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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萊博議(1)

동래박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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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羽父弑隱公
【左傳】隱十一年이라 羽父請殺桓公하야 將以求한대 公曰 爲其少故也 吾將授之矣리라
使營하니 吾將老焉하리라
十一月 壬辰 羽父使賊弑公하고 立桓公하다
【主意】謂隱公之弑 可以勉天下爲義之心이라
隱公遜國於其弟 甚義擧也로되
貪戀數年하야 去位不亟이라가 遂蹈弑奪之禍하니 非爲義而得禍 乃爲義不盡而得禍也
後之爲義者 鑑隱公之禍하야 敢不勉乎
嗚呼 敗天下爲義之心者 隱公之弑也注+此是反說起 未是正主意
利者 人之所趍注+人心本好趨利 義者 人之所憚注+人心本畏爲義이니 使爲義而無禍라도 人猶且不肯爲注+說義者人之所憚 況重之以禍乎注+說敗天下爲義之心
隱公輕千乘之國하야 而推之威公注+初魯惠公元妃無子 而繼室生隱公 其後惠公再娶生威公 隱威皆非正嫡 而隱長當立 欲立威公 而威尙少 故隱公攝居君位 以待威公之長 而遜國與之이로되 威公反不亮其心而弑之注+不亮隱公遜國之心하니라
有甚高之節이로되 而罹甚酷之禍注+遜國之節甚高 弑逆之禍甚酷하니 世將指隱公爲戒而諱言義矣注+此隱公之弑 所以敗天下爲義之心리라
是隱公之弑 非隱公之不幸이요 乃道義之不幸也
君子所恃以勝小人者 惟有福善禍淫之戒하야
僅可以動愚俗이어늘 旣有隱公之變하니 則平日所恃以勝小人之具 索然矣
此有志之士 所以憤天道之無知하야 撫遺編而浩歎也
吾之所聞則異於是焉注+此段 方是入正說하니
人皆以爲隱公之弑 敗天下爲義之心注+此前段反說意이라하나 吾獨以爲隱公之弑 可以勉天下爲義之心注+此正說 一篇主意이라하노니
是何耶注+設問
隱公之禍 非坐爲義也 乃坐爲義不盡耳注+坐如坐罪之坐 言隱公非是爲義而得禍 乃是爲義不盡而得禍
隱公遜國之節注+再敍起 心甚明注+本心甚是明白하고 迹甚顯注+事迹甚是題顯이라
當威公幼弱之時注+爲兒童時 隱公苟有他志注+設使隱公有害威公之志하야 微見風采注+但略示其意向 立可虀粉注+使可殺威公使爲이리라
威公在隱公之掌握十有注+性命在其手中 이라 又且長育而輔翼之注+又且扶助使之長育 上有天下有地注+隱公之心 可質天地하니 其心迹不可誣也注+應前心迹二字
所可恨者 特爲義不盡注+隱公取禍在此하야 貪數年之權而去位不亟耳注+解說爲義不盡
惟其去位不亟注+承上文說이라 故貪慕顧惜之形見於外注+內有此心 則外有此形 此是以無爲有 作文狹處하야 羽父因得入殺威公之謀焉注+羽父見其形 而窺其心 故敢進此邪說이라
使隱公勇退하야 高蹈之風 凜然在人注+轉正說勇退高蹈 則去位必亟 無貪慕顧惜之心矣이면 則不仁者不敢至其墻이요 不義者不敢至其廬 況敢以戕殺之謀 狗彘之行으로 浼我乎注+言不仁不義之人 望而畏之 何況敢以殺弟之謀來告我乎 兄弟相殘 禽獸不爲 故云狗彘之行
今羽父敢對隱公하야 明發戕賊之言而不忌注+欲爲兄以殺弟하니 是隱公貪慕顧惜之形 有以召之也注+與前文相應
隱公尙不自警注+聞此言 而不知하고 方且告羽父曰 爲其少故也注+言吾弟尙幼 未能爲告
吾將授之矣注+我方將以國授與之리라
使營菟裘注+今我使人營繕菟裘之邑하니 吾將老焉注+我方將遜國 而歸老於此邑이라하니 將之一字注+謂將授將老 是隱公貪慕顧惜之心 形於言者也注+引此以證 以言上文貪慕顧惜之說
當授卽授 何謂將授注+將授則是未便授也 當營卽營이니 何謂將營注+將老則是未便授也
投機之會注+乘機會以有爲 間不容髮注+其間不可毫髮相去이어늘 豈容有所謂將者耶注+深貶將之一字
此所以招羽父之侮注+謂殺隱公하고 起威公之疑注+言羽父之 하야 而迄至于殺其身也注+卒成弑逆之禍 皆起於貪慕顧惜之意니라
噫隱公遜國之義 心如此之明하고 迹如此之顯注+應前이로되 秋毫不盡大禍注+應隱公之弑坐爲義不盡어든
況心迹未如隱公之見者注+何況後人爲義心未明而迹未顯者 其敢不自勉乎注+敢不勉於爲義以避禍乎 此處發盡勉天下爲義之意
以是知大恩與大怨爲隣하고 大名與大辱爲朋이라
隱公之于威公 恩可謂大矣로되 少有不盡 遂變而爲大怨하고 隱公之遜魯國 名可謂大矣로되 少有不盡 遂變而爲大辱하니 然則君子之爲義 夜以繼日注+發明勉字하야 不敢不用其極者注+發明爲義必盡 非特就義注+不特成就其當爲之義 亦所以避禍也注+亦恐陷隱公之覆徹니라
向無隱公之禍迫之注+設使無弑隱公之事 則爲義者 立一善하고 修一行注+姑示一二小節 以爲美官이면 沾沾自足注+便謂爲義以足하야 怠而不復前矣注+無復自勉之志리라
抑又嘗反覆觀之컨대 隱公之禍 實生於自恕焉이라
隱公之心 以謂吾遜國之志 左右知之하고 卿士亦知之하고 國人知之하고 諸侯亦知之하니 吾終不有魯國決矣
幸威公之少하니 尙可偸安居位하야 少假歲月이라
然後脫屣而去之라도 人未必見責也 彼威公無故而得一國이니 寧不能忍歲月之淹乎
然隱公雖自恕 而不知桓公之不我恕也니라 人之欲自恕者 其可不鑑隱公之覆轍乎
隱公之禍 旣可以激自怠之志하고 又可以破自恕之私
凡人之所以不能爲義者 自怠耳 自恕耳
一經此變 二病俱瘳하야 蕩蕩平平之義路 可以長驅而橫騖矣리라
故曰 勉天下爲義之心者 隱公之弑也注+繳結主意라하노라


우보羽父은공隱公을 시해하다
은공隱公 11년, 우보羽父환공桓公을 죽이라고 청하여 장차 태재太宰가 되기를 구하니, 은공이 말하기를 “그가 어리기 때문에 내가 대신 섭정攝政한 것인데, 지금은 그가 이미 장성하였으니 나는 그에게 군위君位를 넘겨주려 한다.
이미 사람을 시켜 토구菟裘에 집을 짓게 하였으니, 나는 장차 그곳에서 노년老年을 보낼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우보는 겁이 나서 도리어 환공에게 은공을 참소하여 죽이기를 청하였다.
11월 임진일壬辰日우보羽父(刺客)을 보내어 은공을 시해弑害하고 환공을 임금으로 세웠다.
은공隱公이 시해당한 일은 천하 사람들의 를 행하고자 하는 마음을 권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은공이 아우에게 나라를 사양하려 한 것은 매우 의로운 일이었다.
그러나 몇 해 동안 군위君位에 더 있기를 탐하여 서둘러 군위에서 떠나지 않았다가 마침내 시탈弑奪를 당하였으니, 이는 를 행하려다가 를 얻은 것이 아니고, 를 극진하게 행하지 못하여 를 얻은 것이다.
훗날에 의를 행하는 자들은 은공의 화를 거울 삼아 감히 힘쓰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아, 를 행하려는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좌절시킨 것은 은공隱公이 시해당한 일이다注+이는 반론을 일으킨 것이 〈본편의〉 바른 주의主意가 아니다..
이익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바이고注+인심人心은 본래 이익利益을 따르기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의는 사람들이 꺼리는 바이니注+인심人心은 본래 를 행하기를 꺼린다는 말이다., 가령 의를 행하여 화를 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오히려 행하려 하지 않는데注+는 사람이 행하기를 꺼린다는 것’에 대하여 말하였다., 하물며 화가 가중됨에랴注+를 행하려는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좌절시킨 것’에 대하여 말하였다..
은공은 천승千乘의 나라를 가볍게 여겨 환공桓公에게 물려주려 하였으나注+애초에 혜공惠公원비元妃에게 아들이 없었는데 계실繼室은공隱公을 낳았고 그 후에 혜공이 재취하여 환공桓公을 낳았다. 은공과 환공은 모두 적처소생이 아니고 은공이 나이가 조금 많으니 임금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당연하나, 은공은 부왕의 뜻을 받들어 환공을 세우고자 하였다. 그러나 환공이 아직 어렸으므로 은공이 군위君位에서 섭정攝政하다가 환공이 장성한 뒤에 나라를 양보하여 물려주고자 하였다., 환공은 도리어 그러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은공을 시해하였다注+환공桓公은〉 나라를 손위遜位하려는 은공隱公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였다..
은공은 매우 고상한 절조節操를 가졌으면서도 매우 혹독한 화를 당하였으니注+나라를 손위遜位하고자 한 절개는 매우 고상한 것이고, 시역弑逆당한 재화는 매우 혹독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장차 은공의 일을 지적해 경계로 삼으면서 의를 말하기를 꺼려 할 것이다注+이것이 은공隱公이 시역당한 일이 를 행하려는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좌절시킨 이유이다..
그렇다면 은공의 시해는 은공의 불행이 아니라 바로 도의道義의 불행이다.
군자가 믿고서 소인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단지 ‘을 행하면 을 받고 을 행하면 를 받는다.’는 경계가 있어서이다.
〈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겨우 어리석은 세속 사람들을 감화시킬 수 있었는데, 이미 은공이 도의를 행하다가 화를 당한 변고가 있었으니, 평소 믿고서 소인을 이길 수 있었던 도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뜻있는 선비들이 하늘의 무지함에 분개하여 고서古書를 어루만지며 크게 탄식하는 까닭이다.
내가 들은 바는 이와 다르다注+이 단락에서부터 비로소 정설正說로 들어간다..
사람들은 모두 은공隱公이 시해당한 일이 천하 사람들의 를 행하려는 마음을 좌절시켰다고들 말하지만注+이는 앞 단락과 상반된 뜻으로 말한 것이다., 나는 홀로 은공이 시해당한 일이 의를 행하려는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권면하였다고 생각한다注+정설正說이 한 편의 주의主意이다..
이는 어째서인가?注+질문을 가설한 것이다.
은공이 화를 당한 것은 의를 행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의를 행한 것이 극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注+좌죄坐罪와 같으니 은공隱公를 행하였기 때문에 화를 얻은 것이 아니라, 곧 의를 행한 것이 극진하지 못하여 화를 당하였다는 말이다..
은공이 나라를 물려주려 한 절조로 말하면注+다시 제기하는 말을 서술하였다. 마음이 매우 명확했고注+본심本心이 매우 명백하다는 말이다. 행적도 매우 분명하였다注+사적事迹이 매우 현저하다는 말이다..
환공桓公이 어릴 때에注+어린아이였을 때를 이른다. 은공이 다른 뜻이 있어서注+‘가령 은공隱公환공桓公을 해치려는 뜻이 있었다면’이라는 뜻이다. 조금이라도 그런 의향意向을 보였다면注+‘다만 조금이라도 그런 의향意向을 보였더라면’이라는 뜻이다. 〈환공은 은공의 신하에 의해〉 즉시 죽임을 당하였을 것이다注+은공隱公의 신하가〉 환공桓公을 죽여 가루가 되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환공이 은공의 손아귀에 있었던 12년 동안 작은 틈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注+생명이 그의 수중에 들어 있다는 말이다., 또 길러주고 도와준 것을注+또한 도와주고 잘 자라게 했다는 말이다. 위로 하늘이 알고 아래로 땅이 아니注+은공隱公의 마음을 천지天地에 질정해볼 수 있다., 은공의 마음과 행적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注+앞의 ‘’, ‘’ 두 자에 호응한다..
그러나 한스러운 것은, 은공이 의를 행한 것이 극진하지 못하여注+은공隱公이 화를 당한 이유가 이 점에 있다. 몇 해 동안의 권세를 탐하느라 서둘러 군위君位에서 떠나지 않은 것뿐이다注+를 행하기를 극진히 하지 못하였음을 해설하였다..
오직 서둘러 군위에서 떠나지 않았기注+상문上文에 이어 말하였다. 때문에 탐하고 애석해하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注+속에 이런 마음이 있다면 밖에 이런 모습이 있게 된다. 이것은 무형無形으로 유형有形을 나타내었으니 은미한 곳을 표현하였다., 우보羽父가 그 틈을 타서 환공을 죽이자는 계책을 올린 것이다注+우보羽父가 그 겉으로 드러난 것을 보고 그 마음을 엿보았기 때문에 감히 이런 간사한 말을 올린 것이다..
가령 은공隱公이 용감히 물러나서 세속을 떠나 은둔하겠다는 의향이 엄숙하게 사람들에게 보여졌다면注+전환하여, 용감히 물러나 고상히 살려 했다면 반드시 서둘러 군위君位를 떠나 탐하고 애석해하는 마음이 없었을 것이라고 정면으로 말하였다. 어질지 못한 자가 감히 그의 담 안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고, 의롭지 못한 자가 감히 그의 집 안에 이르지 못했을 것인데, 하물며 감히 죽이자는 모의와 개돼지 같은 행실로 은공을 더럽힐 수 있었겠는가?注+어질지 못하고 의롭지 못한 사람이 바라보고 두려워했을 것인데, 더구나 감히 동생을 죽이라는 모의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고할 수 있겠는가? 형제가 서로 해치는 것은 금수禽獸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개나 돼지의 행실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 우보羽父가 감히 은공을 대하여 기탄없이 드러내놓고 죽이자는 말을 하였으니注+형으로서 동생을 죽이기를 바란 것이다., 이는 은공의 탐하고 애석해하는 모습이 초래한 것이다注+앞의 글과 서로 호응한다..
그런데도 은공은 오히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서注+이 말을 듣고 경책警策할 줄 몰랐다는 말이다. 도리어 우보에게 “그가 어리기 때문이다注+내 동생이 아직 어리니 고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나는 장차 군위君位를 그에게 물려줄 것이다注+나는 장차 나라를 물려줄 것이라는 말이다..
토구菟裘에 집을 짓게 하였으니注+지금 내가 사람을 시켜 토구菟裘 고을에 집을 짓게 하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장차 그곳에서 노년을 보낼 것이다.”라고 하였으니注+나는 장차 나라를 손위遜位하고 돌아가 이 고을에서 노년을 보낼 것이라는 말이다., ‘장차’라는 한마디 말은注+장수將授’와 ‘장로將老’의 ‘’자를 이른다. 바로 은공의 탐하고 애석해하는 마음이 말에 드러난 것이다注+이 말을 끌어다가 증명하여 상문上文의 ‘탐모고석貪慕顧惜’에 대한 설명을 말하였다..
물려줄 것이라면 즉시 물려줄 것이지 무엇 때문에 ‘장차 물려주겠다.’고 하였으며注+장차 주겠다는 것은 곧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집을 짓고 그곳에서 살 것이라면 즉시 짓고 살 것이지 무엇 때문에 ‘장차 짓고 살겠다.’고 하였는가?注+장차 노년을 보내겠다는 것은 곧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적당한 기회는注+기회를 타서 큰일을 이룸을 이른다. 일초 일각도 늦출 수 없는데注+그 사이가 터럭만치도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어찌 이른바 ‘장차’라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注+’이라는 한 글자를 깊이 폄하하였다.
이것이 우보의 업신여김을 자초하고注+은공隱公을 시해했음을 이른다.환공桓公의 의심을 일으켜서注+우보羽父가 〈은공隱公환공桓公에게〉 참소한 것을 말한다., 끝내 자신이 살해되는 화에 이르게 된 이유이다注+끝내 시역弑逆의 화를 이루었으니, 이는 모두 ‘탐모고석貪慕顧惜’의 뜻에서 시작된 것이다..
아, 은공隱公이 나라를 물려주려 한 는 마음이 이처럼 명확하고 행적이 이처럼 분명하였으되注+앞에 호응한다., 털끝만큼을 극진히 하지 못하여 갑자기 큰 화를 당하였다注+은공隱公이 시해당한 것은 를 행한 것이 극진하지 못하였기 때문[隱公之弑坐爲義不盡]’이라는 말에 호응한다..
하물며 마음과 자취가 은공처럼 드러나지 않은 사람은注+‘더구나 를 행하려는 마음이 밝지 못하고 자취가 드러나지 않은 후세 사람들은 어떻겠는가?’라는 뜻이다. 감히 스스로 힘쓰지 않아서야 되겠는가?注+감히 를 행하려는 마음을 힘써서 를 피하지 않겠는가? 이 부분은 의를 행하려는 천하 사람들을 권면하는 뜻을 다 발설하였다.
이로 인하여 큰 은혜와 큰 원수는 이웃이 되고, 큰 명예와 큰 치욕은 벗이 된다는 것을 알겠노라.
은공隱公환공桓公에게 있어 은혜가 크다 할 수 있으나 조금 극진히 하지 못하여, 마침내 은혜가 변하여 큰 원수가 되었고, 은공이 나라를 물려주려 한 것이 명예가 크다 할 수 있으나 조금 극진히 하지 못하여, 마침내 명예가 변하여 큰 치욕이 되었으니, 그렇다면 군자가 의를 행함에 있어 밤낮으로 쉬지 않고注+’자를 드러내 밝혔다. 감히 그 힘을 다하지 않음이 없는 것은注+반드시 를 행하기를 극진히 해야 함을 드러내 밝혔다., 이렇게 하는 것이 를 성취하는 것일 뿐만이 아니라注+당연히 행해야 할 를 성취할 뿐만이 아닌 것이다.를 피하기 위한 방법도 되기 때문이다注+또한 은공隱公의 잘못된 전철을 밟을까 두려워한 것이다..
그때 만약 은공에게 화가 닥친 일이 없었다면注+‘설령 은공隱公이 시해당한 일이 없었다면’이라는 뜻이다., 의를 행하는 자들이 한 가지 한 일을 수립하고 한 가지 덕행德行을 행하고는注+우선 한두 가지 작은 절개를 보여주고 좋은 벼슬을 하려고 할 것이다. 뽐내며 스스로 만족해하여注+를 행하고 만족해함을 말한다. 나태해져서 더 이상 전진하지 않았을 것이다注+더 이상 스스로 힘쓰려는 뜻이 없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반복해 살펴보건대 은공隱公의 화는 실로 자신을 용서한 데서 나온 것이다.
은공의 마음은 ‘내가 환공桓公에게 나라를 물려주려는 뜻을 좌우 신하가 알고 경사卿士도 알며, 국인國人이 알고 제후들도 아니, 내가 끝내 나라를 소유하지 못할 것은 결정된 일이다.
그러나 가엾게도 환공이 아직 어리니, 오히려 내가 잠시 동안 편안하게 군위君位에 있으면서 몇 해나 몇 달의 시간을 빌릴 수 있다.
그런 뒤에 헌신을 버리듯이 군위를 버리고 떠나더라도 사람들에게 반드시 책망을 받지 않을 것이고, 저 환공은 아무 까닭 없이 한 나라를 얻는 것이니 어찌 몇 해나 몇 달이 지체되는 것을 참지 못하겠는가?’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은공이 비록 자신을 용서하였으나 환공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줄은 모른 것이니, 자신을 용서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찌 은공의 잘못을 거울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은공의 화를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태만한 뜻을 격려할 수 있고 또 자신을 용서하는 사심私心을 없앨 수 있다.
대체로 사람들이 의를 행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태만해서이고 스스로 용서해서일 뿐이다.
〈사람들이〉 은공이 한 번 이런 변고를 겪은 것을 보고 나면 두 가지 병통을 모두 고쳐, 넓고 평탄한 도의道義의 길을 거침없이 내달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의를 행하려는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권면한 것은 은공이 시해당한 일이라고 한 것이다注+주의主意를 맺은 것이다..


역주
역주1 [역주] 太宰 : 官名이다. 羽父는 隱公이 끝까지 君位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桓公을 죽이기를 청한 것이다.
역주2 [역주] 菟(도)裘 : 魯나라의 邑으로 泰山 梁父縣 남쪽에 있다. 隱公은 더 이상 魯나라 조정에 거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外方의 邑에 따로 거처할 집을 建築한 것이다.
역주3 [역주] 羽父懼 反譖公于桓公 : 羽父는 隱公이 자기의 말을 따르지 않자 禍가 자기에게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도리어 은공을 桓公에게 참소하기를 “은공이 환공을 죽이려 한다.”라고 하였다.
역주4 [역주] (待)[差] : 저본에 ‘待’로 되어 있으나, 《춘추좌씨전》에 의거하여 ‘差’로 바로잡았다.
역주5 [역주] 隱公承父之志 : 宋나라 仲子의 손바닥에 태어날 때부터 “魯夫人이 된다.”는 글자꼴의 손금이 있었다. 그러므로 중자가 魯 惠公에게 시집와서 桓公을 낳았는데 얼마 뒤에 혜공이 죽었다. 평소 혜공은 중자의 손금이 상서롭다 하여 그녀의 소생으로 君位를 잇고자 했다.
역주6 [역주] 虀粉 : 잘게 부순다는 말이다. 여기에서는 죽임을 당하다의 뜻으로 풀었다.
역주7 [역주] (一)[二] : 저본에는 ‘一’로 되어 있으나,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二’로 바로잡았다.
역주8 不惟無纖芥之隙 : 不持無纖毫之習隙: 誤字가 있는 듯하여 번역하지 않았다.
역주9 [역주] 警切 : 警策과 같은 말로, 돈독히 가르치고 경계시킨다는 뜻이다.
역주10 [역주] (諸)[譖] : 諸는 譖의 誤字인 듯하다.
역주11 [역주] (授)[受] : 저본에 ‘授’로 되어 있으나, 문맥을 살펴 ‘受’로 바로잡았다.
역주12 [역주] (可)[所] : 저본에는 ‘可’로 되어 있으나,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所’로 바로잡았다.

동래박의(1) 책은 2023.12.1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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