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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萊博議(2)

동래박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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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鬻拳兵諫
[左傳]莊十九年이라 鬻拳强諫楚子로되 楚子弗從이어늘 臨之以兵한대 懼而從之하다
鬻拳曰 吾懼君以兵하니 罪莫大焉이라하고 遂自刖也하니 楚人以爲大閽하야 謂之大伯이라하고 使其後掌之하다
君子曰 鬻拳 可謂愛君矣로다 諫而自納於刑하고 刑猶不忘納君於善이라하다
[主意]人臣諫君 不患君之未從이요 而患諫之未善이어늘 鬻拳不求之己하고 而求之君이라 所以至於脇君以兵也니라
古今以人君拒諫爲憂 吾以爲未知所憂也로라 首人君之惡者 拒諫居其最 置是而不憂 將何憂
曰 君之拒諫可憂 而非人臣之所當憂也라하노라 君臣同體 君陷於惡 臣不爲之憂 將誰憂
曰 君有君之憂하고 臣有臣之憂하니 未聞舍己之憂하고 而憂人之憂者也로라
人臣之憂 在於諫之未善이요 不在於君之未從注+此兩句 立一篇主意이니 諫之道難矣哉注+就諫之未善一句發明ㄴ저
誠之不至 未善也注+誠謂忱實懇切 理之不明 未善也注+理謂敷陳義理 辭之不達 未善也 氣之不平 未善也注+氣平則言語婉順
行之不足以取重於君 未善也注+平日操履無玷 然後取重於君 言之不足以取信於君 未善也注+平日議論不欺 然後取信於君 此數者有一未善 皆未及諫之道 이니라
其所憂者 惟恐吾未盡諫之之道注+照起語諫之未善 亦何暇憂其君之從與拒乎注+照起語不在君之未從
不憂術之未精하고 而徒憂病之難治注+引醫爲喩 術 謂診視 天下之拙醫也注+拙醫以喩不善諫者 不憂筭之不多하고 而徒憂敵之難勝注+引將爲喩 筭 謂謀畫 天下之庸將也注+庸將以喩不善諫者
臣之納諫者 苟尤君而不尤己注+反說 尤 猶責也 責君不從 不責己諫未善하며 不導君而使自從하고 徒欲强君而使必從注+導 謂開導以義理 强 謂勉强以辭說이면 其流弊終至於鬻拳脅君而後止耳注+引入本題不費力리라
鬻拳豈欲脅君哉注+推原鬻拳本心리오 告而不聽이라 故出於强注+謂强諫楚子하고 强而不聽이라 故出於脅注+謂臨之以兵하니라
君愈不聽而愈求之於君注+不能反己以盡諫之道하니 曾不知反吾納諫之道盡歟不盡歟注+鬻拳之失 正在於此ㄴ저 吾職也 君職也注+說出職字又新
吾未能盡其職注+諫之未善 是未盡其職하고 乃欲越其職하야 以必君之聽하니 其可乎注+强君之從 是越其職 在人하고 在神注+又引祭祀하며 在臣注+猶人之祭하고 在君注+之饗이니라
有孔子而魯不治者注+引孔孟事 証又明切 諫在孔子하고 而聽在魯侯也注+孔子善諫 而魯侯不善聽 故魯不治 然孔子何嘗强魯侯之必聽也 有孟子而齊不治者 諫在孟子하고 而聽在齊王也注+孟子善諫 而齊王不善聽 故齊不治 然孟子何嘗强齊王之必聽也ㄹ새니라
孔孟急於救世 豈在鬻拳下乎注+此一轉極精神 然寧坐視齊魯之失道언정 終不肯强齊魯之君者注+不肯如鬻拳之强諫 盡臣之職而不敢越臣之職也注+盡臣職 以善吾諫 不越臣職 以必君之聽也니라
鬻拳之事君 其視孔孟이면 未能萬分之一注+尙未及萬分之一이어늘 而遽欲脅君乎注+孔孟不敢而鬻拳敢爲之
鬻拳臨楚子以兵 及其注+懼君不納其諫 故至稱兵 幸楚子不以爲悖耳注+幸而楚子不治鬻悖逆之罪 苟楚子之不從이면 吾不知鬻拳何術以繼之乎注+懼以兵而不從 更有何策可施
使是時不幸爲楚子所誅注+設使楚子責其伐君之罪而誅戮之 則陷於逆亂注+以臣伐君 大逆不道이니 其心迹終無以自見於後世矣注+後世之人 不復知其忠諫之心 而徒見其逆亂之迹리라
鬻拳亦知其不可繼注+自知懼君以兵非後世可繼之道하고 自謂吾心忠而迹逆이요 心順而迹悖 故以刖足之心으로 明吾兵諫之迹注+心迹二字應上文 刖足以明其心之忠 以盡其迹之逆하노라
後世欲學吾之兵諫이면 盍學吾之刖足注+發明上文不可繼之意이리오 吾之刖足不可學이면 則吾之兵諫亦不可學也注+以見其非可繼之道라하니라
聖人之道 欲後世之皆可學注+孔孟事君之道是已이어늘 鬻拳之道 欲後世之不可學하니 何其與聖人異耶注+
先之以稱兵하고 後之以刖足注+二者皆非可學之事하니 壞於前而修於後注+兵諫之迹已壞 故以刖足之心修之 開於前而閉於後 隨作隨救하야
焦然不寧注+說盡鬻拳之心하니 吾恐聖人之擧事 不如是之煩且勞也注+應前與聖人異니라
道有樞注+戶有樞 道亦然하고 言有會注+事有會 言亦然하니 柁移則舟轉하고 輪運則車行注+設喩進諫者 如柁之轉舟輪之運車 則不難矣 夫豈在於用力耶注+舟車猶不可用力 況君可以力勝乎
古之人固有廣厦細旃之上注+前漢王吉傳云 廣廈之中 細旃之上 上論唐虞之際 下及殷周之盛 從容片言으로 基治平之原者注+言坐而論道之時 一言之間 可以興起治功하니 固未嘗動聲色費辭說也注+如柁轉舟 如輪運車 曾不費力니라
注+牽裾 辛毗諫魏文帝事 折檻 朱雲乞斬張禹事 此皆强諫其君者 已爲下策注+皆出於不得已이온 況動干戈於君側耶注+況於鬻拳之稱兵乎
荀卿 儒之陋者也注+用荀子輔拂說結尾注+音弼 乃曰 自能率群臣百吏하야 相與强君注+强之一字 與鬻拳何異하야
君雖不安이라도 不能不聽注+强君故不安 然不能不聽하야 遂以解國之大患注+强諫之功如此 謂之輔拂之說注+詳見荀子臣道篇이라하니라
卽鬻拳之說注+言荀卿之說與鬻拳一同이니 皆欲以力强其君者也注+以强之一字 斷二人之失 匹夫所恃以動萬乘者 道存焉耳注+議論大어늘
苟欲與之較力注+反說 人臣無道以動其君 徒以力而强其君者이면 是丐者與倚頓較富也注+倚頓古之富人 丐者以喩匹夫 倚頓以喩人君 危矣哉注+故有以忠諫而被殺者ㄴ저


육권鬻拳이 무기로 위협하며 하다
장공莊公 19년, 육권鬻拳초자楚子에게 강력히 간하였으나 초자楚子가 따르지 않자, 무기武器를 들고 위협威脅하니 초자楚子는 겁이 나서 그의 말을 따랐다.
그러자 육권鬻拳은 “내가 무기를 들고 임금에게 겁을 주었으니 이보다 큰 죄는 없다.” 하고서, 드디어 스스로 두 발을 잘랐다. 초인楚人(초자楚子를 이름)은 그를 대혼大閽(수문장守門將)으로 삼아 태백太伯이라 명칭名稱하고서 그의 후손에게 대대로 그 관직官職을 맡게 하였다.
이에 대해 군자君子는 다음과 같이 논평하였다. “육권鬻拳은 참으로 임금을 사랑했다고 할 만하다. 임금에게 간한 것 때문에 스스로 월형刖刑을 받았고, 월형을 받고도 임금을 에 들도록 인도하기를 잊지 않았으니 말이다.”
신하가 임금에게 간언諫言을 올릴 때에는 임금이 간언을 따르지 않을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간언이 진선盡善하지 못한 것을 걱정해야 하는데, 육권鬻拳은 자기에게서 찾지 않고 임금에게 요구하였다. 그러므로 무기로 임금을 협박하는 데 이른 것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신하는〉 임금이 간언을 거절하는 것을 근심으로 여겼으나, 나는 그들이 근심할 바를 알지 못하였다고 생각한다. 임금의 악행惡行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은 간언을 거절하는 것인데, 이것을 버리고 근심하지 않는다면 장차 무엇을 근심하란 말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임금이 간언을 거절하는 것이 근심할 만한 일이기는 하지만, 신하가 근심할 일은 아니다. 임금과 신하는 한 몸인데, 임금이 의 수렁에 빠지는데도 신하가 근심하지 않는다면 장차 누가 근심하란 말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임금에게는 임금의 근심이 있고, 신하에게는 신하의 근심이 있으니, 나의 근심을 제쳐놓고 남의 근심을 대신 근심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신하가 근심할 일은 간언諫言미선未善(진선盡善하지 못함)한 데 있고 임금이 따르지 않는 데 있지 않으니,注+이 두 구절은 이 글의 주의主意를 세워 말한 것이다. 간언을 올리는 도리가 참으로 어렵다고 하겠다.注+간지미선諫之未善’이라는 1를 가지고 밝힌 것이다.
나의 정성이 지극하지 못하는 것이 ‘미선未善’이고,注+은 성실하고 간절함을 이른다. 사리가 분명하지 않은 것이 ‘미선’이며,注+는 의리를 펼침을 이른다. 말이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미선’이고, 심기心氣가 화평하지 못하는 것이 ‘미선’이며,注+심기心氣가 화평하면 말씨가 부드럽고 순하다.
행동이 임금에게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이 ‘미선’이고,注+평소 행동거지에 잘못이 없은 뒤에야 임금에게 존중을 받을 수 있다. 말이 임금에게 신임을 받지 못하는 것이 ‘미선’이니,注+평소 의론에 속임이 없은 뒤에야 임금에게 신임을 받을 수 있다. 이 몇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미선未善한 것이 있으면 모두 간언諫言의 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밤낮으로 쉬지 않고 〈‘미선’한 까닭을 생각하고〉 앉아서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 한다.
근심할 일은 오직 나의 하는 도리가 극진하지 못할까만을 두려워할 뿐이니,注+기구起句인 ‘간지미선諫之未善’과 조응照應한다. 또 어느 겨를에 임금이 따르고 거절하는 것을 근심하겠는가?注+기구起句인 ‘부재군지미종不在君之未從’과 조응照應한다.
자기의 의술醫術정심精深하지 않은 것은 근심하지 않고 한갓 병을 치료하기 어려운 것만 근심하는 자는注+의원醫員으로써 비유하였다. 은 진찰이다. 천하에 가장 졸렬한 의사醫師이며,注+졸의拙醫로써 간언諫言을 잘하지 못하는 자를 비유하였다. 자기의 계략이 부족한 것은 근심하지 않고 한갓 적을 이기기 어려운 것만 근심하는 자는注+장수將帥로써 비유하였다. 은 계략을 이른다. 천하에 가장 용렬한 장수이다.注+용장庸將으로써 간언諫言을 잘하지 못하는 자를 비유하였다.
간언諫言을 올리는 신하가 만약 임금만 탓하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며,注+반론反論한 것이다. 는 책망과 같으니, 임금이 따르지 않음을 책망하고 자기의 간언이 진선盡善하지 못함은 책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임금을 인도하여 스스로 따르게 하지 않고 한갓 임금을 강제强制하여 따르게 할 뿐이라면,注+의리義理로써 인도함을 이르고, 사설辭說로써 억지로 하게 함을 이른다. 그 폐단이 끝내 육권鬻拳처럼 임금을 협박하는 데 이르고야 말 것이다.注+힘들이지 않고 본편의 일로 들어가는 말이다.
육권鬻拳인들 어찌 임금을 협박하고 싶었겠는가?注+육권鬻拳본심本心추원推原한 것이다. 고하여도 듣지 않기 때문에 강요한 것이고,注+초자楚子에게 강력히 간한 것을 이른다. 강요하여도 듣지 않기 때문에 협박한 것이다.注+무기를 들고 위협한 일을 이른다.
임금이 듣지 않을수록 더욱 임금에게 강요하였으니,注+극진히 간언하는 로써 자신을 반성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이는 곧 자신의 간하는 도리가 극진하였는지 극진하지 못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반성할 줄을 모른 것이다.注+육권鬻拳의 잘못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간하는 것은 나의 직분이고, 간언을 듣는 것은 임금의 직분이다.注+자를 말한 것이 더욱 참신하다.
내가 나의 직분도 다하지 못하면서注+간언이 진선盡善하지 못한 것, 이것이 자기 직분에 극진하지 못한 것이다. 내 직분의 범위를 넘어 임금으로 하여금 반드시 듣게 하고자 하였으니, 어찌 가능하였겠는가?注+임금에게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 이것이 자기 직분의 범위를 넘는 것이다. 제사를 지내는 것은 사람이고 흠향歆饗하는 것은 귀신이며,注+제사에 관한 말로써 인용하였다. 간하는 이는 신하이고注+사람이 제사 지내는 것과 같다. 듣는 이는 임금이다.注+귀신이 흠향하는 것과 같다.
공자孔子가 있었는데도 나라가 다스려지지 않은 것은注+공자孔子맹자孟子의 일을 인용하였으니 증거가 더욱 명백하고 절실하다. 간하는 것은 공자에게 있고, 간언을 받아들이는 것은 노후魯侯에게 있었기 때문이고,注+공자孔子간언諫言을 잘했으나 노후魯侯가 듣기를 잘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나라가 다스려지지 않았으나, 공자가 어찌 일찍이 노후에게 반드시 들어줄 것을 강요한 적이 있었느냐는 말이다. 맹자孟子가 있었는데도 나라 다스려지지 않은 것은 간하는 것은 맹자에게 있고, 간언을 받아들이는 것은 제왕齊王에게 있었기 때문이다.注+맹자孟子간언諫言을 잘했으나 제왕齊王은 듣기를 잘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나라가 다스려지지 않았으나, 맹자가 어찌 일찍이 제왕에게 반드시 들어줄 것을 강요한 적이 있었느냐는 말이다.
공자와 맹자가 세상을 구제하는 일에 마음이 급하였던 것이 어찌 육권鬻拳만 못하였겠는가?注+여기에서 한 번 문장을 전환하였으니 매우 생동감이 있다. 그런데도 차라리 제나라와 노나라가 도리를 잃는 것을 좌시坐視할지언정 끝내 제나라와 노나라 임금을 강제하지 않은 것은,注+육권鬻拳처럼 간언諫言을 들어줄 것을 강요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하의 직분을 다하고 감히 신하의 직분을 넘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注+신하의 직분을 다하여 나의 간언을 잘할 뿐, 신하의 직분을 넘어 반드시 임금이 들어주도록 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육권이 임금을 섬긴 것이 공자와 맹자에 비교하면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였는데,注+오히려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째서[] 임금을 협박하려 하였는가?注+공자孔子맹자孟子는 감히 하지 아니하였는데 육권鬻拳은 감히 그렇게 하였다는 말이다.
육권鬻拳이 무기로 초자楚子를 협박할 때와 성문을 닫아 초자를 막고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에,注+임금이 자기의 간언諫言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에 무력을 동원하게 된 것이다. 초자가 그의 행위를 반역으로 여기지 않은 것은 행운이었다.注+다행히도 초자楚子육권鬻拳을 반역죄로 치죄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때 만약 초자가 따르지 않았다면 나는 육권이 어떤 방법으로 계속하였을지 모르겠다.注+무기로써 협박했는데도 따르지 않았다면 다시 무슨 쓸 만한 방책이 있겠느냐는 말이다.
가령 그때 불행히 초자에게 죽임을 당하였다면注+‘가령 초자楚子가 임금을 침벌한 죄를 견책하여 주벌하였다면’이라는 말이다. 난역亂逆의 죄에 빠졌을 것이니,注+신하로써 임금을 침벌하였으니 대역무도大逆無道한 일이라는 것이다.심사心事를 끝내 후세에 드러내 밝힐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注+후세 사람들은 그가 충간忠諫한 마음을 모르고 반역의 자취만 볼 뿐이라는 말이다.

육권 또한 이런 방법을 다시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注+무기로써 임금을 협박하는 일은 후세에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님을 스스로 안 것이다. 스스로 ‘내 마음은 충심忠心이었으나 행위는 반역叛逆이고, 마음은 순리順理였으나 행위는 역리逆理이다. 그러므로 발꿈치를 깎은 마음으로 무기를 들고 간한 행위가 잘못이었음을 밝혔노라.注+, 두 자는 윗글에 호응한다. 월족刖足으로써 충성하는 마음을 밝히고 반역한 행위를 극진히 벌한 것이다.
후세에 무기를 들고 간한 나의 행위를 배우려 한다면 어찌 발꿈치를 깎은 나의 마음을 배우지 않을 수 있겠는가?注+윗글 ‘불가계不可繼’의 뜻을 밝힌 것이다. 발꿈치를 깎은 나의 마음을 배우지 못한다면 무기를 들고 간한 나의 행위를 배울 수 없을 것이다.’注+계속할 수 있는 도가 아님을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성인聖人의 도는 후세 사람이 모두 배울 수 있게 하고자 하였는데,注+공자孔子맹자孟子가 임금을 섬겼던 도는 이뿐이다. 육권鬻拳의 도는 후세 사람들이 배울 수 없게 하고자 하였으니, 어쩌면 그리도 성인과 달랐는가?注+이곳은 문장을 회알回斡(회전回轉)한 것이 매우 정미精微한데, 구본丘本에는 이 단락을 모두 삭제하였으니, 무슨 생각으로 삭제한 것인지 모르겠다.
먼저 무기를 들고 협박하고는 뒤에 발꿈치를 깎아 스스로 징벌懲罰하였으니,注+두 가지는 모두 배울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다. 먼저 파괴하고서 뒤에 수리하고,注+무기로 협박한 자취는 이미 〈군신君臣의 관계가〉 무너진 것이다. 그러므로 발꿈치를 깎는 마음으로 수리한 것이다. 먼저 벌려놓고서 뒤에 갈무리하여 잘못이 있을 때마다 바로잡은 것이니,
마음이 초조하여 불안하였을 것이다.注+육권鬻拳의 마음을 극진히 설명한 것이다. 나는 성인의 일처리는 이처럼 번거롭지도 수고롭지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注+앞의 ‘성인이聖人異’와 호응하는 말이다.
에는 추기樞機가 있고,注+문에 지도리가 있듯이 도 그러하다. 말에는 기회가 있다.注+일에 기회가 있듯이 말도 그러하다. 키를 돌리면 배가 회전하고, 바퀴를 굴리면 수레가 가는 것이注+간언諫言을 올리는 자가, 키가 배를 회전시키고 바퀴가 수레를 가게 하듯이 간언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어찌 사람이 힘을 써서이겠는가?注+배나 수레도 오히려 힘을 써서는 안 되거늘, 더구나 임금을 힘으로 위협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옛사람은 본래 광대한 궁전宮殿의 촘촘한 양탄자 위에서注+한서漢書≫ 〈왕길전王吉傳〉에 이르기를 “광대한 궁전宮殿 안의 촘촘히 짠 양탄자 위에서 위로 당우唐虞시절을 논하고 아래로 은주殷周의 번성한 때를 말한다.”라고 하였다. 조용한 한마디 말로 치평治平의 기반을 다졌으니,注+앉아서 도를 논하는 때에 한마디 말로 다스리는 공효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본래 감정을 드러내어 많은 말을 한 적은 없었다.注+키가 배를 회전시키고 바퀴가 수레를 가게 하는 것처럼, 힘을 허비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옷깃을 잡아끌고[견거牽裾] 난간을 부러뜨린[절함折檻] 것은注+견거牽裾신비辛毗위 문제魏 文帝에게 간한 일이고, 절함折檻주운朱雲장우張禹를 벨 것을 청한 일이니, 이들은 모두 임금에게 억지로 간한 자들이다. 이미 하책下策인데,注+모두 부득이한 데서 나왔다. 더구나 임금 곁에서 무기를 휘두른 것이겠는가?注+더구나 무기를 동원한 육권鬻拳은 어떻겠느냐는 말이다.
순경荀卿유자儒者 중에 천루淺陋한 자이다.注+순자荀子의 논설을 인용하여 결미結尾를 맺었다. 그는 을 논하면서注+의 독음은 (필)이다. “자신이 백관百官을 거느리고 가서 함께 임금을 강박强迫하여,注+이라는 한 글자는 육권鬻拳과 다를 게 뭐 있는가?
임금이 불안해서라도 간언을 듣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注+임금을 강박하기 때문에 불안하나, 듣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드디어 국가의 큰 환란을 해제解除하는 것을注+강박으로 간언諫言하는 공효가 이와 같다. 일러 ‘보불輔拂’의 설법說法이라 한다.”注+자세한 것은 ≪순자荀子≫ 〈신도臣道에 보인다.라고 하였다.
이는 바로 육권鬻拳의 말과 동일하니,注+순경荀卿의 말은 육권鬻拳과 한가지라는 말이다. 모두 힘으로 그 임금을 강박하고자 한 것이다.注+’ 한 글자로 두 사람의 잘못을 논단하였다. 필부匹夫가 믿고서 만승천자萬乘天子를 감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는 가 있을 뿐인데,注+의론이 정대하다.
만약 임금과 힘으로 겨루려 한다면注+반론한 것이다. 무도함으로써 임금을 감동시키려 하는 신하는 다만 힘으로써 임금을 강박强迫하는 자일 뿐이다. 이는 거지가 의돈倚頓(춘추 때 나라의 부자)과 를 겨루려는 꼴이니注+의돈倚頓은 옛날 부자이다. 로써 필부匹夫를 비유하였고, 의돈倚頓으로 임금을 비유하였다. 위태로울 것이다.注+그러므로 충심忠心으로 간하였으나 죽임을 당할 수 있는 것이다.


역주
역주1 坐以待旦 夜以繼日 : 東萊는 ≪孟子≫ 〈離婁 下〉에 보이는 “周公은 三王의 도를 모두 배워서 네 가지 일을 시행하기를 생각하되, 그중에 당시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 이유를 우러러 생각하여, 종일 생각하고 그래도 터득이 되지 않으면 밤까지 계속 생각하여 다행히 그 이유를 터득하면 앉아서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周公思兼三王 以施四事 其有不合者 仰而思之 夜以繼日 幸而得之 坐以待旦]”는 말을 ‘坐以待旦 夜以繼日’이란 두 句로 縮約하여, 未善한 것이 있으면 그 까닭을 종일 생각하고 그래도 터득이 되지 않으면 밤까지 계속해 생각하여, 다행히 그 까닭을 터득하면 터득한 것을 실행하기 위해 앉아서 아침이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역주2 〈之〉 : 저본에 1字 공란이 있으나, 문맥을 살펴 ‘之’를 보충하였다.
역주3 (禱)[神] : 저본에 ‘禱’로 되어있으나, 문맥을 살펴 ‘神’으로 바로잡았다.
역주4 拒楚子不納 : 魯 莊公 19년 봄에 楚子가 巴軍을 防禦하다가 津에서 大敗하고 돌아오니, 鬻拳이 城門을 닫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역주5 此等處回(幹)[斡]極精神……不知何(先)[見] : 幹은 斡의 誤字이고, 先은 見의 誤字인 듯하므로 이상과 같이 번역하였다. 丘本은 丘氏本인 듯한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모르겠다.
역주6 牽裾 : 辛毗가 魏 文帝(曹丕)의 옷자락을 잡아 끈 일을 이른다. 三國 때 魏 文帝가 冀州의 十萬 戶를 河南으로 移住시키려 하였다. 신비가 이를 간하였으나, 문제가 듣지 않고 內殿으로 들어가니, 신비는 뒤따라가 문제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三國志 魏志 辛毗傳≫
역주7 折檻 : 漢 成帝 때 槐里令 朱雲이 殿上의 난간을 부러뜨린 일을 이른다. 주운이 당시의 公卿들을 모두 尸位素餐하는 鄙夫라고 하면서, 성제에게 “尙方의 斬馬劍을 내려주시면 간신 한 사람의 목을 쳐서 나머지 사람들을 격려시키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성제가 간신이 누구냐고 물으니, 安昌侯 張禹라고 대답하였다. 성제는 下官이 上官을 비방한다고 크게 노하여, 御使에게 명하여 끌고나가 斬首하라 하였다. 어사가 끌어내려 하자, 주운이 전상의 난간을 잡고 버티니 그 난간이 부러졌다. ≪漢書 朱雲傳≫
역주8 諫諍輔拂(弼) : 荀子는 諫諍輔拂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大臣이나 父兄이 임금에게 進言하여 임금이 그 말을 받아들이면 좋아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벼슬을 버리고 떠나는 것을 ‘諫’이라 하고, 임금에게 진언하여 임금이 그 말을 받아들이면 좋아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는 것을 ‘諍’이라 하고,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하여 群臣百官을 거느리고 임금을 강압하여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아, 임금이 비록 내키지 않아도 듣지 않을 수 없게 하여 드디어 국가의 큰 患難과 災害를 解除하여, 임금의 존엄과 국가의 안정을 이룩하는 것을 ‘輔’라 하고, 임금의 명에 抗拒하고 임금의 권한[重]을 竊取하고 임금의 일을 반대하여, 국가의 위난을 안정시키고 임금의 치욕을 제거한 공로가 국가의 큰 이익이 되기에 충분한 것을 ‘拂’이라 한다.[大臣父兄 有能進言於君 用則可 不用則去 謂之諫 有能進言於君 用則可 不用則死去 謂之爭 有能比知同力 率群臣百吏 相與彊君矯君 君雖不安 不能不聽 遂以解國之大患 除國之大害 成於尊君安國 謂之輔 有能抗君之命 竊君之重 反君之事 以安國之危 除君之辱 功伐足以成國之大利 謂之拂]”라고 하였다. 이상의 인용문에서 ‘率群臣百吏……遂以解國之大患’은 ‘輔’를 설명한 말이니, ‘拂’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輔拂’이 항상 붙어 다니는 말이기 때문에 東萊는 별 생각 없이 ‘拂’까지 함께 붙여 쓴 듯하다.

동래박의(2) 책은 2022.11.09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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