漆室女者
는 魯漆室邑之女也
注+① 後漢郡國志, 東海郡蘭陵有次室亭, 注云 “地道記曰‘故魯次室邑’. 列女傳有‘漆室之女’, 或作次室.”니 過時未適人
이러라 當穆公時
하여 君老
하고 太子幼
한대 女倚柱而嘯
注+② 嘯, 吹口作聲也.하니 旁人聞之
하고 莫不爲之慘者
注+③ 後漢書注引作“心莫不慘慘者”. 案慘與懆同. 懆懆, 愁不安也. 詩曰 “念子懆懆.”라
其鄰人婦從之遊라가 謂曰 何嘯之悲也오 子欲嫁邪아 吾爲子求偶호리라
漆室女曰 嗟乎라 始吾以子爲有知러니 今無識也로다 吾豈爲不嫁不樂而悲哉리오 吾憂魯君老하고 太子幼하노라
隣婦笑曰 此乃魯大夫之憂
니 婦人何與焉
이리오 漆室女曰 不然
하다 非子所知也
라 昔晉客舍吾家
에 繫馬園中
이어늘 馬佚
注+① 佚與逸同, 言走失也.馳走
하여 踐吾葵
하여 使我終歲不食葵
하고
鄰人女奔隨人亡
에 其家倩吾兄行追之
注+② 倩, 借也.어늘 逢霖水出
하여 溺流而死
하여 吾終身無兄
注+③ 今當作令.이라
吾聞河潤九里
나 漸洳三百步
라하니 今魯君老悖
하고 太子少愚
하여 愚僞日起
注+④ 【校注】 太平御覽皇親部引 “今魯君老, 老必將悖, 太子少, 少必愚, 愚悖之間, 姦僞互起”, 文義較完足.라
夫魯國有患者인댄 君臣父子皆被其辱하여 禍及衆庶하리니 婦人獨安所避乎리오 吾甚憂之어늘 子乃曰婦人無與者는 何哉오
鄰婦謝曰 子之所慮
는 非妾所及
이라 三年
에 魯果亂
하여 齊楚攻之
하니 魯連有寇
하여 男子戰鬪
하고 婦人轉輸
注+⑤ 轉, 運也, 輸, 猶納也. 言婦人輓運糧芻.라 不得休息
이러라
君子曰 遠矣라 漆室女之思也여 詩云 知我者는 謂我心憂어늘 不知我者는 謂我何求오라하니 此之謂也라
칠실녀漆室女는
노魯나라
고을의 여자이니,
注+① ≪후한서後漢書≫ 권31 〈군국지郡國志〉에 “동해군東海郡 난릉蘭陵에 차실정次室亭이 있다.” 하였는데, 유소劉昭의 주注에 이르기를 “〈지도기地道記〉에 ‘〈칠실읍漆室邑은〉 옛날 노나라의 차실읍次室邑이다.’라고 하였고, ≪열녀전≫에 ‘칠실漆室의 여자’가 있는데, 어떤 곳에는 ‘차실次室’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혼기婚期가 지나도록 시집을 가지 못하였다.
때를 당하여 임금은 늙고 태자는 어렸는데, 이 노처녀가 기둥에 기대어 휘파람을 불자
注+② ‘소嘯’는 입을 모아 불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이를 듣고는 이 때문에 시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注+③ ≪후한서後漢書≫ 주注의 이 구절을 인용한 곳에는 ‘마음이 시름겹지 않는 자가 없었다.’로 되어 있다. 살펴보건대, ‘참慘’은 ‘조懆’와 같으니, ‘조조懆懆’는 시름겨워 불안한 모양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라고 하였다.
그 이웃 부인이 그를 따라 노닐다가 말하기를 “어쩌면 그리도 휘파람소리가 슬픕니까? 그대가 시집을 가고 싶어서입니까? 내가 그대를 위해 짝을 구해주겠습니다.” 하니,
칠실의 노처녀가 말하기를 “아! 처음에 나는 그대가 식견이 있다고 여겼는데 이제 보니 식견이 없군요. 내 어찌 시집을 가지 못해 즐겁지 아니하여 슬퍼하는 것이겠습니까. 나는 노나라 임금은 늙었고 태자는 어린 것을 근심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이웃 부인이 웃으며 말하기를 “이는 노나라
대부大夫들이 근심할 일이니, 여자가 어찌 관여할 일이겠습니까.” 하니, 칠실의 노처녀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그대가 알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예전에
진晉나라에서 온 손님이 우리 집에 머물 적에 정원에다 말을 매어두었는데, 말이 달아나
注+① ‘일佚’은 ‘일逸’과 같으니, 달아났다는 말이다. 치달리며 우리 아욱을 짓밟아 저로 하여금 한 해가 다가도록 아욱을 못 먹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웃집 딸이 어떤 사내를 따라 도망갔을 때 그 집에서 우리 오라버니에게 부탁하여 좇아가도록 하였는데,
注+② ‘천倩’은 빌린다는 뜻이다. 장마를 만나 물이 불어나 급류에 빠져 죽어서 저로 하여금 종신토록 오라버니가 없게 하였습니다.
注+③ ‘금今’은 응당 ‘영令’이 되어야 한다.
제가 들으니
하수河水는 9리의 땅을 적셔주지만 진창이 300보라 하였습니다. 지금 노나라는 임금은 늙고 혼미하며 태자는 어리고 무지하여 어리석고 거짓된 일들이 날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注+④ 【교주校注】 ≪태평어람太平御覽≫ 〈황친부皇親部〉의 이 구절을 인용한 곳에는 “지금 노나라는 임금은 늙었으니 늙으면 필시 혼미하게 될 것이고 태자는 어리니 어리면 필시 우매할 것이다. 우매하고 혼미한 사이에 간사하고 거짓된 일들이 번갈아 일어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문의文義가 비교적 완전하다.
노나라에 우환이 생길 경우 군신君臣과 부자父子가 모두 그 치욕을 당해 화가 뭇 백성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여자들만 유독 어찌 피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저는 이를 매우 걱정하고 있는데, 그대는 도리어 여자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하였다.
그러자 이웃 부인이 사과하며 말하기를 “그대가 우려하는 것은 저로서는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군요.” 하였다. 3년 만에 노나라에 과연
난亂이 일어나
제齊나라와
초楚나라가 노나라를 치니, 노나라는 연이어 침략을 당하여 남자들은 전장에서 싸우고 여자들은 군량을 나르느라
注+⑤ ‘전轉’은 나른다는 뜻이고, ‘수輸’는 ‘납納’과 같으니, 부인이 군량과 마초를 수송한다는 말이다. 쉬지를 못하였다.
군자가 말하기를 “심원하도다,
칠실漆室 노처녀의 생각이여.”라고 하였다. ≪시경≫에 이르기를
라고 하였으니,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제나라가 그 성을 침벌하였다오
노칠실녀魯漆室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