疏
[疏]正義曰:‘古者包犧’至‘取諸夬’ 此第二章.
明聖人法自然之理而作易, 象易以制器而利天下. 此一章, 其義旣廣, 今各隨文釋之.
古者 包犧氏之王天下也에 仰則觀象於天하고 俯則觀法於地하며 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하며
注
[注]聖人之作易이면 无大不極하고 无微不究하여 大則取象天地하고 細則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也라
疏
[疏]正義曰:自此至‘取諸離’ 此一節, 明包犧法天地, 造作八卦, 法離卦, 而爲罔罟也.
云‘仰則觀象於天 俯則觀法於地’者, 言取象大也.
‘觀鳥獸之文與地之宜’者, 言取象細也. 大之與細, 則无所不包也.
近取諸身하고 遠取諸物하여 於是에 始作八卦하여 以通神明之德하며 以類萬物之情하니라
注
[注]離는 麗也라 罔罟之用이 必審物之所麗也니 魚麗于水하고 獸麗于山也라
疏
[疏]正義曰:‘近取諸身’者, 若耳目鼻口之屬是也.
‘遠取諸物’者, 若雷風山澤之類是也, 擧遠近, 則萬事在其中矣.
‘於是始作八卦 以通神明之德’者, 言萬事云爲, 皆是神明之德.
若不作八卦, 此神明之德, 閉塞幽隱, 旣作八卦, 則而象之, 是通達神明之德也.
‘以類萬物之情’者, 若不作易, 物情難知, 今作八卦, 以類象萬物之情, 皆可見也.
‘作結繩而爲罔罟 以佃以漁’者, 用此罟罔, 或陸畋以羅鳥獸, 或水澤以罔魚鼈也.
‘蓋取諸離’者, 離, 麗也, 麗謂附著也. 言罔罟之用, 必審知鳥獸魚鼈所附著之處, 故
離卦之名, 爲罔罟也.
案諸儒象卦制器, 皆取卦之爻象之體, 今韓氏之意, 直取卦名, 因以制器.
包犧氏沒이어늘 神農氏作하여 斲木爲耜하고 揉木爲耒하여 耒耨之利로 以敎天下하니 蓋取諸益하고
日中爲市하여 致天下之民하고 聚天下之貨하여 交易而退하여 各得其所케하니 蓋取諸噬嗑하니라
注
[注]噬嗑은 合也니 市人之所聚와 異方之所合에 設法以合物이 噬嗑之義也라
疏
[疏]正義曰:‘包犧氏’至‘取諸噬嗑’ 此一節, 明神農取卦造器之義.
包犧者, 案
云“大皥帝包犧氏, 風姓也. 母曰華胥, 燧人之世, 有大人跡出於雷澤, 華胥履之而生包犧.
長於成紀, 蛇身人首, 有聖德. 取犧牲以充包厨, 故號曰包犧氏,
後世音謬, 故或謂之伏犧, 或謂之虙犧, 一號皇雄氏, 在位一百一十年. 包犧氏沒, 女媧氏代立爲女皇, 亦風姓也.
女媧氏沒, 次有大庭氏․柏黃氏․中央氏․栗陸氏․驪連氏․赫胥氏․尊盧氏․混沌氏․皥英氏․有巢氏․朱襄氏․葛天氏․陰康氏․无懷氏, 凡十五世, 皆
包犧氏之號也.”
神農者, 案帝王世紀云“炎帝神農氏, 姜姓也. 母曰任己, 有蟜氏女, 名曰女登.
爲少典正妃, 游華山之陽, 有神龍首感女登於尙羊, 生炎帝, 人身牛首. 長於姜水, 有聖德, 繼无懷之後.
納奔水氏女, 曰聽談, 生帝臨魁, 次帝承, 次帝明, 次帝直, 次帝釐, 次帝哀, 次帝榆罔, 凡八代, 及軒轅氏也.”
神農氏沒이어늘 黃帝, 堯, 舜氏作하여 通其變하여 使民不倦하며
注
[注]通物之變이라 故로 樂其器用하여 不解倦也라
舜 [疏]正義曰:‘神農氏沒’至‘吉无不利’ 此一節, 明神農氏沒後, 乃至黃帝․堯․舜, 通其易之變理, 於是廣制器物.
‘黃帝堯舜氏作’者, 案世紀云“黃帝有熊氏, 少典之子, 姬姓也. 母曰附寶, 其先卽炎帝母家有蟜氏之女.
附寶見大電光繞北斗樞星, 照於郊野, 感附寶, 孕二十四月而生黃帝於壽丘.
長於姬水, 龍顏, 有聖德, 戰蚩尤于涿鹿, 擒之, 在位一百年崩.
子靑陽代立, 是爲少皥. 少皥帝, 名摯, 字靑陽, 姬姓也.
母曰女節, 黃帝時, 大星如斗, 下臨華渚, 女節夢接意感, 生少皥, 在位八十四年而崩.
顓頊高陽氏, 黃帝之孫, 昌意之子. 母曰昌僕, 蜀山氏之女, 爲昌意正妃, 謂之女樞.
瑤光之星, 貫月如虹, 感女樞於幽房之宮, 生顓頊於弱水, 在位七十八年而崩.
少皥之孫, 蟜極之子代立, 是爲帝嚳, 帝嚳高辛氏, 姬姓也. 其母不見. 生而神異, 自言其名, 在位七十年而崩.
子帝摯立, 在位九年. 摯立不肖而崩, 弟放勛代立, 是爲帝堯.
帝堯陶唐氏, 伊祈姓. 母曰慶都, 生而神異, 常有黃雲覆其上.
爲帝嚳妃, 出以觀河, 遇赤龍, 晻然陰風而感慶都, 孕十四月而生堯於丹陵, 卽位九十八年而崩.
顓頊生窮蟬, 窮蟬生敬康, 敬康生句芒, 句芒生蟜牛, 蟜牛生瞽瞍, 瞍之妻握登, 見大虹, 意感而生舜於姚墟, 故姓姚氏.”
此歷序三皇之後, 至堯舜之前所爲君也. 此旣云黃帝, 卽云堯舜者, 略擧五帝之終始, 則少皥․顓頊․帝嚳, 在其間也.
‘通其變 使民不倦’者, 事久不變, 則民倦而變,
今
帝․堯․舜之等, 以其事久或窮, 故開通其變, 量時制器, 使民用之日新, 不有懈倦也.
神而化之하여 使民宜之하니 易이 窮則變하고 變則通하고 通則久라
疏
[疏]正義曰:‘神而化之 使民宜之’者, 言所以通其變者, 欲使神理微妙而變化之, 使民各得其宜.
若黃帝已上, 衣鳥獸之皮, 其後人多獸少, 事或窮乏, 故以絲麻布帛而制衣裳, 是神而變化, 使民得宜也.
‘易窮則變 變則通 通則久’者, 此覆說上文通
變之事.
所以通其變者, 言易道若窮, 則須隨時改變, 所以須變者, 變則開通, 得久長, 故云“通則久”也.
疏
[疏]正義曰:此明若能通變, 則无所不利, 故引易文, 證結變通之善.
上繫引此文者, 證明人事之信順, 此乃明易
之變通, 俱得天之祐, 故各引其文也.
黃帝, 堯, 舜이 垂衣裳而天下治하니 蓋取諸乾坤하고
疏
[疏]正義曰:自此已下, 凡有九事, 皆黃帝․堯․舜取易卦以制象, 此
九事之第一也.
以連云堯․舜者, 謂此九事黃帝制其初, 堯舜成其末, 事相連接, 共有九事之功, 故連云“黃帝堯舜”也.
案皇甫謐帝王世紀載此九事, 皆爲黃帝之功, 若如所論, 則堯舜无事, 易繫何須連云“堯舜”, 則皇甫之言, 未可用也.
‘垂衣裳’者, 以前衣皮, 其制短小, 今衣絲麻布帛所作衣裳, 其制長大, 故云“垂衣裳”也.
刳木爲舟하고 剡木爲楫하여 舟楫之利로 以濟不通하여 致遠以利天下하니 蓋取諸渙하고
疏
[疏]正義曰:此九事之第二也. 舟必用大木, 刳鑿其中, 故云“刳木”也.
‘剡木爲楫’者, 楫必須纖長, 理當剡削, 故曰“剡木”也.
服牛乘馬하여 引重致遠하여 以利天下하니 蓋取諸隨하고
注
[注]隨는 隨宜也라 服牛乘馬하여 隨物所之하여 各得其宜也라
疏
[疏]正義曰:此九事之第三也. 隨者謂隨時之所宜也, 今服用其牛, 乘駕其馬, 服牛以引重, 乘馬以致遠.
疏
豫者, 取其豫有防備, 韓氏以此九事, 皆以卦名而爲義者,
斷木爲杵하고 掘地爲臼하여 臼杵之利로 萬民以濟하니 蓋取諸小過하고
疏
[疏]正義曰:此九事之第五也. 杵須短木, 故斷木爲杵, 臼須鑿地, 故掘地爲臼.
弦木爲弧하고 剡木爲矢하여 弧矢之利로 以威天下하니 蓋取諸睽하고
注
[注]睽는 乖也라 物乖則爭興하니 弧矢之用은 所以威乖爭也라
疏
‘取諸睽’者, 睽謂乖離, 弧矢所以服此乖離之人, 故取諸睽也.
案弧․矢․杵․臼․服牛․乘馬․舟․楫, 皆云“之利”, 此皆器物益人, 故稱“利”也,
重門․擊柝, 非如舟․楫․杵․臼, 故不云“利”也, 變稱“以禦暴客”, 是以利也.
垂衣裳, 不言利者, 此亦隨便立稱, 故云“天下治”, 治亦利也. 此皆義便而言, 不可以一例取也.
上古에 穴居而野處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宮室하여 上棟下宇하여 以待風雨하니 蓋取大壯하고
注
[注]宮室壯大於穴居라 故로 制爲宮室은 取諸大壯也라
疏
已前不云‘上古’, 已下三事, 或言“上古”, 或言“古”, 與上不同者,
已前未造此器之前, 更无餘物之用, 非是後物以替前物, 故不云“上古”也.
此已下三事, 皆是未造此物之前, 已更別有所用, 今將後用而代前用, 欲明前用所有, 故本之云“上古”及“古”者.
案未有衣裳之前, 則衣鳥獸之皮, 亦是已前有用, 不云‘上古’者,
雖云古者衣皮, 必不專衣皮也, 或衣草衣木, 事无定體, 故不得稱上古衣皮也.
若此穴居野處, 及結繩以治, 唯專一事, 故可稱上古, 由後物代之也.
‘取諸大壯’者, 以造制宮室, 壯大於穴居野處, 故取大壯之名也.
古之葬者는 厚衣之以薪하여 葬之中野하여 不封不樹하고 喪期无數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棺槨하니 蓋取諸大過하고
疏
不云“上古”, 直云“古之葬者”, 若極遠者, 則云“上古”, 其次遠者, 則直云“古”,
則厚衣之以薪, 葬之中野, 猶在穴居結繩之後, 故直云“古”也.
‘不封不樹’者, 不積土爲墳, 是不封也. 不種樹以標其處, 是不樹也.
‘後世聖人易之以棺槨’者,
未必用木爲棺也,
以前云槨, 无文也.
‘取諸大過’者, 送終追遠, 欲其甚大過厚, 故取諸大過也.
則喪期无數, 在堯已前, 而棺槨自殷已後, 則夏已前, 棺槨未具也.
所以其文參差, 前後不齊者, 但此文擧大略, 明前後相代之義, 不必確在一時,
故九事上從黃帝, 下稱堯舜, 連延不絶, 更相增脩也.
上古에 結繩而治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書契하여 百官以治하고 萬民以察하니 蓋取諸夬하니라
疏
夬者, 決也, 造立書契, 所以決斷萬事, 故取諸夬也.
‘結繩’者, 鄭康成注云“事大, 大結其繩, 事小, 小結其繩”, 義或然也.
疏
정의왈正義曰:[고자포희古者包犧]에서 [取諸夬]까지 이는 제2장이다.
성인聖人이 자연의 이치를 본받아 역易을 짓고, 역易을 형상하여 기물을 만들어서 천하天下를 이롭게 함을 밝혔다. 이 한 장은 그 뜻이 이미 넓으니, 이제 각각 글을 따라 해석한다.
옛날 포희씨包犧氏(복희씨伏羲氏)가 천하에 왕 노릇 할 적에 위로는 하늘에서 상象을 살펴보고 아래로는 땅에서 법法을 살펴보며 새와 짐승의 문文과 땅의 마땅함을 살펴보며
注
성인聖人이 역易을 지으면 큰 것도 다하지 않음이 없고 작은 것도 연구하지 않음이 없어서 크면 천지天地에서 상象을 취하고 작으면 새와 짐승의 문文과 땅의 마땅함을 살펴본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여기에서부터 [取諸離]까지 이 한 절은 포희씨包犧氏가 천지天地를 본받아 팔괘八卦를 만들고, 이괘離卦를 본받아 그물을 만듦을 밝힌 것이다.
[仰則觀象於天 俯則觀法於地] 큰 상象을 취함을 말한 것이다.
[觀鳥獸之文與地之宜] 작은 상象을 취함을 말한 것이다. 큰 것과 작은 것을 〈관찰하였으면〉 포함하지 않은 바가 없는 것이다.
‘땅의 마땅함’은 ≪주례周禮≫의 오토五土에 동물과 식물이 각각 마땅한 바가 있음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가까이는 자신의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물건에게서 취하여 이에 비로소 팔괘八卦를 만들어서 신명神明의 덕德을 통달하며 만물萬物의 정情을 유類에 따라 〈형상하였다.〉
노끈을 맺어 고罟를 만들어서 사냥하고 물고기 잡았으니 이는 이괘離卦에서 취하였고,
注
‘이離’는 여麗(붙음 또는 걸림)이다. 망고罔罟의 쓰임은 반드시 물건이 붙어 있는 바를 살피는 것이니, 물고기는 물에 붙어 있고, 짐승은 산에 붙어 있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近取諸身] 귀와 눈, 코와 입 같은 등속이 이것이다.
[遠取諸物] 우레와 바람, 산과 못 같은 따위가 이것이니, 멀고 가까움을 들면 만사萬事가 이 안에 들어 있는 것이다.
[於是始作八卦 以通神明之德] 만사萬事의 말하고 행하는 것이 모두 신명神明의 덕德임을 말한 것이다.
만약 팔괘八卦를 만들지 않았으면 이 신명의 덕德이 닫혀 막히고 그윽하여 숨겨질 것이요, 이미 팔괘를 만들어서 본받아 형상했으면 이는 신명의 덕德을 통달한 것이다.
[以類萬物之情] 만약 역易을 만들지 않았으면 물건의 정情을 알기 어려운데, 지금 팔괘八卦를 만들어서 만물萬物의 정情을 유類에 따라 형상하여 다 볼 수 있는 것이다.
[作結繩而爲罔罟 以佃以漁] 이 고망罟罔을 사용하여 혹 육지에서는 사냥하여 새와 짐승을 그물질하고, 혹 물과 못에서는 물고기와 자라를 그물질하는 것이다.
[蓋取諸離] ‘이離’는 여麗이니, 여麗는 붙음을 이른다. ‘망고罔罟를 사용할 적에 반드시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가 붙어 있는 곳을 살펴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괘離卦의 명칭을 취하여 망고罔罟를 만든 것임’을 말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제유諸儒는 괘卦를 형상하여 기물을 만든 것을 모두 괘卦의 효상爻象의 체體에서 취한 것으로 보았는데, 지금 한씨韓氏(한강백韓康伯)의 뜻은 곧바로 괘卦의 명칭을 취하여 이를 통해 기물을 만들었다고 여겼다.
살펴보건대, 〈계사전繫辭傳 상上〉에 “기물을 만드는 자는 상象을 숭상한다.”라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상象을 취하고 명칭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한씨韓氏는 도리어 명칭을 취하고 상象을 취하지 않았으니, 뜻에 좋지(옳지) 못하다. 그러나 이제 이미 한씨韓氏의 학學을 따랐으므로 우선 이에 따라 해석한다.
포희씨包犧氏(
복희씨伏羲氏)가 별세하자
신농씨神農氏가 나와서 나무를 깎아 보습[
耜]을 만들고 나무를 휘어 쟁기자루[
뇌耒]를 만들어서 쟁기자루와 괭이의 이로움으로 천하를 가르쳤으니 이는
익괘益卦에서 취하였고,
伏羲氏 神農氏 耒耜 耨
注
기물을 만들어 풍성하게 해서 만물을 유익하게 한 것이다.
한낮에 시장을 만들어 천하의 백성들을 불러오고 천하의 재화를 모아서 교역하고 물러가서 각각 제자리를 얻게 하였으니 이는 서합괘噬嗑卦에서 취하였다.
注
‘서합噬嗑’은 합함이니, 시장 사람이 모이는 바와 다른 지방에서 〈물건을〉 모으는 바에 법을 만들어 물건을 모으는 것이 서합噬嗑의 의의이다.
疏
정의왈正義曰:경經의 [포희씨包犧氏]에서 [取諸噬嗑]까지 이 한 절은 신농씨神農氏가 괘卦를 취하여 기물을 만든 뜻을 밝혔다.
첫 번째는 쟁기자루와 보습을 만들 적에 익괘益卦에서 취하여 백성들을 유익하게 한 것이요, 두 번째는 한낮에 시장을 만들어 천하의 재화를 모으고 법을 만들어 물건을 모을 적에 서합괘噬嗑卦에서 취하였으니, 물건을 깨물어야 비로소 통할 수 있음을 형상한 것이다.
포희包犧는, 살펴보건대 ≪제왕세기帝王世紀≫에 “태호제大皥帝(태호제太昊帝) 포희씨包犧氏는 풍성風姓이다. 어머니는 화서華胥이니, 수인씨燧人氏의 때에 대인大人의 발자국이 뇌택雷澤에서 나오자, 화서華胥가 이 발자국을 밟고 포희包犧를 낳았다.
성기成紀에서 자라니, 뱀의 몸에 사람의 머리요, 성聖스러운 덕이 있었다. 희생犧牲을 잡아다가 푸줏간을 채웠으므로 이름하기를 ‘포희씨包犧氏’라 하였는데,
후세에 음音이 잘못되었으므로 ‘복희伏犧’라 이르기도 하고 ‘복희虙犧’라 이르기도 하였으며 또 다른 호號는 황웅씨皇雄氏이니, 110년간 재위하였다. 포희씨包犧氏가 별세함에 여와씨女媧氏가 대신 즉위하여 여황女皇이 되니, 또한 풍성風姓이었다.
여와씨女媧氏가 별세하자 다음에 대정씨大庭氏, 백황씨柏黃氏, 중앙씨中央氏, 율륙씨栗陸氏, 여련씨驪連氏, 혁서씨赫胥氏, 존로씨尊盧氏, 혼돈씨混沌氏, 호영씨皥英氏, 유소씨有巢氏, 주양씨朱襄氏, 갈천씨葛天氏, 음강씨陰康氏, 무회씨无懷氏가 있어서 모두 15세世 동안 다 포희씨包犧氏의 칭호를 인습했다.”라고 하였다.
신농神農은, 살펴보건대 ≪제왕세기帝王世紀≫에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는 강성姜姓이다. 어머니는 임기任己이니, 유교씨有蟜氏의 따님으로 이름을 여등女登이라 하였다.
소전少典의 정비正妃가 되었는데, 화산華山의 남쪽에 놀 적에 신룡神龍이 머리로 여등女登을 상양尙羊에서 감동시켜 염제炎帝를 낳으니 사람의 몸에 소머리였다. 강수姜水에서 자라니, 성스러운 덕이 있어서 무회씨无懷氏의 뒤를 이었다.
본래
열산烈山에서 일어났다
黃帝 하여 혹은
열산씨烈山氏라고도 칭하니, 120년간 재위하고 별세하였다.
분수씨奔水氏의 따님을 받아들이니, 이름을 청담聽談이라 하였는데, 제임괴帝臨魁를 낳았고, 다음은 제승帝承, 다음은 제명帝明, 다음은 제직帝直, 다음은 제리帝釐, 다음은 제애帝哀, 다음은 제유망帝榆罔이어서 모두 8대를 지나 헌원씨軒轅氏(황제黃帝)에 이르렀다.”라고 하였다.
堯 신농씨神農氏가 별세하자,
황제黃帝와
요堯․
순씨舜氏가 일어나서 그 변함을
개통開通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게으르지 않게 하며,
注
물건의 변함을 개통하였기 때문에 그 기용器用을 즐거워하여 해이하고 게을러지지 않은 것이다.
정의왈正義曰:경經의 [神農氏沒]에서 [吉无不利]까지 이 한 절은 신농씨神農氏가 별세한 뒤에 마침내 황제黃帝․요堯․순舜에 이르러서 역易의 변하는 이치를 개통하여 이에 기물을 널리 만듦을 밝혔다.
이 절은 아래에 기물을 만들었다는 것과 함께 실마리를 이끄는 문세가 되어서 아래의 글을 일으킨 것이다.
[黃帝堯舜氏作] 살펴보건대 ≪제왕세기帝王世紀≫에 “황제黃帝 유웅씨有熊氏는 소전少典의 아들이니, 희성姬姓이다. 어머니는 부보附寶이니, 그 선대先代는 염제炎帝의 외가[모가母家]인 유교씨有蟜氏의 따님이었다.
부보附寶가 큰 번갯빛이 북두칠성의 추성樞星(북두성北斗星의 첫 번째 별)을 감돌아 교야郊野에 비추는 것을 보았는데, 〈이것이〉 부보附寶를 감동시켜 임신한 지 24개월 만에 황제黃帝를 수구壽丘에서 낳았다.
희수姬水에서 자라니, 용의 얼굴이요 성스러운 덕이 있었으며, 치우蚩尤와 탁록涿鹿에서 싸워 그를 사로잡았으니, 100년간 재위하고 별세하였다.
아들 청양靑陽이 대신하여 즉위하니, 이가 소호少皥(소호少昊)이다. 소호제少皥帝는 이름이 지摯이고 자가 청양靑陽이니, 희성姬姓이다.
어머니는 여절女節이니, 황제黃帝 때에 말[두斗]만 한 큰 별이 아래로 화저華渚에 비추자, 여절女節이 꿈에 교접하고 마음에 감동되어 소호少皥를 낳으니, 84년간 재위하고 별세하였다.
전욱顓頊 고양씨高陽氏는 황제黃帝의 손자이고 창의昌意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창복昌僕이니, 촉산씨蜀山氏의 따님으로 창의昌意의 정비正妃가 되어서 여추女樞라 칭하였다.
요광瑤光(북두성北斗星의 일곱 번째 별)의 별이 무지개처럼 달을 꿰뚫어 깊고 어두운 집의 궁宮에서 여추女樞를 감동시켜 전욱顓頊을 약수弱水에서 낳으니, 78년간 재위하고 별세하였다.
소호少皥의 손자이고 교극蟜極의 아들이 대신 즉위하니, 이가 제곡帝嚳이니, 제곡帝嚳 고신씨高辛氏는 희성姬姓이다. 그 어머니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태어나면서부터 신통하고 기이하여 스스로 자기 이름을 말하니, 70년간 재위하고 별세하였다.
아들 제지帝摯가 즉위하여 재위한 것이 9년이었다. 제지가 즉위하였으나 불초하였고 별세하자, 아우 방훈放勛이 대신하여 즉위하니, 이가 제요帝堯이다.
제요帝堯 도당씨陶唐氏는 이기伊祈가 성姓이다. 어머니는 경도慶都이니, 태어나면서부터 신통하고 기이하여 항상 황색 구름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제곡帝嚳의 비妃가 되어 나가서 하수河水를 구경하다가 붉은 용을 만났는데 날씨가 흐려져 음산한 바람이 불어옴에 경도慶都가 감동되어 임신한 지 14개월 만에 제요帝堯를 단릉丹陵에서 낳으니, 즉위한 지 98년 만에 별세하였다.
제순帝舜이 대신하여 즉위하니, 제순帝舜은 요성姚姓이고 그 선대先代는 전욱顓頊에게서 나왔다.
전욱顓頊이 궁선窮蟬을 낳고, 궁선窮蟬이 경강敬康을 낳고, 경강敬康이 구망句芒을 낳고, 구망句芒이 교우蟜牛를 낳고, 교우蟜牛가 고수瞽瞍를 낳으니, 고수瞽瞍의 아내 악등握登이 큰 무지개를 보고 마음에 감동되어 제순帝舜을 요허姚墟에서 낳았으므로 성姓을 요씨姚氏라 했다.”라고 하였다.
이는 삼황三皇의 뒤로 요堯․순舜의 전에 이르기까지의 군주가 된 분을 차례로 서술한 것이다. 여기에서 황제黃帝를 말하고 나서 곧바로 요堯․순舜을 말한 것은 오제五帝의 종終과 시始를 대략 들면 소호少皥․전욱顓頊․제곡帝嚳은 그 사이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通其變 使民不倦] 일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게을러져서 변하는데,
지금 황제黃帝․요堯․순舜 등은 일이 오래되어 혹 궁하게 되었으므로 그 변함을 개통開通하여 때를 헤아려 기물을 만들어서 백성들로 하여금 이것을 만들어 사용해서 날로 새로워져 해이함과 게으름이 있지 않게 한 것이다.
신묘하게 변화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마땅하게 하였으니, 역易이 궁窮하면 변하고 변하면 개통開通하고 개통하면 오래간다.
注
변變함을 개통하게 하면 무궁하다. 그러므로 오래갈 수 있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神而化之 使民宜之] ‘변變함을 개통하는 이유는 신神의 이치가 미묘하여 변화하게 해서 백성들로 하여금 각각 그 마땅함을 얻게 하고자 해서임’을 말한 것이다.
예컨대 황제黃帝 이상의 때에는 새와 짐승의 가죽을 입었는데, 그 뒤에는 사람이 많고 짐승이 적어져서 일이 혹 궁핍하게 되었으므로 생사와 삼을 가지고 베와 명주를 만들어 의상을 지어 입었으니, 이것이 ‘신묘하게 변화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마땅하게 함’이다.
[易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이는 위 글에 ‘변함을 개통함’의 일을 반복해 말한 것이다.
변함을 개통하는 이유는 ‘역易의 도道가 만약 궁하면 모름지기 때에 따라 고치고 바꾸어야 함’을 말한 것이니, 모름지기 변해야 하는 이유는 변하면 개통開通하여 장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통하면 오래간다.”라고 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이하가 도와주어서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만약 변變을 개통하면 이롭지 않은 바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역易의 글을 인용하여 변통變通하는 좋음을 증명하여 맺은 것이다.
〈계사전繫辭傳 상上〉에서 이 글을 인용한 것은 인사人事의 성신誠信과 순함을 증명한 것이요, 이는 바로 역易의 도道의 변통變通을 밝힌 것이니, 모두 하늘의 도움을 얻기 때문에 각각 이 글을 인용한 것이다.
황제黃帝와 요堯․순舜이 의상衣裳을 드리움에 천하가 다스려졌으니 이는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 취하였고,
注
의상을 드리워 귀천貴賤을 분변함은 건乾이 높고 곤坤이 낮은 의의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로부터 이하는 모두 아홉 가지 일이 있으니, 다 황제黃帝와 요堯․순舜이 역易의 괘卦를 취하여 상象을 만든 것인바, 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첫 번째이다.
‘요堯․순舜’을 연이어 말한 이유는 이 아홉 가지 일을 황제黃帝가 그 처음을 만들고 요堯․순舜이 그 끝을 이루어 일이 서로 이어져서 아홉 가지 일의 공功을 함께 소유하였기 때문에 연이어 “황제黃帝와 요堯․순舜”이라고 말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황보밀皇甫謐의 ≪제왕세기帝王世紀≫에 이 아홉 가지 일을 기재하고서 모두 황제黃帝의 공功이라 하였으니, 만약 여기에서 논한 바와 같다면 요堯․순舜은 한 일이 없는데 역易의 〈계사전繫辭傳〉에 어찌하여 굳이 연달아 요堯․순舜을 말하였겠는가. 그렇다면 황보밀皇甫謐의 말은 따를 수가 없는 것이다.
[수의상垂衣裳] 이전에는 가죽옷을 입어서 그 제도가 짧고 작았는데, 지금의 옷은 생사와 삼으로 베와 명주를 만들어 의상을 지어서 그 제도가 길고 크기 때문에 “의상衣裳을 드리운다.”라고 말한 것이다.
[取諸乾坤] 의상衣裳은 귀천貴賤을 분변하니, 건乾과 곤坤은 위와 아래의 체體가 다르므로(건乾(하늘)은 위에 있고 곤坤은 아래에 있어 체體가 다르므로)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 취하였다.”라고 한 것이다.
나무를 파내어 배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노를 만들어서 배와 노의 이로움으로 통하지 못하는 곳을 건너 먼 곳에 가서 천하를 이롭게 하였으니 이는 환괘渙卦에서 취하였고,
注
‘환渙’은 이치를 타고서 흩어져 통하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두 번째이다. 배는 반드시 큰 나무를 사용하여 그 속을 파내야 하므로 “나무를 파낸다.”라고 말한 것이다.
[剡木爲楫] 노는 반드시 가늘고 길어야 하고 이치상 마땅히 깎아야 하므로 “나무를 깎는다.”라고 말한 것이다.
[取諸渙] ‘환渙’은 흩음이니, 환괘渙卦의 뜻은 ‘이치를 타고서 흩어 움직임’을 취한 것이다. 배와 노로써 물에 띄워 짐을 싣고 움직이므로 환괘渙卦에서 취한 것이다.
소를 부리고 말을 타서 무거운 것을 끌어오고 먼 곳에 가서 천하를 이롭게 하였으니 이는 수괘隨卦에서 취하였고,
注
‘수隨’는 마땅함을 따르는 것이다. 소를 부리고 말을 타서 물건의 가는 바를 따라 각각 그 마땅함을 얻게 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세 번째이다. ‘수隨’는 때의 마땅한 바를 따름을 이르니, 지금 소를 부려 사용하고 말을 타고 멍에해서 소를 부려 무거운 짐을 끌어오고 말을 타고 먼 곳에 간다.
이 때문에 사람의 사용하는 바가 각각 그 마땅함을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수괘隨卦에서 취한 것이다.
문을 이중으로 하고 목탁을 쳐서 포악한 나그네를 대비하였으니 이는 예괘豫卦에서 취하였고,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네 번째이다.
杵臼
‘예豫’는 미리 방비함이 있음을 취한 것이니, 한씨韓氏(한강백韓康伯)가 이 아홉 가지 일을 모두 괘卦의 명칭을 가지고 뜻을 삼은 것은,
특별히 이 예괘豫卦의 글이 미리 대비하는 뜻을 취하여 그 일이 서로 부합하기 때문에 그 나머지 여덟 가지 일도 모두 괘卦의 명칭을 가지고 뜻을 해석한 것이니, 짐작컨대 이 때문인 듯하다.
나무를 잘라 절굿공이를 만들고 땅을 파서 절구를 만들어서 절구와 절굿공이의 이로움으로 만민萬民이 구제되었으니 이는 소과괘小過卦에서 취하였고,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다섯 번째이다. 절굿공이는 모름지기 짧은 나무여야 하므로 나무를 잘라 절굿공이를 만들고, 절구는 모름지기 땅을 파야 하므로 땅을 파서 절구를 만든 것이다.
소과괘小過卦에서 취한 이유는 작은 일의 쓰임이 넘쳐서[과過] 물건을 구제하니, 절굿공이와 절구도 작은 일이나 넘치게 사용하여 백성을 이롭게 하였으므로 소과괘小過卦에서 취한 것이다.
나무에 줄을 매어 활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화살을 만들어서 활과 화살의 이로움으로 천하를 두렵게 하였으니 이는 규괘睽卦에서 취하였고,
注
‘규睽’는 어긋남이다. 물건(사람)이 어긋나면 분쟁이 일어나니, 활과 화살의 쓰임은 어긋남과 분쟁을 두렵게 하기 위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여섯 번째이다.
살펴보건대 ≪이아爾雅≫에 “호弧는 나무로 만든 활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나무에 줄을 매어 활을 만든다.”라고 한 것이다.
[取諸睽] ‘규睽’는 괴리乖離됨을 이르니, 활과 화살은 이 괴리乖離된 사람을 복종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규괘睽卦에서 취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활과 화살, 절굿공이와 절구, 소를 부림과 말을 탐, 배와 노는 모두 ‘지리之利’라고 말했으니, 이는 모두 기물이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것이므로 ‘이利’라고 칭한 것이요,
문을 이중으로 함과 목탁을 침은 배와 노, 절굿공이와 절구와 같지 않으므로 ‘이利’를 말하지 않고 “포악한 나그네를 막았다.”고 바꾸어 칭하였으니, 〈포악한 적을 막기〉 때문에 이利로운 것이다.
‘의상을 드리움’에 ‘이利’를 말하지 않은 것은 이 또한 편리함을 따라 칭호를 세운 것이므로 “천하天下가 다스려진다.”라고 하였으니, 다스려짐 또한 이利로움이다. 이는 모두 뜻에 편리하게 하여 말한 것이니, 하나의 준례로 취해서는 안 된다.
상고上古 시대에는 동굴에 살고 들에 거처하였는데, 후세의 성인聖人이 궁실宮室로 바꾸어서 위는 들보가 있고 아래는 처마가 있어서 비와 바람을 대비하였으니 이는 대장괘大壯卦에서 취하였고,
注
궁실宮室이 동굴에서 사는 것보다 장대壯大하므로 궁실宮室을 만듦은 대장괘大壯卦에서 취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일곱 번째이다.
이 앞에서는 ‘상고上古’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이하의 세 가지 일에서는 혹은 ‘상고上古’라고 말하고 혹은 ‘고古’라고 말하여 위와 같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앞에서는 이 기물을 만들기 전에는 다시 다른 물건을 사용함이 없어서 뒤에 만든 물건을 가지고 앞에 있던 물건을 대체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상고上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이하 세 가지 일은 모두 이 물건을 만들기 전에 이미 다시 별도로 사용하던 것이 있었는데, 이제 뒤에 사용하는 것을 가지고 예전에 사용하던 것을 대체하였으니, 전에 사용하던 것이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으므로 이에 근본하여 ‘상고上古’라 하고 ‘고古’라 말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의상衣裳이 있기 전에는 새와 짐승의 가죽을 입었으니 이 또한 예전에 사용하던 것이 있었으나 ‘상고上古’라고 말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비록 옛날에 가죽옷을 입었다고는 하나 반드시 가죽옷만을 입지는 않았을 것이요, 혹은 풀옷을 입고 나무옷을 입어서 일에 일정한 체體가 없었으므로 상고上古에 가죽옷을 입었다고 칭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동굴에서 살고 들에 거처함’과 ‘노끈을 맺어 다스림’으로 말하면 오직 전일한(한 가지) 일이므로 ‘상고上古’라고 칭할 수가 있으니, 뒤의 물건을 가지고 〈상고上古의 일을〉 대체하였기 때문이다.
[取諸大壯] 궁실을 만들어서 동굴에서 살고 들에서 처한 것보다 장대壯大하게 하였으므로 대장괘大壯卦의 명칭을 취한 것이다.
옛날에 장례葬禮하는 자는 〈시신에〉 섶을 두껍게 입혀서 들 가운데 장례하여 봉분하지 않고 나무를 심지 않았으며 상기喪期가 일정한 수數가 없었는데 후세의 성인聖人이 관곽棺槨으로써 바꾸었으니 이는 대과괘大過卦에서 취하였고,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 중에 여덟 번째이다.
‘상고上古’라 말하지 않고 곧바로 ‘고지장자古之葬者’라고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약 지극히 멀면 ‘상고上古’라고 말하고, 그 다음으로 멀면 다만 ‘고古’라고 말하였으니,
시신에 섶을 두껍게 입혀서 들 가운데 장례함은 오히려 동굴 속에서 살고 노끈을 맺은 뒤에 있었다. 그러므로 다만 ‘고古’라고 말한 것이다.
[不封不樹] 흙을 쌓아 봉분을 만들지 않음은 바로 ‘봉분하지 않음’이요, 나무를 심어 장례한 곳을 표시하지 않음은 바로 ‘나무를 심지 않음’이다.
[喪期无數] 슬픔이 가시면 그쳐서 〈상복을 입는〉 달과 날짜를 제한하는 수數가 없는 것이다.
[後世聖人易之以棺槨] 예컨대 ≪예기禮記≫에는 “유우씨有虞氏는 질그릇 관棺을 썼다.”라고 하였으니, 반드시 나무를 사용하여 관을 만든 것은 아니요, ≪예기禮記≫에 또 “은殷나라 사람의 관곽棺槨을 썼다.”라고 하였으니, 이 이전에는 ‘곽槨’을 말한 것이 분명한 글이 없다.
[取諸大過] 죽은 사람을 장송葬送하고 먼 선조를 추모함에 매우 크게 하고 지나치게 후하게[甚大過厚] 하고자 하므로 대과괘大過卦에서 취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서경書經≫에 “요堯임금이 승하하시니, 백성들은 자기 부모의 상喪을 당한 것처럼 하고 3년 동안 사해四海에서는 팔음八音을 그치고 조용히 했다.”라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상기喪期에 일정한 수數가 없음은 요堯임금 이전에 그랬던 것이고, 관곽棺槨은 은殷나라 이후에 있었으니 하夏나라 이전엔 관곽棺槨이 구비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그 글을 어긋나게 써서 앞뒤가 똑같지 않은 것이니, 이는 다만 이 글이 대략을 들어서 앞뒤로 서로 대체한 뜻을 밝힌 것일 뿐이고, 반드시 같은 때에 있었다고 확고하게 말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아홉 가지 일에 있어 위로 황제黃帝로부터 하고 아래로 요堯․순舜을 칭하여 연결되어 끊어지지 않게 해서 번갈아 서로 증수增脩되게 한 것이다.
상고上古 시대에는 노끈을 맺어 다스렸는데 후세後世의 성인聖人이 서계書契(문자文字)로 바꾸어서 백관百官이 다스려지고 만민萬民이 살펴졌으니, 이는 쾌괘夬卦에서 취하였다.
注
‘쾌夬’는 결단함이니, 서계書契는 만 가지 일을 결단하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아홉 가지 일의 끝(아홉 번째)을 밝힌 것이다.
‘쾌夬’는 결단함이니, 서계書契를 만들어 세움은 만 가지 일을 결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쾌괘夬卦에서 취한 것이다.
[결승結繩] 정강성鄭康成(정현鄭玄)의 주注에 이르기를 “일이 크면 노끈을 크게 묶고, 일이 작으면 노끈을 작게 묶었다.”라고 하였으니, 의리에 혹 옳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