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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萊博議(1)

동래박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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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考叔還
【左傳】隱元年이라 鄭伯克段於鄢하고
遂置姜氏于城潁而誓之曰 不及하야는 無相見也라하고 旣而悔之하다
潁考叔〈爲潁谷封人〉 聞之하고 有獻於公하니 公賜之食한대
食舍肉이어늘
公問之한대 對曰 小人有母하야 皆嘗小人之食矣어니와 未嘗君之羹일새 請以遺之하노이다
公曰 爾有母遺어니와 繄我獨無로다
潁考叔曰 敢問何謂也잇고 公語之故하고 且告之悔한대
對曰 君何患焉이닛고
若闕地及泉하야 而相見이면 其誰曰不然이릿가 公從之하다
公入而賦호되 大隧之中 其樂也이라하고 姜出而賦호되 大隧之外 其樂也 이라하고
遂爲母子如初하다
君子曰
潁考叔 純孝也
愛其母하야 施及莊公이로다 詩曰 孝子不匱하야 永錫爾類 其是之謂乎ㄴ저
物之逆其天者 其終必還이라
凡出於自然하야 而莫知其所以然者 天也 羽之浮 石之沈 矢之直 蓬之曲 土之止 水之動 自古固然而不可加損이니 庸非天乎
苟以人力勝之 則羽可積而沈也 石可載而浮也 矢可揉而曲也 蓬可扶而直也 土可墾而動也 水可壅而止也어니와 人力旣窮이면 則未有不復其初者焉이라
不積之 則羽還其天而浮矣 不載之 則石還其天而沈矣 不揉之 則矢還其天而直矣 不扶之 則蓬還其天而曲矣리라
止者土之天也 墾者窮則土之止固自若也 動者水之天也 壅者窮則水之動固自若也
有限之力으로 豈能勝無窮之天也耶
子之於父母 天也 雖天下之大惡이라도 其天未嘗不存也
莊公怒其弟而上及其母하야 囚之城潁하야 絶滅天理오도 居之不疑하니 觀其黃泉之盟컨대 終其身而無可移之理矣로되 居無幾何而遽悔焉하니 是悔也 果安從而生哉
蓋莊公自絶天理 天理不絶莊公일새라
一朝之忿 赫然勃然이면 若可以勝天이나 然忿戾之時 天理初無一毫之損也 特暫爲血氣所蔽耳
血氣之忿 猶溝澮焉하야 朝而盈夕而涸이나 而天理則與乾坤周流而不息也 忿心稍衰 愛親之念 油然自還而不能已리라
彼潁考叔特迎其欲還之端而發之耳 其於莊公之天理 初無一毫之增也
考叔之見莊公 不感之以言하고 而感之以物하며 하고 而感之以天하니
愛其母者 莊公之與考叔 同一心也 同一心 是同一天也
其啜羹 其舍肉하야 其遺母 皆天理之發見者也
考叔以天示之 莊公以天受之
不下席之間 回滔天之惡하야 爲蓋世之善이니 是豈聲音笑貌能爲哉
惜夫
考叔得其體而不得其用이라
故亦不能無遺恨焉이라
方莊公語考叔以誓母之故 考叔盍告之曰 醉之所言 醒必不踐하고 狂之所行 瘳必不爲
旣醒而猶踐之 則其醉必未醒也 旣瘳而猶爲之 則其狂必未瘳也
君之誓母之辭 未悔則必以爲是 旣悔則必知其非
知其非而憚改焉이면 是猶未悔也 是猶以爲是也니이다
莊公苟聞此言이면 則其私情邪念 冰泮雪消하야 而無復存者矣어늘 考叔乃曲爲之說하야 俾莊公闕地及泉하야 陷於文過飾非之地하니라
莊公天理方開어늘 而考叔遽以人欲蔽之하니 可勝歎哉
不特蔽莊公之天理 當考叔發闕地及泉之言하얀 考叔胸中之天理所存 亦無幾矣
開莊公之天理者 考叔也 蔽莊公之天理者 亦考叔也니라
向若莊公幸而遇孔孟이런들 乘一念之悔하야 廣其天理而大之하야 하야 上不失爲虞舜注+史記 虞舜父頑母嚚弟敖 皆欲殺舜 舜不失子道 兄弟孝慈 十以孝聞하고 下不失爲曾參注+家語 曾參志存孝道 後母遇之無恩 供養不衰이리니 豈止爲鄭之莊公哉
惜夫 莊公之不遇孔孟而遇考叔也


영고숙潁考叔무강武姜을 돌아오게 하다
은공隱公 원년元年, 정백鄭伯에서 (이김)하였다.
드디어 강씨姜氏성영城潁안치安置하고서, “황천黃泉에 가기 전에는 서로 만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맹세하고는 이내 후회하였다.
영곡潁谷봉인封人으로 있는〉 영고숙潁考叔이 이 소문을 듣고 장공莊公에게 헌상獻上하는 기회를 이용해 뵙기를 청하니, 장공이 영고숙에게 음식을 하사하였다.
영고숙이 음식을 먹으면서 고기는 먹지 않고 한 곳으로 모아놓았다.
공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소인小人에게는 어머니가 계신데 소인이 올리는 음식은 모두 맛보았으나 임금의 국은 맛보지 못하였으니 이 고기를 어머니께 갖다 드리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장공은 “그대에게는 가져다드릴 어머니가 있는데 나만이 홀로 없구나.”라고 하였다.
영고숙이 “감히 여쭙건대 무슨 말씀이신지요?”라고 하니, 장공은 그 까닭을 이야기하고 또 후회하고 있다는 말까지 하였다.
그러자 영고숙이 대답하기를 “임금님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만약 물이 나는 데까지 땅을 파고 들어가서 굴속에서 서로 만나신다면 누가 황천黃泉에서 만났다고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니, 공이 그 말을 따랐다.
장공이 굴속으로 들어가서 를 읊기를 “큰 굴속에 들어오니 즐거운 마음 융융融融하다.”라고 하였고, 강씨가 밖으로 나와서 시를 읊기를 “굴 밖으로 나오니 즐거운 마음 예예洩洩하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드디어 모자母子가 과거처럼 화목和睦하게 지냈다.
군자君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論評하였다.
“영고숙은 순효純孝이다.
그 어머니 사랑하는 효성孝誠을 미루어 넓혀 장공에게 영향影響을 끼쳤으니, 《시경詩經》에 ‘효자의 효심孝心은 끝이 없어서 영원히 너의 동류同類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한 것이 이런 경우를 말한 것이다.”
천성天性을 거스른 물건은 끝내는 반드시 천성으로 되돌아온다.
무릇 자연에서 나와서 그렇게 된 까닭을 알 수 없는 것이 천성이니, 깃털이 뜨고 돌이 가라앉고 화살이 곧고 쑥대가 굽고 흙이 정지해 있고 물이 유동하는 것은 예부터 본래 그러하여 가감加減(變更)할 수 없었으니 이것이 어찌 천성이 아니겠는가.
만약 인력人力으로 천성을 이기면 깃털을 쌓아서 가라앉게 할 수 있고, 돌을 배에 실어서 뜨게 할 수 있으며, 화살을 휘어서 굽게 할 수 있고, 쑥대를 바로잡아서 곧게 할 수 있으며, 흙을 개간하여 이동하게 할 수 있고, 물을 막아서 정지하게 할 수 있지만, 인력이 다하면 그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없다.
쌓지 않으면 깃털이 천성으로 돌아가서 뜨고, 배에 싣지 않으면 돌이 천성으로 돌아가서 가라앉으며, 휘지 않으면 화살이 천성으로 돌아가서 곧게 되고, 바로잡지 않으면 쑥대가 천성으로 돌아가서 굽게 된다.
정지함이 흙의 천성이니 개간이 끝나면 흙의 정지함이 여전하고, 유동함이 물의 천성이니 막은 제방의 힘이 다하면 물의 유동함이 여전하다.
유한有限한 인력으로 어찌 무궁無窮천리天理(천성)를 이길 수 있겠는가.
자식이 부모를 대하는 것도 천성天性(天理)이니, 비록 천하의 큰 악인惡人이라도 그 천성이 존재하지 않는 적이 없다.
장공莊公이 아우에게 노하여 그 노여움이 위로 어머니에게까지 미쳐 〈어머니를〉 영성潁城에 가두어 천리天理를 단절하고도 편안하게 여겨 의심하지 않았으니, 그가 황천에 가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고 한 맹세를 보면, 종신토록 그 말을 바꿀 리가 없을 것 같았으되,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후회하였으니, 이 후회는 어디에서 생긴 것인가?
이는 장공이 스스로 천리를 단절한 것이지 천리가 장공을 단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아침의 분노가 발끈 일어나면 마치 하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만, 분노할 때에도 천리는 애초에 털끝만치도 줄어들지 않고, 단지 혈기血氣에 가리워 발현되지 못할 뿐이다.
혈기의 분노는 고인 물과 같아서 아침에 찼다가 저녁에 말라버리지만, 천리는 천지 사이에 두루 흘러 멈추지 않으니 분노가 조금 잦아들면 어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회복되어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
영고숙潁考叔은 단지 천리를 회복하고자 하는 장공莊公의 마음을 맞이하여 깨우쳐주었을 뿐이니, 애당초 장공의 천리天理를 털끝만치도 보태준 것이 없다.
영고숙이 장공을 뵐 적에 말로써 그를 감동시키지 않고 물건으로 감동시켰으며, 물건으로 감동시키지 않고 천리로써 감동시켰다.
자기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은 장공과 영고숙이 동일한 마음이니, 동일한 마음이 바로 동일한 천리이다.
영고숙이 국을 마실 때에 고기를 남겨 어머니께 드리고자 한 것은 모두 천리가 발현한 것이다.
영고숙이 천리로써 계시啓示하자 장공이 그 천리의 계시를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자리를 떠나기도 전에 하늘에 닿은 큰 죄악罪惡을 만회하여 세상을 뒤덮을 만한 선행善行을 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화열和悅한 음성이나 웃는 모습으로 될 수 있는 일이겠는가.
애석하도다.
영고숙이 천리의 본체만 알고 그 천리를 잘 운용할 줄을 몰랐음이여!
그러므로 또한 유감이 없을 수 없노라.
장공莊公영고숙潁考叔에게 ‘어머니에게 맹세한 일’을 말할 때에, 영고숙은 어찌하여 “취했을 때 한 말은 술이 깬 뒤에는 결코 실천하지 않고, 미쳤을 때 한 행동은 미친병이 나은 뒤에는 결코 다시 하지 않습니다.
술이 깬 뒤에도 오히려 그 말을 실천한다면 이는 취한 것이 아직 깨지 않은 것이고, 미친병이 나은 뒤에도 오히려 미쳤을 때 하던 짓을 한다면 이는 미친병이 아직 낫지 않은 것입니다.
임금님께서 어머니께 맹세하신 말씀을 뉘우치지 않으신다면 반드시 그 맹세를 옳게 여기는 것이고, 뉘우치신다면 반드시 그 맹세가 잘못되었음을 아시는 것입니다.
잘못을 알고서도 고치기를 꺼려하신다면 이는 뉘우치지 않는 것과 같고 옳게 여기시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장공莊公이 이 말을 들었더라면 그 사사로운 마음과 간사한 생각이 얼음이 풀리고 눈이 녹듯이 다 사그라졌을 것인데, 영고숙潁考叔은 왜곡된 말을 늘어놓아 장공으로 하여금 물이 나는 데까지 땅을 파게 하여 잘못을 숨기는 지경에 빠지게 하였다.
장공의 천리天理가 막 열리고 있었는데 영고숙이 갑자기 인욕人慾으로 그 천리를 가렸으니 한탄스러움을 어찌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장공의 천리만을 가렸을 뿐만 아니라, 영고숙이 “물이 나는 데까지 땅을 파라.”는 말을 할 때에 영고숙의 마음속에 보존된 천리도 거의 다 없어지고 남은 것이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장공의 천리를 열어준 사람도 영고숙이요, 장공의 천리를 가린 사람도 영고숙이라고 하노라.
그때 만약 장공莊公이 다행히 공자孔子맹자孟子를 만났다면, 뉘우치는 한 생각이 일어날 때를 이용하여 자신의 천리를 더욱 넓히고 확대하여 천지사방에 도달하고 춘하추동에 베풀어져서 위로는 우순虞舜처럼 되고注+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에 “우순虞舜은 아비는 완악하고 어미는 수다스러우며 동생은 오만하여 모두 순을 죽이고자 하였다. 그러나 순은 자식의 도리를 잃지 않고 형제간에 우애하고 효도하여 스무 살 때에 효도로 이름이 났다.”고 하였다., 아래로는 증삼曾參처럼 되었을 것이니注+공자가어孔子家語》 〈칠십이제자해七十二弟子解〉에 “증삼曾參은 효도에 뜻을 두어, 계모가 그를 은혜로이 대해주지 않았는데도 공양이 쇠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어찌 다만 정나라의 장공이 되는 데서 그쳤겠는가.
애석하도다, 장공이 공자나 맹자를 만나지 못하고 영고숙을 만났음이여!


역주
역주1 [역주] 潁考叔 : 潁은 鄭나라 邑이며, 考叔은 그곳의 封人(국경을 맡아 지키는 사람)이다.
역주2 [역주] 潁 : 저본에는 ‘穎’으로 되어 있으나,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潁’으로 바로잡았다.
역주3 [역주] 武姜 : 莊公의 生母이다.
역주4 [역주] 黃泉 : 땅속의 물을 黃泉이라 한다.
역주5 [역주] 隧 : 墓道이다.
역주6 [역주] 融融 : 和樂한 모양이다.
역주7 [역주] 洩洩 : 즐거움이 겉으로 나타나는 모양이다.
역주8 [역주] 〈不感之以物〉 : 저본에는 없으나,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보충하였다.
역주9 [역주] 六通四闢 : 六通은 上下四方을 이르고, 四闢은 春夏秋冬을 이른다.
역주10 [역주] (五)[二] : 저본에는 ‘五’로 되어 있으나,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二’로 바로잡았다.

동래박의(1) 책은 2023.12.1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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