孤逐女者는 齊卽墨之女요 齊相之妻也라 初에 逐女孤無父母하고 狀甚醜하여 三逐於鄕하고 五逐於里하여 過時無所容이러니
齊相婦死
하여늘 逐女造襄王之門
注+① 襄王, 閔王之子也.하여 而見謁者曰 妾三逐於鄕
하고 五逐於里
호대 孤無父母
라 擯棄於野
하여 無所容止
니이다 願當君王之盛顔
하여 盡其愚辭
하노이다
左右復於王
하니 王輟食
注+① 復, 白也. 輟, 止也. 哺, 咀也. 北堂書鈔及初學記引無吐哺二字. 初學記起下有謹敬二字. 疑幷引注文耳.하다 左右曰 三逐於鄕者
는 不忠也
요 五逐於里者
는 少禮也
일새니 을注+② 遽, 疾速也. 初學記引作“何足爲貴”四字.잇가
王曰 子不識也라 夫牛鳴而馬不應은 非不聞牛聲也요 異類故也니 此人必有與人異者矣리라하고 遂見하여 與之語三日하다
始一日
에 曰 大王知國之柱乎
잇가 王曰 不知也
라 逐女曰 柱
는 相國
이 是也
니이다 夫柱不正則棟不安
하고 棟不安則榱橑墮
하고 屋幾覆矣
注+① 柱, 楹也. 棟, 極也. 榱ㆍ橑, 皆椽也. 言棟雖居屋中至高之地, 而必恃柱以爲安. 若柱不正, 則大廈傾而椽皆墮, 屋亦近於傾覆矣. 屋上則字, 衍也.리이다
王則棟矣요 庶民榱橑也요 國家屋也니이다 夫屋堅與不堅은 在乎柱하고 國家安與不安은 在乎相하니이다 今大王旣有明知하시니 而國相不可不審也니이다 王曰 諾다
其二日
에 王曰 吾國相奚若
고 對曰 王之國相
은 比目之魚也
注+① 比目之魚, 不比不行. 一眼, 兩片相得乃行. 合之則美, 離之則傷者也.니 外比內比然後
에야 能成其事
하고 就其功
이니이다
王曰 何謂也
오 逐女對曰 明其左右
하고 賢其
注+② 夫字誤. 北堂書鈔引夫妻作妻子, 是.注+③ 【校注】 舊誤夫妻. 從北堂書鈔校改.가 是外比內比也
니이다
其三日에 王曰 吾相其可易乎아 逐女對曰 中才也니 求之未可得也하리이다 如有過之者면 何爲不可也리오마는 今則未有하니이다
妾聞明王之用人也
엔 推一而用之
注+① 言推擇一人可者而專用之, 不在多易人.라 故
로 楚用虞邱子
하여 而得孫叔敖
하고 燕用郭隗
하여 而得樂毅
注+② 燕昭王師事郭隗, 而樂毅聞風而至也.하니 大王誠能厲之
하시면 則此可用矣
리이다
王曰 吾用之柰何
오 逐女對曰 昔者
에 齊桓公尊九九之人
에 而有道之士歸之
하고 越王敬螳蜋之怒
에 而勇士死之
注+③ 齊桓公設庭燎以待士, 東野鄙人有以九九見者, 公因禮之, 四方之土, 相導而至. 越王句踐出見螳蜋 怒而舉足, 將搏其輪, 於是越王迴車避之, 而勇士歸焉. 韓詩外傳越王作齊莊公.하고 葉公好龍
에 而龍爲暴下
하니 物之所徵
은 固不須頃
注+④ 葉公子高好畫龍, 一旦天龍聞而下之. 暴, 倉猝也. 徵, 召也. 須, 待也. 頃, 俄頃也. 言物理相感召, 不待俄頃, 其應甚速也.이니이다
王曰 善
하다하고 遂尊相
하여 敬而事之
하고 以逐女妻之
하니 齊
하고 國以
治
注+① 【校注】 居三日四方之士多歸於十字ㆍ而字, 從北堂書鈔校增.러라
고축녀孤逐女는
제齊나라
땅의 여인이자
제齊나라 정승의 아내이다. 처음에
축녀逐女는 부모가 없는 고아로 얼굴이 몹시 추하여 세 번이나
향鄕에서 쫓겨나고 다섯 번이나
이里에서 쫓겨나 혼인할 시기가 지나도록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어느 날
제齊나라 정승의
부인婦人이 죽자,
축녀逐女가
의 궁궐 문에 나아가
注+① ‘양왕襄王’은 민왕閔王의 아들이다. 알자謁者를 보고 말하기를 “저는 세 번이나
향鄕에서 쫓겨나고 다섯 번이나
이里에서 쫓겨났는데, 부모가 없는 고아라서 들판에 버려져 머물 곳이 없는 몸입니다. 원컨대 군왕의 성대한 얼굴을 뵙고 어리석은 말씀을 다 올리고 싶습니다.” 하였다.
좌우左右 근신近臣이 왕에게 아뢰자, 왕이 식사를 중지하고 씹던 음식을 뱉어내고 일어났다.
注+① ‘복復’은 아뢴다는 뜻이다. ‘철輟’은 중지함이고, ‘포哺’는 씹는다는 뜻이다. ≪초학기初學記≫에는 ‘기起’ 아래에 ‘근경謹敬’ 2자가 있는데, 아마 주석의 글을 함께 인용한 것일 뿐인 듯하다. 좌우가 말하기를 “세 번이나
향鄕에서 쫓겨난 것은 충성스럽지 못해서이고, 다섯 번이나
이里에서 쫓겨난 것은
예禮를 경시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충성스럽지 못하고 예를 경시하는 사람을 왕께서는 어찌하여 서둘러 만나려 하십니까?”
注+② ‘거遽’는 빠르다는 뜻이다. ≪초학기≫의 이 구절을 인용한 곳에는 ‘하족위귀何足爲貴’ 4자로 되어 있다. 하니,
왕이 말하기를 “그대는 알지 못한다. 무릇 소가 울어도 말이 응하지 않는 것은 소가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해서가 아니라, 다른 종류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필시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 하고는, 마침내 만나보고 사흘 동안이나 함께 말을 나누었다.
첫째 날에
축녀逐女가 말하기를 “대왕께서는 나라의 기둥을 아십니까?” 하니, 왕이 말하기를 “모른다.” 하였다. 축녀가 말하기를 “기둥은 바로 정승입니다. 기둥이 바르지 못하면 들보가 안정되지 못하고, 들보가 안정되지 못하면 서까래가 떨어지고 집이 금세 무너질 것입니다.
注+① ‘주柱’는 기둥이고, ‘동棟’은 대들보이다. ‘최榱’와 ‘료橑’는 모두 서까래이다. 들보가 비록 집 가운데 지극히 높은 곳에 처해 있지만 반드시 기둥을 의지하여 편안한 법이니, 만약 기둥이 바르지 못하면 큰 집이 기울어져서 서까래가 모두 떨어지고 집 또한 거의 기울어 무너질 것이다. ‘옥屋’ 위의 ‘칙則’자는 연자衍字이다.
임금은 들보이고 백성은 서까래이며 국가는 집입니다. 집이 튼튼한지 튼튼하지 않은지는 기둥에 달렸고, 국가가 안녕한지 안녕하지 않은지는 정승에게 달렸습니다. 지금 대왕께서 이미 밝은 지혜를 갖고 계시니, 정승을 자세히 살피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하니, 왕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였다.
그 둘째 날에 왕이 말하기를 “우리 정승은 어떠한가?” 하니, 대답하여 말하기를 “왕의 정승은
비목어比目魚와 같으니,
注+① 합쳐 놓으면 좋고 떼어 놓으면 해로운 것이다. 밖으로 짝하고 안으로 짝한 뒤에야 그 일을 이루고 그 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무슨 말인가?” 하니, 축녀가 대답하기를 “그
좌우左右를 명철하게 하고 그
처자妻子를 어질게 하는 것이
注+② ‘부夫’자가 오자誤字이다. ≪북당서초北堂書鈔≫의 이 구절을 인용한 곳에는 ‘부처夫妻’가 ‘처자妻子’로 되어 있으니, 옳다.注+③ 【교주校注】 구본舊本에는 ‘부처夫妻’로 잘못되어 있다. ≪북당서초≫에 따라 교감校勘 개정改正하였다. 바로 밖으로 짝하고 안으로 짝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그 셋째 날에 왕이 말하기를 “우리 정승은 바꿔야 하는가?” 하니, 축녀逐女가 대답하기를 “중간 정도의 재능을 지닌 사람이니, 구한다 해도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있다면 어찌 불가하겠습니까마는, 지금은 없습니다.
제가 듣건대, 현명한 군주는 사람을 쓸 때 한 사람을 미루어 쓴다고 하였습니다.
注+① 쓸 만한 사람 한 명을 선발하여 전일하게 쓰고, 사람을 바꾸기를 많이 하는데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注+② 연燕 소왕昭王이 곽외郭隗를 스승으로 섬기자 악의樂毅가 풍도를 듣고 왔다. 대왕께서 진실로 그를 격려하신다면 이 사람도 쓸 만할 것입니다.”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내가 어떻게 써야 하는가?” 하니, 축녀가 대답하기를 “옛날에
注+③ 제齊 환공桓公이 대궐 뜰에 횃불을 설치하고 선비를 기다렸는데, 동쪽 들판의 어떤 시골 사람이 구구단을 외우는 재주를 가지고 알현하였다. 환공이 인하여 이 사람을 예우하자 사방의 선비들이 서로 이끌고 찾아왔다.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사냥을〉 나갔다가 사마귀를 만났는데 사나운 기세로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치려고 하였다. 이에 월왕이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하자 용사勇士들이 그에게로 귀의하였다. ≪한시외전韓詩外傳≫ 권8에는 ‘월왕越王’이 ‘제장공齊莊公’으로 되어 있다. 만물의 응험은 진실로 잠시도 기다리지 않는 법입니다.”
注+④ 섭공葉公 자고子高가 용龍을 새기기를 좋아하자, 하루아침에 천상天上의 용龍이 이를 듣고 내려왔다. ‘폭暴’는 창졸간이다. ‘징徵’은 부른다는 뜻이다. ‘수須’는 기다림이고, ‘경頃’은 잠시이다. 물리物理가 서로 감응하는 것은 잠시도 기다리지 않고 그 응함이 매우 빠르다는 말이다. 하였다.
제고축녀齊孤逐女
왕이 말하기를 “훌륭하다.” 하고는, 마침내 정승을 높여 공경히 섬기고,
축녀逐女를 그의 아내로 삼아주니, 사흘이 지나자
사방四方의 선비들이 제나라로 많이 귀의하였으며, 나라가 이 때문에 크게 다스려졌다.
注+① 【교주校注】 ‘거삼일사방지사다귀어居三日四方之士多歸於’ 10자와 ‘이而’자를
≪시경≫에 이르기를
라고 하였으니,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제나라의 고아로 쫓겨난 여인이
注+① ‘축고逐孤’는 응당 ‘고축孤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