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左傳】 文元年
이라 晉文公之季年
에 諸侯朝晉
이나 衛成公不朝
하다 에 使告於諸侯而伐衛
하야 하다
注
【主意】 謂因人而有善者는 不得謂之善이라 晉襄朝王하니 似知尊周矣라
因人而有過者
를 君子不謂之過
注+因人而有過者 君子不謂之過:主意在因人有善一語 却以過與善起요 因人而有善者
를 君子不謂之善
注+因人而有善者 君子不謂之善:主意正在此句 責晉襄因討衛而始朝周이라
周公之過
는 因管叔而過也
니 過在管叔
이라 而周公何與焉
注+周公之過……而周公何與焉:孟子公孫丑下 陳賈見孟子問曰 周公 何人也 曰 古之聖人也 曰 使管叔監殷 管叔以殷畔也 有諸 曰 然 曰 周公知其將畔而使之與 曰 不知也 然則聖人且有過與 曰 周公弟也 管叔兄也 周公之過 不亦宜乎가 孔子之過
는 因昭公而過也
니 過在昭公
이라 而孔子何與焉
注+孔子之過……而孔子何與焉:論語述而 陳司敗問 昭公知禮乎 孔子曰 知禮 孔子退 揖巫馬期而進之曰 吾聞君子不黨 君子亦黨乎 君取於吳 爲同姓 謂之吳孟子 君而知禮 孰不知禮 巫馬期以告 子曰 丘也幸 苟有過 人必知之가
漢高帝因傾項籍而爲義帝服
이요 非眞悲也
니 服所以挫羽也
注+漢高帝因傾項籍而爲義帝服……(帝)[爲]服所以挫羽也:見漢高帝本紀라 劉裕因傾桓玄而興復晉祚
요 非眞忠也
니 復晉所以滅玄也
注+劉裕因傾桓玄而興復晉祚……復晉所以滅玄也:南史宋高祖紀라
時無項籍이면 則高帝必不爲服義帝之喪이요 時無桓玄이면 則劉裕必不唱復晉祚之師니 其爲善이 果出於己耶아
因人而過者
는 猶鑑遇嫫母而醜
注+猶鑑遇嫫母而醜:嫫母 醜人也 荀子云 嫫母父是之喜也니 本非鑑之醜也
注+本非鑑之醜也:猶人本無過 因人而有過요 因人而善者
는 猶木託於嶽而高
注+猶木託於嶽而高:泰山東嶽 華山西嶽니 本非木之高也
注+本非木之高也:猶人本無善 因人而有善라 是故因人而有過者
는 雖百過不足尤
어니와 因人而有善者
는 雖百善不足喜
라
爲善由己
注+爲善由己:善是自己當爲之事而由人乎哉
注+而由人乎哉:豈可因責人而始爲善哉아
晉襄公卽位而朝王于溫
注+晉襄公卽位而朝王于溫:溫 周邑名 是年晉襄始祥除而朝天子하니 人皆善其尊周也
注+人皆善其尊周也:周室微弱 諸侯不朝久矣 晉襄朝王 故人善其尊周나 及考其朝王之由
注+及考其朝王之由:推原所以朝王之故컨대 盖將討衛之不朝
라
故身先朝周以責之
注+故身先朝周以責之:詳見本題註라
其意曰 周는 王也요 晉은 覇也며 衛는 小侯也라 晉獨朝周어늘 而衛不朝晉이 可乎아
因討衛而後朝周
요 非因朝周而後討衛也
니 然則尊王之善
注+然則尊王之善:善字應前이 豈襄公之本心哉
注+豈襄公之本心哉:發明到骨아 特因衛而發耳
注+特因衛而發耳:所謂因人而有善也라
向若衛侯之車先叩於晉關
注+向若衛侯之車先叩於晉關:假使衛先朝晉이면 則吾知晉襄[公]之斾未必入於周境矣
注+則吾知晉襄之斾未必入於周境矣:則晉必不往朝周矣 此皆誅心之論라 彼因人而有善者
니 果足以爲善耶
注+彼因人而有善者 果足以爲善耶:斷以主意아
臣之於君
이 猶子之於父也
注+臣之於君 猶子之於父也:以父子喻君臣精切라 子必因責人而始敬父
注+子必因責人而始敬父:因責人不敬己而始敬父면 則父得子之敬寡矣
注+則父得子之敬寡矣:則敬父者少矣요 臣必因責人而始朝君
이면 則君得臣之朝寡矣
注+臣必因責人而始朝君 則君得臣之朝寡矣:晉襄責衛侯不朝而始朝王 其事正如此리라
周之諸侯가 苟皆若晉襄之用心이면 則是父無故終不得子之敬하고 君無故終不得臣之朝也라
又況子之敬父
는 自敬汝父耳
注+又況子之敬父 自敬汝父耳:有父自當敬니 於人何有
注+於人何有:何可責人朝己며 臣之朝君
은 自朝汝君耳
注+臣之朝君 自朝汝君耳:有君自當朝之니 亦於人何有
注+亦於人何有:何可責人朝己아
挾敬父之孝而辱人者는 必反爲人所辱이요 挾朝君之忠而陵人者는 必反爲人所陵이라
使晉襄之事周
注+使晉襄之事周:假設如此에 春朝秋覲
注+春朝秋覲:春見曰朝 秋見曰覲이 史不絶書
注+史不絶書:以時朝覲 史冊所書 라도 亦昏定晨省之常耳
注+亦昏定晨省之常耳:亦猶子之事父 行定省之常禮耳 昏定所以安其寢 晨省所以問其安니 猶不足以自高
注+猶不足以自高:初非甚高 過人之行라
況(欲)甫陟周之庭
注+況甫陟周之庭:何況身方登天子之朝하야 遽傲然自足
注+遽傲然自足:以尊周之善自高하야 鳴鐘擊鼓
注+鳴鐘擊鼓:聲其罪而伐人하고 峻責他人之無禮
注+峻責他人之無禮:責衛侯不朝己하니 安得不納孔達之侮哉
注+安得不納孔達之侮哉:晉師圍戚取之 衛人不服 孔達帥帥伐晉아
世有妄人嘗拜其父者
注+世有妄人嘗拜其父者:假設比喻 甚近人情가 他日執塗人而責之
注+他日執塗人而責之:晉之視衛 何異路人曰 我嘗拜父
注+我嘗拜父:猶晉甞朝王어늘 汝何爲不拜我
注+汝何爲不拜我:猶晉責衛侯不朝아하면 天下未有不笑其狂者
注+天下未有不笑其狂者:非病狂者 必不如此라 晉襄之責衛
가 非此類耶
注+晉襄之責衛 非此類耶:人孰不笑晉襄之狂아
雖然
注+雖然:結尾引大學辨論詳盡이나 無諸己而後非諸人
이 大學之道也
注+無諸己而後非諸人 大學之道也:大學言無此不善之事於己 然後可以非責他人요 大學
은 古之遺言也
라
晉襄先朝王
하고 而後責衛
注+晉襄先朝王 而後責衛:先無不朝天子之惡 然後責衛不朝之罪가 似合於大學之旨
니 庸可毁耶
注+似合於大學之旨 庸可毁耶:設此條以辨難아 非也
注+非也:斷云大學之旨不如此라
觀書要當忘言而得意
注+觀書要當忘言而得意:此句乃觀書之大法니 大學之意
는 在於無諸己
注+大學之意 在於無諸己:要己自無不善之事요 而不在於非諸人也
注+而不在於非諸人也:不是要持此以責人라 欲學者將非人之時
에 常思無諸己之戒
注+欲學者將非人之時 常思無諸己之戒:意在於無諸己요 不欲學者持無諸己之論
하야 用爲非人之資也
注+不欲學者持無諸己之論 用爲非人之資也:意不在於非諸人라
故先曰無諸己
라하고 次曰非諸人
注+故先曰無諸己 次曰非諸人:辨別分曉이라하니 其意主於攻己過
요 而不主攻人過明矣
注+其意主於攻己過 而不主攻人過明矣:無諸己 是攻己過 非諸人 是攻人過라
黠吏姦民이 將與人訟에 必痛自刻削하야 不入文法이나 鄕閭未有以修飾許之者는 以其身之治而心之險也라 豈有士君子而嘗懷非人之心者耶아
吾恐說經者以文害辭
注+吾恐說經者以文害辭:非諸人一語 是以文字害其辭意하야 浸入黠吏姦民之用心
이라
故力辨之
하야 以告吾黨之士云
注+故力辨之 以告吾黨之士云:辨論明白이라
진晉 양공襄公은 왕王에게 조현朝見하고, 선저거先且居와 서신胥臣은 군대를 거느리고 위衛나라를 토벌하다
傳
문공文公 원년, 진晉 문공文公 말년末年에 제후諸侯가 진晉나라로 가서 조현朝見하였으나 위衛 성공成公은 조현하러 가지 않았다. 진晉 양공襄公이 상제祥祭를 지낸 뒤에 사자使者를 보내어 제후에게 고하고서, 위衛나라를 토벌하여 남양南陽으로 쳐들어갔다.
선저거先且居가 말하기를 “잘못을 본받는 것은 화禍를 부르는 것이니 주군主君께서는 왕王께 조현하소서. 신臣이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위衛나라를 토벌하겠습니다.”고 하였다.
진후晉侯는 왕王께 조현하기 위해 온溫으로 가고, 선저거先且居와 서신胥臣이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위衛나라를 토벌하였다.
注
다른 사람으로 인해 행한 선행善行은 선행이라 할 수 없다. 진晉나라 양공襄公이 주왕周王께 조현朝見하였으니, 주周나라를 존숭할 줄 아는 것처럼 하였다.
그러나 위후衛侯가 자기에게 와서 조현하지 않는 것을 토죄討罪함으로 인해 비로소 주왕周王께 조현하였으니, 어찌 참으로 임금을 존숭할 줄을 안 자이겠는가?
가령 위후衛侯가 먼저 진晉나라로 와서 조현하였다면 진晉 양공襄公은 반드시 다시 온溫으로 가서 주왕周王께 조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지은 허물을
군자君子는 허물이라 하지 않고,
注+主意가 ‘因人有善’이란 한마디에 있는데, 도리어 過와 善을 雙關으로 문장을 일으켰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행한
선행善行을 군자는 선행이라 하지 않는다.
注+主意가 바로 이 句에 있다. 晉 襄公이 衛나라를 토벌할 목적으로 인해 비로소 周王께 조현한 것을 꾸짖은 것이다.
주공周公의 허물은
관숙管叔으로 인해 지은 허물이라 허물이
관숙管叔에게 있으니
주공周公과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注+≪孟子≫ 〈公孫丑 下〉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陳賈가 孟子를 만나 물었다. “周公은 어떤 사람입니까?” 孟子가 대답하였다. “옛날의 성인이시다.” 陳賈가 물었다. “〈周公이〉 管叔을 보내어 殷(武庚)을 감독하게 하였는데, 管叔이 殷의 〈遺民을 거느리고서〉 반란을 일으켰다하니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孟子가 대답하였다. “있었다.” 陳賈가 물었다. “周公은 그가 장차 반란을 일으킬 줄을 알고서 〈짐짓〉 그를 시킨 것입니까?” 孟子가 대답하였다. “알지 못하셨다.” 陳賈가 물었다. “그렇다면 성인도 허물을 짓습니까?” 孟子가 대답하였다. “周公은 아우이고 管叔은 兄이니 〈아우로서 형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니,〉 周公의 허물이 당연하지 않은가?” 공자孔子의 허물은
소공昭公으로 인해 지은 허물이라 허물이
소공昭公에게 있으니
공자孔子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注+≪論語≫ 〈述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陳司敗가 물었다. “昭公은 禮를 알았습니까?” 孔子가 대답하셨다. “禮를 아셨다.” 孔子께서 물러가시자. 〈陳司敗가〉 巫馬期에 揖하고서 그를 앞을 나오게 하여 말하였다. “내 듣건대 君子는 역성을 들지 않는다고 하던데, 군자도 역성을 드는가? 임금(昭公)이 吳나라 여자에게 장가드셨으니 同姓女를 〈夫人으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同姓婚한 것을 숨기기 위해〉 그 夫人을 일러 ‘吳孟子’라 하였다. 그런 임금이 만약 예를 알았다면 누가 예를 알지 못하겠는가?” 巫馬期가 〈陳司敗의 말을〉 孔子께 아뢰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다행이다. 만약 허물이 있으면 남들이 반드시 아는구나.”
허물의 꼬투리가 다른 사람에게서 발생하였고 자기에게서 발생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어찌 주공周公과 공자孔子의 누累(죄과罪過)가 될 수 있겠는가?
한漢 고제高帝(
유방劉邦)는
항적項籍(
항우項羽)을
경복傾覆시킬 목적으로 인해
의제義帝를 위해
복상服喪한 것이지 진심으로 비통해서가 아니니,
의제義帝를 위해
복상服喪한 것은
항우項羽를 꺾기 위함이었다.
注+≪漢書≫ 〈高帝本紀〉에 보인다. 유유劉裕는
환현桓玄을
경복傾覆시킬 목적으로 인해
진晉나라
왕실王室을 부흥시킨 것이지 진심으로 충성해서가 아니니,
진晉나라를 부흥시킨 것은
환현桓玄을 멸망시키기 위함이었다.
注+≪南史≫ 〈宋高祖帝紀〉에 보인다.
〈만약〉 당시에 항적項籍이 없었다면 고제高帝는 반드시 의제義帝를 위해 복상服喪하지 않았을 것이고, 당시에 환현桓玄이 없었다면 유유劉裕는 반드시 진晉나라 왕실을 부흥시키기 위해 창의倡義(의병義兵을 일으킴)하지 않았을 것이니, 그들이 선행善行을 한 것이 과연 자기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겠는가?
다른 사람으로 인해 허물을 짓는 것은 마치 거울이
추녀醜女를 만나면 추하게 비춰지는 것과 같으니
注+嫫母는 醜女이다. ≪荀子≫에 “嫫母와 力父는 이들을 좋아하였다.”라고 하였다. 본래 거울이 추해서가 아니고,
注+어떤 사람에게 본래 허물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으로 인해 허물이 있게 된 것과 같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선행을 하는 것은 마치 나무가 산 위에 자라서 높은 것과 같으니
注+泰山은 東嶽이고, 華山은 西嶽이다. 본래 나무가 높아서가 아니다.
注+어떤 사람에게 본래 善行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으로 인해 선행이 있게 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으로 인해 허물을 짓는 것은 비록 허물을 백 번 짓더라도 탓할 것이 못되지만, 다른 사람으로 인해 선행을 하는 것은 비록 선행을 백 번 하더라도 기뻐할 것이 못된다.
漢高帝眞像
선행을 하는 것이 나에게 달린 것이지
注+善行은 바로 자기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는가.
注+어찌 남을 꾸짖기 위한 일로 인해 비로소 선행을 해서야 되겠는가.
진晉 양공襄公이 즉위한 뒤에
온溫으로 가서
주왕周王께
조현朝見하니
注+溫은 周나라의 邑名이다. 이해에 晉 襄公이 비로소 祥除(喪紀를 마침)하고서 天子께 朝見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양공襄公이
주周나라를
존숭尊崇하는 것을 착하게 여겼으나,
注+周나라 王室이 微弱하니 諸侯가 조현하지 않은지 오래인데, 晉 襄公은 周王께 조현하였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襄公이 周나라를 尊崇하는 것을 착하게 여겼다. 진晉 양공襄公이
주왕周王께 조현한 이유를 따져보면
注+晉 襄公이 周王께 조현한 원인을 추구한 것이다. 장차
위衛나라가
진晉나라에 와서 조현하지 않는 것을 토벌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므로 자신이 먼저
주왕周王께 조현하여 〈이를 빙자해
위衛나라를〉 책망하려 한 것이다.
注+本題 註에 자세히 보인다.
그는 내심으로 “주周는 천왕天王의 나라이고 진晉은 패자覇者의 나라이며 위衛는 작은 제후국諸侯國이다. 진晉나라도 오히려 주왕周王께 조현하는데 위衛나라가 진晉나라에 조현하지 않는 것이 옳은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진晉 양공襄公이〉 주왕周王께 조현한 일이 명색은 주왕周王을 존숭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위衛나라를 토벌하기 위함이었다.
위衛나라를 토벌할 일로 인해 그 뒤에
주왕周王께 조현한 것이고
주왕周王께 조현함으로 인해 그 뒤에
위衛나라를 토벌한 것이 아니니, 그렇다면
주왕周王을 존숭한 선행이
注+‘善’字는 앞의 〈‘因人而有善’이라 한 ‘善’을〉 應對한 것이다. 어찌
양공襄公의 본심이었겠는가?
注+드러내 밝힌 말이 〈날카로워〉 뼈를 찌른다. 다만
위衛나라로 인해 발생한 것뿐이다.
注+이른바 ‘다른 사람으로 인해 善行을 한다.[因人而有善]’는 것이다.
그때 만약
위후衛侯의 수레가 먼저
진晉나라의
관문關門을 두드리고서
注+‘가령 衛나라가 먼저 晉나라에 조현하였다면’의 뜻이다. 〈만나보기를 청하였다면〉 내가 알기로는
진晉 양공襄公의 깃발이 반드시
주周나라 경내로 들어가서 〈조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注+晉 襄公은 반드시 〈溫으로〉 가서 周王께 조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인데, 이는 모두 마음속의 생각을 꾸짖은 언론이다. 저
진晉 양공襄公은 다른 사람으로 인해 선행을 한 것이니 과연 선행이라고 이를 만한 가치가 있는가.
注+主意로써 論斷한 것이다.
신하와 임금의 관계가 자식과 부모의 관계와 같다.
注+父子로써 君臣을 비유한 것이 정확하고 적절하다. 자식이 반드시 남을 책망할 일로 인해 비로소 부모를 공경한다면
注+‘남이 자기를 공경하지 않는 것을 꾸짖기 위한 일로 인해 비로소 부친을 공경한다면’의 뜻이다. 자식의 공경을 받을 부모가 적을 것이고,
注+‘부친을 공경하는 자가 적을 것이다’의 뜻이다. 신하가 반드시 남을 책망할 일로 인해 비로소 임금을 조현한다면 신하의 조현을 받을 임금이 적을 것이다.
注+晉 襄公이 衛侯가 조현하지 않은 것을 꾸짖기 위해 비로소 周王께 조현하였으니, 그 일이 바로 이와 같다.
주周나라의 제후諸侯가 만약 모두 진晉 양공襄公처럼 마음을 쓴다면 그 부모는 사고事故가 없으면 끝내 자식의 공경을 받을 수 없고, 임금은 사고가 없으면 끝내 신하의 조현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물며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스스로 제 부모를 공경하는 것뿐이니
注+부모가 있으면 스스로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注+어찌 남이 자기에게 조현하기를 요구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신하가 임금께
조현朝見하는 것은 스스로 제 임금께 조현하는 것뿐이니
注+임금이 있으면 스스로 마땅히 조현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注+어찌 남이 자기에게 조현하기를 요구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효심孝心을 믿고서 남을 모욕하는 자는
注+‘가령 이와 같이하여’의 뜻이다. 반드시 도리어 남에게 모욕을 당하고, 임금께 조현하는
충심忠心을 믿고서 남을 능멸하는 자는 반드시 도리어 남에게 능멸을 당한다.
가령
진晉 양공襄公이
주왕周王을 섬길 적에
注+봄에 조현하는 것을 ‘朝’라 하고, 가을에 조현하는 것을 ‘覲’이라 한다. 봄에 조현하고 가을에
조근朝覲한 일이
注+‘정해진 시기에 朝覲한 것이 史冊에 수없이 많이 기록되었다 하더라도’의 뜻이다. 사서史書에 끊임없이 실렸다
注+이 또한 자식이 부모를 섬길 때에 昏定晨省하는 常禮와 같을 뿐이다. 昏定은 부모의 잠자리를 편안하게 하기 위함이고, 晨省은 부모의 안부를 묻기 위함이다. 하더라도 이는 아침저녁으로 부모의 안부를 살피는 일과 같은 평범한
예절禮節일 뿐이니
注+애당초 남보다 뛰어난 매우 고상한 행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스스로 고상하게 여길 만한 것이 아니다.
注+‘하물며 자신이 막 천자의 조정에 올라서’의 뜻이다.
그런데 하물며 막
주왕周王의 조정에 올라
注+周王을 존숭한 선행을 스스로 고상하게 여긴다는 말이다. 갑자기 오만하게 스스로 〈조현한 선행을〉 만족해하면서
注+衛侯의 罪를 聲討해 그 사람을 責伐한다는 말이다. 종과 북을 치며
注+衛侯가 자기에게 조현하지 않은 것을 꾸짖은 것이다. 다른 사람의
무례無禮를 준엄하게 꾸짖었으니
注+晉軍이 戚을 포위해 取(힘들이지 않고 점령함)하니 衛人이 복종하지 않았다. 〈이에 衛나라 大夫〉 孔達이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晉軍을 공격하였다. 어찌
공달孔達의 모욕을 받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注+가설한 비유가 매우 人情에 가깝다.
세상에 일찍이 제 부모에게 절을 한
광인狂人이
注+晉나라 사람이 衛나라 사람을 보는 것이 어찌 길가는 사람을 보는 것과 다르겠느냐는 말이다. 후일에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서
注+晉 襄公이 일찍이 周王께 朝見한 것과 같다. “나는 일찍이 우리 부모에게 절을 했는데,
注+晉 襄公이 자기에게 조현하지 않은 衛侯를 꾸짖은 것과 같다. 너는 어째서 나에게 절을 하지 않느냐.”
注+狂病을 앓는 자가 아니면 반드시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꾸짖는다면 천하에 그 광인을 비웃지 않을 자가 없을 것이다.
注+사람이라면 누가 晉 襄公의 狂症을 비웃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진晉 양공襄公이
위衛나라를 꾸짖은 것이 이와 유사하지 않은가.
비록 그러나
注+末尾에 ≪大學≫의 글을 인용해 변론한 것이 상세하고 극진하다. ‘〈잘못이〉 자기에게 없은 뒤에 남을 비난한다.’는 것이 ≪
대학大學≫의 도리이고,
注+≪大學≫에는, 자기에게 이런 불선한 일이 없은 뒤에야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꾸짖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 ≪
대학大學≫은 옛
성인聖人이 남기신 말씀이다.
진晉 양공襄公이 먼저
주왕周王께 조현하고 뒤에
위衛나라를 꾸짖은 것이
注+먼저 天子께 조현하지 않은 惡行이 없은 뒤에야 衛侯가 〈晉나라에〉 조현하지 않은 죄를 꾸짖을 수 있다는 말이다. ≪
대학大學≫의 뜻에 부합하는 것 같으니, 헐뜯을 게 뭐 있으랴만
注+이러한 조건을 만들어 辯難한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注+결단코 ≪大學≫의 뜻이 이와 같지 않다는 말이다.
책을 볼 때에는 서술한 말은 잊고 말 속에 담긴 뜻을 찾아야 하니,
注+이 句가 바로 책을 볼 때에 〈지켜야 할〉 大法이다. ≪
대학大學≫의 뜻은 ‘〈잘못이〉 자기에게 없음’
注+자기 스스로 不善한 일이 없기를 구함이다.에 있고 ‘남을 비난함’에 있지 않다.
注+이러한 논리를 가지고 남을 꾸짖기를 구하지 않음이다. 이는
학자學者들로 하여금 남을 비난하려 할 때에 항상 〈잘못이〉 자기에게 없어야 한다는 경계를 생각하게 하고자 한 것이고,
注+‘뜻이 無諸己에 있다’는 말이다. 학자들로 하여금 〈잘못이〉 자기에게 없다는 논리를 가지고 남을 비난하는 구실로 삼게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注+‘뜻이 非諸人에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
무저기無諸己’를 먼저 말하고 다음에 ‘
비제인非諸人’을 말하였으니,
注+辨別한 것이 분명하다. 그
주의主意가 자기의 허물을 다스리는 데에 있고 남의 허물을 다스리는 데에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
注+無諸己는 자기의 허물을 다스림이고, 非諸人은 남의 허물을 다스림이다.
교활한 관리와 간사한 백성이 장차 남과 송사訟事를 하려면 반드시 매섭게 자신을 가다듬어 〈언행이〉 법에 저촉되지 않게 한다. 그러나 마을에는 그가 수양修養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이가 없으니, 이는 그 몸(행동거지)은 다스렸으나 그 마음이 음험陰險하기 때문이다. 어찌 사군자士君子로서 일찍이 남을 비난할 마음을 품은 자가 있겠는가.
나는
경문經文을 해설하는 자가
문자文字에 구애되어
문사文辭의
진의眞義를 오해하여
注+非諸人이란 한 마디 말이 바로 文字를 가지고 文辭의 뜻을 해침이다. 교활한 관리와 간사한 백성의 심보로 빠져들까 두려웠다.
그러므로 극력 변론하여 우리 무리의 선비들에게 고하노라.
注+辨論이 明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