라고 한 것이니, ‘변통變通함은 때를 따르는 것임’은 위에 “인하여 거듭하니 효爻가 이 가운데 들어 있다.”라는 것이 이것이다.
괘卦는 이미 한 때를 총괄하여 주관하고, 효爻는 한 때의 가운데에 나아가서 각각 그 마땅한 바의 때에 나아간다. 그러므로 ≪주역약례≫에 “효爻는 때에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注
동動이 있으면 얽어맴[누累]을 면치 못하고 길吉함을 구하면 흉凶함을 떠나지 못하니, 회통會通의 변變을 다하여 길흉吉凶에 얽매이지 않는 것은 오직 정貞한 자일 것이다.
노자老子가 이르기를 “왕후王侯가 하나를 얻어 천하天下의 바름[정貞]이 된다.”라고 하였으니, 만 가지 변화가 비록 다르나 하나를 잡아 어거(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정貞’은 바름이니, ‘길吉과 흉凶이 모두 동動하는 바가 일一을 지키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길吉과 흉凶이 생김’을 말하였다.
오직 일一을 지켜 정정貞正하면 능히 이 길흉吉凶을 이길 수 있으니, ‘다만 정정貞正하면 이 길흉吉凶의 누累를 면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貞者 正也 一也] 정貞의 훈訓이 정正으로도 훈訓하고 일一로도 훈訓함을 말한 것이니, 정正은 체體에 간사함이 없는 것이요, 일一은 정情에 착오와 두 가지가 없어서 적연寂然하여 생각이 없어서 운運에 맡겨 행하는 것이다.
무릇 길흉吉凶이란 동動으로부터 오니, 만약 정貞을 지켜 고요하면 무슨 길함과 무슨 흉함이 있겠는가. 이는 정정貞正이 능히 길흉吉凶을 이기는 것이다.
[夫有動則未免乎累] 적연寂然하여 동하지 않으면 얽매일 만한 것이 없거니와, 만약 동하여 경영하고 구함이 있으면 부끄러움과 얽어맴이 장차 오게 된다. 그러므로 “동動이 있으면 얽어맴을 면치 못한다.”라고 한 것이다.
[殉吉則未離乎凶] ‘순殉’은 구함이다. 만약 길吉함을 구하지 않으면 사려가 없고 생각이 없으니, 흉凶함과 화禍가 어디로 말미암아 이르겠는가.
길함을 구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탐욕하는 바가 있게 되면 흉함이 또한 장차 오게 된다. 그러므로 “길함을 구하면 흉함을 떠나지 못한다.”라고 한 것이다.
[盡會通之變 而不累於吉凶者 其唯貞者乎] 만약 만물이 회통會通하고 개변改變하는 이치를 다해서 길흉吉凶의 일에 얽매이지 않는 것은 오직 정일貞一한 자여야 능히 이렇게 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예컨대 젊으면 반드시 늙음이 있고 늙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것과 같으니, 능히 이 이치를 알면 회통會通의 변함을 다할 수 있다. 늙으면 반드시 장차 죽는다는 것을 이미 안다면 이는 운運의 자연함이니, 어찌 굳이 죽음을 근심하고 거기에 얽맬 것이 있겠는가. 이는 길흉吉凶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오직 정일貞一함을 지켜서 자연에 맡긴다. 그러므로 “오직 정貞한 자일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疏
[老子曰王侯得一 以爲天下貞] 왕후王侯가 만약 하나를 얻지 못하여 그 덕德을 둘로 하고 셋으로 하면(마음을 이랬다저랬다 하면) 천하를 다스려 바로잡지 못하고,
만약 순수함을 얻어서 둘로 함이 없고 간사함이 없으면 천하의 바름이 될 수 있으니,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萬變雖殊 可以執一御也] 예컨대 추위가 변하여 더위가 되고, 더위가 변하여 추위가 되며,
젊음이 변하여 장성함이 되고, 장성함이 변하여 늙음이 되고, 늙음이 변하여 죽음이 되며, 화禍가 변하여 복福이 되고, 성함이 변하여 쇠함이 되는 것과 같아서, 바뀌고 변하여 똑같지 않으니, 이것이 ‘만 가지 변화가 다름’이다.
그 변화가 비록 다르나 모두 자연히 있는 것이니, 만약 능히 그 자연함을 알아서 조작하거나 작위하지 않고 기뻐함도 없고 슬퍼함도 없으면 이를 타고 어거할 수 있으니, 이것이 ‘하나를 잡아 어거할 수 있음’이다.
注
천지天地의 만물萬物에 밝으면 그 정貞을 보전하여 그 쓰임을 온전히 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실어주는 도道가 정정貞正으로써 일一을 얻었기 때문에 그 공功이 물건에게 보여주는 바가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일월日月의 도道는 정貞하여 밝은 것이요, 천하天下의 동動은 순일純一에 바른 것이다. 건乾은 강하여 사람에게 쉬움을 보여주고, 곤坤은 유순하여 사람에게 간략함을 보여준다.
注
‘확確’은 강한 모양이요, ‘퇴隤’는 유순한 모양이다. 건乾과 곤坤이 다 그 덕德을 항상 하고 한결같이 하여 물건이 이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간략하고 쉬운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日月之道 貞明者也] 일월日月이 비추어 임하는 도道가 정정貞正함으로써 일一을 얻어 밝음이 됨을 말한 것이다.
만약 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실어줄 적에 정정貞正함으로써 하지 않고 두 마음이 있으면, 하늘이 널리 덮어주지 못하고 땅이 겸하여 실어주지 못해서 보여줄 수가 없으니, 정貞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일월日月이 비추어 임할 적에 만약 정정貞正으로써 하지 아니하여 두 마음이 있으면 비춤이 두루 미치지 못하여 밝음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정貞으로써 하여 밝음이 되는 것이다.
[天下之動 貞夫一者也] 천지天地와 일월日月 외에 천하天下 만사萬事의 동動함이 모두 순일純一에 바름을 말한 것이다.
만약 순일을 얻으면 동하는 바가 본성을 이루고, 만약 순일을 잃으면 동하는 바가 그 이치에 어긋나니, 이는 천하의 동함에 바름을 얻음이 일一에 달려 있는 것이다.
[夫乾 確然示人易矣] 이는 ‘하늘이 일一의 도道를 얻어서 강剛한 질質이 확연確然하여 사람에게 화和하고 평이함을 보여줌’을 밝힌 것이다. 일一을 얻고 함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물건이 이 때문에 생겨나니, 이것이 ‘사람에게 쉬움을 보여줌’이다.
[夫坤 隤然示人簡矣] 이는 땅이 일一을 얻음을 밝힌 것이니, 일一을 얻었기 때문에 곤坤이 퇴연隤然히 유순하여 자연히 함이 없어서 만물을 이루니, 이것이 ‘사람에게 간략함을 보여줌’이다.
만약 건乾이 일一을 얻지 못하여 혹 유순함이 있으면 사람에게 쉬움을 보여줄 수 없고, 만약 곤坤이 유순하지 못하여 혹 강함이 있으면 사람에게 간략함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효爻는 이것을 본받는 것이요, 상象은 이것을 형상한 것이니, 효爻와 상象은 〈괘卦의〉 안에서 동動하고,
疏
정의왈正義曰:[爻也者 效此者也] 이는 효爻의 명칭을 해석한 것이니, 효爻는 이 물건의 변동變動을 본받음을 말한 것이다.
[象也者 像此者也] 이 물건의 형상形狀을 형상함을 말한 것이다.
[爻象動乎內] 효爻와 상象이 괘卦의 안에서 발동함을 말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효爻와 상象의 길흉吉凶이 괘卦 밖에 나타나서 사물事物의 위에 있는 것이다.
注
공업功業이 변變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 그러므로 변變에 나타나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공로功勞와 사업事業이 변變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일어나므로 공업功業이 변變에 나타나는 것이다.
注
사辭란 각각 지향하는 바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정情’이라 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사辭는 성인聖人이 사용하는 바의 정情을 말한다. 그러므로 그 글을 보면 그 정情을 아는 것이니, 이는 성인의 정情이 효爻와 상象의 글에 나타나는 것이다.
예컨대 건乾의 초구初九는 그 효사爻辭에 “잠룡潛龍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였으니, 성인의 ‘쓰지 말아야 한다’는 정情이 초구初九의 효사爻辭에 나타난 것인바, 다른 것도 모두 이와 같다.
注
베풀어 낳고 하지 않으므로 항상 낳을 수 있다. 그러므로 “대덕大德”이라 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로부터 이하는 성인聖人이 천지天地의 덕德을 함께하여 만물을 널리 낳는 뜻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천지의 성대한 덕德이 항상 낳음에 있음을 말하였으므로 “생生이라 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만약 항상 낳지 못하면 덕德이 크지 못한데, 항상 만물을 낳기 때문에 “대덕大德”이라 한 것이다.
注
쓰임이 없으면 보배로 여길 것이 없고, 쓰임이 있으면 보배로 여길 것이 있는 것이니, 쓰임이 없으면서 항상 충족된 것은 도道보다 묘한 것이 없고, 쓰임이 있으면서 도道를 넓히는 것은 지위보다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의 대보大寶를 지위라 한다.”라고 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성인聖人이 크게 보배로 여기고 사랑할 만한 것이 지위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지위는 유용有用의 자리이고 보배는 유용有用한 물건이니, 만약 이로써 성대한 지위에 거하면 능히 넓게 사용하여 끝이 없다. 그러므로 ‘대보大寶’라 칭한 것이다.
무엇으로써 지위를 지키는가? 인仁이다. 무엇으로써 사람을 모으는가? 재물이다.
疏
정의왈正義曰:[何以守位 曰仁] ‘성인聖人이 무엇으로써 그 지위를 보존하여 지키는가? 반드시 인애仁愛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인仁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何以聚人 曰財] ‘어떻게 대중을 모으는가? 반드시 재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재물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재물을 다스리고 말을 바로잡으며 백성들이 나쁜 짓하는 것을 금하는 것을 의義라 한다.
疏
정의왈正義曰:‘성인聖人이 그 재물을 다스려서 사용함에 절도가 있고, 호령하는 말을 바로잡고 정하여 말을 내기를 이치로써 하며, 백성들이 나쁘고 사벽邪辟한 일을 하는 것을 금지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악惡을 행하지 못하게 하니, 이것을 일러 의義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의義는 마땅함이니, ‘이로써 행하여 그 마땅함을 얻음’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