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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齊威公辭鄭太子華
[左傳]僖七年이라 盟于甯母하니 謀鄭故也 〈管仲言於齊侯曰 臣聞之하니 하고 懷遠以德이라하니
德禮不易이면 無人不懷리이다 齊侯修禮於諸侯하니 하다〉 鄭〈伯〉使太子華聽命於會러니
言於齊侯曰 洩氏孔氏子人氏 하니 若君去之以爲成하면 하리니 君亦無所不利焉이리이다
齊侯將許之한대 管仲曰 君以禮與信屬諸侯라가 而以姦終之 無乃不可乎잇가
子父不奸之謂禮 守命共時之謂信이니 違此二者 姦莫大焉이니이다
公曰 諸侯有討於鄭이나 未捷하니 이면 從之 不亦可乎 對曰 君若綏之以德하고 加之以訓이라가
어든 而帥諸侯以討鄭이면 鄭將覆亡之不暇 豈敢不懼릿가 릿가
且夫合諸侯 以崇德也어늘 會而이면 何以示後嗣릿가
鄭必受盟이리이다 夫子華旣爲太子하야 而求介於大國하야 以弱其國하니 亦必不免이리이다
鄭有叔詹堵叔師叔하야 三良爲政하니 未可間也니이다 齊侯辭焉하다 子華由是得罪於鄭하다 하다
[主意]人之爲善 無待於外어늘 今管仲諫齊威勿受太子華 而以史冊紀載爲言하니
是有待於外然後不敢爲不善也 何其不知本邪 待字 是一篇血脈이라
道無待注+道在於我 何待於外 而有待 非道也注+議論正大 待之名 烏乎生 以彼待此曰待 以此待彼亦曰待
一彼一此 而待之名生焉注+彼此對立 然後有相待之說하니 未有彼待彼者也 未有此待此者也
雨在天하고 稼在田이니 判然二物也 語人以稼待雨 可信也 帛在機하고 衣在身하니 判然二物也 語人以衣待帛이면 可信也어니와
若語人曰 吾待目而視하고 待耳而聽이라하면 則世固已疑而不信矣리라 是何也
我之目이니 非借他人之視也 我之耳 非借他人之聽也 我視則視하고 我聽則聽이니 本非有待也
雖然이나 是固非有待之待 猶未免無待之待也 目雖離婁라도 不能自保其不瞽 耳雖師曠이라도 不能自保其不聵니라
是雖無待於他人이나 而猶待於血氣 尙非我之所得專也 擧天下之物 我之所獨專而無待於(人)[外]者 其心之於道乎ㄴ저
心外有道이면 非心也注+此道卽心 道外有心이면 非道也注+此心卽道 心苟待道 旣已離於道矣 待道且不可 況欲待於外哉
古之學者爲已注+引孔子語 非以人不足爲也注+明非 通天下無非己注+聖人 以天地萬物爲一體 不見有人之可爲也注+自格物致知 以至治國平天下 無非爲己之學 惟求知於人 乃是爲人也ㄹ새니라
其動其靜 其語其黙 未有由乎人者注+皆自己分內事 飭躬厲行 非以揚名也注+吾身自當修飭 所行自當淬厲 若爲揚己之名 乃始如此 非爲己也 別嫌明微 非以避謗也注+嫌疑自當分別 微眇自當明白 若爲避人之謗 乃始如此 非爲己也
簡賦省刑 非以求民也注+賦稅自當簡少 刑罰自當省節 若爲結民心而爲之 非爲己也 深謀遠慮 非以防患也注+謀畫自當深密 志慮自當久遠 若爲防後患而爲之 非爲己也 本無所待而作注+善所當作 豈待於外而作이니 亦豈有待而止哉注+不善不當爲 豈待於外而止리오
有所慕而作者 外無慕則不作也注+有所慕而始爲善 無所慕而不爲矣 有所畏而止者 外無畏則不止也注+有所畏而不爲不善 無所畏則爲之矣니라
曰作曰止 皆待於外하고 而不出於我注+結上文兩般 則吾之爲善 旣無本矣注+爲善不出於我 有何本領
無本之水注+孟子曰 苟爲無本 七八月之間 雨集 溝澮皆盈 其涸也 可立而待也 朝滿夕除注+曰 潢潦無根源 朝滿夕已除하고 無本之善注+如水無本 朝銳夕墮注+進銳退速하니 是烏可恃耶注+爲善如此 安有成立리오
鄭子華以世子而賣其國하고 齊威公貪其利而將受之라가 從管仲之諫而止하니
世莫不誦管仲之言以爲當이나 以吾觀仲之言컨대 何其不知本也
其言注+先是鄭伯 逃盟而歸 至是 齊威會諸侯于甯母 而謀伐之 鄭伯 使太子華 聽命于會 子華 乃干父之命 欲賣國與齊 齊威將許之 故管仲諫之如下文所云曰 諸侯之會注+凡諸侯有會盟之事 其德刑禮義 無國不記注+諸侯各有國史 以記其事하니 記姦之位 君盟替矣注+子華賣國奸也 而列於位 則諸侯皆記其事 而君之盟廢矣 作而不記 非盛德也注+雖或吾國之史 曲爲隱諱 不記其事 亦足以 虧損盛德也라하니라
仲不能以道格君之心하야 使自爲善注+齊威欲受奸人 心不正也 管仲不能以道正其君心 使之自然不爲惡事하고 反待簡冊之毁譽以制之注+是待於外以制其惡念也 古者 史冊編竹簡 以爲之하니
爲善果待於外注+斷以主意인댄 使自古無史官하고 諸侯無史籍注+假設如此이면 將放意而不復爲善耶注+苟無史冊可畏 將無所不爲矣ㄴ저
不導其君以心制物注+區別善惡之事 是心制物하고 而反以物制心注+待於外以爲善止惡 是物制心하니 是以外而制內也注+外謂物 內謂心
幸而威公以好名之心注+此一轉甚佳 受子華是好利 畏簡書是好名으로 易好利之心하야 僅從管仲之諫注+卒辭子華이어니와
若威公好利之心 勝好名之心이면 則殘編腐竹 何足以制威公耶리오 仲之說 至是而窮矣注+設使威公貪得鄭之利 而不顧惡名 不知管仲更以何說諫之로다
信如是 則聖人立左右以記言動者 亦豈以外制內耶注+亦合如此辨難 左史書言 右史書動 非然也注+解說在下
恃史冊以自制者 固待外也 視史冊爲外物者 亦未免有外也
至理無外어늘 藩以私情하고 蔀以私智하야 始限其一身爲內하고 而盡棄其餘爲外物이라
乃若聖人之心 萬物皆備注+議論大하야 尙不見有內 又安得有外耶注+無一物在心外者 心史也 心記也注+聖人視史冊亦非外物
推而至於盤盂之銘 几杖之戒注+古人盤盂有銘 几杖有戒 無非養心之學 未有一物居心外者也注+發明萬物皆備之說니라 嗚呼 此豈管仲所及哉注+管仲非知道者 安得議論到此


제 환공齊 桓公나라 태자 화太子 華의 요구를 거절하다
희공僖公 7년, 가을에 영모甯母에서 결맹結盟하였으니 나라 토벌討伐를 모의하기 위함이었다. 관중管仲제후齊侯에게 말하였다. “신이 듣건대 ‘이반離反한 나라를 로 부르고, 원방遠方의 나라를 으로 회유懷柔한다.’고 하니,
를 어기지 않으면 귀순歸順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제후齊侯제후諸侯에게 예를 행하니 제후諸侯관리官吏들이 방물方物접수接受하였다. 정백鄭伯태자 화太子 華를 회합에 보내어 명을 받게 하였는데,
태자 화太子 華제후齊侯에게 말하였다. “설씨洩氏공씨孔氏자인씨子人氏종족宗族이 실로 임금님의 명령을 어겼으니 만약 임금님께서 이들을 제거하고서 우리나라와 우호友好를 맺는다면, 저는 나라로써 나라의 내신內臣이 될 것이니 임금님께서도 불리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제후齊侯가 허락하려 하자 관중管仲이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신의信義제후諸侯회합會合하셨다가 간악奸惡으로 끝마친다면 불가不可하지 않습니까?
자식이 아버지의 명을 하지 않는 것을 라 하고, 임금의 을 지켜 때에 맞추어 이바지하는 것을 이라 하니, 이 두 가지를 어긴다면 이보다 큰 간악은 없습니다.”
환공桓公이 말하였다. “제후諸侯나라를 토벌하였으나 아직 승리하지 못하였으니, 지금 나라에 틈이 있다면 그 틈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관중管仲이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 나라를 으로 회유懷柔하시고 훈계訓戒를 더하셨다가,
저들이 거절한 뒤에 제후諸侯를 거느리고 가서 나라를 토벌討伐한다면, 나라는 패망敗亡을 구제하기에도 겨를이 없을 것이니 어찌 감히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죄인 자화罪人 子華을 거느리고서 나라로 간다면 나라는 변명할 말이 있을 것이니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또 저 제후諸侯를 회합한 것은 도덕道德을 높이기 위함인데 회합會合간악奸惡한 사람을 끼워준다면 후사後嗣에게 무엇을 보여주겠습니까.
제후諸侯회맹會盟제후諸侯들의 은덕과 형벌, 예의와 신의를 기록하지 않는 나라가 없는데, 간인姦人회맹會盟의 자리에 참여한 것을 기록한다면 임금님의 맹약盟約폐기廢棄될 것이고, 그런 일이 있는데도 기록하지 않는 것은 성대한 이 아니니 임금님께서는 허락하지 마소서.
나라는 반드시 맹약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저 자화子華는 이미 태자太子가 된 몸으로 대국大國에 의지해 자기 나라를 약화弱化시키기를 요구하였으니 반드시 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나라에는 숙첨叔詹도숙堵叔사숙師叔이 있어 이 세 양신良臣정치政治를 하고 있으니, 틈을 노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제후齊侯자화子華의 요구를 사절하였다. 자화子華는 이 일로 말미암아 나라에서 를 얻었다. 겨울에 정백鄭伯나라에 사신使臣을 보내어 결맹結盟을 요청하였다.
사람이 을 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하기 위함이지〉 밖에 기대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닌데, 지금 관중管仲사책史冊에 기재될까 염려된다는 구실로 제 환공齊 桓公에게 정 태자鄭 太子 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간언하였다.
이는 밖에 기대하는 것이 있어서 감히 불선不善하지 않는 것이니, 어쩌면 그렇게 근본을 모르는가? 자는 이 글의 혈맥血脈이다.
는 밖에서 기대할 것이 없으니,注+는 나의 마음에 달린 것이니 어찌 밖에 기대하느냐는 말이다. 밖에서 기대할 것이 있다면 도가 아니다.注+의론이 정대하다. 기대한다는 이름이 어디에서 생겨났는가? 저쪽의 일을 하기 위하여 이쪽에 기대하는 것을 라 하고, 이쪽의 일을 하기 위하여 저쪽에 기대하는 것도 라 한다.
하나의 저쪽과 하나의 이쪽이 존재하는 데에서 라는 이름이 생긴다.注+이쪽과 저쪽이 상대적으로 선 뒤에 서로 기대하는 말이 있게 된다. 저쪽을 하기 위하여 저쪽에 기대하는 자는 없으며, 이쪽을 하기 위하여 이쪽에 기대하는 자도 없다.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농사는 밭에서 짓는 것이니 분명히 두 가지 일이므로 농사를 짓기 위하여 비에 기대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믿을 만하고, 비단은 베틀에서 짜고 옷은 몸에 입는 것이니 분명히 두 가지 일이므로 옷을 입기 위하여 비단에 기대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믿을 만하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나는 눈에 기대하여 보고, 귀에 기대하여 듣는다.”고 한다면, 진실로 세상 사람들이 의심하고 믿지 않을 것이다. 이는 어째서인가?
눈은 나의 눈이니 다른 사람의 시각을 빌린 것이 아니고, 귀는 나의 귀이니 다른 사람의 청각을 빌린 것이 아니다. 내가 보면 보이고 내가 들으면 들리니 본래 기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외물에〉 기대하는 기대[]는 아니라 하더라도, 〈외물에〉 기대할 곳이 없는 기대[]는 면할 수 없는 것이니, 눈이 이루離婁처럼 밝더라도 소경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보전할 수 없으며, 귀가 사광師曠처럼 밝더라도 귀머거리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보전할 수 없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여전히 혈기에 의지하는 것이니, 오히려 나 스스로 오로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천하의 온갖 일 중에 내가 홀로 오로지하여 밖에 기대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마음과 도의 관계일 것이다.
마음 밖에 도가 있으면 마음이 아니고,注+이는 가 바로 마음이다. 도 밖에 마음이 있으면 도가 아니다.注+이는 마음이 바로 이다. 만일 마음이 도에 의지한다면 이미 도에서 떠난 것이니, 도에 의지하는 것도 옳지 않은데 더구나 외물에 의지하고자 하는가?
옛날에 배우는 자들은 자기 수양을 위한 공부를 하였다.注+공자孔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는 남을 위할 만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注+양주楊朱위아설爲我說이 아님을 밝힌 것이다. 온 천하에 나 아닌 것이 없으니注+성인聖人은 천지의 만물을 내 한 몸처럼 여긴다는 말이다. 남을 위할 만한 것이 있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注+격물치지格物致知로부터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수양하기 위한 학문 아닌 것이 없다. 오직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구하는 것이 바로 위인지학爲人之學이다.
일상생활과 언어생활이 남에게서 말미암는 것이 아니니,注+모두 자기 분수 안의 일이다. 몸가짐을 신칙하고 행동을 힘쓰는 것이 이름을 날리기 위한 것이 아니며,注+내 몸을 스스로 닦아 신칙해야 하고, 행동을 스스로 연마해야 하니, 만일 자기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하여 비로소 이렇게 한다면 이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아니라는 말이다. 혐의를 분별하고 은미한 일을 밝히는 것이 비방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注+의심나는 일은 스스로 분별해야 하고, 은미한 일을 스스로 밝혀야 하는 것이니, 만일 남의 비방을 피하기 위하여 비로소 이렇게 한다면 이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아니라는 말이다.
부세賦稅를 간략히 하고 형벌刑罰을 줄이는 것이 민심民心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注+부세賦稅는 나름대로 간단하면서 적게 거둬야 하고, 형벌刑罰은 나름대로 줄여서 적게 시행해야 하는 것이니, 만일 민심民心과 결탁하기 위하여 이렇게 한다면 이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아니라는 말이다. 계책을 깊이 하고 지려志慮를 원대히 하는 것이 환난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注+계획을 세우는 일은 나름대로 깊고 치밀하여야 하고, 의지와 생각은 나름대로 오래 지키고 원대하여야 하니, 만일 후환後患을 막기 위하여 이렇게 한다면 이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아니라는 말이다. 본래 〈은〉 기대하는 바가 없어도 하는 것이니,注+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어찌 몸 밖의 일에 의지하여 하겠느냐는 말이다. 또한 어찌 〈을〉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 그만두겠는가?注+불선不善은 당연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어찌 몸 밖의 일에 의지하여 그만두겠느냐는 말이다.
바라는 것이 있어서 하는 자는 밖에 바라는 것이 없으면 하지 않고,注+바라는 것이 있어서 비로소 을 하는 이는 바라는 바가 없으면 을 하지 않을 것이다. 두려운 것이 있어서 그만두는 자는 밖에 두려운 것이 없으면 그만두지 않는다.注+두려운 바가 있어서 불선不善을 하지 않는 이는 두려운 바가 없으면 불선不善을 할 것이다.
일을 하고 일을 그만두는 모든 것을 밖에서 기대하고 그것이 내 마음에서 나오지 않는다면注+윗글의 두 가지 일을 맺은 것이다. 내가 하는 선행善行이 이미 근본이 없는 것이다.注+을 행하는 것이 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면 무슨 근원이 있겠느냐는 말이다.
근본이 없는 물은注+맹자孟子가 말하기를 “만일 근원이 없다면 7, 8월 사이에 비가 고여 도랑이 모두 찼더라도 그 물이 마르는 것을 서서 기다릴 수 있다.”고 하였다. 아침에 찼다가 저녁에 없어지고,注+한문공韓文公이 말하기를 “도랑에 고인 물은 근원이 없어 아침에 찼더라도 저녁이면 마른다.”라 하였다. 근본이 없는 선행은注+물에 근본이 없는 것과 같다. 아침에 날래게 실천했다가 저녁에 신속히 그만두니,注+날래게 나아가고 신속히 물러나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믿을 만한 것이겠는가?注+을 하는 것이 이와 같다면 어찌 이루어 확립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나라 태자 화太子 華세자世子로서 자기 나라를 팔았고, 제 환공齊 桓公은 이익을 탐하여 태자 화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다가 관중管仲간언諫言을 듣고 중지하였다.
이에 대하여 세상에서는 관중의 간언을 되뇌며 마땅하다고 여기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러나 내가 관중의 간언을 살펴보니, 관중은 어쩌면 그렇게도 근본을 몰랐던가?
그가 말하기를注+이 일에 앞서 정백鄭伯회맹會盟에서 도망하여 돌아갔는데, 이때에 이르러 제 환공齊 桓公영모甯母에서 제후諸侯를 회합하고 나라를 칠 것을 도모하였다. 정백이 태자 화太子 華를 시켜 회맹에서 명을 따르게 했는데, 태자 화가 부친의 명을 어기고 나라를 팔아 나라를 따르고자 하였다. 제 환공이 허락하려 했기 때문에 관중管仲이 아래 글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간했던 것이다.제후諸侯회맹會盟에서注+모든 제후국諸侯國회맹會盟의 일이 있다. 일어나는 모든 은덕과 형벌, 예의와 신의를 기록하지 않는 나라가 없으니,注+제후국諸侯國은 각각 나라의 사관史官을 두어 나라의 일을 기록한다. 정 태자 같은 간인奸人이 회맹의 자리에 참여한 것을 기록한다면 임금의 맹약은 폐기될 것이고,注+태자 화太子 華가 나라를 팔려고 하는 간사한 자인데도 회맹會盟의 자리에 참여해 있으면, 제후諸侯들이 그 일을 기록하여 〈회맹의 신임이 떨어질 것이니〉 임금의 회맹이 폐기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일이 있는데도 기록하지 않는다면 성대한 덕이 아닙니다.”注+비록 우리나라의 사관史官이 잘못하여 숨기고 그 일을 기록하지 않더라도 훌륭한 덕을 훼손하기에 충분하다는 말이다.라 하였다.
관중은 로써 임금의 마음을 바로잡아 스스로 을 행하도록 하지 못하고,注+제 환공齊 桓公이 간사한 사람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였으니 그의 마음이 바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관중管仲정도正道로써 임금의 마음을 바로잡아 임금이 자연스럽게 악한 일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도리어 사책史冊에 기록될 칭찬과 비난을 가지고 제재하였다.注+이는 외물外物에 의지하여 악한 생각을 제어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죽간竹簡을 엮어서 사책史冊을 만들었다.
아! 과연 외물에 의지하여 선을 행할 경우,注+주의主意〉의 말을 단언한 것이다. 예로부터 사관史官이 없거나 제후에게 역사기록이 없게 한다면注+이와 같이 가설한 것이다. 뜻을 방만히 하여 더 이상 선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注+만일 두려울 만한 사책史冊이 없다면 장차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임금이 마음으로 외물을 제어하도록 인도하지 못하고注+선악善惡의 일을 구별하면 마음이 외물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도리어 외물로 마음을 제어하게 하였으니,注+외물外物에 의지하여 선행善行을 하고 악행惡行을 저지하는 것은 외물에 마음이 제어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공이〉 외물로 마음을 제어한 것이다.注+외물外物이고 는 마음을 이른다.
요행히 명예를 좋아하는 환공의 마음이注+이 글은 한 번 전환한 말이니 매우 훌륭하다. 태자 화太子 華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이로움을 좋아하는 것이고, 죽간竹簡의 기록을 두려워한 것은 명예를 좋아하는 것이다. 이익을 좋아하는 자기 마음을 바꿔놓아, 겨우 관중의 간언을 따르게 된 것이다.注+마침내 태자 화太子 華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만약 이익을 좋아하는 환공의 마음이 명예를 좋아하는 마음을 능가했다면 남은 사책史冊과 썩은 죽간竹簡이 어떻게 환공의 마음을 제어할 수 있었겠는가? 이러한 상황으로 보자면, 관중의 간언은 궁색하도다.注+가령 환공桓公나라의 이익을 탐하여 악명惡名을 아랑곳하지 않았다면 관중管仲은 더 이상 무슨 말로 간언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진실로 이와 같다면 성인聖人좌사左史우사右史를 두어 언행을 기록한 것도 외물로써 마음을 제재한 것인가?注+이와 같이 변론함이 합당하다. 좌사左史는 말을 기록하고, 우사右史는 행동을 기록한다. 그렇지 않다.注+해설이 아래 글에 있다.
사책史冊에 의지하여 자신을 제재하는 이는 진실로 외물에 기대하는 것이고, 사책을 외물로 여기는 자도 외물이 있는 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극한 이치는 밖이 없는 것인데, 사사로운 정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사사로운 지혜로 덧문을 만들어 비로소 한 몸을 한정 지어 안(마음)이라 하고 그 나머지는 다 버리고는 밖(외물)이라 한다.
성인의 마음은 만물을 갖추고 있어注+의론함이 정대正大하다. 오히려 안이 있는 것도 볼 수 없는데 다시 어찌 밖이 있겠는가?注+하나라도 마음 밖에 있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는 마음의 이고, 기록은 마음의 기록이다.注+성인聖人사책史冊에 대하여 외물로 여기지 않는다.
나아가 욕조와 그릇에 새겨진 글과 안석과 지팡이에 써놓은 경계의 말이注+고인古人이 욕조나 그릇에 새긴 글이나, 안석과 지팡이에 써놓은 경계의 말이 마음을 수양하는 학문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다. 모두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없다.注+만물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는 말을 설명한 것이다. 아, 이것을 어찌 관중管仲이 알 수 있겠는가?注+관중管仲은 도를 아는 자가 아니니, 어찌 이러한 의론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역주
역주1 招攜以禮 : 攜는 離反하는 것이다.
역주2 諸侯官受方物 : 周나라 王室의 權威가 성대했을 때는 諸侯國마다 정해진 貢物을 어김없이 바쳤으나, 王室이 미약해진 뒤로는 제대로 바치지 않기 때문에 霸者인 齊 桓公이 諸侯들에게 貢物을 바치도록 명한 것이다.
역주3 三族 : 세 宗族은 鄭나라 大夫이다.
역주4 實違君命 : 명을 어긴 것은 首止의 會盟에서 도망하여 楚나라에 붙은 것을 말한다.
역주5 我以鄭爲內臣 : 鄭나라로써 封內의 신하처럼 齊나라를 섬기겠다는 말이다.
역주6 今苟有釁 : 子華가 아버지의 명을 범한 것이 鄭나라의 틈이다.
역주7 若摠其罪人以臨之 : 摠은 거느리는 것이다. 子華는 아버지의 명을 범하였으니 罪人이다.
역주8 鄭有辭矣 何懼 : 鄭나라는 우리가 奸惡한 사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여 도리어 大義로 우리를 責望할 것이라는 말이다.
역주9 {有} :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역주10 列姦 : 子華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다.
역주11 夫諸侯之會……無國不記 : 혹은 德으로 안정시키기도 하고, 혹은 刑罰로 위엄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禮로 대우하기도 하고, 혹은 義理로 책망하기도 한 일을 諸侯國에는 각기 史官이 있어 그 일을 기록하지 않음이 없다는 말이다.
역주12 記姦之位 : 位는 會合의 자리이다. 子華 같은 姦人이 회합의 자리에 낀다면 諸侯의 史官은 이를 기록할 것이라는 말이다.
역주13 君盟替矣 : 替는 廢이다.
역주14 作而不記 非盛德也 : 임금의 行事는 반드시 기록하는 것인데 齊나라 史官이 숨기고 기록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성대한 德을 損傷시키는 것이라는 말이다.
역주15 鄭伯使請盟于齊 : 齊侯가 子華의 요구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주16 楊氏爲我之說 : 楊朱가 주장한 극도의 이기주의를 말한다. ≪孟子≫에 “楊子(楊朱)는 ‘나를 위함’을 주장하였으니 이는 터럭 하나를 뽑아 천하가 이롭게 되더라도 나를 해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楊子取爲我 拔一毛而利天下不爲也]”라 하였다.
역주17 韓文 : 唐나라 韓愈로 시호가 文이다. 이 글의 출처는 〈符讀書城南〉이다.

동래박의(2) 책은 2022.11.09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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