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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박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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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鄧三甥請殺楚文王
【左傳】莊六年이라 楚 文王伐 過鄧하니侯曰 라하고 止而享之하다
請殺楚子한대 鄧侯弗許하다
三甥曰 亡鄧國者 必此人也리니 若不早圖 後君噬齊리이다
其及圖之乎ㄴ저
圖之ㄴ댄 此爲時矣니이다 鄧侯曰 리라
對曰 若不從三臣하면 抑社稷實不하리니 而君焉取餘리잇가 弗從하다
楚子伐鄧하고 十六年 楚復伐鄧하야 滅之하다
【主意】四隣能害吾國能致人疾이라
三甥不敎鄧侯自治其國하고 而欲殺楚子하니 猶醫者不能敎人自養其身하고 而欲除天之六氣 豈理也哉
陰陽風雨晦明 天之六氣也注+此亦引喩立意之格 六氣之說 本左傳所載醫和對晉平公之言 陰淫寒疾注+陰氣過 則人感寒疾하고 陽淫熱疾注+陽氣過 則人生熱疾하며 風淫末疾注+風過甚 則手足緩急하고 雨淫腹疾注+雨過多 則腸胃泄注하며 晦淫惑疾注+夜以安身 而嗜欲過度 則蠱惑其志하고 明淫心疾注+晝以應事 而思慮過度 則勞敝其心 以上皆醫和之言 人之六疾也
有以醫自業者語人曰 六氣者 致疾之源注+六氣生人六疾이니 必使無陰陽無風雨無晦明然後 疾可除注+猶言盡去四隣而後吾國無害라하니 世寧有是理耶注+以見三甥之謀謬甚
不歸咎於人하고 而歸咎于天注+不能敎人養生 而責天之六氣하니 此天下之拙醫也注+猶三甥請殺楚子 亦拙於謀國矣
守身在我 而疾不在于六氣注+六氣未嘗無 而善守身者無疾 守國在我 而患不在於四隣注+四隣未嘗無 而善守國者無患이라
何人而不受六氣리오
其獨致疾者 必非善守身者也
何國而不接四隣이리오
其獨被患者 必非善守國者也
端汝視履注+目不妄視 足不妄行하고 嗇汝精神注+收斂精神 身無所耗하며 時汝飮食注+以養胃氣하고 審汝藥石注+以禦邪氣 石 針砭也 ○ 此四者 守身之法이면 六氣雖注+毒烈이나 於汝身何有哉注+不能爲身之疾리오
豐汝德澤하고注+治本 明汝政刑하며注+治其德澤政刑 以治其內 固汝封疆注+守境하고 訓汝師旅注+治兵封疆師旅 以治其外 ○ 此四者 治國之法 四隣雖暴注+强橫 於汝國何有哉注+不能爲國之害리오
鄧之三甥 不知國之存亡 繫於我之治亂注+入本題事 ○ 國治則存 國亂則亡하고 反謂繫於楚子之死生注+三甥 但知亡鄧者必楚子하야 汲汲然欲殺之하니 忘內而憂外
何其疎也注+正如拙醫欲除六氣
抑不知亡鄧之原이니 曷嘗專在於楚耶注+應在後
環楚而國者 如陳如蔡 如鄭如許 之屬 不可一二數也注+言近國者不止一國로되 楚不先加兵注+不先伐他國하고 而唯急于滅鄧者注+楚文初卽位 首滅鄧國 豈非見鄧有可乘之釁乎注+釁 隙也 國無隙可乘 楚豈能滅
吾國有可乘之釁 置而不憂注+三甥不知以此爲憂하고 顧以隣敵爲憂注+但憂楚能害己 雖楚子可得而殺이라도 猶有楚國存焉注+楚國猶存 豈無能滅我者이며 雖楚國可得而滅이라도 猶有諸侯存焉注+諸侯猶存 豈無能滅我者이니 爲吾憂者 未始有極也注+應前亡鄧之原不專在楚
當是時注+春秋之時하야 强凌弱注+兵之强者 凌蔑微弱之國하고 衆暴寡之風注+民之衆者 暴虐寡小之國 徧於天下하야 今日齊人滅譚 書于諸侯之策矣 明日晉人滅虢 又書於諸侯之策矣注+書於諸侯之史策者 常常有之하니라
國有釁可乘이면 諸侯將爭欲滅之리니 亡鄧 豈獨一楚哉注+見得雖滅楚國 鄧猶不免於禍리오
必若三甥之計ㄴ댄 非盡呑四隣이면 不能奠枕이니 亦迂矣注+謀國之迂 猶治病者之拙로다
嗚呼注+又轉一意 四隣固不可盡呑이어니와 縱使盡呑注+假說如此이라도 亦未可恃以爲安也注+下文 引事證此意
秦不亡於六國未滅之前하고 而亡於六國旣滅之後注+秦有六國 以存 六國旣滅 驕矜以亡하며 隋不亡於南北未一之前하고 而亡于南北旣一之後注+文帝以外戚之尊 受託孤之重 乘玆機運 遂遷周鼎 樓船南邁 則金陵失險 驃騎北指 則單于款塞 曁乎暮年 廢嫡立庶 託付失所 迹其衰怠之源 稽其亂亡之兆 起自文皇 成於煬帝 所由來遠 非一朝一夕也 北史論하니 亡國之釁 夫豈在於隣敵耶注+釁字應前 謂國有釁可乘 人皆能滅之 釁在我 而不在敵國也
三甥之謀 謬戾明甚注+深責三甥이어늘 而世猶以有追恨鄧侯不用其言者注+又貶世俗之論하니 蓋小人之情 咎人而不咎己也注+言小人爲此論 但責人而不責己니라
用此心以觀古人注+以後世小人之心 而觀古人之事이면 宜其咎楚而不咎鄧也注+所以但責楚之滅鄧 而不責鄧有可滅之釁로다
桀旣放於南巢注+又引此事 証成湯防桀於南巢 語人曰 吾悔不殺湯於夏臺注+亦猶後人恨鄧侯不殺楚子也 桀嘗囚湯於夏臺 已而釋之라하니
桀雖偶能殺湯注+假設如此이라도 天下豈能無放桀者耶注+桀之無道 自取滅亡 雖殺一湯 猶不免也
桀之誣上天하고 虐萬方하며하고 嬖妹喜注+見尙書及史記하니 可以取亡者 擢髮不能盡數也어늘
桀皆不之悔하고 而獨悔於不殺湯하니 可謂咎人而不咎己矣로다
桀之爲人 非惡不視하고 非惡不聽하며 非惡不言하고 非惡不動하야 造次顚沛 無非罪惡이요 僅有不殺湯之一善耳注+僅有此事 可謂之善어늘 反自悔以爲失注+反以不殺湯爲悔하니
是恥一善之尙存하야 欲萬惡之皆備也注+議論精到 哀哉注+哀桀之不悟也로다


추생騅甥담생聃甥양생養甥 문왕文王을 죽일 것을 청하다
장공莊公 6년, 문왕文王나라를 토벌하러 갈 때 나라를 지나니, 등기후鄧祈侯가 “나의 생질이다.”라고 하고서 문왕文王을 머무르게 하고는 연회宴會를 베풀어 접대하였다.
추생騅甥담생聃甥양생養甥초자楚子를 죽이라고 요청하였으나 등후鄧侯가 허락하지 않았다.
삼생三甥이 말하기를 “나라를 망칠 자는 반드시 이 사람일 것이니, 만약 일찍 도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께서는 크게 후회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이때에 미쳐 도모圖謀하소서.
도모하려 하신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라고 하니, 등후鄧侯가 말하기를 “내가 초자楚子를 죽인다면 사람들은 내가 먹다 남긴 음식도 먹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세 사람이 대답하기를 “만약 저희 세 신하의 말을 따르지 않으신다면 나라가 망하여 사직社稷이 제사를 받지 못할 것인데, 임금님께 무슨 남길 음식이 있겠습니까?”라고 하였으나, 등후鄧侯는 듣지 않았다.
나라를 토벌하고〉 돌아오던 해에 초자楚子나라를 토벌하였고, 장공莊公 16년에 초자楚子가 다시 나라를 토벌하여 멸망滅亡시켰다.
사방 이웃 나라가 우리나라를 해칠 수 있는 것이 마치 여섯 가지 기운이 사람을 질병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삼생三甥등후鄧侯에게 스스로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를 가르치지 않고 초자楚子를 죽이고자 하였으니, 이는 마치 의원醫員이 병을 앓는 사람에게 스스로 몸을 봉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하늘의 여섯 가지 기운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바른 이치이겠는가?
, 바람과 비, 어둠과 밝음은 자연의 여섯 가지 기운이요注+이 또한 비유를 들어 논리를 세우는 문장의 격식이다. ‘여섯 기운’의 말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의화醫和 평공平公에게 대답한 말’에 근거한 것이다., 이 지나쳐 감기가 들고注+음기陰氣가 지나치면 사람이 한질寒疾(감기)에 걸린다., 이 지나쳐 열병을 앓으며注+양기陽氣가 지나치면 사람에게 열질熱疾이 생긴다., 바람이 지나쳐 사지가 마비되고注+바람이 지나치면 수족手足이 위급해진다., 비가 지나쳐 복통이 일어나며注+비가 지나치게 많이 오면 위장에 탈이 생겨 설사를 하게 된다., 어둠이 지나쳐 의심병이 생기고注+밤은 몸을 편안하게 하지만 욕심이 정도에 지나치면 뜻을 고혹하게 만든다., 밝음이 지나쳐 마음이 병드는 것은注+주간에는 사무를 처리하니 생각이 정도에 지나치면 마음을 노폐勞弊(과도한 노동으로 피폐함)시킨다는 말이다. 이상은 모두 의화醫和의 말이다. 사람의 여섯 가지 병이다.
의원을 직업으로 하는 자가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여섯 가지 기운은 병을 부르는 근원이니注+여섯 기운이 사람의 여섯 가지 질병을 만든다는 말이다. 반드시 음과 양, 바람과 비, 어둠과 밝음을 없게 한 뒤에야 병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하니注+사방 이웃을 다 제거한 뒤에야 우리나라에 해가 없게 될 것이라는 말과 같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이치가 있는가?注+삼생三甥의 계획이 매우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을 허물하지 않고 자연을 허물하니注+사람에게 생명生命보양保養하도록 가르치지 않고 자연의 육기六氣를 탓한 것이다., 이는 천하의 졸렬한 의원이다注+삼생三甥초자楚子를 죽이도록 청하였으니, 나라를 보호하는 계획에 졸렬하였다..
몸을 지키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병의 원인이 여섯 기운에 있는 것이 아니며注+여섯 기운이 없었던 적이 없으나 몸을 잘 지키는 자는 병이 없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환난의 원인이 사방 이웃에 있는 것이 아니다注+사방 이웃나라가 없었던 적이 없으나 나라를 잘 지키는 자는 근심이 없었다..
어찌 사람이면서 여섯 기운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가 홀로 병이 난 이유는 반드시 몸을 잘 지키지 못해서이다.
어찌 국가이면서 사방 이웃나라와 교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가 홀로 환난을 입은 까닭은 반드시 나라를 잘 지키지 못해서이다.
너의 행동을 단정히 하고注+눈으로 함부로 보지 않고, 발로 함부로 걷지 않는 것이다. 너의 정신을 아끼며注+정신을 수렴하면 몸에 소모되는 바가 없다., 먹고 마시는 것을 때에 맞게 하고注+위장의 기운을 잘 기르는 것이다. 치료약을 살펴 쓴다면注+부정한 기운을 막는 것이다. 은 돌침이다. ○ 이 네 가지가 몸을 지키는 법이다., 여섯 기운이 비록 요망하나注+이 극렬함이다. 너의 몸에 무슨 해가 있겠는가?注+몸의 병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너의 덕망과 은택을 풍부히 하고,注+근본을 다스린다는 말이다. 너의 정치와 법도를 밝게 하며注+덕망과 은택, 정치와 법도를 다스려 나라 안을 다스리는 것이다., 너의 국경을 단단히 하고注+국경을 지킨다는 말이다., 너의 군대를 훈련한다면注+국경과 군대를 다스려 밖을 다스린다. ○ 이 네 가지는 나라를 다스리는 법이다., 사방 이웃나라가 비록 포악하나注+강함을 믿고 함부로 날뛰는 것이다. 너의 나라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注+나라의 해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나라의 삼생三甥은 나라의 존망存亡이 내가 잘 다스리고 못 다스리는 데에 관계됨을 모르고注+〈여기부터〉 본편의 일로 들어간다. ○ 나라가 다스려지면 보존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망한다는 말이다., 도리어 초자楚子생사生死에 관계된다고 말하여注+삼생三甥은 단지 나라를 망칠 자가 반드시 초자楚子일 것으로만 안 것이다. 급하게 그를 죽이고자 하였으니, 안을 살피지 않고 바깥만을 근심한 것이다.
어쩌면 그리도 엉성한가注+바로 졸의拙醫가 여섯 기운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과 같다..
나라를 망하게 한 원인을 모른 것이니, 〈등나라를 망하게 한 원인이〉 어찌 전적으로 나라에만 있는 것이겠는가?注+뒤 문장에 호응한다.
초나라 주변의 나라가 와 아래로 등에 이르기까지 한두 나라가 아니로되注+나라〉 주변의 나라가 〈나라〉 하나뿐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초나라가 이들 나라를 먼저 공격하지 않고注+먼저 다른 나라를 치지 않았다. 오직 급히 등나라를 멸하고자 한 이유는注+ 문왕文王이 막 즉위하여 먼저 나라를 멸하였다. 어찌 등나라에 공격할 만한 틈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注+은 틈이다. 나라에 엿볼 만한 틈이 없다면 나라가 어찌 멸망시킬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우리나라에 적국이 쳐들어 올 만한 틈이 있음은 내버려둔 채 걱정하지 않고注+삼생三甥은 이것을 근심할 줄 몰랐다. 다만 이웃나라가 적이라고 걱정한다면注+다만 나라가 자기 나라를 해칠 것만을 근심하였다., 비록 초자楚子를 죽일 수 있더라도 오히려 초나라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며注+나라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 어찌 우리나라를 멸할 자가 없느냐는 말이다., 비록 초나라를 멸할 수 있더라도 오히려 다른 제후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니注+제후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 어찌 우리나라를 멸할 자가 없느냐는 말이다., 나의 근심 대상이 애초에 다 제거될 수 없는 것이다注+앞의 ‘망등지원부전재초亡鄧之原不專在楚(鄧나라를 망하게 한 원인이 오로지 나라에만 있지 않다.)’에 호응한다..
이때를 당하여注+춘추시대를 이른다.강국强國약국弱國을 능멸하고注+병력兵力이 강한 나라가 미약한 나라를 능멸하는 것이다.다수多數소수小數를 해치는 기풍이 천하에 두루 퍼져注+백성이 많은 나라가 적은 나라를 해치는 것이다., 오늘 나라가 을 멸한 것이 제후의 죽책竹冊에 기록되고, 다음 날 나라가 을 멸한 것이 또 제후의 죽책에 기록되었다注+제후의 사책史策에 기록된 것이 항상 있어왔다..
공격할 만한 틈이 있는 나라라면 제후들이 장차 다투어 멸하고자 할 것이니, 등나라를 망하게 할 나라가 어찌 유독 초나라 하나뿐이겠는가?注+비록 나라를 멸하더라도 나라는 오히려 화에서 면하지 못할 것을 알 수 있다.
반드시 삼생三甥의 계책대로 한다면 사방 이웃나라를 다 병탄하지 않으면 베개를 높이 하여 편히 잘 수 없을 것이니, 매우 오활하도다注+국가를 위한 계획의 오활함이 환자를 치료하는 자의 졸렬함과 같다는 말이다..
注+또 다른 뜻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방 이웃나라를 진실로 다 병탄할 수는 없지만, 비록 다 병탄하더라도注+이와 같이 가정하여 말한 것이다. 또한 믿고 편안할 수는 없다注+하문下文에 사실을 인용하여 이 뜻을 증명하였다..
나라가 육국六國이 멸망되기 전에 망한 것이 아니라 육국이 멸망된 뒤에 망했으며注+나라는 육국六國이 망하기 전에는 두려워하고 조심하여 나라를 보존하였고, 육국이 망하자 교만과 자부로 망하였다., 나라가 남북조南北朝가 통일되기 전에 망한 것이 아니라 남북조가 통일 된 뒤에 망하였으니注+ 문제文帝는 존귀한 외척으로 어린 태자를 부탁하는 선황先皇의 막중한 명을 받고서 이 기회를 이용하여 드디어 (北周)나라의 천하를 빼앗아 자기의 천하로 만들었다. 누선樓船으로 남조를 정벌하자 금릉金陵(남조의 수도)이 함락되고, 날랜 기병으로 북쪽을 향하자, 선우單于가 와서 항복하였다. 만년에 이르러 적자嫡子를 버리고 서자庶子 양광楊廣을 태자로 세워 후계자를 잘못 정하였다. 수나라가 쇠망한 근원을 더듬어보고 난망亂亡한 조짐을 살펴보면, 문제 때에 시작되어 양제煬帝 때에 이루어졌으니, 그 유래가 오래되었고 일조일석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북사北史》의 사론史論이다., 나라가 망하게 될 틈이 어찌 이웃 적국에게 있겠는가?注+’자는 앞에 호응한다. 나라에 넘볼 만한 틈이 있으면 남들이 모두 그 나라를 멸할 수 있으니, 틈이 나에게 있는 것이지 적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삼생三甥의 계획이 잘못됨이 매우 분명한데도注+삼생三甥을 깊이 꾸짖은 것이다. 세상에서는 오히려 등후鄧侯가 그들의 말을 쓰지 않은 것을 한스럽게 여기는 자가 있으니注+또한 세속의 의론을 폄하한 것이다., 대체로 소인小人의 마음은 남을 탓하고 자신을 허물하지 않기 때문이다注+소인小人들이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은 다만 남만을 탓하고 자신을 허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런 마음으로 옛사람을 관찰해보면注+후세에 소인의 마음을 가지고 옛사람의 일을 관찰한다는 말이다., 으레 나라를 허물하고 나라를 허물하지 못할 것이다注+이 때문에 다만 나라가 나라를 멸한 것만을 꾸짖고 등나라에게 멸할 만한 틈이 있었던 것은 꾸짖지 않는다는 말이다..
걸왕桀王남소南巢로 추방당한 뒤에注+또한 이 일을 인용하여 성탕成湯남소南巢로 추방한 것을 증명하였다.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하대夏臺에서 을 죽이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라고 하였으니注+또 후세 사람이 등후鄧侯초자楚子를 죽이지 않은 것을 한스럽게 여기는 것과 같다. 하대夏臺에 가두었다가 얼마 후 석방하였다., 아!
걸이 비록 우연히 탕을 죽였더라도注+이와 같이 가정한 것이다. 천하 사람 중에 어찌 걸을 내칠 자가 없었겠는가?注+이 무도하여 스스로 멸망을 자초한 것이니 비록 한 명의 을 죽였더라도 오히려 멸망을 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걸이 하늘을 속이고 사방 나라를 학대하였으며, 용봉龍逢을 죽이고 말희妺喜를 사랑하였으니注+상서尙書》와 《사기史記》에 보인다., 망하게 된 이유가 머리카락을 뽑아 세어도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도 걸은 이 모든 것을 후회하지 않고 유독 탕을 죽이지 않은 것만을 후회했으니, 남을 탓하고 자신을 허물하지 않았다고 이를 만하다.
걸이라는 자는 악이 아니면 보지 않고, 악이 아니면 듣지 아니하며, 악이 아니면 말하지 않고, 악이 아니면 행하지 않아, 잠시 잠깐이라도 죄악을 저지르지 않음이 없었고, 겨우 탕을 죽이지 않은 한 가지 선행만 있었을 뿐인데注+겨우 이 일만이 선행이라고 이를 수 있다., 도리어 이 한 가지 선행을 스스로 후회하여 잘못이라 여겼다注+도리어 을 죽이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말이다..
이는 한 가지 선행이 아직 남아 있음을 부끄러워하여 온갖 악이 모두 구비되기를 바라는 것이니注+의론이 매우 정밀하다., 슬프도다注+이 깨닫지 못한 것이 애처롭다는 뜻이다..


역주
역주1 [역주] 申 : 姜姓의 나라이다.
역주2 [역주] (祁)[祈] : 祈는 諡號이다. 저본에는 ‘祁’로 되어 있으나, 《춘추좌씨전》에 의거하여 ‘祈’로 바로잡았다.
역주3 [역주] 吾甥也 : 姊妹의 아들을 ‘甥’이라 한다. 楚 文王은 바로 武王의 부인 鄧曼의 아들이기 때문에 鄧侯가 자신의 생질이라고 한 것이다.
역주4 [역주] 騅(추)甥聃(담)甥養甥 : 이들은 모두 鄧君의 甥姪로서 外叔에게 벼슬한 자들이다.
역주5 [역주] 人將不食吾餘 : 스스로 생질을 살해한다면 반드시 사람들의 賤視를 받게 될 것이며, 사람들이 나를 천시하면 내가 먹다 남긴 음식도 먹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역주6 [역주] 血食 : 宗廟의 제사에는 반드시 毛血(동물의 털과 피)을 바치기 때문에 ‘血食’이라 한 것이다.
역주7 [역주] 還年 : 申나라를 토벌하고 돌아오던 해이다.
역주8 [역주] 六氣 : 陰‧陽‧風‧雨‧晦‧明을 이른다.
역주9 [역주] 沴 : 惡氣, 妖氣를 沴氣라 한다.
역주10 [역주] 下至於江黃道柏 : 江‧黃‧道‧柏은 춘추시대의 네 小國이다.
역주11 [역주] {四隣} : 저본에는 ‘四隣’ 두 자가 더 있으나, 三民書局本에 의거하여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역주12 [역주] 兢兢 : 저본에 ‘□國’으로 되어 있으나, 사고전서본에 의거하여 ‘兢兢’으로 바로잡았다.
역주13 [역주] □ : 저본에 1字 공란이 있다.
역주14 [역주] 龍逢 : 夏의 현인으로서 걸왕에게 간언하다 죽었다.

동래박의(1) 책은 2023.12.1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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