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左傳]僖二十年이라 隨以漢東諸侯叛楚하니 冬에 楚鬪穀於菟帥師伐隨하야 取成而還하다
君子曰 隨之見伐은 不量力也라 量力而動이면 其過鮮矣라
注
[主意]摘出左氏不量力一語以立論하야 謂隨不能自強其國하니
假使量力自保라도 豈能禁楚之呑噬리오 是則量力一語가 反所以墮天下之力也라
君子
는 憂我之弱
하고 而不憂敵之強
注+君子……而不憂敵之強:憂我之弱 則能強矣 故不憂敵之強하며 憂我之愚
하고 而不憂敵之智
注+憂我之愚 而不憂敵之智:憂我之愚 則能智矣 故不憂敵之智 ○強弱智愚四字 是眼目니라
國爲敵所陵而不能勝者는 非敵之果強也라 罪在於我之弱也요 爲敵所陷而不能知者는 非敵之果智也라 罪在於我之愚也라
強者
는 弱之對也
注+強者 弱之對也:我強而後敵弱니 我苟不弱
이면 則天下無強兵
注+我苟不弱 則天下無強兵:所以憂我之弱이요 智者
는 愚之對也
注+智者 愚之對也:我愚而後敵智니 我苟不愚
면 則天下無智術
注+我苟不愚 則天下無智術:所以憂我之愚이라
後之爲國者
注+後之爲國者:正與上文所言相反는 終歲憂敵之強
하고 而未嘗一日憂我之弱
注+終歲憂敵之強 而未嘗一日憂我之弱:所以終弱而不能強하며
終歲憂敵之智
하고 而未嘗一日憂我之愚
注+終歲憂敵之智 而未嘗一日憂我之愚:所以終愚而不能智 ○終歲一日字用得響喚라 使其移憂敵之心而自憂
注+使其移憂敵之心而自憂:此一轉 甚精神면 則誰敢侮之哉
注+則誰敢侮之哉:能自憂 則不弱不愚矣 敵雖強且智 誰敢侮之리오
以隨之陋
로 而隣於楚
注+以隨之陋 而隣於楚:入本題事 ○言隨弱而楚強하야 以隨之君臣
으로 與楚成子文抗
注+以隨之君臣 與楚成子文抗:子文 楚令尹 姓闘 名穀於莬(누오도) 言隨之君臣愚 楚之君臣智하니 其強弱智愚判然矣
注+其強弱智愚判然矣:應前強弱愚智四字라
隨非惟不知自憂
注+隨非惟不知自憂:自憂字 亦應前主意라 而又且不知自量
하고 怒臂以當轍
注+又且不知自量 怒臂以當轍:타가 亟蹈禍敗
注+亟蹈禍敗:隨叛楚而見伐하니 左氏以不量力譏之允矣
注+左氏以不量力譏之允矣:允 信也 先取左氏之說라
其言曰
注+言曰:引左氏所載君子之言 隨之見伐
은 不量力也
注+隨之見伐 不量力也:不自量其力不如楚 而敢叛楚ㄹ새라 量力而動
注+量力而動:使能量其力而後動이면 其過鮮矣
注+其過鮮矣:雖有過亦少矣라 善敗由己
注+善敗由己:善治其國 與自敗其國 皆自取之니 而由人乎哉
注+而由人乎哉:不可諉之他人矣 左氏語止此아
左氏之論
注+左氏之論:東萊發明其意은 以謂楚雖強暴
나 終不敢無故加兵於隨
注+以謂楚雖強暴 終不敢無故加兵於隨:隨不叛楚 楚不先伐니 使隨自知力不如楚
注+使隨自知力不如楚:自量其力하야 甘處於退怯
注+甘處於退怯:不敢與楚爲敵이면 則禍何由至哉
注+則禍何由至哉:必無見伐之禍아
伐隨者楚也
요 召楚者隨也
注+伐隨者楚也 召楚者隨也:伐隨雖楚兵 而隨自召之니 是隨之敗由己之敗
요 而不由人也
注+是隨之敗由己之敗 而不由人也:非楚實敗隨 乃隨自取敗也라 見伐者
는 雖在人
注+見伐者 雖在人:伐隨 雖由於楚이나 無致伐之端者
는 顧不在我耶
注+無致伐之端者 顧不在我耶:致楚來伐者 則由於隨也 發盡左氏之意 下文乃貶其說之非아
嗚呼
라 信如是說
注+信如是說:果如左氏之說인댄 乃所謂由人而不由己也
注+乃所謂由人而不由己也:反左氏之說라 畏楚而不敢先動者
는 固出於隨矣
注+畏楚而不敢先動者 固出於隨矣:隨雖自量其力 不敢先動어니와
所以制隨而使之不動者
는 非楚耶
注+所以制隨而使之不動者 非楚耶:受楚所制而不敢動 乃是由人而不由己아 是其不動者
는 名由於我
나 而實由於人也
注+是其不動者……而實由於人也:隨雖名爲不先動 其實則受制而不敢動로다
有宗廟
하고 有社稷
하며 有民人
注+有宗廟……有民人:有此三者 而爲諸侯이로되 而寄存亡之命於他國
注+而寄存亡之命於他國:有國不能自立 而或存或亡 聽命於人하고 惴惴自保
注+惴惴(췌췌)自保:惴惴 恐懼貌하야 惟幸不見侵
注+惟幸不見侵:幸大國之不來侵伐하니 陋矣
注+陋矣:深貶量力之說로다
漢陽諸姬
注+漢陽諸姬:姬 周姓也 漢水之 與周同姓之國를 楚實盡之
注+楚實盡之:楚悉呑而滅之나 彼豈皆先犯楚者
注+彼豈皆先犯楚者哉:彼諸姬之國 豈皆以先犯楚而遭滅哉 引此證極切當아
隨雖量力自守
注+隨雖量力自守:設使誠如左氏量力之戒하야 恪遵信約
注+恪遵信約:守盟約而不敢先動이라도 疆
有釁
注+疆(場)[埸]有釁:隨之邊境 苟有釁隙이면 楚之執事
注+楚之執事:治事之臣가 豈其顧盟
注+豈其顧盟:楚必先敗盟 而滅隨矣가
然則隨雖自守
라도 不能禁楚之呑噬
注+然則隨雖自守 不能禁楚之呑噬:非量力所能免禍니 存亡之權
은 固由楚而不由隨也
注+存亡之權 固由楚而不由隨也:發盡由人不由己之意라 左氏能誦善敗由己之言而止耳
注+左氏能誦善敗由己之言而止耳:又就此語 貶左氏니 孰知夫善敗由己之理乎
注+左氏能誦善敗由己之言而止耳 孰知夫善敗由己之理乎:左氏能誦此言 而不知此理아
天下之事
는 未有不由己者
注+天下之事 未有不由己者:吉凶悔吝 咸其自取라 善者己也
注+善者己也:推廣左氏善由己之說니 極其善
이면 則爲堯爲舜爲禹爲湯者
도 亦己也
注+極其善……亦己也:雖爲上聖之君 亦由於己요
敗者己也
注+敗者己也:推廣左氏敗由己之說니 極其敗
면 則爲桀爲紂爲幽爲厲者
도 亦己也
注+極其敗……亦己也:雖爲無道之君 亦由於己라
前無禦者
注+前無禦者:己自爲善 人不能禦니 欲聖則聖
注+欲聖則聖:聖 謂堯舜禹湯이요 後無挽者
注+後無挽者:己自取敗 人不能挽니 欲狂則狂
注+欲狂則狂:狂 謂桀紂幽厲이라
隨侯果知此理
注+隨侯果知此理:理字應前런들 則位天地
注+則位天地:位吾身之天地 以位天地之天地하고 注+育萬物:育吾身之萬物 以育萬物之萬物이 無不由己
注+無不由己:此學問之極功 聖人之能事 無不由於己者니 況區區之楚
를 何足畏耶
注+況區區之楚 何足畏耶:楚雖強且智 又何畏焉리오
而左氏不知己之尤
하고 反以畏楚爲量力
注+而左氏不知己之尤 反以畏楚爲量力:承上文畏字 又貶左氏量力之說하니 抑不知適所以墮人之力也
注+抑不知適所以墮(휴)人之力也:墮 許規切 壞也로다
古之所謂量力者
注+古之所謂量力者:古人亦有量力之說 但其意與左氏不同는 蓋有說矣
注+蓋有說矣:其說在下로다 養而未充也
注+養而未充也:養吾國之力而未充하고 爲而未成也
注+爲而未成也:爲吾國之事而未成하며 修而未備也
注+修而未備也:修吾國之政而未備면 於是
에 量力而未敢輕動焉
注+於是 量力而未敢輕動焉:以是三者 故量力而未動 非謂不養不爲不修 但量力自守也이라
吾之所以未動者
는 非憂彼之強
이라 憂我之弱也
며 非憂彼之智
라 憂我之愚也
니 所憂固在於己
요 而不在於人也
注+吾之所以未動者……而不在於人也:照起語謂 古人所以量力者 憂在我之弱與愚而已라
養已
하고 爲已成
하며 修已備
注+養己(克)[充]……修己備:三者皆綽然而有餘면 則有所不動
이언정 動而無敵
注+則有所不動 動而無敵:雖無敵於天下 可也이니 今之伸
이 豈不由向之屈乎
아
苟以齷齪自保爲量力
注+苟以齷齪自保爲量力:此乃左氏量力之說이면 則人將自安於弱
하야 而終於弱矣
注+則人將自安於弱 而終於弱矣:豈復能強며
自安於愚
하야 而終於愚矣
注+自安於愚 而終於愚矣:豈復能智 ○強弱智愚 首尾呼喚리라 噫
라 墮天下之力者
가 注+墮天下之力者 非量力之論歟:貶左氏量力之說 以其墮壞天下之力 使之齷齪自保 不復有爲也아
傳
僖公 20년, 隨나라가 漢水 이동의 諸侯를 거느리고서 楚나라를 배반하니, 겨울에 楚나라 鬪穀於菟가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隨나라를 討伐하여 和親을 맺고 돌아왔다.
이에 대해 君子는 다음과 같이 論評하였다. “隨나라가 토벌당한 것은 스스로의 힘을 헤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을 헤아려 행동하면 過失이 적을 것이다.
성공과 실패는 자기에게 달린 것이지 남에게 달린 것이겠는가? ≪詩經≫에 ‘어찌 밤낮으로 가고 싶지 않으랴만, 길에 이슬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注
≪春秋左氏傳≫의 ‘스스로의 힘을 헤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不量力]’라는 한마디 말을 뽑아내어 논리를 세워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隨나라는 스스로 자기 나라를 강하게 할 수 없었으니
가령 힘을 헤아려 스스로 보존했다고 해도 어찌 楚나라의 병탄을 막을 수 있었겠는가? 이렇다면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한마디 말이 도리어 천하 사람들의 힘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君子는 자기의 약함만을 걱정하고 적의 강함을 걱정하지 않으며,
注+나의 약함을 걱정한다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의 강함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자기의 어리석음만을 걱정하고 적의 지혜로움을 걱정하지 않는다.
注+나의 어리석음을 걱정한다면 지혜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적의 지혜로움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強‧弱‧智‧愚 네 글자가 요점이다.
나라가 적에게 침범당해도 이길 수 없는 것은 적이 과연 강해서가 아니라 그 죄가 자기의 약함에 있고, 적의 함정에 빠지고도 알지 못하는 것은 적이 과연 지혜로워서가 아니라 그 죄가 자기의 어리석음에 있다.
강함은 약함의 상대이니
注+내가 강한 뒤에야 적이 약해진다. 자기가 만일 약하지 않다면 천하에 강한 군대는 없고,
注+이러므로 나의 약함을 걱정하는 것이다. 지혜로움은 어리석음의 상대이니
注+내가 어리석은 뒤에야 적이 지혜로워진다. 자기가 만일 어리석지 않다면 천하에 지혜로운 술수는 없다.
注+이러므로 나의 어리석음을 걱정하는 것이다.
후세에 나라를 다스리는 자들은
注+윗글에서 말한 것과 서로 정반대이다. 1년 내내 적의 강함만을 걱정하고 하루도 자기의 약함은 걱정한 적이 없으며,
注+이러므로 끝내 약하고 강해질 수 없는 것이다.
1년 내내 적의 지혜로움만을 걱정하고 하루도 나의 어리석음을 걱정한 적이 없다.
注+이러므로 끝내 어리석고 지혜로울 수 없는 것이다. ○‘終歲’와 ‘一日’이라는 글자를 써서 메아리처럼 호응할 수 있게 하였다. 가령 적을 걱정하는 마음을 옮겨 자기를 걱정한다면
注+이 글은 한 번 전환하였으니 깊은 정신이 있다. 누가 감히 그를 얕보겠는가.
注+스스로 걱정하면 약하지 않고 어리석지 않을 것이니 적이 비록 강하고 지혜롭더라도 누가 감히 그를 무시하겠느냐는 말이다.
작은
隨나라가
楚나라와 이웃하여
注+〈여기부터〉 본편의 일로 들어간다. ○隨나라는 약하고 楚나라는 강하다는 말이다. 隨나라의 군신이
楚나라의
成王 및
令尹 子文과 대항하였으니,
注+子文은 楚나라 令尹으로 姓은 闘이고 이름은 穀於莬이다. 隨나라의 임금과 신하는 어리석고, 楚나라의 임금과 신하는 지혜롭다는 말이다. 그들 사이에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하며 누가 지혜롭고 누가 어리석은지는 이미 판별이 되었다.
注+앞글의 強‧弱‧愚‧智 4자에 호응한다.
隋나라는 스스로 걱정할 줄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注+‘自憂’자도 앞글의 主意에 호응한다. 또 자기 나라의 힘을 헤아릴 줄도 모르고서 마치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서 수레바퀴에 덤비듯이
注+≪荘子≫에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사나운 기세로 휘두르며〉 수레바퀴에 맞선다.”라고 하였다. 〈
楚나라에 대항하였다가〉 즉시 재앙에 빠져 패망하였으니,
注+隨나라가 楚나라를 배반하여 侵伐을 받은 것이다. 左氏가 “스스로의 힘을 헤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한 것이 당연하다.
注+允은 ‘미덥다’는 말이다. 먼저 左氏의 말을 취하였다.
左氏는
注+≪春秋左氏傳≫에 실린 군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
隨나라가 토벌당한 것은 스스로의 힘을 헤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注+스스로 자기 나라의 힘이 楚나라만 못하다는 것을 헤아리지 않고 감히 楚나라를 배반했다는 말이다. 힘을 헤아려 행동하면
注+‘가령 자기 나라의 힘을 헤아린 뒤에 움직였다면’의 뜻이다. 過失이 적다.
注+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허물이 적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成敗는 자기에게 달린 것이지
注+자기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과 스스로 자기 나라를 패망하게 하는 것, 이는 모두 자초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남에게 달린 것이겠는가?”
注+다른 사람에게 이끌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左氏의 말은 여기까지이다.라고 말하였다.
左氏의 논리는
注+東萊가 그 의중을 발명한 것이다. “
楚나라가 비록 강대하고 포학하였지만 마침내 감히 까닭 없이
隋나라를 토벌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注+隨나라가 楚나라를 배반하지 않았다면 楚나라가 먼저 토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가령
隋나라가 스스로 자기나라의 힘이
楚나라만 못한 것을 알고서
注+‘스스로 자기 나라의 힘을 헤아려봄’의 뜻이다. 기꺼이 겁먹고 물러나는 〈태도로〉 처신하였다면
注+감히 楚나라와 대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재앙이 어디로부터 이르렀겠는가?
注+반드시 토벌을 당하는 재앙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隋나라를 토벌한 것은
楚나라지만
楚나라를 불러들인 것은
隋나라이니,
注+隨나라를 토벌한 쪽이 비록 楚나라 군대일지라도 隨나라가 자초한 것이라는 말이다. 隋나라의 패배는 자기에게서 나온 패배이고 남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다.
注+楚나라가 실제로 隨나라를 패배시킨 것이 아니라 곧 隨나라가 패배를 자초했다는 말이다. 토벌하는 것은 남이지만
注+‘隨나라를 토벌한 것이 비록 楚나라로 말미암았을지라도’의 뜻이다. 토벌을 부를 꼬투리를 없애는 것은 도리어 자기에게 있지 않으냐?”
注+楚나라를 치러 오도록 부른 것은 隨나라로 말미암았다는 말이니 左氏의 의중을 다 밝혔다. 아래 글에서는 곧 좌씨의 설명이 잘못되었다고 폄하하였다.는 것이다.
아! 진실로
左氏의 말대로라면
注+‘과연 左氏의 말대로라면’의 뜻이다. 곧 이른바 “남에게 달렸고 자기에게 달리지 않았다.”
注+左氏의 말과 반대로 말한 것이다.는 것이다.
楚나라를 두려워하여 감히 먼저 움직이지 못한 것은 본래
隨나라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지만,
注+‘隨나라가 비록 자기 나라의 힘을 헤아려 감히 먼저 움직이지 않았더라도’의 뜻이다.
隨나라를 제어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것은
楚나라가 아닌가?
注+楚나라의 제재를 받아 감히 움직이지 못하였으니 바로 이것이 〈군대를 출동시키는 권한이〉 남에게 있고 나에게 있지 않은 것이다. 이는 〈
隋나라가〉 움직이지 않은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자기에게서 나온 것 같지만 실상은 남의 강압에 의해 마지못해 그리 한 것이다.
注+隨나라가 비록 명색은 먼저 움직이지 않은 것이 되지만 그 실상은 제재를 받아 감히 움직이지 못한 것이다.
宗廟가 있고
社稷이 있으며 백성이 있는 국가로서
注+이 3가지를 소유하고서 제후가 되었다는 말이다. 存亡의 운명을 다른 나라에 맡기고서
注+국가를 소유한 자가 자립하지 못하고 국가의 존망에 관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명을 듣는다는 말이다. 두려워하며 스스로 보전되기를 바라
注+惴惴는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오직 침략당하지 않은 것만을 요행으로 여겼으니,
注+大國이 와서 침벌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비루하다.
注+‘힘을 헤아려야 한다.’라고 한 말을 매우 폄하한 것이다.
漢水 북쪽의 여러
姬姓 제후들을
注+姬는 周나라의 姓이다. 漢水의 북쪽 지역은 周나라와 同姓의 나라이다. 실제로
楚나라가 다 격멸하였으나,
注+楚나라가 모두 병탄하여 멸망시켰다는 말이다. 저들이 어찌 모두 먼저
楚나라를 침범한 자들이었겠는가?
注+저 여러 姬姓의 나라들이 어찌 모두 먼저 楚나라를 침범하여 멸망당하였겠느냐는 말이다. 이 일을 인용하여 증명한 것이 매우 적절하고 합당하다.
隨나라가 비록 힘을 헤아려 스스로 지키고
注+‘가령 진실로 左氏의 「스스로의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경계와 같이 했더라도’의 뜻이다. 삼가 맹약을 따랐더라도
注+맹약을 지켜 감히 먼저 움직이지 않음이다. 국경에 분쟁이 생긴다면
注+‘隨나라의 변경에 만일 분쟁이 생기면’의 뜻이다. 楚나라의
執政者가
注+국사를 다스리는 신하를 이른다. 어찌 맹약을 돌아보겠는가?
注+반드시 楚나라가 먼저 맹약을 어기고 隋나라를 멸하였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隨나라가 비록 스스로 지켰다 해도
楚나라의 병탄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니,
注+힘을 헤아림으로써 화를 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존망의 권한은 본래
楚나라에 있고
隨나라에 있지 않았다.
注+남에게 달렸고 자기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는 뜻을 다 말하였다. 左氏는 성공과 실패는 자기에게 달렸다는 말만을 외었을 뿐이니,
注+또 이 말을 가지고 左氏를 폄하한 것이다. 어찌 성공과 실패가 자기에게 달린 이치를 알았겠는가?
注+左氏는 이 말을 외었으나, 이런 이치는 몰랐다는 말이다.
天下의 일에는 〈그 성패가〉 자기 손에 달려 있지 않은 것이 없다.
注+吉凶과 悔吝은 모두 스스로 취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성공[
善]도 자기에게 달린 것이니
注+左氏의 ‘성공[善]도 자기에게 달렸다.’는 말을 미루어 넓힌 것이다. 성공의 극치에 도달하면
帝堯‧
帝舜‧
夏禹‧
成湯 같은
聖君이 되는 것도 자기에게 달렸고,
注+비록 上等의 성군이 되는 것이라도 자기에게 달렸다는 말이다.
실패도 자기에게 달린 것이니
注+左氏의 ‘실패도 자기에게 달렸다.’는 말을 미루어 넓힌 것이다. 실패의 극치에 도달하면
夏桀‧
商紂‧
幽王‧
厲王 같은 폭군이 되는 것도 자기에게 달렸다.
注+비록 無道한 임금이 되는 것이라도 자기에게 달렸다는 말이다.
앞에서 막는 자가 없으니
注+자기가 스스로 善을 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말이다. 성인이 되고자 하면 성인이 되고,
注+聖은 堯‧舜‧禹‧湯을 이른다. 뒤에서 만류하는 자가 없으니
注+자기가 스스로 실패를 취하면 누구도 만류할 수 없다는 말이다. 미치광이가 되고자 하면 미치광이가 된다.
注+狂은 桀‧紂‧幽‧厲를 이른다.
隨侯가 과연 이런 이치를 알았다면,
注+‘理’자는 앞글과 호응한다. 천지를 제자리에 안정시키고
注+자신의 天地를 제자리에 안정시켜 천지의 천지를 제자리에 안정시킴이다. 만물을
化育하는 일이
注+자신의 萬物을 육성하여 만물의 만물을 육성하는 것이다. 자기에게 달려 있지 않음이 없었을 것이니,
注+이것은 學問의 極功(더없이 큰 성과)과 聖人의 能事(성인만이 할 수 있는 일)가 자기에게서 나오지 않음이 없다는 말이다. 하물며 보잘것없는
楚나라를 어찌 두려워하였겠는가?
注+楚나라가 비록 강하고 지혜롭다 하더라도 또 어찌 두려워했겠느냐는 말이다.
그런데
左氏는 본인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서 도리어
楚나라를 두려워하는 것을 자기의 힘을 헤아리는 것으로 여겼으니,
注+윗글의 ‘畏’자를 이어 또 左氏의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말을 폄하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의 힘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뿐임을 모른 것이다.
注+墮는 許와 規의 反切이니, 무너뜨린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의 이른바 ‘힘을 헤아린다.’는 것은
注+古人들도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말을 하였으나, 그 뜻이 左氏와 같지 않을 뿐이다. 대체로 〈그 정황을 따로〉 설명할 수 있다.
注+그에 대한 설명이 아래에 있다. 힘을 길렀으나 아직 충분하지 못하고,
注+우리나라의 힘을 길렀으나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다. 일을 하였으나 아직 이루지 못하였으며,
注+우리나라의 일을 했으나 아직 이루지 못했다는 말이다. 정사를 닦았으나 아직 완전하지 못하였다면,
注+우리나라의 정사를 닦았으나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런 때에는 힘을 헤아려 감히
輕擧妄動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注+이 세 가지 때문에 힘을 헤아려 輕擧妄動하지 않는다는 것이니, 힘을 기르지도 일을 하지도 정사를 닦지도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다만 힘을 헤아려 스스로 지킬 뿐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상대의 강함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약함을 걱정해서이고, 상대의 지혜로움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어리석음을 걱정해서이니, 걱정해야 할 바가 본래 우리에게 있고 남에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注+起句의 ‘古人이 힘을 헤아린 이유는 근심하는 바가 나의 약함과 어리석음에 있었을 뿐이다.’라고 한 말을 照應한 것이다.
힘을 기른 것이 이미 충분하고, 일한 것이 이미 이루어지고, 정사를 닦은 것이 이미 완비되었다면,
注+세 가지가 모두 넉넉하여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움직이지 않을지언정 움직였다 하면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이니,
注+비록 천하무적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오늘에 힘을 펴는 것이 어찌 지난날 굽힌 데서 온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악착같이 스스로 보호하는 것을 힘을 헤아리는 것으로 여긴다면,
注+이것이 바로 左氏의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장차 스스로 약한 것을 편안히 여겨 약한 채로 끝날 것이며,
注+어찌 다시 강해질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스스로 어리석은 것을 편안히 여겨 어리석은 상태로 끝날 것이다.
注+어찌 다시 지혜로위질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強‧弱‧智‧愚는 首尾가 호응한다. 아! 천하 사람들의 역량을 무너뜨리는 것이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左氏의 논평이 아니겠는가?
注+左氏의 ‘힘을 헤아려야 한다.’는 말은, 천하 사람들의 力量을 무너뜨려 악착같이 스스로 보호하게만 할 뿐 더 이상 큰일을 해낼 수 없게 한다고 폄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