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하였다. 고문古文에 ‘독黷’으로 되어 있다. 군자에게는 두 가지 치욕恥辱이 있나니, 나라에 도道가 없는데도 존귀한 자리에 있는 것이 치욕이요, 나라에 도道가 있는데도 비천하게 사는 것이 치욕입니다. 지금 난세亂世를 만나 세 번 쫓겨나고도 노나라를 떠나지 않으니, 또한 치욕에 가깝습니다.”라고 하니,
유하혜가 말하기를 “수많은 백성이注+③ 유유油油는 유유悠悠와 같다. 또 도도滔滔와 자형과 독음이 서로 비슷하다. ≪논어論語≫에 이르기를 “도도滔滔한 것이 천하天下가 모두 이러하다.”라고 하였다. 이곳에 유유油油로 되어 있는 것은 혹 하문下文과 서로 관련이 되어 잘못된 듯하다. 장차 재난에 빠지려 하는데, 내가 그만둘 수 있겠소. 또
유하혜柳下惠가 죽고 나서 문인門人이 장차 뇌문誄文을 지으려고 하자,注+① 뇌誄는 나열함이니, 그 덕행德行을 나열하여 시호를 삼는 것이다. 아내가 말하기를 “남편의 덕행德行을 기리는 뇌문을 기술記述하려 하십니까?注+② 【교주校注】 뇌誄는 ≪태평어람太平御覽≫ 〈문부文部 12〉에 ‘술述’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첩妾이 아는 만큼 남편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뇌문을 짓기를 “선생은 공덕功德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선생의 덕기德器는 다함이 없었도다.注+③ 불벌不伐은 그 스스로 겸손함을 말하고, 불갈不竭은 그 덕기德器가 깊음을 말한다. 선생은 진실로 성실하였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도다. 자신을 낮추어 유순하게 하여 세속을 따라 억지로 청결하게 하지 않았도다.注+④ 찰察은 청결함이다. 자신을 낮추어 유순하게 하여 세속을 따라서 억지로 청결하게 하지 않음을 말한다. 그러므로 ‘저 사람이 어찌 나를 더럽히리오’라고 한 것이다. 치욕을 무릅쓰고 백성을 구하였으니, 덕德이 더욱 크도다. 비록 세 번 쫓겨남을 만났으나 끝내 덕행德行을 가릴 수 없었도다.注+⑤ 폐蔽는 가림이다. 덕德이 더욱 광대光大해져 비록 누차 쫓겨났으나 끝내 덕德을 가리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화락한 군자여! 영원히 행실을 가다듬었도다.注+⑥ 개제愷悌는 화락함이다. 여厲는 갈고 닦음이다.
아아! 슬프도다.注+⑦ 【교주校注】 ‘차호嗟乎’는 ≪문선文選≫ 〈삼량시三良詩동무음東武吟〉 주注의 이 구절을 인용한 곳에는 ‘우차吁嗟’로 되어 있다. 이에 세상을 버렸도다. 오래 살기를 바랐더니 지금 드디어 떠나셨도다. 오호라! 슬프도다. 넋이 흩어져 떠나가셨도다.注+⑧ ‘설泄’는 또한 혹 ‘설洩’로 되어 있기도 하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그런대로 나의 넋을 즐겁게 하는도다.”라고 하였는데, 혼魂은 신神이다.
문인門人들이 반드시 추도追悼하였을 터인데注+① ‘존存’은 있음이니, 살피고 위문함을 이룸을 말한다.
유하혜의 뇌문誄文을 지으려 할 적에
아내가 남편 위하여 글을 지었도다
그 행실을 나열하여 기술하니
아무도 고칠 수 없었도다
역주
역주1유하혜가……않고 :
유하혜가 士師가 되어 세 번 내침을 당하자, 혹자가 말하기를 “그대는 아직 떠날 만하지 않은가?” 하니, 대답하기를 “道를 곧게 하여 사람을 섬기면 어디를 간들 세 번 내침을 당하지 않겠으며, 道를 굽혀 사람을 섬긴다면 어찌 굳이 父母의 나라를 떠나겠는가?[柳下惠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라고 하였다.(≪論語≫ 〈微子〉)
역주2재삼……번독하다 :
≪周易≫ 蒙卦 〈彖傳〉에 “처음 묻거든 고해줌은 剛中하기 때문이요, 再三 물으면 번독함이니, 번독하면 고해주지 않음은 蒙을 번독하게 하기 때문이니, 어릴 때에 바름을 기름이 聖人이 되는 공부이다.[初筮告 以剛中也 再三瀆 瀆則不告 瀆蒙也 蒙以養正 聖功也]”라고 하였다.
역주3저……벼슬하였다 :
孟子가 말하기를 “柳下惠는 더러운 군주를 섬김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작은 벼슬을 낮게 여기지 않아, 나감에 어짊을 숨기지 않아 반드시 그 도리를 다하였으며, 벼슬길에서 누락되어도 원망하지 않으며 곤액을 당하여도 근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말하기를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 네 비록 내 곁에서 옷을 걷고 몸을 드러낸들 네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 하였다. 그러므로 태연히 그와 어울려 함께 있으면서도 스스로 올바름을 잃지 않아, 떠나려고 하다가도 잡아당겨 멈추게 하면 멈추었으니, 잡아당겨 멈추게 하면 멈춘 것은 이 또한 떠나감을 좋게 여기지 않은 것이다.[柳下惠不羞汚君 不卑小官 進不隱賢 必以其道 遺佚而不怨 阨窮而不憫 故曰 爾爲爾 我爲我 雖袒裼裸裎於我側 爾焉能浼我哉 故由由然與之偕而不自失焉 援而止之而止 援而止之而止者 是亦不屑去已]”라고 하였다.(≪孟子≫ 〈公孫丑 上〉)
역주4詩經에……神이다 :
이 구절은 현전하는 ≪詩經≫인 ≪毛詩≫에 나오지 않고 ≪文選≫ 注에 인용된 ≪韓詩≫에 나오는 말이다. ≪詩經≫ 〈鄭風 出其東門〉에는 “흰 옷에 쑥색 수건을 쓴 女人이여, 그런대로 나를 즐겁게 하도다.[縞衣綦巾 聊樂我員]”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員’은 어조사로 ‘云’과 같다. ≪韓詩≫에 말하기를 “흰 옷에 쑥색 수건을 쓴 여인이여, 그런대로 나의 넋을 즐겁게 하도다.[縞衣綦巾 聊樂我魂]”라고 하였는데, 薛君이 말하기를 “魂은 神이다.”라고 하였다.
역주5넋은……없다 :
延陵季子가 일찍이 齊나라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맏아들이 죽자, 齊나라의 嬴邑과 博邑의 중간 지점에 장사를 지내고 나서 세 번 부르짖어 哭하고 말하기를 “뼈와 살은 흙으로 돌아갔으니 운명이로다. 그러나 넋은 가지 못할 곳이 없다. 가지 못할 곳이 없다.[骨肉歸復于土 命也 若魂氣則無不之也 無不之也]”라고 하고 떠났다.(≪禮記≫ 〈檀弓 下〉)
역주6(誄)[述] :
저본에는 ‘誄’로 되어 있으나, ≪列女傳校注≫에 의거하여 ‘述’로 바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